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경의 확신에 차분하던 주현우의 마음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감히 더 방해할 수 없었다.2년 전 허아연을 떠나보낸 주현우는 누구보다도 안시연을 방해하는 게 두려웠다.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싶었지만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2년 전의 비극이 또 다시 반복된다면 살아갈 의미조차 없을 것 같았다. 오전 11시가 넘어 차가 연구소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보안 검사를 거치고 단지에 들어선 뒤로 주민경의 시선은 허아연에게 고정된 채 1초도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오늘 이곳에 온 건 오로지 허아연 때문이었다.허아연도 이미 진작부터 주민경의 시선을 알고 있었다. 사실 오전에 회의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느끼고 있었다.다시 교진시로 돌아오면서 만나기 가장 두렵고 긴장되었던 상대가 바로 주민경이었다. 다행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둔 덕에 침착함을 유지하며 빈틈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었다.허아연은 일행을 따라 연구소로 들어가 지일우와 한민규의 설명을 들으며 안서준 옆에서 걷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새 옆에 다가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주민경을 무심코 발견하고 말았다. 깜짝 놀란 허아연은 순간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물었다."주민경 씨, 왜 그래요?"주민경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아니요, 그냥 친구 하고 싶어서요."주민경의 말이 끝나자 주현우가 정색하며 말했다."민경아, 이리 와."주민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허아연을 보며 말했다."안시연 씨, 우리 연락처 교환할 수 있을까요?"허아연이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나중에 드려도 될까요? 지금은 다들 견학하는 데 방해될 것 같아서요.""네, 네, 그럼요."연신 알겠다며 답을 하고 나서야 주민경은 주현우 곁으로 돌아갔다.뒤에서 몰래 조사하는 주현우와 달리 주민경은 거침없는 직진형이었다.잠시 뒤, 허아연이 예전에 맡았던 가정용 로봇 프로젝트 견학까지 마치고 잠시 쉬는 사이 주민경은 결국 허아연의 연락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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