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연위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방주헌과 허경빈은 염치도 없이 하이석을 앞으로 떠밀었다.“이석아, 네가 나서. 형님은 우리 힘으로 못 뚫어.”신랑 일행이 문을 통과하려면 결국 돈 봉투를 얼마나 두둑하게 건네느냐가 관건이었다.잠시 후, 사람들은 다소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하이석이 연위성을 불러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담벼락 아래로 데려간 것이다.연위성은 군더더기 없이 곧장 본론부터 꺼냈다.“돈 봉투는 얼마나 가져왔어요?”“많이요.”“어디 한번 봐요.”그러고는 두 사람이 정말로 담벼락 아래에 나란히 서서 돈 봉투를 하나하나 세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방주헌은 할 말을 잃었다.저렇게까지 대놓고 거래한다고?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두 사람이 은밀한 구석에서 전리품이라도 나누는 줄 알겠다.가장 까다로운 연위성을 무사히 통과하고 나자,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동네 어른들을 달래는 일은 훨씬 수월했다. 돈 봉투와 축하 담배를 넉넉히 돌리자, 모두가 흡족한 얼굴로 길을 열어 주었다.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사람은 방주헌과 허경빈이었다. 두 사람은 문틈으로 부지런히 돈 봉투를 밀어 넣었고, 마침내 문이 열리자 누구보다 먼저 안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방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희진이 첫 번째 관문을 내놓는 순간, 하이석과 네 명의 신랑 들러리는 하나같이 얼어붙고 말았다.“걸그룹 춤 한번 춰 봐요.”다섯 사람의 얼굴에 똑같은 당혹감이 떠올랐다.허경빈은 급기야 강희진을 고모라고 부르며 애원하기까지 했다.“고모님, 제발 이러지 마세요.”“정확하게 출 필요까지는 없어. 하지만 신부를 데려가고 싶다면 반드시 춰야 해.”강희진의 태도에는 조금의 물러섬도 없었다.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은 나머지 세 신부 들러리는 일찌감치 모든 결정을 그녀에게 맡긴 채, 강희진이 시키는 대로 따르고 있었다.온유란은 화려한 용과 봉황이 수놓인 붉은 예복을 입고 침상에 앉아, 그들이 벌이는 소동을 그저 웃으며 지켜보았다.하이석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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