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엽다원의 직원이 이현과 지윤을 2층 접객실로 안내한 뒤, 문을 조심스레 닫아주었다.이현은 옷자락을 휙 털며 우아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 품격 있는 동작은 뒤따라 들어온 아가씨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역시 주인공이라 그런가, 자세 하나까지도 품격이 넘치네.’지윤이 속으로 감탄하자, 이현의 등줄기가 더욱 곧게 펴졌다. 그는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가 찬탄한 그 품격을 그대로 유지했다.‘저렇게 느릿느릿 돌리다간 목이라도 삐겠네…’순간 이현의 표정이 두 단계쯤 차갑게 굳어지더니,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너, 옥림정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저는… 옥림정을 사려고 했을 뿐입니다.”지윤은 망설임 없이 솔직히 대답했다.“…”이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녀의 대답 자체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운 건 그녀가 이 사실을 거리낌 없이 자신에게 말한다는 점이었다.이 말인즉, 그녀는 이제 자신을 남이라 여기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래서 이렇게 털어 놓는 건가?그 생각이 미치자, 그의 입가에는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잘 됐네. 마침 옥림정을 어떻게 사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만약 현 왕자의 명의로 사 버리면, 임 후작의 명성이 더럽혀질 걱정도 없겠지.’‘어차피 현 왕자의 명성은 이미 별로니까, 거기에 기생집 주인이라는 타이틀 하나쯤 더 붙는다고 무슨 문제가 있겠어?’지윤은 그런 생각에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해했지만, 상대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 있는 건 눈치채지 못했다.결국 이현이 기뻐한 건 괜한 것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더 이상 남처럼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뻐했지만, 사실 그녀는 그저 임 후작의 명성만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기생집의 더러운 주인이라는 명예를 자기 대신 나한테 떠넘기겠다고?흥, 자신을 장기의 말처럼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그래서, 옥림정을 사서 무엇을 하려는 거지?”지윤은 아첨 섞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장사를 하고 싶습니다, 왕자님.”“장사? 그것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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