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유시진의 행동은 마치 시비를 걸러 온 사람 같았다.그랬기에 지나윤은 자신이 도대체 무엇으로 유시진을 거슬리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굳이 따지자면, 오히려 반대여야 하는 거 아닌가?’마음에 들어 했던 하트 모양의 균열이 있는 루비 원석을 채연서가 탐내자, 유시진은 여자를 도와 지나윤이 이미 예약한 원석을 빼앗아 갔다.오늘 개업식을 열었는데 채연서도 같은 날 열어버렸고, 유시진은 고객까지 지나윤에게서 빼앗아 갔다.분명 상처받고 억울한 쪽은 지나윤인데, 정작 유시진이 먼저 와서 시비를 거는 모양새였다.“유시진, 너 지금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지나윤이 돌려 말하지 않자 유시진은 걸음을 여자 쪽으로 돌리더니 천천히 걸어왔다.둘 사이의 거리는 좁혀지자 서늘한 밤공기가 휭 하고 불어왔다.유시진은 존재감 자체가 컸고 아우라를 풍기는 남자였다.그러나 지나윤은 물러서고 싶지 않아 한 발도 빼지 않았다.얼굴이 맞붙을 만큼 가까워지자, 대치라기보다 묘하게 뒤섞인 기류가 더 짙어졌다.“지나윤, HF그룹 요즘 나오는 그 몇 가지 히트 상품들 네가 디자인한 거지?”지나윤은 잠깐 멍해졌다.어조는 단정이 아닌 데다가 질문도 아닌 어중간한 말이라, 뭘 얘기하고 싶은지 전혀 분간이 되지 않았다.바로 앞, 가로등의 빛 때문인지 유시진의 얼굴 윤곽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 보였다.이윽고 둘의 시선이 마주쳤지만, 유시진의 눈에서는 디자인 실력에 대한 감탄이나 기쁨 같은 감정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그 히트 제품들, 내가 디자인한 거 맞아.”지나윤이 인정했는데도 유시진의 표정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차갑게 식어갔다.“네가 나한테 잘난 척하고 싶으면 그냥 말하면 돼. 일부러 할아버지를 통해서 돌려 말하며 나를 건드릴 필요는 없잖아. 이런 거 재미없어, 지나윤.”유시진은 목소리는 물론 입꼬리도 꽝꽝 얼어붙은 조각마냥 차갑게 굳어 있었다.그 말에 지나윤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할아버님한테 뭘 흘린 적이 있긴 했나?’지나윤은 오히려 유희봉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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