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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Capítulo 631 - Capítulo 640

738 Capítulos

제631화

유시진은 입을 열었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차가운 공기만 더 들이마셨다.처음에 지나윤에게 다가간 건 바로 자신이었다.지나윤이 자신을 구해준 그때부터 자신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 이후로 지나윤은 유시진에게도, 자기 집안에도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자신의 시야에서, 그리고 삶에서 사라졌다.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유시진은 지나윤을 놓아주지 않았다.발렌타인데이 날, 999송이의 분홍 장미를 들고 지나윤의 대학 정문 앞에서 고백한 건 바로 유시진이었다.지나윤의 타오르는 듯한 시선을 견디지 못한 유시진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지금 이 감정이 죄책감인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고아라는 HF그룹을 스캔들에 빠뜨린 장본인이야. 그런데도 계속 친구로 지낼지 고민하고 있는 거야?”유시진은 먼저 화제를 바꿨다.그러나 지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잔이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그저 마티니를 조용히 마셨다.“아라는 고등학교 때 학교 일진들한테 찍혔어. 어느 날 골목에서 붙잡혀 맞을 뻔했는데, 내가 우연히 지나가다가 도와줬거든.”유시진은 지나윤이 한 손으로 턱을 괴고 과거를 떠올리는 모습을 보며, 바텐더에게 마가리타 한 잔을 더 주문했다.“나 취하게 만들려고?”지나윤이 유시진을 힐끗 바라봤다.“그냥 네가 목마를까 봐.”그 대답에 지나윤은 어깨를 으쓱했다.“언제부터 그렇게 다정했어?”“나 원래 다정하지 않았어?”유시진이 되물었다.“항상 먼저 전화 끊고, 나 혼자 추운 바람 맞으면서 병원 앞에서 기다리게 했잖아. 그게 다정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지나윤의 말에 유시진은 입을 다물었는데 마치 머리 위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 같았다.지나윤도 일부러 옛일을 들추려던 건 아니었다.그저 말이 나온 김에 한마디 받아친 것뿐이었다.지나윤은 마가리타를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고아라 이야기를 이어갔다.“그때 내가 아라 도와준 뒤로 아라는 자발적으로 내 뒤를 따라다녔어. 그때 난 학교에서 예쁘다고 소문났었고 나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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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유시진의 뜨거운 시선에 지나윤은 본능적으로 남자의 손을 뿌리쳤다.“너랑 아라는 달라.”“뭐가 달라?”“나랑 아라는 쉽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많아.”“그러면 우리 둘 사이엔 아무것도 없는 거야?”유시진의 추궁에 지나윤의 머릿속에는 저도 모르게 소년원 시절의 유시진 모습이 떠올랐다.그 앳된 소년의 얼굴과 지금 눈앞에 있는 성숙하고 남자다운 얼굴이 겹쳤다.‘나랑 유시진 사이에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있을까?’물론 있었다“하지만 넌 기억 못 하잖아...”“뭐?”유시진은 순간 지나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내가 뭘 기억 못 한다는 거야?”그 질문에 지나윤은 답하지 않았다.“아라는 나를 한 번, 그것도 실수로 상처 준 거야. 그런데 넌 일부러 나를 수도 없이 상처 줬잖아.”유시진의 머릿속이 순간 울리는 것처럼 멍해졌다.“이게 너랑 아라의 가장 큰 차이점이야. 난 차라리 아라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줄지언정 너한테는 안 줘.”술기운에 흐릿해진 지나윤의 눈에는 단호한 결심이 담겨 있었다.그 말들은 유시진의 마음에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 김이 팍 식어버렸다.유시진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위스키를 한 잔을 시키고는 단숨에 들이켰다.지나윤도 괜히 짜증이 났다.사실 뭐가 그렇게 짜증 나는 건지 스스로도 잘 몰랐다.지나윤도 술을 한 잔 더 시켰다.보드카를 주문하고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유시진이 그 잔을 빼앗았다.“도수 너무 높아. 차라리 칵테일 마시는 게 나아.”“네가 뭔데 상관해?”“상관할 수 있지.”“무슨 자격으로? 네가 뭔데?”지나윤은 날카롭게 쏘아붙이고는 가방을 뒤적여 서류 한 장을 꺼내 유시진에게 던졌다.“이건 네 해고 통지서야. 넌 내 남편도 아니고 비서도 아니야. 유시진, 넌 내 일에 간섭할 자격 없어.”말을 마친 지나윤은 보드카 잔을 다시 빼앗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칵테일은 독한 술을 베이스로 하지만 맛은 훨씬 부드러웠다.그러나 이번에는 보드카 한 잔을 원샷을 탓에 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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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대표님, 타세요...”장우영이 유시진을 위해 차 문을 열었다.그리고 유시진에게서도 짙은 술 냄새가 나는 걸 느꼈다.유시진은 먼저 지나윤을 차 안에 실었고 그 동작은 조심스러웠다. 곧 유시진은 지나윤 옆에 앉았다.지나윤은 완전히 만취해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그래서 유시진은 지나윤을 눕혀놓고 자기 무릎을 베고 자게 했다.유시진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예전에 한 번 채연서에게 약을 먹었을 때,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맨손으로 유리잔을 깨뜨렸고 그 일로 문지혁이 오해를 해 맞기까지 했던 사실을.그 뒤 문지혁이 운전을 했고 유시진은 지나윤과 함께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그때에도 지금과 똑같이 지나윤이 자기 무릎을 베고 자게 해줬다.다만 두 사람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었다.자신의 무릎 위에 누워 정신을 잃은 채 잠든 지나윤을 내려다보며, 유시진의 가슴 속에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감정이 차올랐다.‘그저 이렇게 무릎을 베고 자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걸까?’유시진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장우영은 차를 삼호거리로 몰았고 유시진은 그대로 지나윤을 안아 올렸다.그리고 지나윤을 지나윤의 집 안으로 데려갔다.지금의 지나윤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졌지만, 이 오래된 집은 여전히 소박했다.유시진은 바로 옆집에 살고 있었지만 그 집의 인테리어는 이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웠다.하지만 오히려 이 집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자신의 집은 아무리 화려하게 꾸며져 있어 남는 건 외로움과 적막뿐이었다.곧 유시진은 지나윤을 침대에 눕히고 옷을 벗겨 준 뒤 이불을 덮어줬다.지나윤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그 얼굴은 어딘가 어린아이처럼 보였고, 입술은 살짝 삐죽 나와 마치 무언가에 불만이 있는 듯했다.유시진은 문득 생각했다.‘그 불만의 대상이 혹시 나는 아닐까?’예전에는 수없이 많은 밤과 낮 동안 눈을 뜨면 언제나 지나윤의 잠든 얼굴을 볼 수 있었다.하지만 유시진은 보지 않았다.어쩌면 봤을지도 몰랐으나 신경을 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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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선생님이라고요?”유시진이 의아해하는 사이, 상대는 퍽하고 밀쳐내고 성큼성큼 지나윤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유시진은 이 낯선 듯 안 낯선 젊은 남자를 가만히 바라보고는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혹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금상 수상자, 심우림 씨 맞나요?”심우림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그제야 유시진을 제대로 바라봤다.“제가 누군지 알고 계셨네요. 보는 눈은 좀 있으시네요. 그래도 그게 제 선생님 집에 멋대로 들어오셔도 된다는 이유는 아니죠.”유시진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지나윤 집에 멋대로 들어온 건 오히려 본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유시진은 심우림이 집을 잘못 찾아온 건 아닌지 의심했다.그때, 지나윤이 단정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밖으로 나왔다.“심우림?”말을 꺼내자마자, 심우림이 그대로 달려들어 지나윤을 꽉 끌어안았고, 옆에서 지켜보던 유시진은 말문이 막혔다.“선생님! 제가 말했죠! 주소가 틀릴 리 없다고요. 처음에 이 기생오라비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선생님이 이사 가신 줄 알았잖아요!”지나윤은 심우림에게 안긴 채 난감한 표정으로 유시진을 힐끗 바라봤다.이 세상에서 유시진을 보고 ‘기생오라비’이라고 부를 사람은 아마 심우림뿐일 것이다.예전에 이런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하늘은 한쪽 문을 열어주면 다른 한쪽 창을 닫아버린다고.심우림이 딱 그런 경우였다.피아노 실력만큼은 정점에 올라 있었고 타고난 재능에 완성도까지 더해진 경지였다.음악계에서는 심우림을 ‘피아노를 위해 태어난 천재’라고 불렀다.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금상을 어린 나이의 심우림이 차지했다.하지만 피아노는 잘 쳐도 성격은 상당히 독특했다.지나윤도 심우림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순수하다고 해야 할지, 엉뚱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독설가라고 해야 할지.어쨌든 평범하지 않았고 그런 점이 오히려 천재들의 공통점일지도 몰랐다.지나윤은 심우림의 품에서 빠져나와 직접 소개했다.“이 사람은 유시진이야.”“유시진 씨요?”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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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하지만 제 선생님을 건드리셨잖아요. 제가 지금 유시진 씨를 한 대 치지 않고 이렇게 차분하게 말만 하는 것만 봐도 그렇잖아요. 저 꽤 교양 있는 사람이에요.”심우림이 지나윤을 두둔하고 신경 쓰는 모습이 유시진의 눈에 들어오자 마음이 썩 편치 않았다.“언제 피아니스트를 제자로 두게 된 거야?”“왜 아직도 여기 계시는 거죠?”지나윤이 유시진의 질문에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심우림이 곧장 받아쳤다.“지나윤이 저를 내쫓지 않았으니까요.”유시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우림이 지나윤의 팔을 끌어안았다.“그럼 나가지 마세요. 선생님, 저 비행기 오래 타고 와서 너무 힘들고 배도 고파요, 밥 좀 사주시면서 저 좀 환영해 주시면 안 돼요?”“좋아!”지나윤은 바로 승낙했다.“뭐 먹고 싶어?”“저는 제대로 된 밥 먹고 싶어요!”“나도 아직 밥 못 먹었어.”그때, 지나윤은 갑자기 유시진의 목소리를 들었다.유시진은 굳은 얼굴로 자신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분명 표정은 아주 엄숙했지만, 지나윤은 어쩐지 그 시선에서 서운함이 느껴졌다.“배고프세요?”심우림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여행 가방에서 컵라면 하나를 꺼내 유시진의 손에 쥐여줬다.“사양하지 마세요, 드세요, 제 선생님 대신 제가 드리는 거예요.”유시진은 할 말을 잃었고, 심우림은 말한 대로 행동했다. 지나윤의 손을 잡고 그대로 나가더니 나가기 전에 유시진에게 말했다.“가스랑 수도, 전기 다 확인해 주세요! 바닥이랑 테이블도 깨끗이 정리해 두세요!”그 말을 남기고 지나윤과 심우림은 떠났다.그리고 남겨진 유시진은 마치 도우미라도 된 기분이 들었다.오늘 지나윤은 운전하지 않았고 운전은 심우림이 맡았다.지나윤은 조수석에 앉아 물었다.“유시진한테 너무 적대적인 거 아니야?”“그 사람이 선생님을 괴롭혔잖아요.”심우림은 운전하면서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말했다.“선생님은 재능도 있고, 예쁘고, 성격도 좋은데, 그런 분이 먼저 이혼하셨다면, 남자가 문제였다는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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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오현준은 변호사 사무소에서 나온 뒤, 몇 걸음 가다가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골목으로 돌아 들어갔다.이 모습이 오히려 더 수상해 보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누가 자신을 보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골목 안에는 이안영의 차가 세워져 있었고, 오현준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이안영에게 낮게 말했다.“아가씨, 저 좀 놔주시면 안 될까요?”이안영은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여전히 섹시하게 차려입은 모습이었다.붉은 셔츠는 반투명이라 안에 입은 속옷이 희미하게 비쳤고, 몸에 달라붙는 가죽 스커트는 짧아 허벅지가 드러났다.거기에 짙은 화장에 금빛처럼 물결치는 굵은 웨이브 머리까지 하고 있었다.그러나 이안영은 아무렇지 않게 오현준을 힐끗 바라봤다.“저더러 놔달라고요? 오 변호사님, 그날 밤 호텔에서 그렇게 좋으셨으면서, 태도가 이렇게 빨리 바뀌시는 거예요? 정말 끝나고 나니까 모르는 척하시네요.”오현준은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그날 밤 호텔에서는 분명 이안영이 먼저 유혹해 왔다.원래라면 의뢰인의 유언장은 절대 누설해서는 안 됐고, 더군다나 이경성이 남긴 유언장은 더더욱 안됐다.하지만 그날 밤 이안영은 너무나도 유혹적이었고, 이성이 본능을 이기지 못해 결국 참지 못했다.또한 관계를 한 뒤, 오현준은 후회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결국 이안영이 알고 싶어 하던 유언장 내용까지 모두 말해버렸다.오현준은 이 일이 단순한 거래로 한 번으로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이안영의 외적인 모습에 집착해서 더 바랄 생각도 없었다.애초에 이안영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오현준은 나름 이름이 알려진 변호사였고 자신의 사무소도 있었으며 앞으로의 미래도 밝았다.그런데...관계를 한 다음 날, 이안영이 갑자기 유언장을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다.자신을 대가로 가짜 유언장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그리고 오현준은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그날 오후, 이안영은 오현준의 카톡으로 영상 하나를 보냈다.짧은 영상이었으나 영상 속에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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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이안영이 다가오자, 오현준은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싫다고요? 그런데 다른 선택지가 있기는 한가요?”이안영의 가느다란 손이 오현준의 수염이 자라 있는 턱을 스쳤다.“저를 도와줘서 일이 드러나면, 변호사님은 명예를 잃고 감옥에 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아요.”“저는 원래 이씨 집안의 정당한 상속자예요.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유언장의 사실 여부를 의심할 사람은 없을 거예요.”“그때가 되면 이씨 집안은 제가 전부 장악하게 되고, 변호사님은 오히려 승승장구하게 될 거예요.”오현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하지만 제 말을 따르지 않으신다면 저는 영상을 퍼뜨릴 거예요. 그리고 할아버지 앞에서 울면서 얘기할 거예요.”“할아버지의 권력을 생각해 보세요, 화가 나시면 변호사님이 어떤 꼴이 될 것 같으세요?”“C국에서 계속 변호사 일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면허는 취소될거예요. 명예는 완전히 박살이 나고 평생 치욕 속에 살게 될 거예요.”“그때가 되면 돈도 없고 커리어도 없을 뿐 더러 사람도 얻지 못할 거예요. 말 그대로 모든 걸 잃게 되는 거죠.”“변호사님, 정말 이 길을 선택하실 건가요?”이안영의 말은 확신에 차 있었고 또렷한 발음으로 사람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이에 오현준은 온몸을 떨었고 눈빛의 흔들림은 점점 더 심해졌다.이안영이 다시 한 걸음 다가갔고 이번에는 오현준이 피하지 않았다.그 반응에 이안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오현준의 손을 잡아 자신의 치마 안쪽으로 이끌었다.“한번 맞춰 보세요. 안에 속옷 입었을까요? 안 입었을까요?”“굳이 맞출 필요 없어요...”오현준의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직접 만져 보면 알 수 있으니까요.”“정말 못됐네요...”붉은색으로 개조된 포드 차량이 골목 안에서 계속 흔들렸다.그리고 이는 해 질 녘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다.리버엠파이어호텔.“여기서 먹을 거야?”지나윤은 팔짱을 낀 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심우림을 바라봤다.“네, 바로 여기요. 여기 쌀국수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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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유시진은 멈춰 섰다.이 곡은 너무나 익숙했다.쇼팽의 야상곡이었고, 절대 잊을 수 없는 곡이었다.소년원에 있을 때, 이쁜이가 전자 피아노로 들려줬던 바로 그 곡이었다.그때 유시진은 다친 상태였지만, 이쁜이가 이 곡을 연주해 주기만 하면 신기하게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그래서 이쁜이의 연주를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유시진은 자기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이쁜이일까?’갑자기 안으로 들어가는 게 두려워졌다.그때 유시진은 바로 그 피아노 소리 때문에 채연서를 이쁜이로 착각했었고, 절대 틀릴 리 없다고 믿었었다.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완전히 틀렸고 그것도 아주 대단한 오해를 했었다.이러한 결과를 생각한 유시진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사실 유시진은 이미 이채영을 찾는 걸 포기했었다.곧 유시진은 몸을 돌렸다.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현재를 살아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이 피아노 소리에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발을 떼려는 순간, 유시진은 그 자리에 다시 굳어버렸다.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가설 하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심우림이 지나윤의 제자라는 사실이었다.또한 유시진은 그 둘을 따라 리버엠파이어호텔까지 온 상태였다.‘만약 지나윤도 피아노를 칠 줄 안다면? 지금 이 순간 안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지나윤이라면?’곧 유시진의 눈이 점점 커지더니 급하게 몸을 돌렸다.그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유시진은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발신자는 장우영이었다.“여보세요?”[대표님, 용안파 조사에서 단서가 조금 나왔어요. 조직 내에서 사용하는 이름이 ‘조커’라는 인물을 확인했고요.]리버엠파이어호텔 로비.지나윤이 쇼팽의 야상곡 한 곡을 마치자, 주변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지나윤!”소리가 들린 쪽을 보자 우원재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피아노 되게 잘 치네?”우원재가 감탄을 늘어놓고 있을 때, 심우림이 갑자기 뛰어들어 지나윤에게 안겼다.“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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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유시진은 이미 들어본 적이 있어.”“뭐라고요?”지나윤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고,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그런지 우원재는 듣지 못했다.“아니야.”지나윤은 고개를 저었으나 머릿속에는 소년원에 있던 유시진의 모습이 떠올랐다.얼굴 곳곳이 멍들고 상처투성이였던 유시진은 책상 위에 엎드린 채, 눈을 감고 지나윤이 연주하는 쇼팽의 야상곡을 듣고 있었다.그 모습은 마치 음악이라는 바다에 빠진 사람 같았다.달빛이 피아노의 흑백 건반 위에 내려앉아, 마치 피아노 광택을 입힌 듯 은은하게 빛났다.지나윤의 손가락은 길고 유연해 잘 다듬어진 옥처럼 보였다.그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음표 하나하나는 막 싹트기 시작한 사랑처럼 변해, 유시진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외로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곧 유시진의 긴 속눈썹은 매미 날개처럼 얇게 떨렸고, 올라간 입꼬리에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선생님, 선생님?”심우림이 손을 크게 펼쳐 지나윤의 눈앞에서 흔들었다.지나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무슨 일 있어요? 왜 멍하니 있는 거예요? 무슨 생각을 한 거예요?”심우림은 방금 전 지나윤의 표정이 그리움과 슬픔이 뒤섞인 것처럼 느껴졌다.“아니야, 다 지난 일이야.”지나윤은 재빨리 감정을 추슬렀다.사람은 늘 과거에만 머물 수 없다는 걸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기 때문이다.“선생님, 저 좀 봐줄 수 있어요? 제가 이 몇 년 동안 얼마나 늘었는지요?”지나윤은 심우림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 웃었다.“내가 무슨 자격으로?”심우림의 실력은 이미 지나윤이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설마 당신도 피아노를 칠 줄 아는 거예요?”우원재가 눈썹을 찌푸렸다.그러나 심우림은 우원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지나윤을 대신해 흰색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았다.심우림이 연주한 곡 역시 쇼팽의 야상곡이었다.“와!”우원재는 깜짝 놀랐다.단순히 칠 줄 아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고수였다.“재능 하나쯤은 있어야 너랑 친구 할 자격이 생기는 거 아니야?”이에 우원재는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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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형?”우원재는 눈치가 가장 빨랐다.그래서 유시진이 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남자를 발견했다.“형, 빨리 와요. 지나윤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우원재의 발등을 지나윤이 세게 밟았다.이에 우원재는 의아한 눈으로 지나윤을 바라봤다.사실 지나윤도 우원재가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알지 못했으나 그저 반사적으로 발을 밟았을 뿐이었다.“지나윤이 왜?”유시진이 성큼성큼 걸어왔다.“그게, 그게 말이에요...”우원재는 말을 더듬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지나윤이 발을 밟기 전까지만 해도 말할 수 있었는데, 그 한 번에 아무 말도 못 하게 됐다.“이 전남편이라는 사람 왜 이렇게 집요해요? 선생님 가는 데마다 따라다니는 거예요?”심우림이 흰색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일어나 지나윤 앞을 가로막았다.유시진은 심우림이라는 사람이 참 묘하다고 느꼈다.피아노 앞에 앉으면 단번에 품격 있는 신사가 되는데, 피아노를 떠나는 순간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아마 피아노를 위해 태어난 천재라는 게 이런 걸까 싶었다.“내가 왜 집요해요? 나는 지나윤 보러 온 것도 아닌데요?”그렇게 말하며 유시진은 우원재를 바라봤다.“얘 보러 온 거예요.”그 대답에 우원재는 입술을 삐죽였다.‘형, 거짓말도 미리 맞추고 좀 하고 해요.’이 시간에 리버엠파이어호텔에 있는 건 완전 우연이었고, 원래 일정은 고객이랑 골프 치러 가는 거였다.그러자 지나윤은 유시진을 한 번 보고 입을 열었다.“그럼 잘됐네. 난 심우림이랑 같이 밥 먹으려고 해서...”“그럼 이렇게 된 이상 우원재가 밥 한번 사면 되겠네.”우원재와 지나윤 둘 다 유시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했고,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유시진에게 향했다.사실 지나윤이 원래 하려던 말은 ‘그러면 잘됐네. 난 심우림이랑 같이 밥 먹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였다.우원재 역시 밥을 사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지나윤 정도야 괜찮지만 심우림은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유시진이 그렇게 말해버리니, 가만히 있으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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