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은 잠자코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렇게 봐?”지은이 되묻듯이 피식 웃었다.“네가 나처럼 주인공 밑에서 시녀로 살아봤으면 알 거야. 시녀의 인생이 어떤지. 주인 잘못 만나면,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목숨이지. 게다가 그 주인이 미래의 왕후가 될 사람이라면? 네가 나라면, 가만히 있겠어?”지윤이 억지로 미소 지었다.“그래, 그래. 잘났네,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계속해 봐.”지은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야기를 이어갔다.그 후로 그녀는 1년 동안 이곳에서 살면서 지윤을 유심히 관찰해왔다.겉으로는 귀족 아가씨지만, 속은 제멋대로고, 어리석고, 뻔뻔하고, 도덕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였다.그런데 어느 날 문득, 축제 때였다. 그랬던 지윤이 갑자기 온화하게 웃으며 채윤에게 ‘같이 구경 가자’며 다정하게 손을 내밀었던 장면. 지은은 확신했다.‘지윤, 너도 차원을 넘어왔구나.’그래서 그녀는 드라마 원래의 줄거리로 되돌리기로 했다.우선 지윤의 평판을 무너뜨리기 위해 분장으로 얼굴을 바꾸고, 소문을 퍼뜨렸다.지윤의 품행이 나쁘다느니, 남자 문제로 시끄럽다느니, 별의별 헛소문을 만들어 퍼뜨렸다.목표는 단 하나, 현 왕자가 그녀와의 혼사를 취소하게 만드는 것.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현 왕자는 친히 임 후작의 저택으로 찾아와 혼인을 공식적으로 청했고, 심지어 왕실 점성관의 ‘사주궁합’까지 완벽히 맞는다며 증명서까지 내밀었다.지은은 이를 악물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매화꽃놀이 연회 날, 그녀는 또 다른 계략을 꾸몄다.채윤이 다른 귀족 아가씨들과 인사를 나누는 틈을 타 그녀가 받는 부당한 대우를 자연에게 슬쩍 흘렸다.자연은 대장군의 외손녀이자, 정의감이 넘치는 여인, 그리고 채윤의 절친이기도 했다.‘정의로운 성격’이란 게 얼마나 다루기 힘든지, 지은은 그때 새삼 깨달았다.지은이 조금만 부추기자 자연은 금세 분노했고, 그 자리에서 지윤에게 해코지를 하기로 결심했다.“뭐라고? 우리 채윤이 그런 대접을 받아?”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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