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입구.두 손으로 가방을 든 허아연이 고개를 들어 권승준을 보며 말했다."비서실장님, 오늘 감사했어요.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허아연의 인사에 권승준이 웃으며 말했다."안 선생님, 그렇게까지 예의 차리실 필요 없어요.""참, 저 내일부터 이틀간 지방 출장이 있으니 주말에 돌아오면 같이 식사해요."모든 일을 빈틈없이 챙기고 계획적인 권승준의 말에 허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비서실장님."허아연은 호텔 입구에서 잠시 더 얘기를 나누다가 호텔로 들어갔다.권승준은 호텔 입구에 서서 허아연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던 허아연은 사실 일찍부터 옆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마이바흐를 눈치채고 있었다. 원래도 눈에 띄는 차인 데다 구석진 곳에 있는 게 더 시선을 끌었다.하지만 눈길이나 관심 한 번 주지 않았다.방금 권승준과 나눈 대화도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었다.권승준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평소 특별히 연락하지 않아도 걱정할 게 없었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허아연은 버튼을 누르고 안으로 들어갔다.주현우가 미련을 갖게 하거나 다시 엮일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주현우와의 인연은 2년 전에 이미 깨끗이 정리되었다. 그때 분명 기회를 충분히 줬었다.오랜만에 지난 일을 떠올린 허아연은 문득 2년 전 그날 밤, 꼭 가야 하냐고 물었던 자신과 그런 자신을 뒤로한 채 떠났던 주현우가 생각났다.곧 돌아오겠다던 주현우는 화재가 날 때까지도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허아연은 담담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허아연으로 살고 싶지도, 주현우와 어떤 식으로든 엮이고 싶지도 않았다.주현우에게 남았던 정도, 과거의 고마움도 이미 다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같은 시각, 호텔 입구.허아연이 호텔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다 돌아선 권승준은 본능적으로 주현우한테 눈길을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주현우의 차를 사실 진작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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