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향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제 남편에게 살길을 열어주실 건가요?”강솔은 답을 내놓았다. “시간을 되돌려서, 제가 제 외할아버지 댁을 떠날 때, 남편분이 저한테 그런 일을 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게 가능하면 저도 살길을 생각해 볼게요.”오주향의 눈에 남아 있던 기대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홍일은 오주향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응접실은 곧 조용해졌다.강솔은 그대로 앉아 관자놀이를 눌렀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답답했다.최근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져서, 정작 중요한 무언가를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오주향을 배웅하고 돌아온 홍일이 물었다. “안내데스크에 앞으로 예약 없는 방문객은 들이지 말라고 할까요? 여씨 집안 사람들이 매일 찾아오면 곤란하지 않습니까.”강솔은 고개를 저었다. “됐어. 그 사람들도 그렇게 한가하진 않아.”여씨 집안도 H시에서 손꼽히는 재력가 집안이었다.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매일 회사에 찾아와 매달리지는 못할 것이다.방문객은 규정대로 등록만 받으면 충분했다.다행히 그날 남은 시간에는 더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퇴근을 앞두고 제품기획 담당자가 이후 업무 일정을 보고했다. “업무는 각 팀장에게 세부적으로 나눠 배정했습니다. 이번 달 안에 기본 모듈까지 완성할 수 있습니다. 계획표 확인 부탁드립니다.”강솔은 계획표를 꼼꼼히 살폈다.시스템별 세부 모듈이 명확히 나뉘어 있었고, 팀 간 연결 업무도 자세히 정리돼 있었다.강솔은 계획표를 돌려줬다. “이대로 진행해 주세요. 당분간 제가 회사에 자주 못 올 수도 있으니,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세요.”제품기획 담당자는 곧바로 알겠다고 답했다.업무 이야기를 마친 강솔은 퇴근했다.의강소프트웨어는 어머니의 지분을 되찾기 위한 평가 과제였다. 강솔이 진짜 준비해야 하는 건 JX그룹과 지분을 되찾은 뒤, 그 기업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관한 일이었다.최근 강솔은 JX그룹의 규모와 핵심 인물 자료를 거의 외울 정도로 익혔다. 계열 사업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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