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기운이 오르자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고 화제는 업무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사적인 영역으로 옮겨갔다.신승민은 살가운 미소를 띤 채 심성빈과 이강우를 번갈아 살폈다.“심 대표님, 이 대표님! 두 분 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신데 혹시 결혼은... 다들 하셨는지요? 우리 연구소 쪽에 고위급 인사의 따님이 계시는데 인물이며 능력이며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거든요. 애가 줄곧 마음에 드는 상대를 못 만나더라고요. 두 분 같은 남성분을 만나면 정말 완벽할 텐데 말입니다.”다리를 놓으려는 그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자 심성빈은 여유롭게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신 국장님. 저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서 다른 분은 고려 안 합니다.”신승민은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심 대표님은 굉장히 일편단심이시네요!”곧이어 자연스럽게 이강우에게 시선을 옮겼다.“그럼 이 대표님은요? 얼마나 많은 재벌가 따님들이 넘볼지 상상도 안 가요.”뭇사람들의 시선이 이강우에게 쏠렸다. 하지만 그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한참 침묵한 후, 이강우는 고개를 들고 짙은 눈빛으로 말했다.“전 아내가 있습니다.”비록 이미 이혼했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송하나가 평생 유일한 아내인지라 아무도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었다.이강우는 울컥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짓누르며 침을 삼켰다.“전에는... 너무 철이 없고 소중함을 몰라서 그 사람한테 상처만 줬죠.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보상하고 싶네요. 언젠가 다시 저를 용서해 주길 바라면서 말입니다.”여과 없이 쏟아낸 후회와 집착은 지나치게 노골적이어서 듣는 이들조차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신승민은 헛기침을 하면서 황급히 술잔을 들어 분위기를 수습했다.“아이고, 이 대표님도 정말 지독한 순애보시네요! 부부 사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사모님께서 이 진심을 아신다면 분명 다시 돌아오실 겁니다! 자, 마십시다! 건배!”“신 국장님 말씀대로 되었으면 좋겠군요.”이강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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