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문제적 군주의 아내: Bab 11 - Bab 20

100 Bab

11장

하지만 불행 속에서도 행운은 찾아오는 법.차복희는 수도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귀한 딸이었다. 어느 날 사고를 당했을 때, 마침 임 후작에게 구조를 받게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그는 임 후작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복희는 어떻게 해서든 그와 혼인을 하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했다.복희의 친부는 곧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임 씨 가문의 곳간이 지금은 비어 있다 해도 ‘후작’이라는 작위는 귀족 신분이다. ‘후작의 가문’이라는 이름이 상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결국 딸의 뜻을 받아들여 혼인을 허락했고, 복희는 바라던 대로 임 씨 가문의 부인이 되었다.복희가 임 씨 가문으로 시집을 올 때, 임 후작은 단 하나의 조건을 내걸었다. “의붓딸 채윤을 절대 괴롭히지 말 것.”복희는 흔쾌히 약속했고, 실제로 그녀는 마치 자신의 친딸처럼 아끼고 보살폈다.그러던 어느 날 복희, 즉 차 부인은 아이를 임신했고, 마침내 지윤을 낳았다. 그때부터 그녀의 온 마음과 사랑은 모두 지윤에게 쏟아졌다.어린 시절 채윤은 집안의 몰락으로 소금과 물로 배를 채워야 할 만큼 궁핍한 나날을 보냈고, 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고 지내야 했다. 그러나 차 부인이 들어온 이후 그녀의 생활은 점차 나아졌고, 다시금 넉넉함을 누리게 되었다. 차 부인이 처음 보여준 따뜻한 사랑 덕분에, 채윤은 그녀를 친모처럼 존경했다. 그리고 이복동생 지윤이 태어난 뒤에도 조건 없이 그녀를 아끼고 사랑했다.그러나 늘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며 자란 탓일까. 지윤은 점점 제멋대로에 버릇없는 아이로 자라났다. 채윤이 받는 것은 자신도 반드시 받아야 했고, 심지어 더 많이 가져야만 했다.그 성격은 중요한 날에도 어김없이 드러났다.채윤의 성인식을 위해 차 부인은 자신이 가져온 결혼 지참금으로 최고급 의상실 ‘진수’에서 맞춤 의상을 준비해 주었다. 진수는 수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품 의상실이었다.마지막 피팅을 위해 재단사가 의상을 입혀보던 날, 지윤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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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어젯밤 사건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지윤은 아버지의 생일 연회 도중, 현 왕자가 명령해 잡아온 거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바람에 가문의 체면을 땅에 떨어뜨렸다. ‘공주님’이라 불리던 그녀의 이미지도 산산이 부서졌다.이로 인해 지윤은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저택 안에 숨어 지내야 했다.반면, 채윤은 등불 축제에 나갔다가 우연히 현 왕자 이현과 정 왕자 이정을 만났다. 그들은 관리들의 부패 사건을 조사하던 중이었는데, 증인과 증거는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잡아 낼 수 있는 건 말단 관리뿐, 배후의 고위직 세력을 밝혀내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미모와 가문, 그리고 거문고, 바둑, 서예, 그림의 사대예능까지 두루 갖춰 ‘수도 제일의 미녀’라 불리던 채윤은 사건 해결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결국 그 덕에 왕자 형제는 마지막 단서를 찾아낼 수 있었다.이정은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왕에게 간청하여 채윤에게 귀족 공주의 작위를 하사 받게 했고, 이는 지윤이 저지른 추문으로 떨어진 임 씨 가문의 명예를 완벽히 회복시켰다.그러자 각 귀족 가문들의 혼담이 줄을 이어 임 씨 가문 저택의 문턱이 닳을 지경이 되었으며, 심지어 이현도 예외는 아니었다.그 모든 것이 지윤에게는 질투의 씨앗이었다. 자신은 수치만을 남겼고, 귀족 청년들과의 혼인 기회조차 날아가 버렸는데,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꽃가마’조차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이복언니의 발아래 놓여 있었으니 말이다. 치가 떨릴 만큼 분했다.이현이 떠난 뒤, 지윤은 채윤을 망가뜨리기 위한 갖가지 계략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얼굴을 망가뜨리려 했으며, 심지어 도적을 시켜 채윤을 납치하게 해 정절까지 짓밟으려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현이 나섰다. 채윤을 명예를 깎아내리려 하면, 그는 지윤의 추문을 다시 들추어 수도 전역에 퍼뜨렸다.채윤을 밀쳐 물에 빠뜨리면, 직접 그녀를 구해 치료한 후 지윤을 강물에 처넣었다.채윤이 납치를 당했을 때에는 더 이상 참지 못한 이현이 지윤을 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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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지금의 ‘나’, 지윤이 더는 비참하게 죽는 운명에 걸리지 않고, 오래오래 살아서 노년까지 무탈하게 지내고, 자식과 손주들의 사랑 속에서 편안하게 여생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해!거기에, 지윤이 새사람이 되어 집안과 사회에서 모두에게 인정받는 착한 사람이 된다면,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더 빨리 맺어지도록 돕는 일도 가능하겠지.뭐, 사실 주인공 커플은 어차피 운명적으로 이어질 사이라 굳이 내가 끼어들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곰곰이 생각해보면, 형부가 ‘왕자’, 그것도 방탕한 성격으로 유명한 왕자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형부의 권세를 등에 없고 도시 한복판을 활보하며 폼을 잡을 수도 있으니까.이현을 떠올리자, 어젯밤 맛봤던 그 뜨겁고 단단한 몸이 생각났다.도대체 누가 누구를 먹은 건지 모르겠다. 처음엔 분명 내가 그를 취한 것 같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의 역할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다.이현은 어느새 주도권을 잡고, 밤새 내 위를 점령했다. 잘록한 허리가 말처럼 거칠게 움직이며 미친 듯이 나를 밀어붙였고, 그 격렬함에 내 아래쪽은 온통 욱신거릴 지경이었다.그게 그의 원래의 힘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억지로 먹인 약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아니면, 자신의 ‘남성성’이 다시는 쓸 수 없게 될까 봐 그렇게까지 죽어라 몸을 움직였던 걸까?어쨌든, 어젯밤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나도 그 일을 빌미로 그를 괴롭힐 생각은 없다. 그냥 조용히 묻어두는 게 낫겠지.애나와 애춘의 손에서 전해지는 마사지의 힘은 꽤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지윤은 지금 이 삶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느꼈다.하아… 어릴 적부터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며 자라온 임 후작 가문의 ‘영애’라는 삶. 전생처럼 고생하며 일할 필요도 없다. 그저 먹고 자기만 해도 평생 부족함 없는 생활이 보장되어 있었다.맛있는 음식은 언제든 원하는 대로 골라먹을 수 있고, 입는 옷은 전부 최고급이었다. 차 부인이 수도 최고의 맞춤복 의상실의 주인이기에, 다른 어느 귀족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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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애나와 애춘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갸웃했다.이 사람이 정말 자기네 아가씨가 맞는 걸까?평소라면 귀찮다고 손 하나 까딱 안 하던 공주님께서, 오늘은 왜 이렇게 의욕적으로 뭐든 직접 하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애춘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그 안마 기름이라는 건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지금은 겨울이라 꽃이 많지 않으니, 매화 향이 나는 기름을 만들어보자.”애나가 곧장 대답했다. “매화요? 오늘 새벽에 아가씨 방을 장식하려고 매화를 잔뜩 꺾어놨어요.”지윤은 어릴 때부터 매화를 유난히 좋아했다. 그래서 임 후작과 차 부인은 그녀의 서재와 방 주변을 온통 매화나무로 둘러싸고, 이름도 매화정으로 바꿔주었을 정도였다.애나 역시 자주 매화를 꺾어다 꽃병에 꽂아 방안을 장식하곤 했다.“좋아, 그럼 애춘, 돼지기름 좀 가져와.”“네, 아가씨.”그날 오후 내내 지윤은 두 시녀를 데리고 매화꽃 중에서도 가장 예쁘고 완벽한 형태의 것들을 골라냈다. 깨끗이 씻어 먼지를 털어낸 뒤 햇볕에 말리고, 충분히 건조된 꽃잎들을 항아리에 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 기본 베이스가 될 돼지기름을 붓고는 꽃이 잠길 만큼 흠뻑 채웠다.애춘이 항아리를 바라보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가씨?”“약한 불에 올려서 한 시간 정도 천천히 끓여. 너무 뜨거워지지 않게 조심하고.”“네, 아가씨.”애나와 애춘은 힘을 합쳐 항아리를 옆채로 옮겨 가마 위에 올려놓았다. 애춘은 불을 조절하며 기름이 끓는 동안 눈을 떼지 않았다.“애나, 묵은 생강이랑 계피 좀 가져와.”“네!”애나는 즉시 대답하고 서둘러 부엌으로 가서 약재를 가져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을 따라붙고 있다는 걸 느꼈다.애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곧바로 걸음을 멈추고 골목 모퉁이로 몸을 돌려 큰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누가 자신을 미행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조심스레 뒤를 따라오던 한 여자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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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장

“서연? 그냥 우연히 같은 길을 간 게 아닐까?” 지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며 애나를 안심시키려 했다.“아니에요, 아가씨.” 애나는 서둘러 설명했다.“제가 일부러 큰 나무 뒤에 숨어봤는데, 서연이 저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렸어요. 뭔가 이상해요.” 애나가 재빨리 설명했다. “아가씨, 조심하셔야 해요. 청연정에서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건 아닐지…”애나는 불안했다. 평소라면 채윤의 거처인 청연정과 지윤이 머무는 매화정은 서로 교류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미행을 해온다는 건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알겠어. 그만 걱정하고 할 일마저 하렴.”애나는 얌전히 허리를 숙여 답례한 뒤,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지윤은 그제야 여유를 찾아 탁자에 앉은 뒤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 방금 들은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서연… 서연이라면 채윤의 곁은 지키는 시녀였다.드라마에서 서연은 눈에 띄는 역할이 거의 없었고, 그저 채윤 옆에서 옷을 챙겨주고 따라다니는 조연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서연이 어째서 애나를 미행하고 있었던 걸까? 모든 게 점점 원래의 줄거리에서 벗어나고 있다.본래라면 지금쯤 지윤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수치스러운 꼴을 당해, 채윤의 이름을 더 높이는 밑거름이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용하기만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게다가 어젯밤 일도 그렇다. 원래대로라면 애나가 직접 부모님께 말씀을 드려야 했지만 지윤이 막았다. 그런데도 결국엔 누군가가 아버지께 알렸다. 마치 이야기가 예정된 대로 흘러가도록 만들려는 듯이.심지어 윤 집사에게 알린 사람도 잡히지 않았다. 마치 공기처럼 사라져버린 것이다.…참 아이러니한 일이다.자신이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는 악역’으로 이 세계로 넘어왔다는 사실이 지윤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만약 스스로 운명을 바꾸지 않았다면, 결국 외국의 사창가에서 비참하게 죽어갔을 것이다.아니, 어쩌면 그 운명을 바꾸기로 한 순간, 다른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바뀌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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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장

지윤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기름을 정성껏 저어가며 만드는 두 시녀의 모습을 바라보니, 왠지 모를 연민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그래… 내가 꼭 좋은 주인이 되어줄게.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너희를 지켜내겠어. 작가가 쓴 대본처럼 비참하게 끝을 맞이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그녀의 생각이 맞다면, 자신의 계획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렇다면 결론은 단 하나다.자신처럼 이 세계로 넘어온 사람이 또 있다!!지윤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이익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자신의 행동을 바꾼 이유는 단 하나다.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살기 위해서다.그렇다면 상대 역시, 원래 줄거리대로 가야만 이득을 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그게 과연 누구일까?가문 안의 사람일까, 아니면 외부인일까?어젯밤에는 아버지의 생일 연회가 있었기에 수많은 이들이 찾아왔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지윤에게 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지윤을 미워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셈을 하기는 쉽다. ‘자신의 편’인 사람을 꼽으면 훨씬 빠르니까.게다가 겉으론 친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칼을 꽂는 자들도 한둘이 아니다.“휴… 내 인생, 참 안타깝기도 하지.”지윤은 씁쓸하게 웃었다.외부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가문 안에서도 그녀의 불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도 있다. 서연이 미심쩍은 행동을 보인 것도, 어쩌면 그냥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그렇다면 혹시… 채윤?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지윤의 명성이 망가지는 것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사람은 채윤이니까.하지만… 지윤이 있든 없든, 채윤은 ‘수도의 진주’로 불리는 존재다. 오히려 가문의 평판을 더럽히는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녀에게는 불리할지도 모른다. “아휴, 머리 아파…”지윤은 관자놀이를 꾹 눌렸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한 탓인지, 머릿속이 복잡했다.그래봤자 지금은 그 ‘막후의 인물’을 찾아낼 수도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그래… 물이 많으면 흙으로 막고, 적이 많으면 장수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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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언니!”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장원을 떠나려던 채윤이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돌려 소리를 낸 쪽을 바라봤다. “지윤, 너… 나 부른 거니?”과연 ‘수도의 진주’라 불릴 만했다. 목소리, 말투, 행동 하나까지 품격과 기품이 느껴졌다.이런 사람과 내가 어떻게 겨루겠다는 거지?어림없는 꿈이지, 그건.“응, 언니.” 지윤이 살짝 미소 지으며 다정하게 물었다. “언니, 혹시 오늘 연등 축제에 가는 거야?”‘그래, 난 배우였잖아. 연기하는 건 내 전문이지.’아직 커튼 뒤의 인물을 찾지 못했지만, ‘착한 사람인 척’ 작전은 계속돼야 한다.“맞아, 난향 식당에 방을 예약해 놨어.” 채윤이 초대했다. “지윤도 같이 갈래?”“가고 싶어. 난향의 바삭한 오리 요리가 수도에서 제일이라고 들었거든. 예약도 어렵다 던데… 언니 아니면 먹어보지도 못하겠다.”그래, 비위를 잘 맞추는 거야, 지윤!채윤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게 무슨 말이니. 네가 먹고 싶다는데 어머니께서 안 구해다 주실 리 있겠어?”어라… 방금 살짝 비꼰 거 같은데?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괜찮아. 어머니가 구해준 오리는 오늘 밤 오리만큼 맛있지는 않을 테니까.”지윤이 능청스럽게 말을 돌리더니 자연스럽게 언니의 팔짱을 꼈다. 그 모습을 본 채윤의 두 시녀 서진과 서연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둘째 아가씨… 또 무슨 장난을 치시려는 걸까?”“모르겠어. 일단 조심하자.”두 시녀가 그렇게 속삭이는 사이, 채윤은 어깨가 굳은 채 동생에게 이끌려 식당으로 향했다.식당의 점원은 그들을 예약된 2층 방으로 안내했고, 지윤은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창가로 달려가 사람들로 가득한 번화한 거리와 상점들을 훑어보았다. “와, 언니가 예약한 방에서는 축제 전경이 한눈에 다 보여!”채윤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넌 숙녀잖니. 창문에 그렇게 기대어 있지 말고 앉아 있어.” “응.”지윤은 곧바로 순순히 대답하고 언니 옆자리에 앉았다.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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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장

지윤은 눈을 크게 뜨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왕자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방 안에 서 있던 채윤과 함께 몸을 낮춰 예를 올렸다.“둘째 아가씨,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이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말투에서는 묘하게 압박감이 느껴졌다.“아… 제가 말이죠, 어머니께 드릴 토끼 연등을 사러 가려던 참이었어요.”“아, 그렇군.” 이현은 시선을 낮춰 앞에 서 있는 작은 여인을 뚫어지게 바라봤다.‘말했잖아. 그러니 좀 비켜, 왕자님.’‘나 진짜 급하다고!’이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는 방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스치듯 살펴보았다. 아무도 자신이 들은 그 속마음을 듣지 못했음을 확인하자, 그는 확신했다. 이 작은 아가씨의 속마음이 자기 귀에만 들린다는 것을.“양성.”이현이 지시를 내렸다.“둘째 아가씨께 토끼 연등을 사다 드려. 색깔, 크기, 모양 상관없이 있는 대로 전부.”‘뭐? 어머니더러 밤새 연불을 띄우시라고?!’지윤의 입가가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그럴 것까지 없어요, 왕자님. 괜히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제발 좀 비켜, 왕자. 나 급하다고…’하지만 이현은 문 앞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서 있었다. 그의 묵직한 존재감에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아가씨가 감히 왕자의 뜻을 거스른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감이 밀려왔다.수도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이현은 한량일 뿐인 왕자이지만, 어쨌든 왕의 아들이라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를 거스르는 건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었다.채윤이 동생을 달래려 입을 열려던 순간, 이현 뒤에서 부드러운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형님, 무슨 일이에요?”그 말과 함께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신선처럼 고결했고, 얼굴은 이현과 닮아 있었지만 훨씬 더 부드럽고 온화했다. 맑고 따뜻한 분위기가 주변을 밝히자, 지윤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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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장

“이 집 오리 요리 냄새가 참 좋군.” 이정이 방 안을 가득 채운 음식의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정 왕자님께서 괜찮으시다면 함께 식사하지 않으시겠어요?”지윤이 눈을 반짝이며 적극적으로 권했다.“두 분의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요?” 이정은 일부러 조심스러운 말투를 썼다. 어쨌든 자신들이 불쑥 끼어든 셈이니까.“전혀, 전혀요!” 지윤이 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러고는 채윤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렇지, 언니?”“그럼.” 채윤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손님에게 민망함을 주지 않기 위해 덧붙였다. “오늘은 연등 축제 밤이라,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 어려우니까요. 오히려 잘됐어요.”“사실은…”이정이 미소 지으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간, 이현이 아무 말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아무렇지 않게 의자에 앉았다.이정은 그 모습을 보고 굳어버렸다.‘형님, 우리도 방 예약해 놨잖아요. 그것도 경치가 가장 좋고 제일 비싼 5층 방을…’그는 방금 예의상 물어본 것일 뿐이었다. 며칠 동안 국정 업무로 지친 형을 위해 오늘 축제에서 좀 쉬게 해주려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형이 굳이 자기가 예약한 방을 쓰지 않겠다면야 상관은 없다. 그런데… 예약한 방 값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형님? 축제 날이라 방값이 어마어마 했다고!“왜 아직도 거기 서 있어?”‘아니, 그걸 또 재촉한다고…?’이정은 속으로 부아가 치밀었지만 결국 이현 옆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그리고 지윤도 그 뒤를 따라 자신의 자리에 다시 앉았다.“와… 정 왕자의 걸음걸이와 저 태도… 정말 우아하다…”‘지금 장난하나?’방금 이정이 옷소매를 휙 젖히며 잔뜩 짜증스러운 발걸음으로 앉지 않았나? 그걸 두고 ‘우아하다’고 한다고?이현은 그런 지윤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달달하게 빛나며 줄곧 동생만 바라보고 있었다.‘저 잘생긴 얼굴… 신선처럼 아름답고 따뜻한 분위기까지 풍겨...”‘이게 바로 정 왕자지. 주연급 조연의 완벽한 남자.’‘현 왕자처럼 성격만 앞세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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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지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 왕자님께 걱정을 끼쳐드렸네요.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오늘은 언니를 따라 축제 구경을 나왔답니다.”“아! 맞다, 형님.” 이정이 갑자기 생각난 듯 이현에게 물었다. “어젯밤엔 몇 시쯤 돌아갔어요? 왜 날 안 기다린 거죠?”이현은 동생을 비웃듯 바라보며 말했다.“너, 날 기다릴 수 없었을 걸.”“컥!” 지윤은 이현의 그 말을 듣자마자 사레 들려 먹던 음식을 뱉고 말았다.“둘째 아가씨!” “지윤!” 이정과 채윤이 동시에 놀라 외쳤다. 옆에 앉아 있던 채윤이 재빨리 찻잔을 건네며 말했다.“천천히 먹어.” 채윤은 동생이 왕족 두 명과 함께 식사를 하느라 긴장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정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둘째 아가씨, 괜찮아요?”지윤은 엷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이제 괜찮아요.”그리곤 사레 들리게 만든 장본인을 째려보았다.‘대체 왜 그런 말로 오해를 사게 만드는 거야?’‘그냥 일찍 돌아갔다고 말하면 될 걸.’이현은 젓가락을 잠시 멈추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괜찮다니 다행이에요.” 이정이 말하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아까 형님 뭐라고 했었죠?”“말했잖아…” 이현이 일부러 뜸을 들이자 지윤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달려들 눈빛이었다.‘아무 일 없던 것처럼 굴고 싶은 건 당신이잖아!’‘왜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수상한 말을 하는 건데?’“널 기다릴 수 없었다고.”‘휴… 다행이다.’지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그녀의 반응이 이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었다. 그는 그녀의 표정을 세세히 관찰하며 속마음을 엿보는 듯했다.“아… 미안해요, 형님.”이정은 미안한 듯 말했다.“마침 황 어른을 만나서 장인수의 부패 사건에 대해 상의하다 보니 시간이 좀 길어졌었어요.”“괜찮아.” 그의 말은 동생에게 한 것이었지만, 시선은 지윤에게로 향했다.‘왜냐면… 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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