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101 -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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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박해순은 온몸이 떨렸다.“산부인과?! 시원아, 너... 대체 어디가 아픈 거야?”서유정이 강시원을 흘끗 보더니 지긋지긋하다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무슨 병이겠어요. 바람피워서 더러운 병에 걸린 거겠죠.”“강시원, 너 그 자식과 왜 그런 데 간 건데!”눈을 가늘게 뜨고 강시원을 바라본 서정혁은 싸늘한 얼굴로 강시원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워낙 얼굴이 새하얀 강시원인지라 이 순간 붉게 물든 눈시울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더니 고통스러운 얼굴로 온 힘을 다해 손목을 비틀며 말했다.“당신과 상관없어, 이거 놔!”조금 전까지 서정혁은 그저 의심만 했었다. 하지만 강시원의 행동에 서정혁은 점점 더 서유정의 말을 믿게 되었다.“하... 정말 내 가치관까지 네 덕분에 흔들릴 것 같아. 대체 언제까지 선 넘는 거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데?”“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신경 쓰는 사람 없으니까.”서정혁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강시원은 정말로 신경 쓰지 않았다.심지어 이참에 이 남자와 인연을 끊고 싶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남자는 미간이 심하게 찌푸려졌지만 강시원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두 사람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모습에 긴장한 임지민은 치맛자락을 꽉 쥐었다.강시원이 바람피우는 남자가 서정혁 앞에 버젓이 얼굴을 드러냈으니 서정혁의 성격상 강시원을 세게 한 대 때릴 줄 알았다.그런데 두 사람이 아직도 질질 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상황이 이 지경인데 정혁 오빠는 왜 이 더러운 년을 아직도 붙들고 있는 거야? 빨리 이혼해!’“정혁아, 이건 네 부부 사이의 일이니 남편인 네가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야. 나도 강시원이 우리 서씨 집안에 손주 낳아준 점을 감안해 마지막 체면이라도 남겨주고 싶어. 괜히 서로 너무 추잡한 꼴 보이지 말자고.”비웃으며 한마디 한 김설연은 얼굴에 음흉한 속셈이 가득한 빛이 스쳤다.“하지만 반성은커녕 바람피우고서도 당당한 태도, 정말 역겨워! 소름 끼쳐! 내게는 아들이 정혁이 하나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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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유산이라고?!”눈앞이 캄캄해진 박지훈은 쿵 하며 털썩 주저앉았다.심지어 모든 일의 주동자인 임지민조차도 충격에 휩싸였다. 그저 사진만 제공한 임지민이 어떻게 이렇게 사적인 정보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었겠는가?‘역시 재벌가 큰 사모님이라 수완이 다르네, 대단해.’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저 살짝 ‘아이디어’만 제공했을 뿐인데 김설연이 이렇게 추잡한 것들을 파헤쳐 낼 줄은 몰랐다.‘강시원, 너 정말 더럽기 짝이 없구나!’“흥! 누구 자식이겠어요? 당연히 그 남자 잡종이겠죠!”떨고 있는 박해순의 등을 쓸어내리는 서유정은 할머니에게 위로를 하면서도 음흉한 눈빛으로 질투 나도록 예쁜 강시원의 얼굴을 예리하게 훑었다.“오빠의 핏줄이었다면 강시원이 진작 날뛰었겠죠? 우리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바로 검사 결과 들이밀며 알렸겠죠? 숨기고 감추면서 애인까지 데리고 산부인과에 간 행동만으로도 답은 이미 뻔하지 않아요?!”서 회장님이 큰 병을 앓은 이후 불교를 믿기 시작한 김설연은 함부로 말을 내뱉지 않았다.하지만 서유정은 개의치 않고 악의적으로 조롱하며 강시원의 아픈 곳을 거침없이 찔렀다.“흥! 죽었으니 잘 된 거죠. 뭐!”그러고는 강시원을 보며 계속 소리쳤다.“강시원, 네가 우리 오빠를 배신한 대가야!”아이를 잃었던 그 순간이 머릿속에 떠오른 강시원은 심장이 찢기는 듯한 고통이 생각나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은 핏기가 일도 없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따라 턱밑으로 흘러내렸다.사람이라면 어떻게 이토록 악의적일 수 있을까...이미 이 세상에 없는 아이가 죽은 후에도 이런 저주를 받아야 하다니!서유정의 말에 강시원은 평생 이 여자를 용서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잘생긴 서정혁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러더니 혈관이 튀어나온 큰 손으로 유산 결과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강시원, 할 말 더 있어?”“이 한 장밖에 없어? 다른 건 더 못 찾았나 봐?”불안하게 호흡을 내뱉고 있던 강시원은 분노가 머리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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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거실에 막 들어선 순간 날카롭고 팽팽한 분위기를 감지한 김영숙은 이내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재벌가 체면 좀 지켜! 호들갑 떨지 말고!”김설연이 김영숙에게 화를 돌렸다.“영숙은 내 사람이야, 넌 한마디 할 자격 없어.”가슴을 쓸어내리며 김설연을 바라보는 박해순의 눈빛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김설연은 이를 악물었다.“영숙아, 무슨 일이야?”박해순은 비록 아픈 상태였지만 아주 위엄한 기운을 내뿜었다.“어르신, 손님이 오셨습니다.”김영숙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누구인데?”“정장을 차려입은 남성분이신데 이름이... 유, 유재윤이라고 했습니다.”예상치 못한 방문객에 서씨 가문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졌다.“선배?!”눈이 휘둥그레진 강시원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송현태는 속으로 감탄했다.‘이 친구, 정말 대담하네!’불륜녀가 찾아와 연약한 척하는 건 봤어도 불륜남이 이렇게 찾아오는 건 정말 살면서 처음 봤다.“애인이 집까지 쳐들어왔네? 대체 이런 경우는 정말 살다 살다 처음 봐!”이를 악문 서유정은 이 순간 모든 화를 유재윤에게 쏟아부었다.“오빠, 저 녀석 정말 오빠 머리 꼭대기에 기어오르려고 작정했어! 절대 가볍게 넘어가면 안 돼! 사람 시켜서 어디 매달아 놓고 두들겨 패! 손발의 힘줄을 끊어놓던가 아예 남자구실을 못 하게 만들던가 해!”검사인 송현태는 결국 듣지 못하겠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렇게 악귀 같은 여자를 아내로 두고 있는 스스로가 한심할 뿐이었다.“당장, 내쫓아!”안색이 잔뜩 어두워진 서정혁은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고작 이대로 보내준다고?!’서유정은 ‘불륜남’을 순순히 보내주려 하는 자기 오빠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기회가 이렇게 눈앞에 떡하니 차려졌는데, 잡을 줄도 모르다니!“선배!”눈시울이 붉어진 강시원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선배!”강시원이 바로 밖으로 나가려 하자 서정혁은 거칠게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너무 아파 숨을 헐떡인 강시원은 서정혁의 거친 행동에 온몸이 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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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선배!”목청이 터져라 비명을 지른 강시원은 모든 것을 내던지고 유재윤 곁으로 달려가 온 힘을 다해 그를 부축했다.“괜찮아?!”“하... 네 선배 그렇게 약하지 않아. 이런 작은 상처쯤은 얼마든지 버틸 수 있어.”강시원을 향해 입꼬리를 올린 유재윤은 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으로 입가의 피를 닦았다.서씨 가문 사람들과 임지민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평소 도도하고 오만하며 품위를 지키던 서정혁이 이토록 살기를 띠며 직접 사람을 때릴 줄은 몰랐다. 권력이 워낙 막강한 서정혁이었기에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유재윤의 법률사무소쯤은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수 있었다.분노가 확실히 극에 달한 모양이었다. 남자 본성에 휩쓸려 절제하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른 것이다.“서정혁... 너 이 나쁜 놈아!”강시원이 서정혁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한때 그렇게나 상냥하고 온순했던 아내가 불륜남을 위해 눈에 핏발이 선 채 그를 노려보는 모습에 서정혁 또한 놀랐다.“강시원, 이리 와!”숨을 가쁘게 들이쉰 서정혁은 목멘 소리로 말했다.“나는 네 남편이고 도훈이 아빠야! 저 자식이 대체 뭔데 저놈 편을 들고 있는 건데?!”과거 늘 상냥하고 세심한 강시원은 마음과 눈에 오로지 서정혁뿐이었다. 서정혁이 아무리 차갑게 대해도 강시원은 기꺼이 따르며 복종했다.성격이 어쩌다 이렇게 변한 걸까? 그렇게나 좋아하는 남편에게 소리를 칠 정도로...‘강시원! 너 오늘 진짜로 나 건드렸어! 절대 네 마음대로 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잘 봐! 네게 접근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불행해지는지!’“그만해! 정혁아!”김영숙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일어난 박해순은 온몸을 떨며 엄하게 꾸짖었다.“네 할아버지, 어릴 때 가르쳐준 거 다 잊은 거야? 언제 어디서나 품위를 잊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 네 아버지가 그렇게나 열심히 엘리트 교육까지 해줬는데 다 잊어버린 거야? 어떻게 함부로 손찌검을 할 수 있어! 함부로 사람을 때리냐고!”서유정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끼어들었다.“할머니, 이 개 같은 남자가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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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눈이 휘둥그레진 강시원은 이 순간 심장이 확 조여드는 듯했다.김설연이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정혁아, 저딴 거짓말 듣지 마. 변호사들은 워낙 입만 살았으니까. 진실 같은 건 한 마디도 없으니까!”“증명할 수 있다고? 그럼 어디 한번 가져와 봐.”한 걸음 한 걸음 유재윤 앞으로 다가간 서정혁은 의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온 마음에 악독한 기운뿐인 임지민은 이를 꽉 악물었다.왠지 모르게 서정혁이 아직도 강시원에게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설마 진짜로 강시원을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유재윤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줄 수는 있어. 하지만 조건이 있어, 시원이의 이혼 요구 받아들여.”서정혁은 망설이는 듯 입술을 달싹였다.“시원이가 결백하다는 거 증명해 줄 건지, 아니면 신뢰도 없는 이 결혼생활을 계속 지킬 건지, 선택해.”“선배, 이만 가자. 더 이상 쓸데없는 말, 할 필요 없어.”지금 이 순간 강시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숨이 컥컥 막혔다. 유재윤의 옷자락을 살짝 당기며 가자고 했지만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증거 줘봐.”서정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유재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유재윤의 말에 따라 선택을 한 것이다....깊은 밤, 유흥의 소음으로 가득 찬 오버라인 안은 시끄러운 소리가 고막을 찌르며 울려 퍼졌다.VVIP 룸 안에는 준수하게 생긴 남자가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내뿜으며 홀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한 손은 전화를 받고 있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크리스털 잔 입구를 잡고 여유롭게 흔들고 있었다. 뼈마디가 분명한 손은 옥처럼 하얬다.“친구야, 도와줘서 고마워.”얇은 입술로 한마디 내뱉은 뒤 술을 한 모금 마셨다.전화기 너머의 남자는 마치 억울함을 당한 새신부가 남편에게 호소하는 어조로 말했다.“사적으로 환자의 병력과 진료 기록을 조회하는 건 불법이야. 직업윤리를 위반하는 거라고! 너 때문에 내가 이런 짓까지 했으니 네가 책임져야 해!”남자가 피식 웃었다. “책임 못 져, 내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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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유산한 아이가... 내 아이였어?”이 순간 정말로 숨이 컥컥 막힌 서정혁은 목멘 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서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떻게 이럴 수가!’열이 나 정신이 살짝 흐릿했던 강시원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온몸의 피가 뇌로 흘러 들어가는 듯했지만 온몸은 뼛속까지 시렸다.‘선배가 어떻게 유전자 검사 결과를 가지고 있는 거지? 유산 당일, 태아에게 유전자 검사를 한 걸 어떻게 알았을까? 설령 알았다고 해도 환자의 병력 기록은 절대적인 비밀인데 어떻게 조회할 수 있었을까?’“아니면 누구 아이겠어?”입꼬리를 올린 유재윤은 마치 서커스에서 공연을 망친 광대를 보는 듯 코웃음을 쳤다.“시원의 남편이라면 자기 아내가 임신하고 유산했다는 걸 알았을 때 믿어 주고 곁에서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심보가 나쁜 사람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시원이 인성을 의심하고 자존심을 짓밟을 수 있어? 이건 공개처형보다 더 잔인하다고! 알아? 정말 이해가 안 돼, 다른 집 남편들은 아내가 임신하면 모두 좋아서 난리인데 이 집안사람들은 오히려 자기 자식이 아니라고 거의 확신하다시피 했어. 서 대표, 혹시 발기부전이야? 아니면 정자가 없어? 자신감이 없나 봐.”서정혁은 손가락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유전자 검사 결과를 꽉 쥐었다.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고 침을 삼켜도 씁쓸하기만 했다.“그러니까... 강시원 배 속에 있었던 아이가... 우리 서씨 가문의 핏줄이었다고?!”김설연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상황이 좋지 않음을 느낀 임지민도 최대한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다. 어떻게든 본인의 존재감을 낮추기 위해 숨는 듯한 모습은 정말이지 여우보다도 더 교활해 보였다.“시원아... 시원아, 이리 와. 내 곁으로 와.”박해순은 강시원이 말없이 그 많은 고통을 겪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젖었다.어르신의 부름에 순간 마음속으로 억울함이 솟구친 강시원은 눈에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서정혁 곁을 스쳐 지나려 할 때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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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하지만 기껏해야 시원이를 좋아하지 않는 정도일 거라고 여겼어. 적어도 서로 존중하며 지낼 거라고 생각했어. 최소한 상대방을 존중해 줄 줄은 알았어. 그런데 이제 보니 그동안 행동들이 그저 나한테 보여 주기 위한 연기였어! 정말 우리 서씨 가문에 너만 한 ‘효자’가 없겠구나!”완전히 남인 유재윤이 집에 있는데 박해순이 서정혁을 이렇게 꾸짖자 김설연은 체면이 구겨지는 듯했다.“어머니, 정혁이 언제 그렇게까지...”박해순이 큰소리로 호통쳤다.“닥쳐! 넌 말할 자격 없어!”김설연은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아마 서정 그룹 ‘황후’가 된 이래 이보다 더 부끄러웠던 날은 없었을 것이다.“정혁아, 네 속셈이 뭔지 알아. 이 기회에 시원이 버리고 네가 좋아하는 임지민 씨를 맞이하려는 거지? 그런 거면 그 생각은 최대한 접는 게 좋을 거야!”허약한 강시원의 몸을 품에 안은 채 위압적인 눈빛으로 서정혁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고개를 돌려 임지민의 예쁜 얼굴을 훑었다.“우리 서씨 가문의 안주인은 예나 지금이나 시원이야.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오직 시원이뿐이야. 임지민 씨, 무슨 일이 있어도 임지민 씨는 내 손자와 결혼 못 해. 그러니 본인 주제를 알면 정혁에게 더 이상 환상 같은 거 품지 말고 물러나, 스스로 물러나면 그나마 체면은 남길 수 있어. 하지만 만약 또 시원을 자극한다면 명성뿐만 아니라 임씨 가문도 패가망신해 명예를 잃을 거야, 그러니 스스로 잘 생각해 봐!”재벌가 딸 출신인 박해순은 욕설이나 험담은 평소에 잘 안 하지만 할 줄 모르지만 이렇게까지 말한다는 것은 임지민에게 최후통첩을 내린 것과 다름없었다.“할머니, 할머니께서 시원이 아낀다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를 유산한 건 제 책임이에요. 지민이와는 상관이 없어요.”눈빛이 어두워진 서정혁은 아주 초조해 보였다.“할머니, 화나신 거면 저한테 화를 내세요. 지민에게 화풀이하지 마시고요.”고개를 숙인 강시원은 눈빛이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서정혁은 집에서 강시원을 대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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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악!”아파서 소리를 지른 서유정은 볼이 순식간에 붉게 부었다.주위 사람들뿐만 아니라 강시원마저도 어리둥절했다.박해순이 얼마나 상냥한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집안에서 누구에게 꾸지람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강시원의 편을 들기 위해 자기 친손녀를 때렸다.“할머니... 남을 위해서 어떻게... 저를 때리실 수 있어요...”얼굴을 감싸 쥔 서유정은 눈에 당황한 기색이 가득했다.“첫째, 시원이는 남이 아니야. 시원이는 서씨 가문의 작은 사모님, 네 새언니, 그리고 나와 가장 가까운 아이야. 너는 시원이보다 한참 못해. 그러니 시원이를 뭐라고 할 자격 없어!”박해순의 엄격한 어조와 강력한 기운에 겁에 질린 서유정은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했다.“둘째, 한 대 때린 걸로 끝내는 걸 고마운 줄 알아. 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제일 엄격한 방법으로 혼냈을 테니!”더 이상 자리에 있을 수 없었던 서유정은 얼굴을 감싸 쥐고 울면서 뛰쳐나갔다. 송현태는 마음속으로 불만이 가득했지만 일단은 달래주기 위해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김설연 또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어머니! 유정이는 어머니 친손녀예요. 어머니가 키운 아이인데 어떻게...”하지만 박해순은 그 말에 한 치도 물러나지 않은 채 끝까지 강시원 편을 들었다.“나는 시비 도리가 있는 사람을 돕지, 내 손녀고 핏줄이고 해서 시비 도리가 없는 사람을 돕지 않아. 내가 사리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면 근호처럼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아들을 키워낼 수도 없었겠지!”서정혁의 아버지 서근호는 5년 전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서씨 가문이 몇십억을 들여가며 전력을 다해서 회장의 목숨을 구했지만 지금은 5년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깨어날 기미조차 없었다.아버지를 언급하자 서정혁은 칼이 심장을 쿡쿡 찌르는 듯 가슴속에서 고통이 밀려왔다.“시원이가 왜 이렇게 했는지, 나는 너무 잘 알 것 같아.”강시원의 야윈 손을 잡아 꽉 움켜쥔 박해순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시원이가 도훈이를 임신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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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시선을 아래로 내린 강시원은 덤덤한 눈빛으로 흘끗 본 뒤 조용히 자리를 떴다.아래층에서는 임지민이 남자에게 울며 호소하고 있었다.“오빠... 내가 대체 뭘 잘못한 거야? 할머니께서... 어떻게 그런 식으로 내게 얘기할 수 있어?”“울지 마, 할머니가 너무 화나서 너에게 화풀이를 한 거야. 어르신이라 생각이 짧을 때도 있으니 너무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서정혁의 가슴에 기대어 울고 싶었지만 남자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밀며 스킨십을 피했다.“그리고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까 봐 그래? 다른 사람이 두세 마디로 너에 대해 단정하는 거 굳이 신경 쓸 필요 없어.”자신을 신뢰하는 말을 들으면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웃던 임지민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웃을 수 없었다.서정혁이 자기 품에 기대지 못하게 하자 잠시 얼어붙었던 임지민은 젖어 있던 눈에 원한 가득한 어두운 감정이 용솟음쳤다.예전에 서정혁은 절대 이러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 때로 애매한 스킨십이 있었지만 서정혁은 한 번도 거부하지 않았다.‘그런데 조금 전 왜 예전과 같지 않은 느낌이 드는 걸까? 내가 생각이 너무 많은 걸까?’“정혁 오빠, 언니 일... 어떻게 생각해?”임지민이 훌쩍이며 묻자 서정혁은 눈을 아래로 내리깔며 말했다.“이번에는 시원이가 확실히 억울한 것 같아. 가서 위로해 주면 돼.”고개를 살짝 든 임지민은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오빠, 언니와... 이혼할 거야?”“아니.”서정혁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서씨 가문의 남자들은 대대로 부부 사이의 관계가 아주 좋아. 처음부터 끝까지 늘 서로 사랑했기에 여태껏 이혼한 사람은 한 명도 없어. 나도 예외가 되고 싶지 않고. 게다가 앞서 회사 임원이 성매매 사건에 연루된 일로 Nora가 우리와 계약을 해지한 사건도 아직 잠잠해지지 않았어. 만약 이런 상황에 이혼한다는 얘기가 나돌면 주가가 떨어질 거야.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회사 이익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그러니까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잖아!’“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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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그런데 선배 얼굴 상처, 아직도 아파?”강시원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안 아파, 네가 겪은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먹먹히 전해지는 아픔에 유재윤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천 대, 만 대 맞더라도 네가 다치는 건 못 볼 것 같아.”어릴 때부터 유재윤을 알고 지낸 강시원은 그를 친오빠처럼 따랐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했을 뿐 그 외의 감정은 없었기에 가볍게 한마디 했다.“선배, 나에게 잘해준 거 늘 기억하고 있어. 고마워...”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가슴이 철렁한 강시원은 서둘러 전화를 끊고 침대에서 일어났다.하지만 몸을 완전히 펴기도 전에 어느새 성큼성큼 다가온 서정혁은 무거운 숨을 내쉬더니 시선을 살짝 내려 하얀 옥 같은 강시원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정장 재킷을 입지 않은 채 빳빳한 흰색 셔츠에 회색 슬림 조끼만 입고 있었다. 검은색 소매 띠를 찬 팔 근육은 성숙한 남성미가 흘러넘쳤다.급히 일어난 강시원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실크 잠옷의 허리끈이 풀려 느슨해졌다. 하얀 그녀의 어깨에 걸쳤던 부드럽고도 매끄러운 실크 천이 미끄러져 내려오자 쇄골이 그대로 드러나며 매혹적인 기운을 풍겼다. 그리고 가슴도 은은하게 비쳤다. 많은 남자들이 야동을 볼 때 모자이크 처리된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상상을 자극하는 노출이 오히려 더 충동을 일으키기 쉬운 법이었다.그 모습에 눈빛이 어두워진 서정혁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강시원의 몸을 서정혁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너무나도 익은 그녀의 몸... 그러다가 갑자기 신혼 첫날밤, 그들은 첫 경험이 떠올랐다.한 명은 서툴러서 종아리에 쥐가 났고 한 명은 아무 말 없이 열심히 매달릴 뿐이었다.강시원은 너무 부끄러워 불을 끄고 하자고 애원했다.어둠 속 서정혁은 눈앞에 드러난 여자의 아름답고도 우아하며 라인이 살아 숨 쉬는 윤곽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첫날 밤에는 손으로 만지는 것도 너무 부끄러워 제대로 만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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