왕좌.그것은 한 번도 꿈꾼 적 없는 자리였다.젊은 날, 전장의 선봉에서 철면 장군으로 싸우던 시절, 잠깐씩 마음이 흔들린 적은 있었다.‘내가 직접 왕이 되어 정치를 바꿔보면 어떨까…?”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는 어떤 진실을 보게 되었다.밤낮없이 국정을 돌보는 태정왕의 뒷모습, 아직도 강건하신 그의 앞에서 미리 권력을 탐하며 다투는 왕자들의 짐승 같이 추악한 모습. 그 모든 것이 서서히 마음을 지치게 만들었다.심지어 정 왕자, 왕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정 왕자조차 왕의 눈에 들기 위해 끝없는 계산, 끝없는 전략, 끝없는 노동 속에 살아가야 했다.그 모두가 오직 세자, 후계자라는 이름 하나를 위해서였다.하지만 그 자신은 달랐다.양자로 자란 왕자.친모 송나은은 자신을 낳다 세상을 떠났고, 뒤를 받쳐줄 정치적 기반도 존재하지 않았다.“어떻게 행동하라”는 강요도 없이 어릴 적부터 자유가 허락되었다. 아무도 그에게 “후계자가 되라”고, “권력을 쥐라”고 말하지 않았다.그렇기에, 그는 언제나 자유로웠다.심지어 태정왕이 직접 군권을 맡기며 여러 왕자들이 비밀리에 키우던 병력들을 박살내라고 명령했을 때조차, 그는 마음 깊은 곳에서 갈등만 느꼈을 뿐이었다.겉으로는… 바람 따라 움직이는 잔잔한 수면.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구속하지 못했다.하지만 그 깊은 바닥에는 다른 왕자들과 다르지 않은 ‘권력의 갈증’이 조용히 도사리고 있었다.그렇다.그 갈증은 늘 존재했다.다만 왕이 내어준 군권이, 그 불을 잠시 눌러두고 있었을 뿐.이현은 처음으로 혼란이라는 감정을 진지하게 마주했다.왜냐하면…“서방님이… 왕좌에 앉습니다.”지윤의 말에 거짓이 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그리고 그 분석은 언제나 날카로웠다.정말… 내가 왕이 되는 걸까?그렇다면… 언젠가는 이 권력투쟁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야 한다.다른 왕자들과, 다른 귀족들과 ‘진짜 싸움’을 해야 한다.“서방님?”그 때, 달콤한 목소리가 그의 생각을 끊었다.차가웠던 복숭아꽃 눈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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