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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41 - チャプター 550

754 チャプター

제541화

반대로 레벨이 낮은 주얼리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이었다.허설아는 àl'aube가 언젠가는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었다.스스로도 그건 잘 알고 있었다.권율 그룹 덕을 본다 해도 탑 여배우들이 먼저 눈독을 들일 만한 수준은 아직 아니었다.그래도 연락이 온 이상 진지하게 고려해 볼 생각이었다."원영 씨 생각은 어때요?"송원영이 차분하게 말했다."지금 당장 àl'aube에 전속 모델은 필요 없다고 봐요. 다만 특정 시리즈 홍보를 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 여배우는 억울하게 누명 쓰고 몇 년 동안 수감됐다가 출소 후에 연기력 하나로 국제 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받았어요. 우리의 탈피 시리즈랑 딱이에요.""중요한 건 다른 하이엔드 브랜드 모델을 맡고 있긴 한데 시계 쪽이라서 우리랑 전혀 겹치지 않아요."송원영이 파일을 몇 장 넘겼다."오히려 에덴 시리즈가 모델을 찾기가 더 까다로워요. 유명세가 중요한 게 아니라 딱 보는 순간 로맨스와 사랑이 떠오르는 달콤한 이미지여야 하거든요."허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송원영의 분석이 맞았다."딱 어울리는 사람이 있어요?""한 명 있긴 한데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아요."송원영이 파일을 넘기다 한 페이지에서 멈췄다.사진을 확인한 허설아가 살짝 멈칫했다.고아현이었다.송원영이 고른 사진은 사실 고아현 본인의 달콤한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사진이었다.허설아는 예전에 별채에서 연희가 건넨 귤을 뺨에 갖다 대며 환하게 웃던 고아현이 떠올랐다. 입가의 자그마한 보조개가 귀엽고 생기 넘쳤다.고아현은 한때 국민 레드로즈라고 불렸다.엄마 고연정을 닮은 얼굴이었지만 훨씬 달콤한 분위기였고 웃을 때면 온 세상을 물들이는 것 같았다. 에덴 시리즈 홍보 모델과 정말 잘 어울렸다. 하지만 송원영 말대로 고아현의 평판이 문제였다.특히 최근 권정민과의 스캔들이 터지고 나서는......게다가 권율 그룹 주얼리 전시회에서 처음 선을 보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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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집에서는 알고 있어요?""당연히 모르죠. 전부 익명으로 샀거든요."허설아가 고개를 들어 송원영을 바라봤다."얼마나 더 필요해요?""많지는 않아요. 몇억 부족한데 수중에 그 정도 돈이 없어서요. 일단 월급과 성과급을 미리 받아서 조금이라도 더 사두려고요."몇억이라고?송원영 월급이 적은 편은 아니라 해도 그걸로 송씨 가문 지분을 사들이는 건 개미가 집을 옮기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허설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서은석 얘기가 나올 것 같았는지 송원영이 먼저 손을 내저었다."서은석 씨한테 빌리고 싶지는 않아요. 못 갚을까 봐 두려워요."허설아가 피식 웃었다."그렇게 자신이 없어요?""자신감 문제가 아니에요. 월급은 내 거니까 내 맘대로 쓸 수 있고 여기서 계속 일할 자신도 있어요. 하지만 돈을 빌리는 건 달라요. 게다가 이런 관계에서 돈까지 빌리는 건 더더욱요."송원영은 마음속의 그 선을 넘기가 싫었다.선물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었다. 정해진 가격이 있으니 헤어질 때 돌려주면 그만이었다.하지만 지분을 사려고 돈을 빌리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대표님도 마찬가지예요. 대표님한테서 빌릴 수는 없어요."허설아가 쓴웃음을 지었다."나를 너무 부자로 생각하네요. 번 돈을 에덴 시리즈 생산에 다 쏟아부었는데 돈 빌려줄 여유가 어디 있겠어요? 원영 씨한테 빌려주고 나중에 내가 지헌이 카드 긁을 순 없잖아요."실제로 유동 자금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았다.하지만 송원영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했다."급여를 미리 받으려면 계약서가 있어야겠죠? 문서 작성해서 가져와요. 재무팀에 얘기해서 바로 이체해 줄게요."송원영이 큰 짐을 던 듯 환하게 웃었다. "감사해요, 대표님."퇴근할 무렵, 허설아는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을 만큼 바빴다.허설아는 퇴근 카드를 찍으면서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저 고아현이에요. àl'aube 신제품 홍보 관련해서 한번 부탁드리고 싶어서요."허설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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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고아현의 목소리가 살짝 굳었다."네, 알겠습니다. 감사해요, 대표님."전화를 끊고 허설아는 차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별채로 돌아오니 박시연이 연희 옆에 앉아 공부를 봐주고 있었다.허설아가 들어오자 미애 이모가 다가와 가방을 받아들며 걱정스럽게 말했다."사모님, 꼬마 아가씨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의자에 앉아 있는 연희는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허공에 붕 떠 있었다.그래도 꼿꼿이 앉으려고 애썼고 옆모습은 아직도 젖살이 통통하게 남아 있어 너무 귀여웠다. 권씨 가문에서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귀하게 크다 보니 확실히 살이 좀 오른 것 같았다.허설아가 물었다."공부한 지 얼마나 됐어요?""시간표대로 했어요. 삼십 분 전에 쉬면서 태블릿으로 게임 십 분 했고요."허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됐어요.""제가 보기에도 너무 힘들어 보여서 나가서 좀 놀라고 해도 안 놀아요."미애 이모는 연희가 안쓰러웠다.고작 세 살짜리 아이가 어찌나 의젓하고 속이 깊은지 전혀 아이 같지가 않았다.연희는 매일 야외 활동 시간이 넉넉하게 있었지만 허설아를 닮아서인지 가만히 있을 수 있으면 움직이지 않는 편이었다.허설아는 그나마 공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반강제로 운동하는 셈이 되었다. 연희는 하루에 정해진 달리기와 점프 운동이 끝나면 그냥 앉아서 꼼짝하지 않았다. 권지헌이 집에 있을 때는 연희를 운동시켰고 허설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미애 이모 얘기를 들은 허설아가 연희를 불렀다."연희야, 공부하는 거 좋아?"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가 다시 흔들었다."좋아하는데 수학은 싫어. 너무 어려워.""그럼 우리 그냥 하지 말까?"연희가 고개를 저었다.허설아가 놀라서 물었다."왜 싫어?""공부 열심히 해야 나중에 엄마 도울 수 있잖아. 언젠가 아빠가 우리 쫓아내면 연희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먹여 살릴 거야."쫓아낸다고?허설아는 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박시연을 바라봤다."누가 연희한테 이런 말 가르쳤어요?" 연희가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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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본채와 별채를 합치면 도우미가 열 명 남짓 됐다.박희수는 집 안에 드나드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걸 좋아하지 않았다.거의 모두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맡은 역할에 충실했고 상주하는 몇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출퇴근하는 형태로 일했다.하루 업무가 끝나면 각자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정원과 화초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박희수와 얼굴 볼 일도 거의 없었다.연희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드물었다.허설아가 조사하겠다고 하자 박희수는 지지할 뿐만 아니라 속으로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집은 아직 박희수가 관리하고 있었다.그런데 눈이 삔 어떤 도우미가 감히 연희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려서 아이가 따라했다는 게 박희수로서는 면목이 없었다.허민정은 박희수 옆에서 담요를 뜨고 있었다. 느긋하게 이미 반쯤 뜨고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박희수가 처리할 일이었고 허민정은 의견을 듣는 것으로 충분했다.나머지는 허민정의 몫이 아니었다.박희수는 허민정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마음이 쓰였다.유화 이모를 돌아보며 말했다."가서 설아를 도와서 어떻게 된 상황이든 설아 마음대로 하면 된다고 해."박희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가보려는데 유화 이모가 말렸다. "사모님, 그냥 계세요. 제가 다녀올게요."도우미들 중에는 박희수를 오래 따라온 나이 든 사람들이 꽤 있었다.보모 중에도 예전에 은퇴한 보모가 추천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있었다. 진짜로 조사를 하려면 박희수가 직접 나서지 않는 게 좋았다.박희수는 마음이 여린 데다가 집안이 워낙 좋다 보니 많은 일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편이었다. 너그럽게 봐주는 게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딴마음을 품는 사람들이 있었다.박희수도 맞는 말 같아서 다시 자리에 앉아 허민정과 나란히 담요를 떴다.-별채 안.불려 온 본채와 별채 직원들이 어리둥절해서 허설아를 바라봤다.별채에는 미애 이모와 청소 담당 이모 한 명, 나머지는 박시연 팀뿐이었다.본채 쪽 직원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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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유화 이모가 다시 물었다."사모님은 이미 감이 오신 거예요?"허설아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가볍게 웃었다."며칠 동안 별채 연희 방 리모델링을 할 테니 본채에서 시간 되는 사람들 와서 도와달라고 해요.""네, 가서 바로 전할게요."연희 방에는 장난감이 정말 넘쳐났다.정리만 며칠이 걸렸다.주변에서 선물로 보내온 것들도 많았고 장난감 브랜드에서 언박싱 홍보를 부탁하며 보내온 것들도 있었다. 허설아가 거절했는데도 장난감은 그대로 선물했다.그것들이 다 연희 방에 쌓여 있었는데 뜯지도 않은 박스도 많았다.허설아는 그냥 연희랑 같이 장난감을 정리하면서 언박싱 영상을 찍어 올릴까도 싶었지만 마땅한 계정이 없는 게 문제였다. 성별도 가늠이 안 가는 권지헌 계정으로 장난감 언박싱을 올릴 수는 없잖아?장난감들을 다른 방으로 옮겨두고 연희와 박시연이 함께 정리하는 동안 허설아는 옆에 앉아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렸다.마침 눈에 들어오는 장난감들을 그림 속에 녹여냈다.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살짝 곱슬기가 있는 연희는 장난감 사이에 앉아 정리하는 모습이 꼭 인형 같았다.영감이 떠오른 허설아가 금방 그림 한 장을 완성해서 올렸다. 장난감에는 브랜드 로고를 그대로 그려 넣어서 감사 표시를 대신했다.서풍 팬들조차 서풍이 아이를 공개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더구나 이런 방식으로 말이다! 허설아가 댓글에 답글을 달았다."장난감 보내주신 브랜드에 감사드려요. 광고도 협찬도 아니고 단순하게 공유하는 거예요."그림을 업로드하고 허설아는 바로 앱을 닫았다.서풍 계정으로는 매달 원고 의뢰가 쏟아졌지만 전에 교통사고와 유산으로 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이미 의뢰받은 것들만 마무리하면 더 이상 새 의뢰를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그냥 정기적으로 일러스트만 올릴 예정이었다. 태블릿을 끄자 박시연 팀 직원 한 명이 밖에서 들어와 허설아 귀에 대고 조용히 몇 마디를 속삭였다.허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리모델링은 핑계일 뿐이었다. 어차피 본채 사람이라면 그 핑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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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박희수가 젓가락을 탁 내려놓으며 맑은 소리가 쨍그랑하고 났다. "안 맞아? 난 왜 설아가 이거 못 먹는다는 거 몰랐을까?" 박희수도 매일 밥을 같이 먹는 건 아니었다. 보통 연희는 본채에서 밥을 먹고 허설아와 권지헌은 퇴근 후 별채에서 먹는 경우가 많았다.따지고 보면 고작 음식 하나였다. 그렇게 화낼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이 몇십 년 전이나 조선시대도 아니고 며느리가 밥 먹으러 왔다가 해삼 한 점 못 먹었다는 소리가 밖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박희수 체면이 뭐가 된단 말인가?허설아가 평소에 박희수와 가깝게 지내니 망정이지.조금이라도 관계가 소원한 며느리였다면 시어머니가 일부러 트집 잡으며 길들이려 한다고 오해하지 않을까?박희수는 생각할수록 속이 불편했다."우리 집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됐는데 아직도 이런 실수를 해!"최순자가 고개를 숙이며 잘못을 인정했지만 여전히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 태도였다. "저도 작은 사모님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전에 유산하셔서 몸이 허해졌을 테니 너무 좋은 음식들은 오히려 흡수가 안 돼요. 그래서 이렇게 큰 해삼은 사모님이 드시는 게 안 좋아요. 저희 고향에서는 유산하고 나면 다 흑설탕 달걀을 먹거든요.""전에 사모님께 소고기나 양고기를 드릴 때도 드셔도 흡수되지도 않고 몸에 맞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최순자는 말할 수록 자기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권지헌이 싸늘하게 쳐다보며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누가 못 먹는다고 했어요?"예전 여자들은 임신했다가 유산하면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집안 형편이 안 좋아서 며느리한테 좋은 걸 먹이기 아까워 온갖 핑계를 댄 것이었다. 의사는 허설아한테 붉은 살코기를 충분히 먹으라고 권했고 허민정도 갖은 방법을 써서 허설아가 조금이라도 더 먹게 했다.그런데 최순자는 아무것도 먹으면 안된다는 뉘앙스였다. 최순자가 권지헌을 대하는 태도와 허설아를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권지헌을 볼 때는 눈이 반달이 되도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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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박희수는 열 받아 밥도 못 먹고 화난 얼굴로 쏘아붙였다."유화야, 저 사람 손에 내 팔찌 있는지 봐봐!"최순자가 유화 이모를 막으며 욕을 퍼부었다."뭐하는 거야? 같이 권씨 가문에서 일하는 주제에 무슨 권리로 나를 건드려?"유화 이모가 미애 이모에게 눈짓을 보냈다.두 사람이 최순자를 양쪽에서 붙잡고 소매를 걷어 올리자 소매 안쪽에 숨겨뒀던 빛깔이 고운 보라색 비취 팔찌가 나왔다.박희수 주얼리는 중 특히 비취 종류는 거의 다 맞춤 제작이라 같은 걸 찾기 어려웠다.게다가 최순자가 산다 해도 자기 손목 사이즈에도 맞지 않는 팔찌에 그만한 돈을 쏟아부을 리가 없었다.박희수는 뼈가 가늘어도 손바닥 뼈가 넓고 단단해서 팔찌는 항상 조금 큰 사이즈로 맞췄다.최순자의 통통한 손목에 걸쳐도 여전히 헐렁해 보였다. 유화 이모가 팔찌를 빼고 꼼꼼히 살펴봤다."사모님 팔찌 맞아요."박희수는 화가 치민 나머지 몇 번이나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난 집에 도둑이 있는 걸 제일 싫어해! 도대체 내 물건을 얼마나 가져간 거야?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잘해줬어? 아니면 권씨 가문에서 도우미 일 하는 게 그렇게 억울해?" 권씨 가문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은 대우가 꽤 좋은 편이었다.박희수는 마음씨도 너그러워서 최순자 손자가 구에 있는 사립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했을 때도 직접 입학 대기표를 알아봐 줬었다. 장 볼 때 조금씩 챙겨가는 걸 알았지만 박희수는 그냥 넘겼다. 어차피 다들 사는 게 다 빠듯하니 심하게 단속해 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이었다.그렇게 너그러움을 베풀었는데 이런 도우미를 키워온 셈이라니.최순자가 손을 싹싹 빌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보다 더 큰 건 두려움이었다.허설아가 국에 문제가 있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면 박희수도 갑자기 이런 일이 있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손자 학비를 최순자가 대고 있었는데 권씨 가문 일자리를 잃으면 손자가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최순자는 바로 무릎을 꿇었다."사모님, 제가 순간 눈이 멀었어요. 제 잘못이에요! 정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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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최순자가 허설아의 다리를 놓고 뒤로 물러나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허설아는 손에 숟가락을 든 채 그릇 안의 해삼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팔찌 가져간 것도 고연정 씨가 시킨 거죠?"최순자는 멍하니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두려움에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고 얼굴 근육이 경련하듯 떨렸다. 발뺌할 말을 찾으려 했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허설아는 어떻게 최순자가 고연정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까.그럴 리가 없었다."사모님, 무슨 말씀인지 저는 모르겠어요.""인정 안 해도 괜찮아요. 최순자 씨 은행 계좌에 고연정 씨가 보낸 돈이 들어온 기록이 있거든요. 그건 어떻게 된 거죠?"최순자가 억지를 부렸다."권씨 가문에서 투잡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잖아요. 내가 부지런히 일 두 개 한 건데 그게 뭐가 잘못됐어요?""상주 도우미로 하루 스물네 시간을 권씨 가문에서 보내는데 언제 나가서 투잡을 한 거예요? 설마 한 달에 이틀 쉬는 날에 고연정 씨한테서 2천만 원씩 벌었다는 거예요?"허설아는 태연했고 늘 그렇듯 차분한 얼굴에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렇게 쉽게 버는 투잡이면 나한테도 소개해줘요. 해보고 싶네요."최순자가 목소리를 높이며 변명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그게 아니라! 그건 둘째 사모님이 예전에 저한테 빌린 돈이에요. 맞아요, 저한테 빌린 돈을 갚은 거예요!"박희수도 깜짝 놀라서 유화 이모를 바라봤다."이 사람 원래 고연정 쪽 사람이었어?""네. 둘째 사모님이 이혼하신 후에 저희 쪽 진미희 이모랑 같이 주방에서 일했는데 미희 이모는 2년 전에 며느리가 임신해서 돌봐주러 간다고 그만 그만뒀어요."최순자를 바라보는 박희수의 눈빛이 싸늘하게 굳었다."고연정이 왜 내 물건을 훔치라고 했어?"발뺌하려던 최순자는 박희수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허설아는 달랐다. 최순자는 허설아가 나이도 어리다고 애초부터 우습게 생각하며 억지로 발뺌하면 결국 자기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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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간식이나 우유를 줄 때마다 짧게 한마디씩 했을 뿐이었다.그런데 연희는 다 기억하고 있었다.권지헌의 얼굴이 퍼렇게 굳어지고 손등 위 핏줄이 경련하듯 떨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허설아가 권지헌의 손을 잡았다."화내면 몸만 상해.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잘 처리하자."권지헌의 눈빛은 고요한 수면처럼 잠잠했지만 속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 최순자는 그 눈빛을 마주한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도련님, 다른 뜻은 없어요. 저는 그냥 사모님이 도련님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몸도 약하고 아이도 낳지 못하는 여자는 도련님 아내 자격이 없잖아요! 저는 다 도련님 위한 거예요!"최순자가 권지헌 다리를 붙잡고 애원했다.발을 들어 차버리려는 권지헌을 허설아가 잡아당겨 힘을 조절시켰다. "경찰 불러. 팔찌 하나만 가져간 게 아닐 수 있으니 입건하기에 충분할 거야. 나머지는 경찰한테 맡겨."허설아가 권지헌을 막는 사이 미애 이모가 재빨리 신고했다.경찰이 최순자를 데려가자 남아 있던 다른 직원들의 얼굴에 복잡한 기색이 감돌았다.그렇게 오래 일한 최순자가 뒤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유화 이모가 박희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좀 더 드실래요? 저녁에 아무것도 안 드셨잖아요.""화나서 입맛도 없어. 아무리 막아도 집안 도둑은 못 막는다더니." 허설아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다. 박희수가 아예 그 팔찌를 가져와 허설아 손목에 끼워줬다.허설아 손목에는 너무 커서 헐렁거렸다. 허설아가 팔찌를 다시 빼서 돌려줬다."제 사이즈가 아니에요. 어머님이 가지고 계세요."박희수가 이번 일로 허설아에게 미안한 마음에 보상해 주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희수도 이번 일이 적잖이 충격이었을 것이었다.권지헌의 손이 허설아 허리춤에 닿더니 손가락을 리드미컬하게 가볍게 두드렸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 나오는 무의식적인 습관이었다."집에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허설아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별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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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권지헌은 허설아가 자신을 너그럽게 받아주기에 이번 일을 문제 삼지 않는다는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연희가 권씨 가문에 있지 않았다면 겪지 않아도 됐을 일이었다.허민정이 박희수 그릇에 반찬을 집어주었다. "밥 먹어요. 화낼 가치도 없는 일이잖아요."허민정 눈에 이 정도는 큰일도 아니었다.권씨 가문이 연희와 허설아를 어떻게 대하는지 다 지켜보고 있었다.세심하게 챙기는 건 물론이고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신경을 써줬다.최순자 일은 정말 예상 밖이었다."예전에 나랑 설아가 연희 데리고 있을 때도 말이 참 많았어요. 연희 일찍 유치원 보냈다고 매정하다는 소리도 들었고요."하지만 매정하지 않은 들 어쩔 수 있었을까? 그때 연희는 두 살 남짓이었다. 허설아는 일을 해야 했고 허민정은 심장이 안 좋아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집에 누워 있는 날이 많아서 어린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었다.건영시에 맞벌이 가정이 많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동네에서는 허설아가 그렇게 어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다고 매정하다는 말도 들리긴 했었다. 남편 얼굴을 한 번도 못 봤다는 말은 더더욱 많았다.허민정은 그냥 듣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믿지도 않기로 했다.지금은 허민정도 연희 교육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마디 했다. "연희가 아직 어리긴 해도 너무 온실 화초처럼 키우면 안 돼요. 옳고 그름을 스스로 구분할 줄 알게 해야죠. 아이도 속으로 다 알아요.""두 사람도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우리 연희가 그렇게 나약하지 않아요."허설아는 그나마 나았다. 연희가 크게 영향받지 않은 걸 확인하고 나서 마음을 놓은 상태였다.하지만 권지헌은 원래부터 연희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항상 보상해 주려 했다.박희수가 감격한 눈빛으로 허민정을 바라봤다."언니 말이 맞아요, 밥 먹어요. 설아야, 어떻게 최순자가 고연정과 관계 있다는 거 알았어?""유화 이모가 최순자 씨가 원래 작은 어머니 쪽 사람이었는데 작은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나서 본채로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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