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Bab 81 - Bab 90

100 Bab

제81화

주현우 일에 관련하여 허아연은 이미 면역이 생긴 상태였다.주현우만 서류 접수하러 가겠다고 하면 다른 건 문제도 아니었다.허아연의 담담한 모습을 본 주민경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오늘 숨긴다고 해도 내일 허아연이 다른 곳에서 알게 될 거라 생각한 주민경이 입을 열었다."우리 오빠 또 실시간 검색어 떴어, 오지은이랑."주민경의 말에 허아연은 속눈썹만 파르르 떨렸을 뿐 다른 큰 반응은 없었다.허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했다.주현우와 오지은의 이슈가 인기 검색어 상단을 차지하고 있었다.#주현우와 오지은 야간 데이트##주현우와 오지은 밀회##주현우의 새 애인, 오성 그룹 오지은#지난번 호텔 사건 이후 묻혔던 주현우와 오지은이 얼마나 지났다고 또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것이다.결국 두 사람이 증거를 잡힌 모양이었다.아무 검색어나 눌러보자 몰래 찍은 사진 몇 장이 눈에 들어왔다.거리도 멀고 밤에 찍은 사진이라 화질은 좋지 않았지만 허아연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서로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은 분명 주현우와 오지은이었다.친밀한 사진 외에도 파파라치는 주현우가 오지은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찍었다.그곳은 분명 오지은의 별장이라는 걸 허아연도 알고 있었다.허아연은 담담하게 실시간 검색어 기사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검색창을 나올 때에야 주민경에게 말했다."괜찮아, 너무 익숙해. 지극히 정상이야."지난 몇 년 동안 못 본 것이 없을 정도였다. 허아연의 태연한 모습에 주민경이 말했다."아연아, 우리 오빠 좋아하지 마. 그럴 가치 없어."허아연이 웃으며 말했다."응, 이제 안 좋아해."……그와 동시에 어느 비즈니스 호텔 회의실.어느새 밤 열 시가 다 되었지만 회의실에는 여전히 일곱여덟 명이 앉아 회의 중이었다.주현우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나이가 사오십대였다.나른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회의 자료를 넘기며 다른 사람의 보고를 듣는 주현우는 여전히 정신이 또렷했다.하지만 주현우의 왼쪽에는 이미 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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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하지만 휴대폰을 켜보니 문자도 없고 메시지도 없었다.허아연은 주현우에게 문자도, 전화도 하지 않았다.감시도 하지 않았다.앞으로도 감시하지 않을 것이다.결혼 초반에는 가끔 주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돌아와서 밥 먹을 거냐고 물었지만 그때마다 주현우의 태도는 너무나도 차가웠다.주현우가 귀찮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 후로는 허아연도 전화하지 않았다.휴대폰을 탁하고 책상 위로 던졌다.다른 사람들도 통화를 마치고 아내에게 행선지 보고를 끝냈다.다들 휴대폰을 내려놓고 주현우를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안사람이 철이 없어서 대표님께 웃음거리가 됐네요.""그러게 말입니다. 집에 있는 여자들이 뭘 알겠습니까? 일이 낮에만 있는 게 아니라 밤에도 해야 하는데 말이죠. 돈 벌기 어디 그렇게 쉽습니까?""그렇죠. 역시 부대표님이 다정하고 배려심이 넘치네요. 밤새도록 전화 한 통 없으시잖아요.""그럼요. 두 분은 부부 사이가 좋으시니까 믿음이 강한 거죠.""정말 대표님이 부럽습니다. 이렇게 현명하고 다정한 아내를 만나시다니요."앞의 몇 마디 불평은 주현우도 대꾸할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뒤에 이어진 말에 주현우의 안색이 확연히 어두워졌다. 주현우는 차라리 허아연이 전화를 걸어 감시하거나 투정이라도 부려주기를 바랐다.하지만 주현우가 무엇을 하든 허아연은 관심도 없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사람들의 부러움을 산 주현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말했다."그럼 철드신 분으로 사모님 바꾸셔야겠네요."주현우의 말에 사람들 모두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도 말을 잇지 못했다.아내를 바꾼다고?밖에서 함부로 해도 되는 말이야? 집에 있는 아내가 알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자기 말에 아무도 대꾸하지 못 하는 걸 본 주현우는 그제야 조금 시원해지고 밸런스가 맞는 느낌이었다."자재요, 자재."모두 말이 없는 걸 본 정호영이 급히 분위기를 전환했다."자재 얘기 계속하시죠."30분이 지나서야 회의가 끝났고 중년 남자들이 웃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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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주현우는 오예은에게 오씨 가문과 오지은을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었다.오예은의 심장이 오지은의 몸에서 뛰고 있으니까.담배를 다 피운 주현우는 담배꽁초를 튕겨버리고 두 손을 핸들에 올린 채 액셀을 밟아 속도를 올렸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열두 시가 다 되었다.별장 안팎은 조용했다.침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 안에는 작은 무드등 하나만 켜져 있었고 허아연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몸을 웅크린 채 주현우가 평소 자는 자리를 등지고 있었다.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고 다른 손은 손잡이에 올린 채 침대 위 실루엣을 한참 바라보던 주현우는 그제야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허아연 앞으로 조용히 걸어갔다.허리를 숙여 앞으로 다가간 주현우는 허아연을 깨우지 않으려고 숨소리조차 낮췄다.그렇게 잠시 바라보던 주현우은 오른손을 들어 허아연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겨주고 다시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제야 일어나 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이혼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허민수에게 허아연과 결혼하겠다고 답했을 때부터 이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허아연이 눈을 떴을 때 주현우는 이미 옆에 없었다.아침 일찍 급한 일이 있어 먼저 나간 것이다.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을 때 유미 이모가 말했다."사모님, 도련님께서 어젯밤에 돌아오셨어요. 조금 늦게 오셨지만요."식탁 앞, 허아연은 수저를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알아요."주현우가 어젯밤 돌아왔을 때 허아연은 잠들지 않았었다. 다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말이 안 통해 또 싸우게 될까 봐 그냥 잠든 척 눈을 뜨지 않은 것이다. 집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뒤 허아연은 차를 몰고 대표이사 사무실로 향했다.주현우의 아버지 주석진이 업무를 보는 곳이었다.서로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부자는 각자 다른 사무동에서 일했다.사무실 건물에 도착하자 젊은 비서가 주석진의 사무실로 허아연을 안내하고 문을 두드리며 보고했다."회장님, 허아연 부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책상 안쪽에서 주석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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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허아연이 사직서를 주석진 앞에까지 내밀었으니까.두 사람이 잘 지낼 수 있을지,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는 주현우의 변화에 달려 있었다.주석진이 서명한 사직서를 들고 회사로 돌아가던 허아연은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이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회사에 돌아와 사직서와 인수인계 자료를 인사과장인 양정원에게 건네자 중년 남자는 감히 받지도 못하고 더듬거리며 말했다."부대표님, 부대표님 이걸, 제가 이걸……"난처해하는 양정원의 모습에 허아연은 서류와 자료를 품에 밀어 넣고 웃으며 말했다."과장님 걱정 마세요, 절차 다 갖춰져 있어요. 주석진 회장님 사인도 받았고 업무도 다 오원빈 비서한테 인계했어요."허아연의 사직서를 든 양정원은 몇 번이나 말을 삼켰다.왜 갑자기 그만두는 걸까?어쩔 줄 몰라하는 양정원의 모습에 허아연이 웃으며 말했다."과장님, 그동안 신경 써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럼 먼저 사무실로 돌아갈게요."양정원은 그제야 급히 배웅했다."부대표님, 조심히 들어가세요."양정원은 떠나는 허아연의 뒷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인사팀에서 나온 허아연은 기분이 상쾌했다. 드디어 스타라이트 테크로 갈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부대표님.""부대표님."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사람들은 여전히 허아연에게 인사했지만 뒤에서는 참을성도 많다며 수군거렸다. 주현우가 그저께는 오지은을 데리고 발표회에 참석했고 어젯밤에는 오지은의 집에서 밤을 보냈다는 기사가 터졌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출근한다고 대단하다고 했다. ."보통 사람이 참지 못할 걸 참으면 보통 사람이 누릴 수 없는 복도 누리는 법이지.""그럼요. 부대표는 아무나 하나요?""서로 좋다고 하는 거죠."다들 허아연이 주현우와 결혼한 건 주씨 가문의 재산과 권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주현우 본인도 경주 그룹 부대표와 주현우 아내라는 타이틀 때문에 참고 있다고 생각했다. 허아연이 사무실로 돌아간 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어젯밤 주현우의 스캔들을 이야기하며 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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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오원빈은 주현우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보고했다."대표님, 부대표님께서 사직하셨습니다."주현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오원빈이 다시 설명했다."저도 방금 알았습니다. 회장님께서 서명하신 사직서입니다."오원빈의 말에 주현우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던져버렸다.주현우의 반응에 사람들의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 오원빈이 급히 말했다."그럼 오늘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그 말과 함께 회의가 시작되었다.다만 주현우를 볼 때마다 사람 하나는 죽일 것 같은 눈빛이었다. 주현우는 정말 화가 나 있었다.회의가 끝나자마자 주현우는 주석진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아버지가 허아연 사직서에 서명하셨어요?"전화기 너머에서 주석진은 태연하게 답했다."내가 서명했다."주현우는 통유리창 앞에 서서 휴대폰을 귀에 대고 왼손은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창밖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한참 대치하던 주석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현우야, 너 아연이랑 제대로 살 생각 있어? 그럴 마음이 없으면 아연이 붙잡지 말고 빨리 가서 서류 접수해."유서희와 주건영, 박민정까지 화해하라고 하며 허아연을 붙잡으려 했지만 주현우가 저지른 일들을 본 주석진은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차라리 허아연을 놓아주라고 하는 편이 나았다.주석진의 이혼 권유에 주현우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내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 시각, 스타라이트 테크.스타라이트의 규모는 경주 그룹만큼 크지 않았다. 회사는 시내 중심가 오피스 건물의 몇 층을 쓰고 있었고 신도시 과학기술단지에는 몇 동의 실험실이 있었으며 실험 부지도 하나 있었다.허아연은 시내 중심가 오피스 건물에서 첫 출근을 했다.동료를 따라 회사를 둘러본 허아연이 큰 사무실로 돌아오자 유건희도 실험실에서 돌아왔다.허아연이 출근하러 온 걸 본 유건희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왔네요."마치 허아연이 회사의 오래된 직원인 것처럼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허아연이 미소 지으며 답했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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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앞으로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겠습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자 사람들은 함께 전공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허아연도 감회가 새로웠다. 전공을 떠난 지 겨우 3년밖에 안 됐는데 장비 제조가 이렇게 발전했다니. 그리고 스타라이트 테크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하고 관련 업무도 놀라울 정도였다.저녁 식사가 끝나고 유건희는 허아연을 집까지 바래다주었다.돌아가는 길에 유건희는 전공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마치 하루 만에 허아연이 놓친 3년을 다 채워주려는 듯했다.허아연은 열심히 들었다.차가 아레아 베이 별장 앞에 멈추자 허아연은 안전벨트를 풀고 유건희에게 깍듯하게 말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들어가요. 빨리 적응해서 복귀하기를 바라요.""네." 허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 차 문을 열고 내렸다.유건희는 창문을 내려 다시 인사하고 차를 돌려 돌아갔다.유건희의 차가 멀어지는 걸 지켜본 허아연은 돌아서서 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침실의 통유리창 앞에 선 주현우는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담담하게 아래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표정에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래층 거실에서 허아연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유미 이모네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2층으로 올라가 침실 문을 열자 주현우가 방 안에 있었고 통유리창 앞에서 돌아서고 있었다.허아연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인사했다."돌아왔어요?"일주일 동안 보지 못해서 또 예전처럼 집에 돌아오지 않는 줄 알았는데 다시 나타난 것이다. 담담하게 허아연을 바라보던 주현우는 옆 선반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집어 들고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옅은 담배 연기가 천천히 뿜어내던 주현우가 담담하게 물었다."스타라이트 테크 갔었어?""네, 오늘 막 첫 출근이었어요." "아버님한테 가서 사직서에 사인 받았어요."주현우는 담뱃재를 털며 허아연을 바라보기만 했다.허아연은 침착하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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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허아연이 쉴새없이 이야기하는 동안 주현우는 손에 책을 들고 허아연을 바라보고 있었다.주현우가 빤히 쳐다보는 것을 발견한 허아연은 자신이 말이 너무 많아서 주현우를 시끄럽게 했을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허아연이 민망하게 웃으며 말했다."죄송해요. 말이 좀 많았네요.""아뇨. 아이디어 좋네, 계속 말해봐."주현우가 계속 듣고 싶어 하자 허아연이 더 놀라며 물었다."이쪽에 관심 있어요?"주현우는 공학 전공이 아니라 경제와 법학을 공부했다.허아연의 의외라는 눈빛에 주현우가 웃으며 놀렸다."얘기 안 하려고? 나 경계하는 거야?""아니에요. 내가 핵심 기술 얘기한 것도 아니고 그냥 목표에 관해 얘기한 것뿐이에요."허아연은 다시 조금 전 화제를 이어가며 자신의 생각과 스타라이트 테크의 현재 연구 난관도 지적했다.3년 동안 떠나 있었지만 오늘 한민규 등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생각을 정리해 보니 문제점들이 보였다.그래서 주현우가 얘기를 들어주려 하자 순간 참지 못하고 쉴새없이 떠들어댄 것이다. 허아연을 빤히 쳐다보던 주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흥미진진하게 말하는 허아연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결혼 후 3년 동안 허아연은 항상 공손하고 단정하고 의젓했고 주현우와 업무 얘기할 때도 딱딱하기만 했는데 지금 모습은 오히려 23살 여자애 다웠다.자기가 좋아하는 전공을 얘기하는 허아연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주현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진 걸 본 허아연이 갑자기 말을 끊고 평소의 침착함을 되찾았다."말이 너무 많았나요?"허아연의 말이 끝나자 주현우가 허아연의 턱을 잡고 몸을 기울여 입술에 키스했다.아까 허아연이 눈썹을 추켜올리며 로봇 얘기할 때부터 키스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허아연의 흥을 깨지 않았다.주현우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허아연의 몸이 본능적으로 뒤로 젖혀지며 등이 쿵하고 침대에 닿았다.꼼짝 않고 주현우를 쳐다보던 허아연은 주현우가 자기 얘기를 이렇게 오래 들어줄 줄 몰랐다.예전의 주현우는 허아연을 아주 귀찮아했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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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허아연은 여전히 주현우를 보며 물었다."그럼 계속 이렇게 끌고 가요?"주현우도 사실 이혼하고 싶어 하지만 고민하는 게 더 많을 뿐이라는 걸 허아연은 느낄 수 있었다.허아연의 눈을 바라보는 주현우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퇴사하자마자 바로 서둘러 절차 밟으러 가는 거야? 허아연, 정말 유건희 좋아해?"주현우의 목소리는 매력적이고 듣기 좋았다.허아연은 주현우가 유건희를 끌어들이는 게 우스웠지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주현우 씨는 나 모욕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니까 다른 사람은 모욕하지 마요. 우린 안 어울려요. 난 부대표나 주씨 가문 둘째 사모님이 될 능력이 없었어요."허아연은 3년을 들여 그걸 깨달았다.허아연이 능력이 안 된다고 하자 주현우가 웃었다.주현우의 웃음에 허아연이 평정심을 유지하며 물었다."주현우 씨, 전에 이혼하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지금 무슨 생각이에요?"허아연을 보던 시선을 거둔 주현우는 잠시 천장을 보다가 천천히 말했다."일단 네가 회사 떠난 뒤 반응을 좀 봐야겠어.""허아연, 네가 이 결혼을 동의했을 때 알았어야 했어. 이건 단순히 너랑 나 두 사람만의 일도 아니고 두 가문만의 일도 아니야. 보통 사람들의 결혼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얽혀 있어."주현우의 말에 허아연은 말이 없었다.주현우의 말이 맞았다.다만 처음에는 주현우가 허아연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두 사람이 잘 지낼 거라고 생각했다.역시 너무 어렸다.허아연이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현우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허아연이 돌아누워 주현우에게 등을 돌려도 주현우는 말하지 않았다.몇 번이나 이리저리 뒤척이던 허아연이 갑자기 다시 돌아누워 주현우를 보았다."나 오늘 밤 못 잘 것 같아요. 잠이 안 오면 계속 뒤척일 텐데 옆방으로 갈게요."말이 끝나자마자 주현우가 휙 돌아누워 허아연을 품에 가뒀다.허아연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현우가 두 손으로 허아연의 머리 양쪽을 짚고 몸을 숙여 허아연의 입술에 키스했다.두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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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주현우가 허아연의 옷을 벗기려 하자 허아연이 문득 정신을 차리고 주현우의 팔을 확 잡았다.주현우가 해명했지만 그건 아무것도 의미할 수 없었다. 그날 밤이 오해였다 해도 3년 동안 주현우의 냉대나 허아연이 3년 동안 처리한 스캔들이 다 가짜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허아연은 주현우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내가 경주 그룹에서 맡았던 직책은 중요하지 않아서 큰 영향은 없을 거예요."허아연은 여전히 이혼을 고집하고 주현우와 더 이상의 발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허아연이 주현우의 팔을 아주 세게 잡았다.몸을 숙여 내려다 보던 주현우는 허아연의 진지한 얼굴에 흥미가 사라져 허아연 위에서 일어났다.그 모습을 본 허아연은 고개를 돌려 주현우를 힐끗 쳐다보고 조용히 옷 단추를 채웠다.그 후 며칠 동안 주현우는 매일 제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때로는 허아연이 주현우보다 늦게 돌아왔고 일이 어찌나 많은지 먹고 자고 시간 외엔 거의 야근중이었다. 경주 그룹에서 부대표로 있을 때보다 더 바빴다.이날 밤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온 주현우는 허아연이 또 책상 앞에 앉아 야근하는 걸 보고 머리를 닦으며 무심하게 말했다."유건희는 일 시키는 데 참 인정사정 없네."책상 앞에서 일하는 허아연은 정신이 온통 컴퓨터에만 집중한 채 두 손으로 키보드를 타다닥 두드리느라 주현우의 말을 듣지 못했다.대수롭지 않게 허아연을 보던 주현우도 마침내 '냉전'의 맛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일을 끝내고 침대에 누울 때가 되어서야 허아연은 주현우에게 깍듯하게 한마디 했다."잘 자요."말을 마친 허아연은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잠을 잤다.주현우는 옆에서 고개를 돌려 허아연을 쳐다봤다. 아무 욕망도 없이 옆에 누워 있는 허아연이 은근히 불만이었다.퇴사 사건이 이미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이날 오전 허아연이 스타라이트 테크에서 바삐 보낼 때 경주 그룹 쪽에서 갑자기 허아연의 퇴사 소식이 퍼졌다."허아연 씨 사직한 거 알아? 전 회장님께서 사직서에 서명하셨대.""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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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주현우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알았어. 대표이사 사무에서 공지 하나 내게 해.""이미 공지 초안 작성 중입니다."이쯤에서 오원빈이 또 상의하듯 물었다."대표님, 대표님께 연락해서 소문 좀 잠재우게 직접 나서서 처리하시라고 할까요?"예전에는 주현우가 밖에서 일이 터지거나 언론에 찍히기만 하면 늘 허아연이 나서서 처리했다.허아연이 주현우의 아내였으니 가짜라고 하면 진짜도 가짜가 되는 것이었다.허아연이 믿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시끄럽게 떠들어도 소용없었다.오원빈의 제안에 주현우는 고개를 들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프로젝트 자료를 넘기며 말했다."필요 없어.""알겠습니다, 대표님."오원빈은 더 머물지 않고 문쪽으로 걸어가 주현우를 위해 조용히 문을 닫고 일하러 갔다.사무실에서 오원빈이 나가자마자 주현우는 손의 서류를 내려놓았다.경주 그룹의 주가를 확인한 주현우는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눌렀다.머리가 아팠다.허아연이 떠나자마자 경주 그룹의 시가총액이 적게 잡아도 몇천억은 증발했다.……스타라이트 테크.허아연이 막 프로젝트 팀과 회의를 마쳤을 때 유건희의 비서가 와서 알렸다."허아연 씨, 대표님께서 사무실로 한 번 오라고 하십니다.""네, 바로 갈게요."물 마시던 잔을 내려놓은 허아연이 급히 대답했다.비서가 떠난 후 허아연은 또 물을 두 모금 마시고 펜과 노트를 들고 유건희의 사무실로 갔다.허아연이 문을 두드리고 공손하게 인사했다."대표님."유건희는 막 다른 사람과 일 얘기를 마치고 사무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허아연이 온 걸 보고 유건희는 턱으로 왼쪽 소파를 가리켰다."앉아요."비서가 찻잔을 정리하고 두 사람에게 다시 차를 우려주고 나서야 문을 닫고 떠났다.유건희가 허아연을 보며 물었다."오늘 주식시장 아직 못 봤죠?""요즘 계속 안 봤어요. 스타라이트 테크에 무슨 움직임이라도 있나요?"경주 그룹을 떠난 후 허아연은 주식에 신경 쓰지 않았다.사실 경주 그룹에 있을 때도 거의 보지 않았다.이런 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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