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나의 요리를 맛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담백하면서도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살려낸 솜씨였다.마치 그녀 자신처럼 깔끔하고 수수하지만 알면 알수록 깊이 빠져들게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식사 후, 최시훈은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어 적절한 때에 자리에서 일어섰다.“오늘 밤 여러모로 폐 끼쳐드렸네요. 대접 고마워요. 음식 맛이 아주 훌륭했어요.”그는 절제되면서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했다.“별말씀을요, 국장님.”차정원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현관문까지 배웅했다. 그야말로 적당히 예의를 갖춘 태도였다.문이 조용히 닫히며 따스한 온기를 차단했다.최시훈은 잠시 혼자 서 있다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위장약이 효과를 보였는지 통증은 이미 사라진 듯했다.하지만 또 다른 공허함이 척추를 따라 느릿느릿하게 피어올랐다.집 안에서 송하나가 막 설거지를 하려던 참인데 차정원이 다정하게 손목을 잡았다.“내가 할게.”그는 송하나를 거실 쪽으로 이끌며 거부할 수 없는 다정한 어투로 말했다.“좀 쉬어. 뭉치랑 TV도 보고. 설거지는 나한테 맡겨.”송하나는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뭉치를 안고 소파에 앉았다.TV에 예능이 방영되고 있었지만, 그녀는 좀처럼 집중이 안 됐고 자꾸만 주방으로 시선이 향했다.유리문 너머로 소매를 걷어 올린 차정원의 훤칠한 뒷모습이 보였다.그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에 묻혀 묵묵히 그릇을 씻어냈다.따스한 불빛이 남자의 주위에 부드러운 윤곽을 드리우며 유난히 가정적인 모습을 연출했다.그 순간, 송하나의 마음에 따뜻한 전류가 흘렀다.차정원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밖에서는 독보적인 능력으로 일을 처리하며 냉정하고 날카로운 모습만 보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모든 가면을 벗어던지고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돌볼 줄 아는 자상한 남자였다.이토록 든든하고 따뜻한 느낌이 그녀를 한결 안심시켰다.깊은 밤.샤워를 마친 송하나가 촉촉한 물기와 은은한 바디워시 향기를 풍기며 욕실을 나왔다.비스듬히 열린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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