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든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았다.송태리의 의도적인 무시, 이강우의 묵인, 그리고 지금 이 가식적인 초대까지, 이 모든 게 그녀의 눈에는 투명하게 보였다.송하나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야. 난 또 볼일 있어서 못 갈 것 같아.”말을 마친 그녀는 이강우를 쳐다보지 않고 심성빈에게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심성빈은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온화한 미소 아래, 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이강우 역시 제자리에 서서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응시했다.끝까지 자세를 낮추는 법이 없고, 모두를 멀리 밀어내는 듯한 그녀의 냉담한 모습에 알 수 없는 짜증과 불쾌감이 순식간에 밀려왔다.“강우 씨, 성빈 씨, 우리도 이만 가죠. 식당은 이미 예약해 뒀어요.”송태리의 얼굴에 달콤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녀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강우의 팔을 붙잡고 그에게 몸을 기울였다. 마치 자신의 소유임을 과시하듯...이강우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눈길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응.”그는 나직이 대답하곤 송태리가 팔짱을 끼도록 내버려 두었다.묵인하는 듯한 친근함은 다른 사람들 눈에 엄연한 용납으로 비쳤다.심성빈의 얼굴에는 여전히 흠잡을 데 없는 온화한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가에 어두운 빛이 슬쩍 감돌았다.송태리는 이강우에게 기대고 있는데 방금 송하나는 그토록 쓸쓸하게 떠나가 버렸다.심성빈은 목울대를 살짝 굴리다가 마침내 대답했다.“그래요.”너무나도 잔잔한 말투에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세 사람은 곧이어 최상층에 있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송태리는 단연 기분이 좋아서 신나게 음식을 주문하며 이강우와 심성빈에게도 연신 의견을 물었다.“강우 씨, 트러플 파스타 좋아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오늘 마침 신선한 트러플이 들어왔네요.”“이 치즈 랍스터 요리도 맛있어 보이네요, 성빈 씨. 오늘 한번 맛보실래요?”그녀는 마치 열정적인 여주인공처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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