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 씨 취했어요!”그녀는 이강우의 어깨너머로 표정이 굳어버린 송태리를 보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송태리 씨, 남자친구 단속 좀 잘하시지. 뭐야 이게? 여기서 왜 추태를 부려?”순간 송태리는 질투와 혐오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이강우가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었음에도 두 눈은 오직 송하나를 향하고 있다니.그녀는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앞으로 걸어가 이강우의 팔을 부축했다.“강우 씨, 지금 많이 취했어요. 우리 방으로 돌아가요.”최로운도 얼른 앞으로 다가와 이강우를 부축했다.“강우야, 너 너무 많이 마셨어. 더 소란 피우다가 내일 헤드라인 장식할 각이야.”두 사람은 합력하여 이강우를 엘리베이터에 태웠다.송하나는 제자리에 서서 천천히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며 눈가에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로열 스위트룸으로 돌아온 후, 최로운이 이강우를 부축해서 침대에 눕혔다.이제 막 해장국이라도 주문하려던 참인데 송태리가 대뜸 막아섰다.“로운 씨, 강우 씨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여기는 제가 있으니 이만 돌아가서 쉬어요.”최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수고하세요. 전 옆방에 있으니 급한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주세요.”송태리는 단아한 미소를 지었다.“네, 걱정 마세요.”문이 스르륵 닫히고 방 안에는 송태리와 잠든 이강우, 둘만 남았다.그녀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 이강우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완벽하게 잘생긴 이 얼굴은 그녀가 본 중에 가장 멋졌다.값비싼 셔츠는 탄탄한 몸매를 감싸고 있었고, 깊이 잠든 모습에서도 강렬한 남성미가 뿜어져 나왔다.송태리의 눈빛은 점점 넋을 잃어갔다.그녀는 이강우와 오랫동안 만나왔다.그동안 이강우는 그녀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았고, 물질적인 방면에서도 인색한 적 없지만 단 한 번도 그녀를 터치하지 않았다.아무리 암시하고 과감하게 품에 안겨도 이강우는 마치 돌부처처럼 냉정하게 그녀를 밀어냈다.이 남자는 언제나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그런 그가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에 취한 모습은 송태리도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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