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우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실험실 밖에서 오래도록 지켜보았다.새벽 3시가 넘었을 무렵, 허아연이 두툼한 자료 더미를 작업대에 탁 내려놓으며 숨을 길게 내쉬고 말했다."원인 찾았어요. 코드 오류가 하나 있었어요." 허아연은 바로 다른 엔지니어들을 불러 모으며 말했다."여기서부터 다시 계산하고 앞으로는 이 로직대로 계산하면 문제없을 거예요."허아연이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앞으로의 방향까지 알려주자 경주 그룹 엔지니어들은 그제야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깨닫고 무릎을 쳤다."안 선생님, 정말 대단하시네요.""안 선생님, 정말 대단하세요. 이렇게 오랫동안 문제를 봐주시고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엔지니어들의 감사 인사에 허아연은 그제야 작업대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럼 작업 이어서 하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안 선생님, 고생 많으셨어요.""안 선생님, 고생 많으셨어요."비록 엔지니어들이 허아연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하나같이 "안 선생님"이라고 존중해 주었다.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하고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며 주현우가 들어왔다.오후부터 지금까지, 허아연이 야근한 시간만큼 주현우도 밖에서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주현우를 본 순간 허아연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버렸다. 허아연이 멈춰서자 주현우가 천천히 다가와 부드럽게 말했다."고생 많으셨어요, 안 선생님."주현우의 인사에 허아연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 주 대표님."말하며 돌아서서 진 부장을 찾았지만 이미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주현우가 다시 예의 바르게 말했다."벌써 새벽 3시가 넘었어요, 제가 호텔까지 모셔다드릴게요.""괜찮아요, 기사님이나 오빠한테 데리러 오라고 할게요."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니 배터리가 이미 다 나가 있었다.휴대폰을 보던 허아연의 표정이 약간 굳어지자 주현우가 말했다."그냥 호텔까지만 모셔다드릴게요. 게다가 경주 그룹 일을 도와주느라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셨는데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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