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hapter 521 - Chapter 530

550 Chapters

제521화

진하윤이 더 심하게 울었다."서진이는 지금 일도 아주 잘하고 있는데 왜 꼭 시집보내려는 거야?""너는 몰라! 이건 다 권씨 집안의 추악한 모습이야!"진하윤이 침을 뱉으며 악독하게 말했다."늙은이가 그저 둘째네한테 빚진 것 같아서 뭐든 둘째네만 챙겨주는 거야. 우리 애들은 자식도 아니야? 권정열이 엄마 손에서 버릇없이 자랐다고 싫어하고 둘째만 세상 제일 아끼는 아들이라니까!""서진이가 목숨 걸고 일하는 건 자기를 증명하려는 거잖아? 그런데 늙은이가 그걸 분노하고 두려워하기만 해. 서진이가 권씨 집안 재산 챙겨서 시집가면 그게 다 남의 집 재산이 될까 봐. 내 딸 시집보내는 것도 부족해서 빈손으로 내보내려 하다니. 꿈도 꾸지 말라 그래!"허설아는 진하윤 만큼 권호성을 잘 알지도 못했고 익숙하지도 않았다. 권지헌이 허설아와 연희를 지켜주었고 권호성과 만날 때마다 권지헌이 옆에 있었다.허설아가 보기에 권호성은 고집스럽고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노인이었다.하지만 자기 핏줄들까지 계산하고 이용할 정도로 독한 사람인지는 몰랐다.허설아의 시선이 거실에서 연희를 안고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권서진에게 향했다. 권서진이 얼마나 필사적인지 허설아는 알고 있었다. 처음엔 김지유도 허설아한테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시골 출신인 자기보다 더 노력한다고 했었다. 권서진이 결혼에 대해 줄곧 비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걸 허설아도 알고 있었다. 허설아는 휴지로 진하윤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최선을 다할게요. 서진 씨도 연희처럼 다 권씨 집안 딸이에요."허설아가 권서진을 도우면 그만큼 연희도 돕는 것이었다.진하윤 마음속 한켠이 시큰거렸다. 허설아가 권서진을 진심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연희는 너랑 지헌이도 있고 큰아주버님과 큰형님이 지켜주는데 그럴 일이 왜 있겠어. 내가 무능해서 서진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거야."허설아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권지헌과 권정우가 지금까지 연희의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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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고개를 돌린 허설아는 현관에 서 있는 권지헌을 발견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깜짝 놀랐다."지헌아? 돌아왔으면서 왜 들어오지 않아.""방금 도착했어. 이야기 나누는 것 같아서 방해하지 않았어."권지헌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유화 이모도 마침 도우미들을 데리고 돌아왔다.바구니에 신선한 과일 몇 개를 담아서 허설아가 먹을 수 있도록 상온으로 만들어주려던 참이었다.허설아가 불러세웠다."유화 이모, 번거롭게 하지 말고 그냥 바로 먹게 줘요.""그러면 안 돼요. 이제 막 몸조리 끝났는데 찬 거 드시면 안 되죠. 몇 분만 기다리세요."유화 이모는 주방에 들어가 권지헌의 식사를 차려놓고 나서야 돌아가 과일을 손짓했다.권지헌이 손짓했다."이리 와."진하윤이 허설아를 밀어내며 말했다. "나 세수하고 올게. 서진이가 물어볼까 봐."허설아가 짧게 답했다.방금 진하윤의 목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흐느낄 때 권서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의아해하며 몇 번 고개를 돌렸었다. 다만 허설아가 몰래 눈짓했기에 권서진도 모르는 척한 것이다.허설아도 권서진한테 숨길 생각이 없었다. 권서진이 물어보면 사실대로 말해줄 생각이었다.권지헌 옆에 앉은 허설아는 이미 밥을 먹었으니 옆에서 조금 더 먹는 것뿐이었다.권지헌이 밥을 먹자 허설아는 유화 이모가 방금 가져온 과일을 먹었다.데운 과일은 식감이 크게 떨어졌지만 허설아는 개의치 않았다."작은 엄마가 무슨 말 했어?""서진 씨 일 때문에, 나한테 서진 씨 남자친구 찾아달라고 하셨는데 학교 다닐 때 동기들과 전에 권율 그룹에 있던 동료들 말고는 나이가 적당한 남자를 아는 게 없어서 말이야. 서진 씨랑 어울릴 만한 사람은 더더욱 적고요."이 일은 뭐니 뭐니 해도 결국 권지헌이 신경 써야 하는 일이었다.권지헌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건 서진이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야.""그건 그렇지만 작은 어머니가 서진이가 상대를 찾지 못하면 할아버지가 대신 찾아주신다고 했대. 올해 안에 꼭 시집보낸다고 하면서 말이야. 난 몰라, 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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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거절하고 싶었지만 허설아가 직접 먹여 준 거라 달랐다.권지헌이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러닝 시간 30분을 추가했다.허설아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권지헌은 자신의 몸이 영원히 허설아한테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매일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했다.허설아는 좋은 걸 다 누리면서도 응원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권서진이 연희를 데리고 프로젝터를 정리했다."언니, 아까 엄마랑 무슨 얘기했어요?"얘기를 나누는 소리를 들었지만 진하윤이 허설아와 얘기를 나누려 한다는 걸 알고 와서 묻지 않았다.권서진이 목소리를 낮췄다."혹시 엄마가 곤란한 일 부탁했으면 거절해요. 절대 마음 약해지지 말고요."허설아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남매 둘 다 진하윤이 무리한 요구를 했을까 봐 걱정하다니, 과연 한 가족이었다."괜찮아요. 작은 어머니가 나한테 서진 씨 남자친구 찾아달라고 하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할아버지가 올해 서진 씨 시집보낸다고 걱정하시는 거예요."권서진이 멍하니 긴 속눈썹을 깜빡거렸다.진하윤이 저녁에 결혼을 재촉하고 방금 또 저렇게 울었던 게…… 권서진을 걱정해서였어?권서진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마음속도 복잡했다.진하윤이 세수하고 나와서 함께 별채로 돌아가자며 권서진을 불렀다. "가요."권서진이 진하윤을 따라 떠나며 고개를 돌리자 허설아가 연희를 안은 채 모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순간 권서진이 좀 멍했다.사실 권서진과 진하윤은 사이가 그렇게 돈독하진 않았다. 어쨌든 여러 해 보지 못했고 자주 함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진하윤도 권서진을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송씨 집안, 송민재 손의 회사들에 연달아 문제가 생겼다.재무팀이 전화를 여러 통 걸었지만 휴대폰에 뜬 발신자 정보를 본 송민재는 받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계속 이대로 가다간 송민재가 쏟아부은 돈을 다 날리고 어쩌면 빚까지 질 판이었다!송민재는 급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송동건이 그 모습을 보며 심각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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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서은석의 말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송동건이 휴대폰을 쥔 손을 덜덜 떨며 서은석의 차가운 태도에 화낼 겨를도 없었다.그러다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권씨 집안이 왜 너를 노리는 거야?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녔기에 권씨 집안을 건드린 거야?"송민재의 등에서 식은땀이 옷을 흠뻑 적셨다.봄날이 다가오며 점점 따뜻해졌지만 송민재는 뼛속까지 서늘해졌다. 송민재가 전에 했던 일들을 권지헌이 알게 된 걸까?아니야, 그럴 리 없어.권지헌이 정말로 송민재가 자기 아내한테 손댄 걸 알았다면 이렇게 가볍게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송민재의 회사를 서서히 파산의 늪으로 몰아넣으며 숨통을 조여오는 건 능지처참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권지헌의 수법이 이렇게 부드럽다고?송민재는 무수한 핑계를 찾아 스스로를 진정시켰다.눈물, 콧물로 범벅이 돼서 송동건의 허벅지를 안고 울며 하소연했다."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분명히 송원영이 서은석 앞에서 뭐라고 한 거예요!"송수정이 기회를 틈타 입을 열었다."전에 언니가 권율 그룹에 있지 않았어요? 지금은 또 권 대표님 사모님 쪽에서 일하고 있고요. 어쩌면 언니가 우리 집 흠잡는 말을 했을지도 몰라요."송동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송원영을 죽일 듯이 욕했다.송원영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다 끊어버리더니 이제는 전화가 아예 연결도 되지 않았다!차단당한 것이었다.김수진이 코웃음을 쳤다."내가 해볼게."그런데 김수진이 건 전화도 연결되지 않았다!송씨 집안 사람들은 멍하니 서로 쳐다보기만 했다.송원영이 정말 집안과 등을 돌리려는 걸까?송수정이 옆에서 부채질을 했다."언니가 분명 요즘 너무 바빠서 그럴 거예요. 시간이 좀 지나면 잘못을 뉘우치고 괜찮아질 거예요."송동건이 탁자를 세게 쳤다."불효막심한 것! 집안에서 대체 못 해준 게 뭐야? 정말 내 속 뒤집어 놓으려고 작정했네!" 김수진은 송원영을 손아귀에 넣을 자신이 있다는 듯 손을 들어 머리를 정돈했다."요 며칠 몇몇 브랜드 쪽에서 차 모임에 초대했으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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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몇 분 후 중년 여자가 크고 작은 쇼핑백들을 들고 들어오자 삼계탕 냄새가 확 퍼지고 기름기가 동동 떠 있는 맑은 국물이 가슴을 시큰거리게 했다. 송원영의 귀에는 끝없는 욕설과 질책이 전해졌다.집을 나설 때 너무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서 안에는 여전히 잠옷 차림이었다.고개를 숙인 송원영은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발견했다.송원영이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웃으려다가 멈췄다."민재 오빠는 멍청하고 당신들은 멍청이를 키워낸 근원이니까요. 민재 오빠가 파산하기 싫고 기사회생하고 싶다던가요? 좋아요, 그럼 저한테 와서 빌어요."송원영이 방금 붕대를 뜯은 엄지손가락을 쳐다봤다.새로 자란 손톱은 얇고 부드러워서 아직 잘 쓸 수가 없었다.하지만 새로 자라난 것이었다.송원영이 담담하게 말했다."어쩌면 제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민재 오빠를 구해줄 수도 있겠네요."말을 마친 송원영이 전화를 끊었다.휴대폰 화면을 잠시 쳐다보다가 전화번호 위 '엄마'라는 이름을 김수진으로 바꿨다.휴대폰을 내려놓은 송원영은 앞에 걸린 링거병을 쳐다봤다.수액이 똑똑 떨어져 송원영의 혈관으로 스며들었다.수액실 밖에서 허설아가 연희의 손을 잡고 지나갔다.연희 소아과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온 것이었다. 의사 말로는 연희의 성장 수준이 이미 점차 동년배 아이들을 따라잡고 있다고 했다.키와 체중이 좀 낮은 것 외에 다른 부분은 다 정상이었다.언어와 사교 능력 평가에선 심지어 고득점을 받았다.연희가 허설아의 손을 잡아당기며 손바닥을 꼬집었다."엄마, 나 원영 이모 봤어."연희의 시선을 따라간 허설아는 저 멀리서 링거를 맞고 있는 송원영을 발견했다.분홍색 패딩을 입고 있는 송원영은 안에 분홍색 잠옷을 입고 있었다.발밑에 놓인 털 슬리퍼가 아니었다면 이상한 걸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허설아가 연희를 데리고 걸어가서 송원영의 어깨를 툭 쳤다."왜 혼자 여기 있어요?""저혈당에 장염도 도졌어요. 괜찮아요, 이거 다 맞으면 돌아갈게요."송원영의 창백한 안색을 본 허설아는 함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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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허설아는 믿지 않았다.권지헌이 서은석의 연애운을 얘기한 이상 분명 권지헌 것도 봐줬을 것이다.그런데 자기 건 말하지 않다니. 허설아가 권지헌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자기는 어떻대?""잊어버렸어.""쯧. 연희야, 네 아빠 기억력이 정말 안 좋네. 우리가 아빠한테 뇌에 좋은 영양제 사줘야겠다."연희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아빠 기억력 진짜 좋은데. 지난번에 나랑 같이 본 애니메이션도 아빠는 다 기억해."하지만 연희는 기억하지 못했다.허설아가 일부러 말꼬리를 늘어뜨렸다."아, 그럼 네 아빠가 일부러 그런 거네."권지헌이 눈가에 웃음을 띠며 허설아를 힐끗 쳐다봤다."사주 대사가 나보고 사업엔 갈림길이 많고 어려서 험난하며 형제간 의심과 불화가 있을 거래. 그래도 부모님은 금슬이 좋고 부부가 화목할 거라고 하셨어."그때 대사는 가진 건 없어도 부끄러울 것 없고 젊은 시절을 함께 한 부부의 연은 아주 귀하다고 말했다.권지헌은 그때 운명을 믿지 않았다.반달 후 입학해서 대학 개강 첫날에 허설아를 만날 때까지는.열여덟 살부터 시작한 감정이, 학창 시절 좋아했던 사람이 아내가 됐으니 확실히 젊은 시절을 함께한 부부라고 할 수 있었다.지금 보니 대사가 정말 정확하게 본 것이었다.허설아는 답을 듣고 흡족하게 자리로 돌아갔다.허설아는 송원영을 볼 때마다 지금이 처음 만났을 때와 변화가 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핏 보면 여전히 다정하고 부드러운 송원영이었다.말할 때도 참 부드러웠는데 송씨 집안 사람들을 만나지만 않으면 평소에 화도 내지 않았다.어디가 변한 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놀이공원 안에 전서준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연희가 차에서 내리는 걸 보더니 빠르게 달려와 손을 잡아끌고 함께 놀러 갔다.전서준은 어린이들 무리를 보며 신나게 말했다."내 동생이야, 보여줄게!"연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기가 누나라고 정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전서준은 연희한테 키가 작으니까 동생이라고 했다.연희가 고개를 저었다."우리 외할머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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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유혜원이 멈칫하더니 손끝에 든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그리고 웃으며 담배를 끄고 손을 뻗어 허설아를 끌어안았다."나 설아 씨한테 반할 것 같아요."전서준이 못하는 말이 없는 건 다 유혜원한테서 물려받은 듯했다!-서은석은 병원에 도착해서 여러 진료실을 찾아다니다 겨우 송원영을 찾았다.송원영은 잠이 들어 의자에 기댄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링거병의 약물이 전부 떨어져 피가 역류하기 시작했다.서은석이 재빨리 밸브를 잠그고 간호사를 불러 피가 다시 들어간 뒤 바늘을 뽑았다."보호자분이 바늘 자국 좀 눌러주세요. 몇 분 지켜보다가 가셔도 돼요.""네."의자에 앉아서 송원영의 손등을 누르던 서은석은 그제야 송원영의 손이 얼음장처럼 차갑다는 걸 깨달았다.손에 쥔 손이 마치 방금 냉동실에서 꺼낸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흐리멍덩하게 눈을 뜬 송원영이 서은석을 보고 눈을 비비려 하다가 제지당했다."움직이지 마.""어떻게 온 거예요?""내가 오지 않았으면 네 피가 한 병 가득 역류할 뻔했어."서은석이 송원영의 손을 잡고 아예 자기 품에 껴안았다."전화했는데 받지 않길래 찾아갔더니 집에 아무도 없더라."서은석 가슴의 온도가 송원영의 차가운 손에 닿아 송원영도 점차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서은석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왜 나한테 와서 같이 있어 달라고 얘기하지 않았어?" 서은석은 약간 화가 났다.송원영이 서은석을 남자친구로 대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같았다.서은석을 본 송원영은 아마 허설아가 불렀을 거라고 생각했다.송원영 눈가가 시큰거렸다.방금 꿈을 꿨는데 꿈에 어렸을 때 일이 되풀이됐다. 송수정이 송원영의 옷을 욕심내자 김수진이 송수정한테 줘버렸다.그저 옷 한 벌이라며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송원영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 것도 있었다. 어렸을 때 장염에 걸렸을 때도 송원영은 혼자 병원에 갔기에 이미 익숙했다.아무도 송원영과 곁에 있지 않았고 항상 송수정 옆을 지켰다.송원영은 서은석을 보더니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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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권지헌한테 송씨 집안 회사를 파산시키는 건 이미 관용을 베푼 것이었다.권지헌은 권호성을 화나게 하는 게 두렵지 않았다.다만 권호성은 어쨌든 뿌리가 단단하고 일선에서 손을 뗐어도 인맥이 두터웠다.권호성을 흔드는 건 쉽지만 권지헌이 원하는 건 흔드는 것만이 아니었다.권지헌이 유일하게 걱정하는 건 허설아였다.권지헌의 시선이 현관의 작은 창을 통해 본채 밖 대나무 숲 안을 훑었다. 젊은 여자 하나가 권정열의 휠체어를 밀고 있었고 두 사람이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다.권정열의 손이 계속 여자의 손등을 쓰다듬었지만 여자는 떠나지 않고 오히려 교태 섞인 웃음을 지었다.두 사람이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다.대나무 숲 밖에서 권지혁이 주먹을 꽉 쥔 채 뛰어 들어갈지 말지 고민하며 서 있었다.망설이는 사이 고개를 돌린 권지혁은 권지헌이 자신을 보며 고개를 젓는 걸 발견했다.권지혁이 단숨에 기운이 빠졌다.마음속 온갖 서러움을 차올랐지만 또 무의식적으로 권지헌의 말을 들으면 틀릴 게 없다고 생각했다.권지헌이 서 있는 현관 양쪽의 화분은 권정우가 품종을 바꿔 심어서 코를 찌르는 진한 재스민 향에 취할 것만 같았다. 권지혁이 권지헌 앞 몇 계단 밑에서 불렀다."큰형.""삼촌을 본가에 보내서 한동안 지내게 해.""하지만 할아버지가 아빠, 엄마 보시면 십중팔구 화내실 텐데……""작은 엄마는 안 갈 거니까 삼촌만 보내."권지혁은 여전히 좀 망설였다.권정열과 권호성 사이가 틀어진 건 온 가족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권호성은 아내가 권정열을 버릇없이 길렀다고 단정 지었다. 그래서 권정열이 문중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추잡한 일을 저질러 집안 망신을 시킨다고 했다.권정열은 권호성이 자기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 인생 전체를 망쳐놓고 아예 포기했다고 원망했다.큰형과 둘째 형은 사업이 있는데 왜 자기만 폐인으로 별장에 갇혀 있냐며 길길이 뛰었다. 두 사람이 마주치기만 하면 대화 몇 마디 하기도 전에 무조건 끝도 없이 다퉜다.전에는 권호성이 권정열을 별장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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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하지만 권지헌이 이미 관용을 베풀었다는 걸 권정우도 이해했다.허설아와 아이 일로 피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은 건 이미 자식 된 도리로 지키는 마지막 선이었다. -며칠 후 명품 브랜드가 개최한 만찬에서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였다.만찬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브랜드가 신제품과 고급 주얼리를 홍보하는 자리였다.광고와 홍보를 맡은 스타들도 와서 레드카펫을 밟았다.지난번 탈피 발표회 후 허설아와 안면을 텄던 적지 않은 사모님들이 허설아가 권서진, 송원영과 함께 오는 걸 보고 친근하게 인사했다.안초희가 한 테이블 구석에서 허설아 일행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설아 씨, 여기야."허설아가 다가오자 안초희가 웃으며 말했다. "자기가 사교 같은 거 싫어하니까 일부러 자리 남겨뒀어."이런 자리에서 안초희만이 대놓고 자리를 남겨놓을 수 있었다.허설아는 정말 사모님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몇 마디 만에 인사말이 끝나면 권율 그룹 사업 이야기로 넘어가서 허설아한테 다리를 놓아달라거나 협력 기회를 달라고 했다.허설아는 이런 일들이 귀찮았다.허설아는 일부러 머리 아픈 척하며 그대로 안초희 몸에 기댔다."그분들이 단숨에 신제품 한 세트씩 주문하겠다는 것만 아니었으면 정말 오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돈이 돈인 만큼 벌지 않을 수가 없잖아."안초희가 무표정하게 허설아를 밀어내며 이를 드러내고 질투하는 척 말했다."역겨운 자본가!"허설아가 처음 창업한다고 했을 때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봐 걱정되었던 안초희와 김아림은 말리려고 했었다.하지만 지금은 허설아가 물 만난 고기처럼 잘나가는 데다 함께 일할 때의 조심스러움도 사라진 모습을 보며 안초희는 진심으로 기뻤다.사람들이 와서 인사하자 허설아는 환한 미소로 예쁜 말을 하며 거절해서 화도 낼 수 없게 만들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 같았다.안초희는 함께 일할 때를 떠올렸다.허설아는 늘 수수하고 조용한 데다 성격이 얌전해서 누구든 번거로운 일이면 허설아한테 야근을 부탁할 수 있었다.존재감도 없고 내성적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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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허설아의 말에 말문이 막힌 김수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답답한 기분이 꽉 들어찼다.역시 권씨 집안 여자들은 다 꼴불견이었다!송수정이 송원영을 보며 눈동자를 굴렸다."언니, 요즘 집에도 돌아오지 않으니까 엄마, 아빠가 언니 걱정 엄청 해. 엄마는 언니 생각하느라 잠도 못 주무셔."송수정이 몰래 의기양양해했다.힐끗 쳐다보고 바로 송수정의 꿍꿍이를 꿰뚫어 본 송원영은 참 수준 미달이라고 생각했다. "나 요 며칠 계속 병원에서 링거 맞았는데 몰랐어?"담담한 말투였지만 화장을 해도 초췌함이 가려지지 않은 창백한 안색이었다. 너무 선명한 초췌한 기색에 안초희도 몸이 안 좋냐며 물을 정도였지만 송원영 가족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김수진이 살짝 멈칫하더니 무의식적으로 송원영의 손등에 바늘 자국이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송원영이 거짓말한다고 의심하는 것이었다.송원영의 하얀 손등에 남은 파란 바늘 자국을 본 김수진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저울질하는 것 같았다.송원영은 지금 김수진의 대답을 기대도 하지 않고 그대로 한쪽에 내버려둔 채 권서진과 이야기를 나눴다.송수정은 그런 송원영을 보며 입술을 깨물고 치마 위에 놓인 손을 꽉 움켜 쥐었다.송수정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송씨 집안을 떠났는데도 송원영은 왜 여전히 이렇게 잘 지내는 걸까.그래, 송원영이 아파서 병색이 완연하긴 하지만 다가와서 말을 거는 사모님들은 다 송원영과 잘 아는 사이 같았다. 한 사모님은 송원영이 아프다는 걸 보고 다가와서 얼굴을 쓰다듬었다.살갑고도 친근감있게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 송원영한테 보양식을 보내주겠다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몰랐다.그 사이 송수정과 김수진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주목받지도 못했고 두 사람이 뭐 하러 왔는지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송수정이 투덜거리며 말했다."언니, 지금 입은 옷 무슨 브랜드야?"브랜드를 알아볼 수 없는 걸 보니 설마 싸구려 길바닥 옷은 아니겠지.송수정이 입은 건 지난 시즌에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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