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Bab 331 - Bab 340

491 Bab

제331화

나 선생님은 이번 입원의 주치의였기에 허아연의 상태는 늘 주현우와 상의했다.주현우 몸에서 소독약 냄새가 나서 물어본 것이었다.나 선생님이 연락해서 병원에 다녀온 건 아닌지 궁금했다.허아연의 물음에 주현우가 양복 재킷을 벗으며 말했다."어제 나 선생님과 통화했어. 네 경과 얘기했더니 다음 주에 재검진하러 오라고 하셨어.""네." 허아연이 외투를 받아 들며 부드럽게 말했다."소독약 냄새가 나서 나 선생님이 병원으로 부른 줄 알았어요."허아연의 말에 주현우는 잠시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아니야, 오늘은 나 선생님 연락 없었어. 친구가 입원해서 돌아오기 전에 잠깐 들른 거야."허아연이 주현우가 벗어둔 옷을 받아 들며 웃었다."알겠어요. 얼른 씻고 와요. 씻고 일찍 쉬어요."그러고는 물었다."유미 이모한테 야식 준비해달라고 할까요?"주현우가 몸을 기울여 허아연의 볼에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말했다."먹었어. 준비 안 해도 돼."허아연은 옷을 든 채 고개를 끄덕이고는 씻으러 화장실로 가는 주현우를 지켜보았다.화장실 문이 닫히자 허아연은 천천히 걸어가 내일 유미 이모가 빨래하기 편하도록 옷을 걸어두었다.그리고 침실로 돌아와 휴대폰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았다.며칠째 회사에 출근하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서서히 업무에 복귀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팔로업하고 있었다.휴대폰을 들어 sns 피드를 확인하는데 오지은의 새 글이 보였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오지은이 병실에서 찍은 사진을 올린 걸 본 허아연은 방금 주현우와 나눈 얘기가 떠올랐다. 친구가 입원해서 잠깐 들렀다고 했다. 설마 그 친구가 오지은이었던 걸까?오지은의 게시물을 한참 지켜보던 허아연은 바로 단정짓지 않고 sns를 닫은 뒤 지일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일우 선배, 뭐 좀 알아봐줄 수 있어요?"전화기 너머에서 지일우가 시원하게 답했다."그럼요, 얘기해요." 허아연은 궁금한 걸 지일우에게 얘기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지일우가 바로 자료를 보내왔다.오지은이 입원한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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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씻고 나온 주현우는 책상 앞에서 야근하는 허아연을 발견하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다가갔다."몸도 다 낫지 않았는데 일은 잠깐 내려놔, 그렇게 무리 안 해도 되잖아."허아연이 고개를 들어 주현우를 보고는 부드럽게 말했다."알아요. 조금만 더 하면 끝나요."주현우는 한없이 다정한 눈길로 일에 몰두한 허아연을 내려다보았다.잠시 후 일을 다 마친 허아연이 몸을 좀 풀고 침대로 돌아와 앉자 주현우도 침대에 올라왔다. 다리를 포개고 앉아 허아연의 다리를 주물러주며 이야기를 나눴다.허아연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오지은이 아프냐는 얘기도, 오지은을 보러 갔었는지도 묻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주현우를 바라보며 대체 얼마나 많은 비밀이 더 있을까, 어떻게 이토록 태연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들었다. 허아연이 뚫어지게 쳐다보자 주현우가 물었다."나한테 할 말 있어?"허아연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그리고 예의 차려 덧붙였다."그동안 돌봐주느라 고생했어요."허아연의 말이 끝나자 주현우는 다리를 주무르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아연아, 우리 부부잖아. 앞으로 나한테 예의 차릴 필요 없어.""네." 허아연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을 본 주현우는 허아연 옆으로 다가앉아 얼굴을 어루만졌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허아연이 가볍게 웃으며 이내 시선을 피했다.하지만 주현우는 그냥 넘어가지 않고 허아연의 턱을 들어 마주 보게 했다.허아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주현우가 웃으며 말했다."왜? 나 보기가 민망해?""아니에요, 그럴 리가요."허아연의 말이 끝나자 주현우가 앞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곧바로 입을 맞췄다.허아연은 저도 모르게 뒤로 피했고 등이 침대 헤드에 닿아버렸다. 두 손으로는 주현우의 가슴을 밀어내며 입맞춤을 피하려 했다.이런 거부감은 예전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허아연이 거부하자 주현우는 오히려 두 손을 붙잡아 머리 양옆으로 눌러버렸다.주현우는 허아연의 거부를 허락하지 않은 채 입술에 이어 볼과 귀, 목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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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허아연은 주현우 품에 안긴 채 미동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난 다 좋아요.""그럼 나중에 많이 낳자."허아연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충 고개만 끄덕였다.그 뒤로 며칠간 주현우는 제법 얌전하게 출퇴근 시간을 지키며 칼같이 퇴근했고 오지은 병문안도 더는 가지 않았다.정말로 오지은과 관계를 깨끗이 정리한 것처럼 보였다.허아연의 몸도 점점 회복되고 있었지만 팔다리는 여전히 힘이 없었다. 집과 병원에만 있느라 너무 오랫동안 외출하지 않았다며 주현우는 오후에 일찍 돌아올 테니 영화보러 가자고 했다.바람 쐴 생각에 허아연은 꽤 들떴다.저녁 무렵 일을 마친 허아연은 준비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했다. 다만 오후 내내 꼼짝 않고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난간을 붙잡고 내려가던 중,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그대로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거실에 있던 정아 이모는 허아연이 굴러떨어지는 소리를 듣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달려왔다."아가씨, 아가씨."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몸을 뒤집어 바닥에서 일어난 허아연은 무릎과 손목을 문지르며 말했다."정아 이모, 괜찮아요."정아 이모가 옆에 쪼그려 앉아 허아연을 잡고 살피며 말했다."계단에서 굴러떨어졌는데 어떻게 괜찮아요."허아연이 다독이듯 말했다."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에요." 높지 않은 곳에서 굴렀다고 해도 무릎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팔과 손목도, 허벅지와 종아리도 부딪혀 멍이 잔뜩 들어 있었다.……그 시각, 아직 퇴근 전인 주현우는 회사에 있었다.퇴근 준비를 하던 중, 오지은의 아버지 오중근이 찾아온 것이다.그 탓에 문 앞까지 갔던 주현우는 다시 사무실 안으로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허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십 분쯤 늦게 들어갈게.]허아연도 바로 답장을 보냈다.[알겠어요.]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건 말하지 않았다.그 시각, 사무실 책상 앞에 선 오중근이 난감한 얼굴로 서류 한 부를 주현우에게 건넸다."현우야, 프로젝트팀에서 오성 그룹 입찰을 통과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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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계약서를 꼼꼼히 훑어보니 확실히 조건은 합리적이었다.두 회사가 협력해 온 동안 오성 그룹은 늘 성실했고 여태 잔꾀를 부리거나 주현우 앞에서 수작을 부린 적이 없었다.오중근이 계약서까지 다 준비해 온 데다 오성이 협력할 자격도 충분하고 입찰서도 협력 범위 안에 들어 있었기에 주현우는 다른 말 없이 책상 위 펜을 들어 갑 측 란에 본인 이름을 사인했다.서명을 마친 주현우가 계약서를 오중근에게 건네며 말했다."먼저 법무팀에 검토 맡겨요. 문제없으면 법무팀에서 도장 찍을 거예요."오중근이 다급히 말했다."그래. 고마워, 현우야. 프로젝트 협력은 걱정하지 마. 오성이 확실하게 할게."오중근의 인사 치레에도 주현우는 별다른 대꾸 없이 문 앞까지 배웅한 뒤 짐을 챙겨 퇴근했다.돌아가는 길, 주현우는 오성의 입찰서를 보면 확실히 협력할 자격이 있기에 공정하게 처리한 것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주현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액셀을 밟아 속도를 높였다.……삼십 분 뒤, 차를 세우고 집에 들어서자 유미 이모가 다급히 다가와 알렸다."도련님, 아가씨가 방금 넘어져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어요."그 말에 주현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집에 사람이 몇인데 대체 어떻게 돌본 거예요?"말을 마친 주현우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주현우가 방문을 열자 정아 이모가 허아연에게 약을 발라주고 있었다.주현우가 돌아온 걸 본 정아 이모가 인사했다."도련님, 오셨어요."말하며 손에 든 약병을 내려놓았다."그럼 도련님이 아가씨 약 좀 발라주세요. 저는 먼저 내려갈게요.""네." 주현우가 조용히 대답하자 정아 이모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앞으로 다가간 주현우가 옆에 있던 의자를 당겨 앉더니 허아연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어쩌다 넘어진 거야?"허아연은 무릎에 약을 바르고 문지르며 걱정하는 주현우에게 말했다."다리에 힘이 좀 풀린 거예요, 괜찮아요. 멍이 좀 들었을 뿐 심한 거 아니에요."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허아연을 본 주현우는 팔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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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주현우 미친 거 아니야? 아연이가 이렇게 아픈데도 기회까지 주면서 함께 아레아 베이로 돌아갔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오씨 집안과 엮이려 하고 오성 그룹과 협력까지 하다니!''프로젝트팀까지 건너뛰고 바로 오성 그룹 계약서에 사인을 해?!' 주현우는 정말 끝도 없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었다. 주민경은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도 화가 치밀어서 좀처럼 미간이 펴지지 않았다.잠시 후 차가 별장 마당에 멈추자 주민경은 감정을 추스르고 웃는 얼굴로 집 안에 들어섰다."아연아, 나 왔어."주민경의 목소리에 허아연이 웃으며 말했다."너 오면 밥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얼른 와서 먹어.""냄새 진짜 좋다. 밖에서부터 맛있는 냄새가 나던데 오늘은 정아 이모가 한 거지? 나 완전 배고팠어."주민경이 신난 얼굴로 말하면서 식당으로 향했다.아무리 애써 연기해도 주민경의 연기력은 수준급이 아니었다. 특히 주현우를 볼 때마다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본 허아연이 주민경에게 국을 떠주며 물었다."민경아, 왜 그래? 왜 기분이 안 좋아 보여?"허아연이 떠준 국을 받아 든 주민경이 웃으며 말했다."아니야, 기분 안 좋은 거 없어. 너 보러 와서 얼마나 신났는데." 말을 마치고 주현우를 보는 순간, 매섭게 흘겨보며 제발 좀 적당히 괴롭히고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의 눈빛을 날렸다. 주현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주민경의 눈빛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물론 주민경도 오성 그룹에 관한 일은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허아연이 알면 속상해할까 봐 걱정되었다. 부엌에서 과일을 씻는 틈을 타 주현우가 허아연에게 약을 달여주는 모습을 보고 차갑게 경고했다."현우 오빠, 적당히 좀 해. 선 넘지 말고." 주현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주민경이 이어 말했다."계속 이렇게 오씨 집안과 맺고 끊지 못하고 오지은과 애매한 관계 유지하면 아연이도 더는 기회 안 줄 거야. 오빠는 이혼 당해도 할 말 없어." 주민경의 경고에 주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정상적인 업무였을 뿐이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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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허아연은 장도원이 보낸 메시지를 보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저녁 때 오성 그룹의 계약서에 사인했다고?아마 주현우가 조금 늦게 들어간다고 메시지를 보냈을 때, 허아연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던 시간일 것이다. 그제야 허아연은 주민경이 계속 주현우를 못마땅한 얼굴로 쏘아보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오성 그룹 때문이었구나.태연한 얼굴로 휴대폰을 보던 허아연이 갑자기 말이 없어지자 주민경이 물었다."아연아, 왜 그래?"주민경의 물음에 허아연은 번뜩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웃었다."동료가 보낸 메시지야."주민경과 계속 얘기를 나누면서도 허아연은 입찰 얘기는 묻지 않았다.주민경도 허아연이 속상해할까 봐 말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허아연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던 주민경은 왠지 허아연이 이미 눈치채서 다 알면서도 말을 하지 않는 것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오예은이 주현우를 구했던 일과 주현우와 오예은의 연애사까지, 허아연이 입원해 있는 동안 주민경도 엄마한테 이미 다 들은 뒤였다.은혜를 따지자면 주현우가 그동안 오씨 가문을 챙겨준 것만으로 이미 다 갚은 셈이었다. 게다가 그때 조수석에 누가 앉아 있었어도 목숨 걸고 주현우를 구했을 것이다.주현우가 더 어릴 때도 구조된 적이 있었지만 은인이라고 잊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은 없었다.심지어 그때 일이나 은인을 다시 언급한 적도 없었다. 때문에 주현우가 그리워하는 건 사랑이지 고마움이 아니었다.결국은 오지은을 오예은의 대체품으로 여기는 거였다. 어차피 쌍둥이라 얼굴도 많이 닮았으니까.다만 이런 얘기들을 하면 또 허아연 기분이 상할까 봐 주민경도 감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게다가 오지은도 뻔뻔하게 병원에 입원해서는 우울증이 있다고 우겨대고 있었다.정말 낯짝이 두껍기도 하지.웃는 얼굴로 허아연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주민경은 머릿속에 온통 딴생각뿐이었다.열 시가 넘어 주민경이 아레아 베이를 떠나자 허아연도 씻고 자리에 누웠다.프로젝트 얘기도, 주현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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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그러니까 아연아, 우리 화해하자. 너도 현우 난처하게 하지 말고 나도 좀 받아들여줘. 우리 셋 다 편하게 지내자."겪어본 적이 없고 마음의 준비도 안 돼 있었다면 오지은의 당당한 말에 또 화가 나서 우울증이 다시 도졌을지도 몰랐다.테이블 맞은 편에서 오지은을 꼼짝 않고 바라보던 허아연이 차분하게 말했다."오지은 씨, 나를 몇 번씩 찾아온 사람이 누구예요? 도대체 누가 누굴 못 받아들인다는 거예요?"허아연의 말에 오지은이 진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연아, 다른 뜻은 없어. 그냥 너한테 인정받고 싶었을 뿐이야."허아연의 인정을 받고 싶다고?허아연은 레모네이드를 내려놓고 오지은을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오지은 씨, 그럼 이렇게 해요. 주현우 씨가 당신과 바람피웠다는 증거를 나한테 주면 내가 당신 주씨 집안 안주인 자리에 앉혀줄게요."오지은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허아연이 자신을 주씨 집안 안주인 자리에 앉혀주겠다는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지?놀라서 말문이 막힌 채 좀처럼 입을 열지 못하는 오지은을 태연하게 바라보던 허아연은 휴대폰과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허아연이 카페 문을 나서는 걸 본 오지은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서둘러 뒤쫓아갔다.그때 허아연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일도 없는 듯 휴대폰 녹음을 껐다.허아연이 사무실 건물 앞에 다다랐을 때 오지은이 쫓아와 팔을 잡으며 물었다."아연아, 방금 한 말 진심이야, 아니면 장난친 거야?"허아연이 돌아서며 또박또박 말했다."오지은 씨, 알고 있겠지만 나랑 주현우 씨 사이에서 내려놓지 못한 사람은 단 한 번도 내가 아니었어요."허아연의 단호한 눈빛에 오지은은 마음이 흔들렸다.사실 오지은이 매번 찾아온 이유는 허아연을 자극해서 두 사람의 이혼을 가속화하려는 것이었다. 오지은의 목표는 항상 명확했다. 떳떳하게 주씨 집안 둘째 며느리라는 신분을 얻기를 원했다. 허아연의 팔을 놓은 오지은이 말했다."알았어, 내가 확실한 증거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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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사무실로 돌아온 허아연은 저녁 9시까지 정신없이 바삐 보낸 끝에 겨우 실험 자료 정리를 끝낼 수 있었다. 일어나서 몸을 좀 풀고 다리를 주무른 뒤 휴대폰을 들자 주현우의 전화 여러 통과 메시지도 여러 개가 도착해 있었다. 마지막 두 개의 메시지는 스타라이트 건물 아래에서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후! 허아연은 결국 올 게 왔다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퇴근을 더 미루지 않고 짐을 챙겨 컴퓨터를 끄고 퇴근했다.아래층에 도착하자 아니나 다를까 주현우가 차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허아연이 내려오는 걸 본 주현우는 손에 든 담배를 비벼 끄고 다가왔다.그리고 손을 올려 허아연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며 말했다."이제 막 몸 회복했는데 너무 무리하지 마."허아연이 가볍게 웃었다."걱정 마요, 알아서 잘 챙길 수 있어요."그때 주현우가 조수석 문을 열어 허아연을 차에 타게 했다. 허아연도 사양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주현우가 오늘은 어떤 해명을 할지, 또 무슨 말을 할지 지켜보고 싶었다.지금 허아연은 자신을 주현우의 삶에서 완전히 분리시킨 상태였다.더는 주현우 때문에 감정기복이 생기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출발했고 주현우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허아연을 흘깃 쳐다봤다.전혀 찔리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오지은을 병원에 데려다준 뒤에야 조금 전 허아연을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차가 얼마간 달린 뒤, 주현우가 불쑥 입을 열었다."오지은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었어."그 말을 하고 나니 갑자기 말을 잇기가 어려웠다.주현우가 갑자기 말을 멈추자 허아연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해해요."주현우가 허아연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허아연, 나랑 오지은은 그런 사이가 아니야. 아까는 사람 구하는 게 급했던 거고 오지은한테 그런 감정 없어."주현우의 해명에 허아연은 여전히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알아요, 이해해요."그 순간, 허아연이 갑자기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주현우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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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곧이어 휴대폰에서 오지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아연아,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둘 다 예은이는 못 이겨. 못 믿겠지만 이번에 내가 아팠을 때도 현우는 병문안을 왔어.""그리고 오성 그룹 입찰 건도……"들을 수록 주현우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그제야 주현우는 전에 허아연이 숨긴 게 있는지 물었던 일이 번뜩 떠올랐다.허아연은 이미 주현우와 오예은의 과거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녹음 파일 재생을 마치자 허아연은 천천히 휴대폰을 넣고 주현우를 보며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오예은 씨인 거 알아요, 오지은이 아니……"허아연이 말을 꺼내자마자 주현우가 말을 끊고 물었다."오지은이 언제 그런 얘기를 했어?""입원해 있을 때, 처음 1층에 내려갔을 때요.""그러니까 나 주현우 씨랑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아요. 그냥 조용히 이혼만 하고 싶을 뿐이에요. 어차피 당신이 오씨 집안이나 오지은과 평생 엮일 거잖아요. 나는 그런 부담까지 짊어지고 싶지 않아요. 남은 인생을 결혼 생활과 다른 가정에 묶어두고 싶지 않아요. 내 삶을 살고 싶어요.""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요.""솔직히 인정할게요. 기회를 한 번 주겠다고 한 것도 당신이 실수하기를 기다린 거였어요. 당신이 미련 없이 이혼하게 하고 싶었거든요.""지금이면 마지막 기회도 충분히 무르익은 것 같아요. 우리 이제 완전히 끝낼 수 있겠네요."이성적인 허아연의 말에 주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허아연, 이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 둘 다 똑같아."똑같다고?허아연은 그저 웃음이 났다.그래, 똑같지!주현우도 허아연의 일기장을 훔쳐보고서 마음에 다른 사람을 담아두고 있다고 여겼으니까.허아연은 더는 주현우와 다투지 않고 묻기만 했다. "주현우 씨, 그럼 하나만 물을게요. 이혼 할 수는 있어요?""오늘 너 감정이 불안정하니까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주현우의 말에 허아연은 아무 말 없이 차창 밖만 바라보며 입을 닫았다.그 모습에 주현우도 지쳐서 화조차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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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주현우가 돌아서자 허아연은 이미 두 손으로 침대를 짚고 일어나 앉아 있었다.주현우는 옷을 다 갈아입고 있었다. 허아연이 깨어난 걸 본 주현우는 말없이 다가가 얼굴을 어루만지고 허리를 숙여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고는 나직이 말했다."잠깐 나갔다 올게. 금방 올 테니까 먼저 자."주현우의 다정한 행동에도 허아연은 무덤덤하게 얼굴에서 손을 떼어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나간다면 십중팔구 오지은과 관련된 일이겠지. 허아연은 뭐 하러 가는지 묻는 대신 담담하게 물었다."꼭 가야 해요?"주현우가 허아연의 손을 잡고 가볍게 주물러주었다. "금방 돌아올게. 먼저 자."확고한 주현우의 눈빛을 본 허아연은 더 말하지 않았다.그 모습에 주현우는 몸을 기울여 허아연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침실을 나섰다.아무 말 없이 멀어지는 주현우의 뒷모습을 돌아보던 허아연은 한참 동안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이윽고 차 시동 걸리는 소리에 이어 대문이 열리는 소리도 들렸다.여전히 꼼짝 않고 침대에 앉아 있던 허아연이 마침내 가볍게 웃었다.결국 허아연이 내기에서 이긴 셈이었다.……그렇게 나간 주현우는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바로 출장을 떠났고 가기 전에 허아연에게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허아연은 오후에야 메시지를 봤지만 답장하지 않았다.그리고 예전에 주현우가 그랬던 것처럼 연락처를 차단하고 삭제했다. 내친김에 다른 연락 방식도 전부 차단하고 지워버렸다. 화가 나서가 아니라 실망감이 극에 달했을 뿐이었다.허아연이 그렇게까지 이혼을 고집하는데도 주현우가 그날 밤 나가버릴 줄은 몰랐다.부부의 정은 말할 것도 없고 결혼 전 쌓았던 우정마저 이미 다 사라진 지 오래였다.일주일 뒤, 주현우가 출장에서 돌아왔다.바로 아레아 베이로 돌아가지 않고 전서진을 불러 술을 마셨다.바에서 두 사람은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주현우는 술잔을 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허아연이 연락처를 차단하고 지워버렸다는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다른 연락처도 마찬가지로 다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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