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Chapter 351 - Chapter 360

390 Chapters

제351화

“리은아, 연락처 남겨도 돼?”“나도 저장하고 싶어...”“...”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말을 꺼냈고, 리은은 당연하다는 듯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연락처를 알려줬다.사람들이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하는 걸 보면서 리은이 덧붙였다.“사실 번호만 바꾼 거야. 카톡은 예전 그대로야. 급한 일 있으면 거기로 연락해도 돼.”“진짜? 그럼 집에 가서 연락처 다시 좀 찾아봐야겠다. 우리 카톡 친구였나 기억이 안 나네...”사실 리은은 동창들의 계정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누가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도 알고 있었다.혼자 지내던 시절, 잠들기 전 습관처럼 SNS를 확인하곤 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동창들의 생활 흔적은 자연스럽게 눈에 익었다.“어, 찾았다. 리은아, 이거 너 맞지? 네 이름으로 저장돼 있어.”리은의 카톡 프로필 사진은 꽃다발 하나였다.주황빛이 도는 튤립이 가득 담긴 사진이었다.리은은 화면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나도 찾긴 했는데, 리은이 네가 우리 다 차단한 줄 알았어. 졸업하고 나서 SNS에 글 올리는 거 한 번도 못 본 것 같아서...”“리은은 학교 다닐 때도 SNS 거의 안 했잖아. 차단한 게 아닐 거야.”리은은 고개를 저었다.“차단한 사람 없어. 그냥 SNS에 글을 안 올렸을 뿐이야.”“와, 근데 진짜 대단하다. 몇 년 동안 글 하나도 안 올리고, 결혼도 조용히 하고. 쉽지 않은데.”“난 이제 SNS를 거의 하소연 쓰레기통처럼 써. 안 좋은 일 있으면 그냥 막 올려.”“다 비슷하지 뭐...”리은은 자연스럽게 시간을 확인했다.어느새 밤 9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식사는 두 시간 넘게 이어졌고, 대부분의 시간은 지난 이야기와 각자의 생활을 나누는 데 쓰였다.루이는 이 시간쯤이면 잠들 준비를 해야 했다.리은이 시계를 보자, 민정은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듯 손뼉을 쳤다.“자자, 오늘은 이만 정리하자. 시간도 늦었고, 다들 조심해서 들어가.”“벌써 9시네. 이 정도면 늦었지. 나 더 늦으면 집에서 연락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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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천천히 시선을 거둔 유한은, 백미러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선호의 눈을 마주했다.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네 말은 내 와이프가 내 옆에 있으면 안 행복하다는 거야?”“풉...!”선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대표님, 전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진짜 아닙니다. 맹세합니다.”유한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다시 앞으로 돌렸다.차창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리은이 눈에 들어왔다.리은은 옆에 서 있는 남자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분위기는 편안했고, 웃음도 자연스러웠다.동창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런 걸 떠나, 리은이 자신 앞에서 저렇게 힘을 빼고 웃은 게 언제였는지 떠올려 보게 됐다.유한 앞에서는 한동안 그런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앞으로 가.”“네?”선호는 잠깐 망설였지만 곧바로 운전대를 잡았다.‘이제는 아예 공개하겠다는 건가?’사실 완전히 숨긴 적은 없었다.회사 안에서도 이미 리은의 존재를 짐작하는 사람이 많았다.공식적으로 밝히지만 않았을 뿐이었다.사람들이 호텔 앞에서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조용히 그들 앞에 멈춰 섰다.호텔 도어맨과 보안 요원들은 차량을 보자마자 바로 움직였다.누구의 차인지 알고 있는 듯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그 순간, 주변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민정은 차를 보자마자 알아봤다.며칠 전에도 본 적이 있었고, 이런 급의 차와 이런 번호판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민정은 무의식적으로 리은의 팔을 붙잡고 조용히 물었다.“주 대표님이 너 데리러 온 거 아니야?”지난번 유한을 처음 봤을 때도 놀라긴 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마음가짐이 달랐다.리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 여기까지 온 거지?’업무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 때문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와... 롤스로이스야.”“주강그룹 대표 차 아니야?”“주유한 대표?”“맞는 것 같은데... 우리 옆으로 좀 비켜야겠다.”“...”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비켜 주었다.아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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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그사이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리은에게로 쏠렸다.웅성거림은 길지 않았다. 곧 선호가 리은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민정은 긴장한 듯 침을 한 번 삼켰다.“온다, 온다... 너한테 온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준비하신 튤립입니다. 총 999송이입니다.”선호의 말이 끝나자 주변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리은은 이미 차를 본 순간부터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다.그래서 선호를 바라보는 눈빛도 담담했다.“자, 잠깐만... 다들 방금 들었어?”“나도 들은 것 같은데...”“나도.”“나도 들었어.”“그럼 말이야, 우리 리은이와 결혼한 사람이...”“주강그룹 대표?”“...”그 생각이 이어지면서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말도 안 돼... 그래서 호텔 매니저가 우리한테 전액 면제 얘기를 했구나.”“그래서 그렇게 통 크게 랍스터를 한 사람당 하나씩 시킨 거고?”“그러니까 리은이가... 이 호텔 사모님이라는 거야?”“나 지금 술 너무 마신 거 아니지?”“...”그때 유한이 조용히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차에서 내리는 그 짧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시선이 집중됐다.사람들은 하나같이 숨을 죽이고 그 모습을 바라봤다.믿기지 않는다는 표정들이었다.누군가는 더 빠르게 반응했다.망설임 없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이 장면은 기록해 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오늘 오지 못했거나 이미 자리를 뜬 사람들은 정말 운이 없었다.유한이 가까이 다가오자, 민정은 리은의 팔에서 손을 떼었다.“주, 주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번에 한 번 뵌 적 있어요.”유한은 민정을 한 번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민정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주변의 얼어붙은 표정들을 힐끗 본 뒤, 급히 말했다.“그, 리은아... 주 대표님이 데리러 오셨으니까 넌 먼저 가. 나는 지하철 타고 갈게!”다른 사람들 역시 호기심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지만, 누구 하나 먼저 말을 걸 용기는 없었다.그때 유한이 모두를 향해 짧게 말했다.“안녕하세요. 주유한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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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유한은 리은을 힐끗 보고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와서 리은의 손을 잡았다.리은은 잠시 멈칫했지만 손을 빼지 않았다.지금 이 자리에는 너무 많은 시선이 있었다.‘이따가 단체 채팅방은 또 얼마나 시끄러울까?’리은은 괜히 더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래도 차에 타기 전, 사람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했다.“그럼 먼저 갈게. 조심해서 들어가.”“잘 가!”“다음에 또 보자!”“...”유한은 리은을 먼저 태워 보낸 뒤,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차는 수많은 시선을 등에 업은 채 천천히 멀어졌다.완전히 사라진 뒤에서야 누군가가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와... 그래서 리은이 그렇게 조용했구나. 졸업하고 나서 완전 사라진 줄 알았는데, 결혼한 사람이 주유한이라니.”“잠깐만, 주유한이면 우리 학교 선배 아니야?”“맞아. 주유한 우리 대학 선배야.”“그럼 설마... 대학 때부터 만난 거야?”“나도 기억난다. 리은이 4학년 때 기숙사에서 나갔잖아. 그때 이미 같이 살았던 거 아니야?”“미쳤다... 우리 동기가 해성시 최고 부자랑 결혼해서 사모님이 된 거네.”“...”사람들은 각자 충격의 강도를 쏟아냈다.“근데 방금 사진 찍은 사람 있어?”“나 찍었어!”“나 영상도 있어.”“빨리 보내줘, 빨리!”“...”...그 시각, 조수석에 앉은 민정은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말 그대로 공기처럼 조용했다.하지만 민정의 핸드폰은 계속 진동하고 있었다.굳이 보지 않아도 단체 채팅방이 난리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결국 민정은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냈다.[얘들아, 지금부터 역대급 대형 떡밥 푼다. 마음의 준비해.]곧바로 메시지가 쏟아졌다.[뭐야? 동창회 끝났어?][뭔데 그렇게 호들갑이야?][첫 번째 떡밥. 우리 과에서 행방이 묘연했던 진리은이 오늘 동창회에 왔음. 그리고 여전히 미모 미쳤음.]곧바로 사진이 올라왔다.여자 동기들끼리 찍은 사진들이었다.남자 동기들은 선을 넘지 않았지만, 단체 사진은 남아 있었다.[와, 진짜 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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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모임에 오지 못했던 동창들 역시 리은의 남편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사진과 영상을 하나둘 열어봤다.요즘 핸드폰 화질은 웬만한 카메라보다 선명했다.그 순간, 단체 채팅방은 다시 한 번 폭발했다.[와, 와... 이거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아? 설마 리은 남편 성이 ‘주’ 씨야?][축하해, 정답이야. 우리 리은이 남편 성은 ‘주’씨 맞아.][잠깐만, 이 사람이 주유한 아니야?][말도 안 돼. 리은이 남편이 주유한이라고? 그 주강그룹 대표?][닮은 사람 아니야?][네 귀 막혔어? 본인이 직접 자기소개까지 했잖아.][와... 이거 진짜 역대급이다. 나 주강그룹 대표가 기혼인 건 알고 있었는데, 그 상대가 우리 과 진리은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그래서 리은이가 졸업하고 나서 완전 사라졌던 거구나. 이 정도면 너무 조용했던 거 아니야?][하하하, 웃긴다. 유니가 리은이 자기 남편 꼬셨다고 했다며?][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리은이 남편이 주유한이야. 해성시 최고 부자고, 그때 대학생들 다 꿈속 이상형이던 사람이야.][그 집안, 그 외모, 그 키에 그 능력인데, 리은이 눈이 삐었냐? 그런 남편을 두고 유니 남편을 왜 꼬셔?][설마 유니 남편이 주강그룹 대표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야, 나 이제 나도 재벌 실제로 본 사람이다. 오늘 동창회 못 온 사람들 부럽지?][나 눈물이 나... 진짜 눈물이 나네... 미리 알았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갔지.][우리 몇 분 먼저 나왔을 뿐인데 이런 일이 터졌다고? 미쳤다, 진짜... 너무 억울해.][게다가 오늘 계산도 리은이가 다 했어.][로마네 콩티 3병에 사람당 랍스터 한 마리씩.][한 마리 무게가 8kg였어. 다 못 먹으면 포장해서 집에 가져가라고까지 했어.”[리은아, 감사합니다!][아니지. 사모님 감사합니다!][사모님 감사합니다!][...]순식간에 채팅방은 ‘사모님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도배됐다.모임에 오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따라서 대화를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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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민정은 단체 채팅방이 난리가 난 걸 보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원래 차 안 분위기는 묘하게 무거웠다.하지만 민정은 정신이 온통 채팅방에 쏠려 있어서 그 어색한 공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그래서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웃음소리가 더 튀었다.“풉, 하하하...”본인은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웃으면서 고개를 뒤로 돌렸다.“리은아, 단체방이 지금 완전 난리야. 다들...”말을 끝내기도 전에 민정은 유한의 시선과 마주쳤다.그 순간, 내뱉으려던 말을 그대로 멈췄다.‘아... 내가 지금 어디 있는 거지?’이제야 상황이 또렷하게 인식됐다.차 안 조수석, 그리고 바로 뒤에 앉아 있는 유한.민정의 온몸에 순식간에 어색함이 내려앉았다.리은은 그런 민정의 표정을 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단체방에 무슨 일 있어?”민정은 유한을 힐끗 보더니, 핸드폰을 살짝 흔들며 낮게 말했다.“그냥... 네가 직접 보는 게 나을 것 같아.”리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볼게.”입꼬리를 어색하게 올린 민정은, 유한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가 급히 차 문 쪽으로 몸을 바짝 붙였다.‘차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왜 잊었지...’리은은 핸드폰을 꺼내 단체 채팅방을 훑어봤다.메시지를 따라 내려가던 시선은 마지막에 떠 있는 알림에서 멈췄다.[유니 님이 채팅방을 나갔습니다.][유니... 단체방 나갔네?]민정은 코웃음을 쳤다.[뻔하지 뭐. 체면이 서겠어? 대학 때부터 리은이랑 사이 안 좋았잖아. 이번엔 리은이 자기 남편 꼬셨다고까지 했으니, 이건 진짜 웃음거리야.]채팅방에는 여전히 민정을 태그한 메시지가 쌓이고 있었다.하지만 민정은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리은 역시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다.그 침묵은 어색함이 아니라 이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거리감이 됐다.‘사모님’이라는 호칭처럼.민정이 묵고 있던 작은 호텔 앞에 차가 섰다.차에서 내린 민정이 몸을 돌려 두 사람에게 말했다.“주 대표님, 숙소까지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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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주유한 같은 남자가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말이 되나?’‘사랑을 주지 않는 쪽은 늘 주유한이었지.’‘누군가가 주유한을 사랑하지 않는 경우는 상상하기도 어려워...’리은은 메시지를 읽은 뒤 이렇게 답했다.[나랑 주유한 사이는 좀 복잡해.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나중에 시간 나면 직접 얘기할게.][그래, 그럼 시간 맞춰서 만나자. 얼굴 보고 얘기하자.]대화는 거기서 끝났다.리은이 핸드폰을 가방에 넣자, 그와 동시에 옆자리에서 유한의 목소리가 들렸다.“동창회 재미있었어?”리은은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너... 굳이 그럴 필요 없었어.”“뭘?”“그 꽃.”유한은 고개를 돌려 리은을 봤다.“왜, 마음에 안 들어?”리은의 프로필 사진은 몇 년째 바뀌지 않았다.바꿀 기분도 없었고, 굳이 그럴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리은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한과 시선을 맞췄다.“왜 그렇게 눈에 띄게 행동해?”“이게 눈에 띄는 거야?”리은은 문득, 그동안 유한과 인영을 둘러싸고 돌았던 수많은 소문이 떠올랐다.그에 비하면 오늘 일은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너도 원래 우리 관계를 드러내는 거 싫어했잖아.”그래서 해성시 사람들은 유한이 기혼이라는 사실만 알 뿐, 리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강덕순의 뜻으로 결혼 발표가 나지 않았다면, 유한은 스스로 결혼 사실을 공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마저도 며칠 화제가 됐을 뿐, 리은이 어떤 사람인지는 금세 관심에서 멀어졌다.“내가 언제 떠벌렸어?”“그럼 오늘 밤은 뭐야?”“내가 하고 싶은 걸 했을 뿐이야.”리은은 더 말해 봐야 소용없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분명히 말했다.“앞으로 이런 일은 하지 마.”이제는 그런 행동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연애하던 시절이었다면 기뻤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번거롭고 피곤하고, 괜히 말만 늘어날 뿐이었다.어차피 언젠가는 갈라설 사이였다.리은은 ‘주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이름으로 해성시에서 회자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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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그럼 뭐가 문제야?”“우리 사이 문제는 너무 많아. 중요한 건, 나랑 너는 이미 5년 전에 마음이 갈라졌다는 거야.”“네가 지금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는 몰라. 죄책감 때문이든, 다른 이유가 있든. 하지만 우린 이미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그걸 너는 정말 모르겠어?”유한은 리은의 손목을 더 세게 붙잡으며 낮게 말했다.“마음이 갈라졌다고?”“그래. 갈라졌어.”유한이 먼저 이별을 입에 올렸던 그날부터, 두 사람의 마음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럼 결혼한 이 5년 동안, 네 마음은 단 한 번도 나한테 있었던 적이 없다는 말이야?”유한의 목소리는 눌러 담은 것처럼 무거웠다.유한은 손가락으로 리은의 가슴을 지그시 누르면서 질문했다.리은은 그 질문이 이해되지 않았다.처음 등을 돌린 사람은 유한이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왜 이런 식으로 묻는 걸까?“나한테 그런 질문을 할 자격이 있어?”“처음에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누군데. 내가 매달리지 않았던가? 붙잡지 않았던가?”리은은 유한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손가락으로 유한의 가슴을 짚었다.“너야. 이유도 없이, 단번에 정리하겠다고 말한 사람은 너잖아.”“5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네가 그때 얼마나 단호했는지는 잊을 만큼 긴 시간도 아니야.”리은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연락하지 말라고 했던 것도 너였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한 것도 너였어. 네가 직접 한 말이야. 설마 그것까지 잊은 건 아니겠지?”말이 이어질수록 리은의 감정은 조금씩 흔들렸다.그날의 이별은 너무도 일방적이었다.갑작스러웠고, 냉정했고, 어떤 여지도 없었다.그때의 고통은 지금도 선명했다.처음부터 끝까지 갈 거라 믿고 시작한 관계는 아니었다.리은은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같은 세계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었다.집안도, 환경도, 미래도 달랐다.사실 스스로도 분수를 모른 건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살아가며 한 번쯤은 모험을 한다.그때의 리은은 어려서 감정에 서툴렀고 두려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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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이미 내뱉은 말을 다시 거둘 수 있어?”“왜 못 해?”리은은 잠깐 말문이 막혔다.“너 원래 한 번 말한 건 안 바꾸는 사람 아니었어?”“내가 그랬나?”아무 표정 없이 유한을 바라보면서 리은의 눈빛은 점점 차가워졌다.그저 괜히 시비 걸고 말장난이나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내가 정말 한 번 말하면 안 바꾸는 사람이었다면, 지금 너는 내 차에 있지도 않아.”리은이 냉소적으로 물었다.“그럼 내가 어디 있어야 하는데?”“차 밑이지.”리은이 할 말을 잃은 표정을 짓자, 유한은 그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그러니까 괜히 내 성격 설정하지 마.”리은은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진짜 미쳤어!”그 말을 던지고는 곧바로 창밖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더 이상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태도였다.유한은 화가 나서 살짝 부풀어 오른 리은의 뺨을 보며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리은은 바로 손을 빼려고 했다.“지금 손 빼면, 그냥 손만 잡는 걸로 안 끝낼 거야.”운전석에 앉아 있던 선호는 눈을 한 번 깜빡였다.‘차라리 내가 차 밑에 있는 게 낫겠다.’리은이 더이상 반항하지 않자, 기세를 세운 유한은 잡고 있던 손을 입가로 가져가 가볍게 입을 맞췄다.리은은 바로 고개를 돌려 유한을 노려봤다. 눈빛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유한은 그 시선을 본 척도 하지 않은 채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집에 도착한 뒤, 선호와 집안의 고용인들이 함께 나서서 꽃을 내렸다.다행히도 저택의 현관은 양쪽으로 열리는 구조라그 큰 꽃다발도 실내로 들일 수 있었다.“와... 튤립이 이렇게 많아요? 너무 예쁘네요.”리은은 거실에 놓인 꽃을 한 번 보고는 짧게 말했다.“자리만 차지해요.”“아... 네...”유한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말없이 리은이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봤다.그때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는 연준이었다.“말해.”[나와서 한잔하지.]유한은 통화를 끊고 가사도우미에게 말했다.“나 잠깐 나갔다 올게요. 늦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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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유한 왔네, 빨리 와, 빨리 앉아.”유한은 재킷 앞 단추를 풀며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언제 돌아온 거야?”“오늘 막 돌아왔어. 집에 가서 샤워만 하고 바로 너희 부른 거지.”연준이 술잔을 하나 밀어주며 말을 이었다.“아니, 내가 3주 정도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돌아오니까 세상이 완전 달라져 있더라?”유한은 잔을 받아 들었고, 연준은 곧바로 물었다.“근데 유한아, 인영이 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까지 한 거야? 이번엔 너무 세게 나간 거 아니냐? 허 숙부네 가족까지 전부 해외로 보내 버렸다면서... 그 정도로 큰일이었어?”수혁이 끼어들었다.“너만 모르는 거 아니야. 나도 아직 정리가 안 돼. 태현이 나한테 부탁하러 왔을 때, 나도 중재해보려고 했거든. 근데 이 자식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누가 와서 말해도 소용없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연준은 더 놀란 표정이 됐다.“뭐야, 그렇게 심각해?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래? 인영이가 어떻게 했길래 너를 이렇게 화나게 만든 거야? 예전엔 인영한테 꽤 관대했잖아.”유한은 대답하지 않고 태현을 바라봤다.그러자 연준과 수혁도 자연스럽게 태현을 보게 됐다.태현은 말없이 술만 마시고 있다가, 결국 고개를 들었다.“왜 다들 나를 보는 건데?”“너 알고 있잖아?”“너만 모르는 척하는 거 아니야?”“유한이 너를 보는데 이유가 있겠지.”“...”태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니, 내가 어떻게 알아? 유한이 왜 나를 보는지.”연준이 바로 말했다.“너는 알 거야. 유한이 직접 말 안 하니까 네가 말해. 무슨 일인지... 너 인영이랑 제일 친하잖아. 그런 일 생기면 인영이 제일 먼저 찾는 사람이 너잖아.”태현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 관계에서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하긴 어려웠다.태현은 유한을 한 번 보고, 잔을 내려놓았다.“나도 인영이한테 물어봤어. 근데 정확한 이유는 말 안 하더라. 다만... 5년 전에 유한이한테 약을 먹인 사람이 진리은이 아니라는 얘기는 했어.”“뭐?”연준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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