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공항 반대편 출국장.이강우는 긴 해외 일정을 마치고 막 강현으로 돌아왔다.꼿꼿한 자세에 짙은 색 정장을 차려입은 그는 차분한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갔다.뒤따르던 비서가 캐리어를 밀며 흐트러짐 없이 업무를 보고했다.그러다 문득 이강우의 발걸음이 멈췄다.끊임없이 오가는 사람들 틈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송하나를 단번에 발견했다.그녀 역시 막 귀국한 모양이었다.곁에는 심성빈이 있었고 마중 나온 최로운과 차설아도 보였다.수개월 만에 마주한 그녀, 이강우의 눈가가 자신도 모르게 붉게 물들었다.그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했던 시절은 두 번이었다.첫 번째는 송하나와 이혼한 직후, 매일 술에 절어 살다 결국 병원까지 실려 가 입원을 하고 말았다.두 번째는 차정원과 함께 그녀의 유해를 안고 외국에서 돌아오던 그때였다.송하나가 ‘세상을 떠났다’라고 믿었을 때, 그 역시 넋이 나간 채로 텅 빈 껍데기만 남은 기분이었다.나중에 그녀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감히 먼저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멀리서 본 그녀는 여전히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청초하고 다정했으며 눈매는 예전 그대로였다.세월이 흘러도 처음 본 그 순간처럼 여전히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그러나 동시에 예전과는 미묘하게 달랐다.큰 병을 앓고 난 뒤의 가냘픔과 눈가에 서린 옅은 공허함이 도드라져 보였다.조금 전, 최이솔의 무심한 한마디에 고통스러워하며 초점을 잃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자 가슴이 옥죄어 왔다. 촘촘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전신을 덮쳤다.이강우는 그녀의 지난 고생이 안타까웠고, 겪었던 시련이 마음 아팠으며, 무엇보다 그녀의 연약해진 몸이 더없이 애처로웠다.송하나를 사랑하지만,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시간이 흐를수록 그 마음이 줄어들기는커녕 더 깊고 진해졌다.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송하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장본인으로서 감히 다가갈 자격이 없었다.“대표님? 대표님?”한참을 보고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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