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빈은 품 안의 온기를 느꼈다. 코끝을 스치는 송하나의 은은한 향기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득한 그리움과 덧없는 소망이 샘솟았다. 마치 먼 시간을 건너온 듯한 착잡한 감정이 온몸을 휘감았다.지금 이 순간 거짓된 친밀함이 연극이 아니라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녀가 자신의 명실상부한 아내가 되어 매일 퇴근 후면 이렇게 함께 저녁을 먹고 산책하며 소박하고 따스한 일상을 보낼 수 있기를...최로운이 SNS에 연신 아내와 딸 자랑을 늘어놓을 때마다 심성빈은 자신도 송하나와 함께 둘만의 가정을 꾸리고 둘을 쏙 빼닮은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에 잠기곤 했다.며칠 후, 경호원이 황급히 달려와 보고했다.“대표님, 별장 주변을 맴돌던 수상한 사람들이 확연히 줄었습니다.”심성빈의 눈가에 찰나의 깨달음이 스쳤다.빅토르는 결국 그가 집에 여자를 숨겼다는 거짓말을 믿고 잠시 의심을 접고서 인력을 다른 곳으로 돌린 게 틀림없다.하지만 이것은 단지 임시방편일 뿐 안심할 수는 없었다.빅토르처럼 집요하고 광적인 인간은 송하나의 행방을 완전히 파악하기 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터.만약 그가 계속 파고든다면 결국 꼬리가 잡힐 것이다.후환을 완전히 없애려면 그의 모든 기대를 산산조각내야 한다.심성빈은 미리 준비해 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그는 몰래 사람을 시켜서 송하나와 비슷한 체격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여성의 시신을 찾아냈다.곧이어 시신의 옷을 송하나가 실종 당시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히고 옷가지에는 송하나의 머리카락과 피 등 DNA 샘플까지 뿌렸다.그 후, 마치 짐승에게 습격당한 것처럼 현장을 꾸미고 그 끔찍한 잔해를 인적이 드문 외딴 숲에 버렸다.며칠 뒤 산에 약초를 캐러 간 어느 농부가 흩어진 옷가지와 잔해를 발견하고는 경악하여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DNA를 채취하고 대조한 결과 송하나의 DNA와 완전히 일치하게 나왔다.이 소식은 금세 빅토르의 귀에 들어갔다.그는 순간 이성의 끈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다. 지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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