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은 칭칭한 어둠 속, 울창한 숲을 흑마 한 필로 쾌속하게 뚫고 나왔다.이는 곧 적이 그를 너무 얕봤다는 증거였다.수도의 왕자가 단독으로 전면까지 접근하도록 허용하다니… 이것은 조롱이나 다름없는 경고였다.저들은 믿고 있었다.창린성은 팔만 대군을 보유한 철벽 요새. 그 누구도 쉽게 침투할 수 없는 천혜의 방어 도시였다.그 오만함 때문에 이현은 검은 말 한 필만을 이끌고 성 앞에 도달해 있었다.그는 병력을 전부 숲속에 숨긴 채, 단독으로 전진하고 있었다.흑마는 차가운 입김을 내뿜으며, 주인의 명령에 따라 곧장 성 앞으로 나아갔다.그 무렵, 창린성의 성벽 위, 정찰병이 급히 보고했다.“숲 쪽에 움직임이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명 왕자는 곧바로 관 장군, 그리고 다른 장수들을 데리고 성벽 위 관장루로 올라갔다. 팔만의 군대, 철벽의 성, 최강의 무기. 이 모든 것을 보여주며 우위에 서 있음을 과시하고자 했다.그러나 관장루에서 그가 본 것은, 현 왕자 단 한 사람, 혼자였다.적은 단지 ‘혼자’ 말을 타고 성 앞에 나타났다.성에서 약 이백 장(약 50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 석궁도, 투석기도 닿지 않는 안전지대였으며, 그리고 그 뒤는 울창한 숲이 시야를 가려 병력 구성도 파악할 수 없었다.‘꽤 영리하군.’관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다.‘칭찬할 만한 판단’이라는 뜻이었다.그는 본래 충직하고 명예를 중시하는 장수였다. 비록 적일지라도 잘한 점이 있으면 인정하는 사람이었다.‘누가 함께 왔지? 혹시 장씨 가문의 정국 대인인가?’‘하지만 정국 대인은 이미 나이가 많다. 게다가 그 존귀한 자를 이 향락 방탕한 아랫동생의 휘하에 두겠는가? 그것은 황실의 체면이 허락하지 않겠지.’‘아니면… 뒤에서 책략을 세워 줬을지도…?관 장군은 잠시 생각하다 이현의 검은 갑옷이 눈에 들어왔다.어딘가에서 본 듯한 익숙한 갑옷이었지만, 기억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그때, 성벽 위 관장루에서 명 왕자가 목소리를 높였다.“수도에서 여기까지, 여정은 어떠하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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