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송지아는 허씨 집을 나서다 휴대전화가 울리는 걸 느꼈다. 모르는 번호라 받지 않았는데, 곧이어 같은 번호로 문자 한 통이 왔다. 적힌 것은 주소 하나뿐이었다.사기 문자라도 되나 싶어 다시 살펴봤지만, 누를 만한 링크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낯이 익은 주소였다. 몇 분 뒤 지도에서 검색해 본 송지아는 화면을 바라보다 눈이 커졌다.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검사를 받으러 갔던 대학 부속 병원이었다.그러니 방금 걸려 온 전화가 평범한 장난 전화일 리 없었다. 누군가 자신의 몸에 관한 일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송지아가 곧바로 다시 걸었지만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실명으로 개통된 번호였으나, 명의자는 그녀와 아무 관계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전화번호를 쓰는 사람과 명의자가 다른 모양이었다.이 사실을 퍼뜨리려 했다면 굳이 자신에게 먼저 연락할 이유가 없었다. 돈을 바라는 걸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걸까.누구에게도 알려지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정작 연락해 온 사람에게는 다시 닿을 수 없으니, 그 의도를 알 수 없어 마음만 점점 불안해졌다.사흘 뒤, 상대가 먼저 만나자는 연락을 해 왔다.*약속 장소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찻집이었다. 상대는 혼자 오라고 했다.전에 겪은 일이 있는 송지아는 혼자 그곳에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찻집이라면 위험한 장소는 아닐 거라 판단해 제안을 받아들였다.별실 문을 열자 먼저 와 있는 사람이 있었다.“아가씨, 반가워요.”차를 마시던 박윤희가 잔을 내려놓으며 웃었다. 송지아는 미간을 좁혔다. 자신을 불러낸 사람이 박윤희일 줄은 몰랐다.두 사람은 전에 두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허경빈이 사람들 앞에서 하채린의 계략을 폭로했을 때 한 번, 서은주와 식사하다 하채린을 우연히 만났을 때 또 한 번이었다. 하지만 직접 말을 나눈 적은 없었다.“송씨 집안 사람들은 차를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여기 육계차가 괜찮으니 한번 마셔 봐요.”박윤희가 찻잔에 차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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