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은 놀란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채 그대로 굳어 버린 그녀의 모습이 이정의 마음을 간질였다. 그는 웃음을 머금고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입술을 살짝 눌러 다물게 해 주었다.“뭐야, 내가 내린 벌이 그렇게까지 무거웠나? 이렇게 놀랄 정도로?”지은은 그를 흘겨보며 다시 본론으로 끌어왔다.“왕자님은… 정말 받아들일 수 있으신 건가요?”이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였다.“나는 처음 말한 그대로다. 나는 네가 ‘너’라서 좋은 거지, 네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과거가 무엇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애초에 네가 선택할 수 있었던 일도 아니었잖아?”“...”지은은 고개를 작게 저었다.맞다. 이 세계로 넘어왔을 때, 그녀는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될지 선택할 기회조차 없었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 이미 ‘서연’이 되어 있었으니까.“과거란 건 말이지, 누구든 바꾸거나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나 역시 과거에 잘못된 선택을 해서, 둘째 형님의 반란에 연루되어 거의 죄인이 될 뻔했지.”이정은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그런 나라도 괜찮은 건가? 큰 죄를 지을 뻔했던 나를 말이다.”지은은 가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왕자님께서는 근신 처분에 급여만 깎였을 뿐이지, 정말로 중형을 받은 건 아니잖아요.”이정은 낮게 웃었다.“하지만 그 근신 덕분에 많은 걸 생각하게 됐어. 놓는 법을 배웠고, 삶이 어떤 건지도 조금은 알게 됐지. 인생은…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지도 않더라.”그는 그녀를 무릎에 앉힌 채 이야기를 들려주듯 몸을 살짝 흔들었다.“예전의 나는 태자 자리에만 집착했다. 오로지 일만 보고, 어머니 말씀대로 조정에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정비만을 찾았지.”“하지만 처벌을 받고 나서 깨달았다. 인생은 너무 짧다는 걸. 평생을 바르게 살아도 한 번 잘못 디디면 모든 게 끝날 수 있다는 걸 말이다.”“그러다 여섯째 형님을 다시 보게 됐지. 평생 자유롭게 살았다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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