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우의 질문에 허아연은 고개를 들어 허민수를 보며 말했다."오늘은 할아버지랑 있을 거예요. 아레아 베이로 안 갈게요."예전 같았으면 유서희가 아레아 베이에 있을 때라 체면상 돌아가야 했다.요즘에는 유서희가 아레아 베이에 있지 않기에 고민할 것이 많지 않았다.전화기 너머 주현우는 허아연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허아연이 답 없는 주현우에게 말했다."별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요. 일찍 쉬어요."주현우가 답하기도 전에 허아연은 전화를 끊고 계속 허민수와 바둑을 뒀다.아레아 베이, 주현우가 뚜뚜뚜 하는 신호음 소리에 탁 하고 휴대폰을 옆 캐비닛에 던졌다.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마당 밖의 야경을 바라보는 주현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예전에는 늘 허아연이 밤새도록 주현우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지금은 오히려 주현우가 허아연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담담한 눈빛으로 마당 밖을 보던 주현우는 갑자기 허아연 일기장의 그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졌다.그 생각이 든 주현우는 몸을 돌려 양복 재킷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허씨 본가, 주현우의 전화를 끊은 허아연이 재빨리 허민수를 재촉하며 말했다."할아버지, 벌써 10시예요. 주무셔야 해요. 내일 또 해요."허민수가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다."좋아, 좋아, 내일 또 두자."허민수가 일어서는 것을 본 허아연이 서둘러 부축해 침실로 모셔 먼저 쉬도록 했다. 허민수 방에서 나온 허아연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오늘 밤 하늘에는 별이 많았고 달도 아주 둥글었다.주변의 익숙한 야경을 보며 방금 주현우의 전화와 어제의 소동, 오지은, 그리고 3년을 생각하던 허아연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돌아갈 수 없었다. 주현우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다.시선을 거두고 마당의 꽃과 나무를 보자 다시 힐링된 것 같았다. 마치 3년 전, 주현우와 결혼하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이혼하고 나면 집에서 할아버지를 잘 모시고 생활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다.앞으로 자신만을 위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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