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아가 식사 자리를 거절하자 김수진은 내심 못마땅했다.얼굴 좀 반반하고 권지헌한테 이쁨 좀 받는 게 대수야?이 세상에 예쁜 여자가 어디 한둘인가.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면 그건 큰 오산이었다.언젠가 권지헌이 허설아에게 흥미를 잃는 날이 오면 사랑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잘나가는 남자 곁에는 여자가 하나뿐인 법이 없었다.서은석이 슬쩍 눈길을 돌리고 신경 쓰는 듯하면서도 적당히 선을 유지하는 말투로 말했다."형수님, 사람 시켜서 바래다드릴까요?""괜찮아요, 지헌이가 데리러 오기로 했어요."서은석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찼다.권지헌이 허설아를 신경 쓰는 정도로 보아 이런 지루한 연회에 같이 오지 않더라도 데리러 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송원영이 권서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진짜 갈 거예요? 우리 집 밥 별로인데."권서진이 송씨 가문에 따라가는 건 밥을 얻어먹으려는 게 아니었다.혹시라도 송씨 가문 사람들이 송원영을 괴롭힐까 걱정이 됐을 뿐이었다."괜찮아요, 맛없으면 집에 돌아가서 배달시키면 되죠. 설마 굶기야 하겠어요?"게다가 송씨 가문 모녀가 먼저 초대한 것이기도 했다.잠시 후, 허설아와 안초희는 호텔 입구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허설아가 돌아서서 권지헌의 차에 올라탔다.권지헌이 몰고 온 차는 너무도 눈에 띄었다. 도심에서 오프로드 차량을 모는 사람이 원래도 드문데 심지어 최고 사양의 랭글러라 깔끔하게 차려입은 정장 차림과 묘하게 이질감이 들었다. 송수정의 시선이 권지헌에게 향하더니 좀처럼 떨어질 줄 몰랐다. 송수정은 뉴스에서만 권지헌을 봐왔던 터였다.카메라 렌즈는 실물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법이었다. 권지헌과 허설아 모두 딱히 사진빨을 잘 받는 타입은 아니었는지 실제로 보니 더 충격으로 다가오는 외모였다. 봄날의 온기 속에서 정장 위에 롱 코트를 걸친 권지헌은 우연인지 몰라도 넥타이 색이 허설아의 스커트 패턴과 똑같았다.권지헌이 허설아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고개를 숙여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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