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 이야기를 다시 꺼내자 송씨 집안도 흔쾌히 동의했다. 송민정이 경성에 도착한 뒤 두 집안이 함께 식사했고, 지난번처럼 뜻밖의 일이 생기기 전에 날짜를 잡자는 데에도 의견이 모였다. 약혼식은 바로 다음 주말이었다.그사이 몸을 완전히 회복한 허경빈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단체 채팅방에 연달아 돈을 뿌리듯 선물을 보내더니, 이번에는 사랑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방주헌: [약혼 한 번 하는 걸로 이렇게 난리야? 난 연말에 결혼하는데, 너처럼 유난 떨었냐?]허경빈: [주헌아, 넌 몰라. 지아랑 내가 여기까지 온 게 얼마나 어려웠는데. 나도 신기해. 지아 만나기 전에는 결혼이 귀찮기만 했거든. 그런데 지금은 하루라도 빨리 결혼하고 싶어.]허경빈: [이게 사랑 아니겠냐?]방주헌: [경빈아, 적당히 좀 해라. 학교 다닐 땐 작문 한 줄도 못 쓰더니 이제 말이 술술 나오네.]허경빈: [사랑은 밀려오는 홍수야. 막으려 해도 못 막아!]그 말에 채팅방이 조용해졌다. 허경빈은 사나흘만 지나면 사랑을 주제로 긴 글을 하나씩 올렸고, 이미 결혼한 사람들조차 그의 애정 표현에 질릴 지경이었다.방주헌은 대화를 캡처해 SNS에 올리고 송지아까지 태그했다.[네 남자 친구 좀 말려 줘. 나 진짜 미치겠다!]곧 육강민과 육남혁, 하이석 등이 차례로 ‘좋아요’를 눌렀다. 누군가 그 게시물을 다시 캡처해 퍼뜨리는 바람에, 허경빈이 연애하는 걸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한다는 농담까지 돌았다.허경빈은 대수롭지 않았다. 서로 좋아해서 만나는 건데 숨길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온 세상이 알아줬으면 싶었다.하지만 약혼 준비가 시작되자 정작 송지아와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송지아는 날마다 어머니와 형수에게 붙들려 필요한 물건을 사러 다녔다. 둘이 데이트하기도 어려워졌으니, 밖에서 함께 밤을 보내는 건 더더욱 불가능했다.허경빈이 집에서 한숨만 쉬고 있으면 아버지는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봤다.“이제 약혼하고 결혼할 사람인데, 언제까지 애처럼 굴 거냐? 쓸데없는 생각 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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