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문제적 군주의 아내: Chapter 221 - Chapter 230

318 Chapters

221장

상현이 수도에 다시 배치된 이후, 구씨 가문의 은밀한 밀정들이 은밀히 찾아와 보고했다.수도 안에, 위룡국에서 몰래 들여온 정체불명의 ‘특수 약향’이 떠돌고 있다는 소식이었다.그 약은 사람을 몽롱하게 만들고, 먹으면 먹을수록 더 강한 양을 원하게 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었다. 만약 그런 약이 악한 자의 손에 들어가 백성들에게 퍼지기라도 한다면, 수도 전체가 통제 불능에 빠질 위험이 다분했다.오랜 시간 수사한 끝에, 상현은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위룡국 출신 인물들이 옥림정을 자주 드나든다는 사실, 그리고 이곳의 손님이 요즘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었다. 즉, 옥림정이 약을 유통하고 사람들을 조종하는 거점일 가능성이 높았다.상현은 직접 잠입을 감행했다. 그러다 충격적인 대화를 들었다.위룡국의 관료가 대놓고 대륙을 넘나들며 무기를 거래하고 있었고… 그 뒤에는 대선 왕국의 내통자가 숨어 있었다!그 배신자는, 태정왕으로부터 ‘충성후’ 작위를 하사받은 박도윤 대감의 후계자!바로 박이찬.그 가문은 수백 년간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충신의 집안임에도 그 후계자는 적국과 손을 잡고 있었다!그 사실에 충격을 받은 상현이 순간적으로 기왓장을 강하게 눌러버렸고, 이를 눈치챈 두 사람은 경계하며 그를 추격하기 시작했다.결국 그는 허둥지둥 도망쳐야 했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진실을 알아냈다.박이찬은 위룡국뿐 아니라, 대정국과도 은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나라의 숨겨진 정보와 국가의 기밀을 도대체 얼마나 많이 팔아넘겼을 것인가… 오로지 가문의 부와 권세를 위해서.그리고 그때 마침 방에 머물러 있던 서유를 만나게 되었고, 사정을 설명한 후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자신의 옷을 벗어 상현에게 넘겼고, 스스로는 외국 기생으로 위장하여 그를 숨겨준 덕에, 두 명의 수색자들을 속일 수 있었다.“이것이… 전부입니다.”상현이 짧게 상황을 정리했다.‘그렇게 자세히 말하라고 한 건 아니었는데…’지윤은 속으로 생각했다.‘서유는 분명 얼굴의 절반밖에 드러내지 않았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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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장

“두 분, 달콤한 후식을 드실 시간이 되었을까요?”청연이 미소를 머금은 채 얼굴을 내밀었다.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녀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잠시 넋이 나갔다.술 기운이 가득 퍼져 있었고, 큰 모자를 쓴 남자는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에 청연은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또 다른 미남은 반쯤 취해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었고, 그의 품 안에 누군가가 꼭 끌어안겨 있었다.“어라? 너…?”청연은 미남 곁에 딱 붙어 앉은 어린 여인, 그 낯선 얼굴의 새로운 기생을 노려보았다.“어떻게 들어온 거지? 내가 불러야 오는 것 아니었니?”“어, 그게…”지윤에게 안겨 있던 서유는 일부러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까 여기 손님께서 기생을 부르러 나가셨는데, 제가 마침 지나가다가… 그냥 끌려 들어왔어요...”청연은 혀를 차며 눈살을 찌푸렸다.이 두 사람은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그녀의 목표였던 것이다. 그런데 새내기 기생이 한 발 먼저 들어와 버렸다.“그렇다면 이제 비키거라.”청연은 한 걸음에 다가오더니 서유의 팔을 휙 잡았다. 향기가 짙게 풍기는 가운데, 그녀는 서유를 상현 쪽으로 세게 밀쳐 보냈다.“너는 그쪽 손님을 모셔. 여긴 내가 맡을 테니.”“어… 저기…”서유는 머뭇거리며 눈치를 보았다.“고집이 세구나.”청연은 낮게 나무라며 서유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잠깐, 처음 보는 얼굴인데? 너, 막 들어왔지?”서유는 급히 고개를 숙이고 순종적인 어린 기생처럼 자세를 낮췄다.“네… 오늘 처음 왔어요. 이쁜 언니, 혼내지 마세요. 제가 이 손님을 모실게요.”“그래도… 좀 이상한데…”“아, 흐잌…! 청연 아니냐!”그때 취한 척 완벽하게 흉내 내던 지윤이 큰 소리로 불렀다. 그녀는 일부러 술기운 가득한 목소리로 청연의 팔을 슬쩍 잡으며 말했다.“이리 와라, 이리 와. 딸꾹! 이 아가씨는 영 성의가 크읍! 없다. 네가 내 마음에 든다. 으익! 청연…”“손님!”청연은 곧장 표정을 풀며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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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장

“우읍! 으웩!”청연은 정신이 번쩍 들자마자 그 단맛 나는 생선을 마구 뱉어냈다.의자에서 주저앉은 채 손가락을 입에 넣어 토해내며, 아까의 우아한 기생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웩! 웩! 컥! 컥!”그 모든 행동을 지윤, 서유, 상현은 똑똑히 지켜보았다. 세 사람은 확신 속에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확신을 굳혔다. 그러나 의심을 피하려면 여전히 연극은 이어져야만 했다.“아아, 청연! 크읍!”지윤은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높이며 탁자를 내리쳤다.“내가 준 맛있는… 딸꾹! 음식을 왜 뱉는 거야! 이잌!”청연은 눈물이 그렁한 채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방금 토하려고 목구멍까지 집어넣은 손이 보여버렸다. 이미 체면은 다 무너진 뒤였다.“저… 손님, 저는 생선에 과민 반응이 있어요. 먹으면 목이 붓고 죽을 수도 있습니다…”“아아, 그래. 그렇구나… 크앜! 알겠다…”지윤은 이해한 척 고개를 크게 끄덕였고, 청연은 위기를 넘겼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그렇다면 이 닭고기 조림을 이힠! 먹어보거라.”“!!!”“어… 저… 그것도 과민 반응이 있습니다. 먹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하아! 귀찮군, 귀찮아!”지윤이 소리를 질렀다.“이것도 못 먹고 저것도 못 먹고! 하잌! 이제 넌 필요 없다. 나가라! 성가시다!”청연은 급히 옷을 정리하며 고개를 숙였다. “실례했습니다, 손님. 두 분을… 잘 모셔라.”청연은 그 말만 남기고 재빨리 문을 열고 방을 떠났다.지윤은 문이 닫히는 순간,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허. 결국 자신이 약 든 음식을 먹을까 두려웠다는 거지. 너희도 그렇게 보였지…?”그러나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지윤의 시선은 어느 순간 멈춰섰다.상현이 서유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서유는 여전히 술잔을 들고 있었고, 그 술잔은 두 사람의 손이 함께 감싸 쥔 채 허공에 떠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은 오직 서로에게만 닿아 있었다.지윤은 눈을 굴렸다.“크흠. 그 기생은 이미 갔다만.”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며 동시에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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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장

“...”그렇다. 그들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무엇보다 먼저, 이 ‘옥림정’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현 모습 그대로라면 지윤과 상현은 문제없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기생 차림의 서유였다.이 모습으로는 절대 자연스럽게 나갈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박이찬이 인력을 풀어 전체를 수색 중인 상황이었다. 지금도 복도 곳곳에서 ‘침입자를 찾아라’는 명령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겉보기엔 평온했지만, 세 사람의 심장은 각자의 이유로 떨리고 있었다.서유.‘잡히면… 둘째 큰아버지를 도울 기회는 끝이야.’상현.‘잡히면 박이찬이 눈치채고 증거를 모두 없애버리겠지.’지윤‘잡히면… 음… 오늘 밤 침대에서 살아남기 어려울지도…’그때였다.옥림정 앞에서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태자! 태자 저하께서 옥림정에 도착하셨다!”지윤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벌떡 일어서 창문 앞으로 뛰어갔다. 두 손으로 창틀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그리고, 그가 있었다.동궁의 문양이 찍힌 마차에서 천신 같은 용안이 내리고 있었다.검은 비단에 금실을 두른 옷, 서늘하고 위엄 있는 기세.바로 태자, 김이현.그의 시선은 무심하게 군중을 훑다가 어느 순간 층 위의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창가에서, 남장 차림의 익숙한 ‘소년’이 팔을 흔들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입술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또렷이 읽을 수 있었다.‘도와주세요!’이현은, 그 자리에서 이마를 짚고 싶어졌다. 어처구니없다는 듯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며, 냉랭한 얼굴이 단숨에 부드러워졌다.그리고 그 또한 입 모양으로 대답했다.‘지금 당장 올라가서 혼내줄 것이다.’그 순간, 지윤은 팔 흔들기를 멈추고 얼굴이 굳어졌다.‘끝났다. 이번엔 정말 끝장이야…’‘내일 아침… 태양을 볼 수 있을까?’겁먹은 표정과 마음속의 비명이 고스란히 드러나자, 이현의 미소는 오히려 더 깊어졌다.주변의 기생들과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그의 따뜻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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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장

“내가 찾던 사람은 이미 찾았다. 너희는 물러가도 좋다.”이현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권위가 실려 있었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양성과 효성은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문을 닫고 밖에서 경계를 서기 시작했다.그리고, 서늘한 눈빛의 그가 젊은 남자로 변장한 작고 여린 아내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접근은 누구에게도 도망칠 틈을 주지 않는 천천히 조여 오는 압박감이 있었다.지윤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고, 등이 큰 창틀에 닿았다.그 순간, 건장한 팔이 그녀의 허리를 붙잡아 단번에 끌어당겼다.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이현은 미소인지 아닌지 모를 표정을 지은 채 낮게 물었다.“그래, 어디 한번 말해보지. 대체 왜 여기 있는지.”지윤은 천천히 침을 삼켰다. 입술을 꽉 다물며, 마음속으로 외쳤다.‘뭐부터 말해야 하지…?’‘외국 기생들의 기술을 배우러 왔다?’‘아, 안 돼. 그랬다간 진짜 죽어.’이현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웃음을 참았다.사실 그녀를 죽일 생각은 전혀 없지만, 다른 방법으로 죽을 뻔하게 만드는 것 정도라면… 가능했다.그의 눈매에 불꽃 같은 열기가 번쩍였다. 지윤은 그것을 분노로 오해하고, 반사적으로 그의 팔을 끌어안으며 급히 애교 섞인 목소리를 냈다.“서방님…”지윤은 머리를 살짝 들어 올리며 사랑스럽게 눈을 깜빡였다.“부득이하게… 어쩔 수 없이 찾아온 거예요…”“서유의 둘째 큰아버지께서 이곳 기생에게 빠지셨다 하여… 서유가 근심이 너무 깊어…”“우리가… 진상을 조사하러 변장하고 들어온 겁니다.”서유는 그 말에 즉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전부 제 잘못입니다! 태자비 마마께서는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지윤은 감동한 듯 서유를 보며 살짝 입술을 날리고 다시 이현에게 달라붙었다.“하지만… 헛된 수고만 한 것은 아니에요!”“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구 공자?”상현은 단번에 자세를 바로잡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태자 저하께 아룁니다. 이곳에서는 위룡국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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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장

“그럼… 놈들이 눈치 못 채도록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까요?”지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처음 지윤과 서유가 들어올 때는 둘 다 남장이었다. 하지만 상현이 합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가 서유의 자리를 대신 차지해야 했고 서유 역시 기생으로 변장해야만 했다.‘도대체 무슨 짓을… 감히 호부상서의 둘째 아가씨를 기생으로 만들어? 이 사실을 양 대감이 알게 되면… 너희 둘은 등짝이 남아나지 않을 거다…’이현은 한숨을 쉬며 눈썹사이를 지그시 눌렀다.“이미 기생이 되어버린 이상… 그대로 나가는 수밖에 없겠지.”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현은 손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양성! 이 옥림정의 책임자도 데려와라.”“네, 태자 저하.”책임자가 도착하기 전에 지윤은 빠르게 계획을 파악하고 서유에게 눈을 굴리며 속삭였다.“서유, 옷을 벗어 구 공자에게 다시 입혀.”“어… 응?”서유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미 몇 번이나 갈아입은 터라 손을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여 금세 상의를 벗어 상현에게 건넸다. 그리고 자신은 얇은 천으로 아래쪽 얼굴을 가렸다.때마침 은찬이 방으로 뛰어 들어오자, 모두는 이미 세 사람의 ‘술자리’가 막 끝난 듯한 자세로 평화롭게 둘러앉아 있었다.…“내 친구들이 취했으니, 식사 값을 계산하도록 하지.”이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며 옆에서 눈을 반쯤 감고 실제보다 더 취한 척하며 트림까지 하는 지윤을 곁눈질했다.‘정말… 연기의 신이야...’“히읔… 형님…! 힉! 이 기생이… 아이고, 참 곱지 않습니까. 데려가실 생각이요?”서유는 다시 한번 상현의 품에 있게 되었고, 지윤은 슬쩍 질투 어린 눈빛을 보냈다.“크흠. 물론이지.”상현은 일부러 큰소리로 대답하며 서유의 어깨를 감싸 쥐었다. 그 손에 힘이 실려 있었다.지윤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띄웠다.“흐음… 모친이 눈치 챌까 겁나지 않으십니까? 이 아이, 그냥 저한테 넘기시지요?”은찬은 얼굴이 굳었다.옥림정의 규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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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장

“지윤, 그런데… 왜 음식이랑 술을 다 가져오자고 한 거야?”마차에 모두 오른 뒤, 자리에 앉자 서유가 의아한 듯 물었다.“이 음식과 술에는 모두 약이 섞였잖아. 먹으면 안 된다면서?”서유와 상현은 자신 곁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그 순간 상현은 잊지 않고 서유의 드러난 어깨에 자신의 겉옷을 다시 걸쳐 주었다.서유는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하곤, 여전히 의문 어린 눈빛으로 친구를 바라보았다.“먹으려고 가져온 건 아니고.”지윤은 스스로 뿌듯해하며 턱을 살짝 들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태자 저하의 어의에게 보여 해독약을 만들려고 가져온 거야.”그 말과 동시에, 지윤은 칭찬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허리에 손을 얹고 이현을 향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돌렸다.‘어서 칭찬해 주시지요, 태자. 태자비가 이렇게도 영특하옵니다…’이현은 입가를 살짝 끌어당겼다.‘그 난리를 치고도… 칭찬을 바란다고?’“태자가 기생집에 갔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폐하께서 날 추궁하실 테지. 그때 가서는 모두 다 ‘태자비 탓’이라고 말할 것이야.”지윤은 말문이 막혔다.‘칭찬도 안 해주시고, 잘못까지 뒤집어씌우다니… 쳇!’지윤은 홱 고개를 돌려 이현을 외면하고, 다시 서유에게 말을 걸었다.“서유, 그럼 이제… 둘째 큰아버지 문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서유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아직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하지만 적어도 오늘은 마음이 조금은 놓였어. 둘째 큰아버지가 기생에게 빠진 게 아니라, 외국의 약물에 중독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기생이든 약이든… 마음이 놓일 상황은 아닌 거 같은데…?’마차바퀴가 부드럽게 굴러가는 동안 두 남자는 정보를 정리했고, 두 여인은 서유의 집안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리고 이윽고 마차가 동궁 앞에 멈춰섰다.이현은 양성과 효성을 불러 술과 음식들을 모두 어의에게 보내라 명하고, 그 외에도 처리할 일을 몇 가지 더 지시했다.그때 지윤이 서유를 불러 세웠다.“서유.”이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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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장

이현과 지윤은 그 말에 그대로 얼어붙었다.‘평생을 혼인하지 않겠다?’ 그것은 단순한 고백이 아닌, 가문을 이어갈 직계 장손의 선언이었다.상현은 정식으로 ‘진원후’ 작위를 물려받을 예정인 직계 장손이며, 어린 나이에 이미 ‘구 공자’의 칭호를 받은 인물이었다. 이런 자의 혼사는 단순한 결혼이 아니라 가문의 명운이 좌우되는 일이었다.배우자 또한 반드시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구씨 가문과 굳게 연합할 수 있는 힘 있는 가문이어야만 한다.그리고 언젠가 태어날 아들 또한 새로운 ‘구 공자’, 나아가 나라에 대한 가문의 충정을 인정받아 수여 받은 작위 ‘진원후’ 가문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었다.그의 ‘평생 혼인하지 않겠다’는 말은 그 모든 희망을 무참히 끊어내는 선언이었다.직계 혈통이 끊어진다면, 구씨 가문은 결국 방계에게 가문의 뿌리를 넘겨야만 한다. 수백 년을 이어온 명문 가문의 위상은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이는 곧, 태어나면서부터 ‘제국의 방패’라 불리던 가문의 명예를 짓밟는 행위가 되는 것이었다.“잠… 잠깐만.”지윤은 황급히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혼란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나는 단지… 서유에게 책임을 지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렇게까지 싫다는 뜻인가요? 평생 혼인을 하지 않겠다니?”“그런 뜻이 아닙니다!”상현은 고개를 번쩍 들며 단호하게 부정했다.“저는 단 한순간도… 서유 아가씨를 싫다 생각한 적 없습니다!”“그렇다면 왜?”지윤은 놓칠 틈 없이 파고들었다.상현은 고민 끝에 조용히 입을 열었다.“저희 진원후 구씨 가문은, 대대로 전장에 몸을 던져온 군문의 가문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보아온 것은 영광이 아니라… 끝없는 이별이었습니다.”“할머니, 큰어머니, 어머니, 작은어머니…”상현의 목소리가 낮게 떨렸다.“전장에서 쓰러진 분들의 부고가 도착할 때마다… 그분들은 사흘 내내 울며 지내셨습니다.”그의 한숨은 깊고 무거웠다.“저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혼인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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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장

“나리…?”은은하고 맑은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불렀다.발목에서 울리는 작은 방울 소리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맑게 울려 퍼졌다.흰 학이 그려진 병풍 뒤에서 가녀린 실루엣이 바람처럼 흘러나오듯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그의 시선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한 걸음 한 걸음이 의도된 춤 같았다.침대 머리맡에 기댄 채 상소문을 읽고 있던 이현은 그 소리에 고개를 들어 시선을 옮겼다. 그 순간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오랜 시간 품어온 자신의 여인이 오늘따라 낯설 만큼 특별한 모습으로 침대 곁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낯설고 치명적으로 아름다웠다.옥림정의 외국 기생 복장.물론 오늘 옥림정에서 보고 왔기에 어떤 복장인지 알고 있었다. 서유가 입고 있던 의상도 눈에 익숙했다.하지만, 지금 그녀가 입은 옷은 차원이 달랐다.보통의 기생의 의복은 두꺼운 천으로 몸의 중심과 하반신을 가리고, 어깨와 복부, 다리 라인을 드러내 남심을 유혹한다. 그 위에 얇은 망사 천을 겹겹이 덧대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듯, 호기심과 욕망을 자극하도록 만들어진 옷이었다.그러나 지금 그의 태자비는 그 ‘망사’만을 선택했다.손에 쥐고 있던 상소문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이현은 숨이 막혀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호흡을 멈추고 있었다는 것을.심장은 쿵쿵 미친 듯이 뛰고, 붉은 기운이 얼굴 전체를 물들여 갔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빠졌다.“나리…”지윤의 입술이 조용히 미소 지었다.그런 그의 반응이 귀엽다는 듯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릎을 침대 위에 올리며 기어오르기 시작했다.작은 방울소리가 침묵을 깨며 또렷하게 울렸다.발걸음마다 울리는 방울 소리는 그에게 전장의 북소리처럼 들려왔다.곧 벌어질 ‘침대 전쟁’의 신호처럼...새로운 기생은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 지윤은 어느새 이현의 품 위에 올라앉았다.양다리로 허벅지를 감싸고, 두 팔은 느릿하게 그의 옷깃을 쓸어내렸다.그녀의 몸에서 은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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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장

이현은 고개를 살짝 숙였을 뿐인데, 시야 끝에 숨겨져 있던 작은 매화꽃이 그 아래서 살며시 피어나 그의 몸 위에 자리한 채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그의 위에 완전히 올라와 있었고, 부끄러움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하지만 감탄할 틈도 없이, 고운 손이 그의 뺨을 살며시 받쳐 들며 여우 같은 눈빛이 그의 눈을 또렷하게 가두었다.“오늘 밤… 새벽이 올 때까지 나리를 품고 싶습니다. 그것도… 제 몸 안에 말이지요. 괜찮으시겠습니까?”생애 처음 듣는 아내의 입에서 나온 그 대담한 한마디는 단번에 그의 가슴속 욕망을 강하게 뒤흔들었다. 지금 당장 그녀를 삼켜버리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다.그리고, 그녀 역시 그를 기다리지 않았다.작은 얼굴이 가까워지더니, 얇고 붉은 입술이 그의 입술에 단단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작은 혀가 조심스레, 그러나 대담하게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 순간, 잠들어 있던 짐승이 눈을 떴다.단단한 두 팔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끌어안았다. 마치 이 몸을 자신의 몸과 하나로 만들고자 하듯 단단히 조여 들어갔다.말 대신 입술이 부딪히고, 숨 대신 서로의 온기가 입안에서 섞였다. 입술, 혀, 그리고 뜨거운 숨결이 얽히며 귓가에는 달콤한 소리만이 가득했다.이현은 장난스레 그녀의 입술을 살짝 깨문 뒤, 곧장 고개를 낮춰 은은한 매화 향이 맴도는 고운 목선을 따라 연이어 입술을 찍어 내려갔다. 새하얀 피부 위에 아련한 자국들이 차례로 피어났다. 이어지는 혀끝은 천천히 내려가 부드러운 천 너머의 풍만한 가슴골에 닿았다.“아… 나… 나리…”낯설지만 매혹적인 호칭이 또다시 그를 자극했다.이현은 더욱 깊숙이 얼굴을 묻으며, 그곳에 입술을 내려 놓았다.망사처럼 얇은 천만 사이에 둔 채, 그의 혀끝이 도드라진 그 부분을 훑으며 새로운 감각을 열어 주었다.“아… 아, 잠깐… 서방… 님…!”예상치 못한 감각에 그녀의 본래 목소리가 새어 나오며 역할이 흐트러졌다. 얇은 천이 문지르며 전해오는 미묘한 떨림은, 한순간에 몸 전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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