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리하지 마. 네가 매일 이렇게 지내면 나 수술 안 받을 거야."허민정이 걱정하는 건 자기 병 때문에 허설아한테 짐이 되는 거였다.한밤중에도 집에 못 들어오게 하고 야근까지 시키다니.허설아 상사에 대한 불평까지 튀어나왔다."지난번 그 총각이 밤중에 야근하라고 시킨 거야? 에휴, 진짜 고생이네. 보기엔 괜찮은 사람 같던데 왜 사람 같지 않은 짓을 하는 거야?"허설아는 좀 미안해졌다.자기가 남의 집에 와서 실수로 잠들어버린 건데.허설아는 손으로 수화기를 가리고 몇 마디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허설아가 다 먹은 걸 본 권지헌이 일어섰다."가자. 출근해야지.""대표님……"조금 망설이던 허설아의 시선이 흔들렸다.조민규가 아직 밑에 있었다.허설아가 권지헌을 따라 내려가면 조민규와 정면으로 마주칠 것이다."몇 분 있다가 내려가면 안 될까요?"권지헌이 웃으며 쳐다봤다.허설아의 속셈을 들추진 않았다.허설아는 조민규가 정말 못 알아볼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몇 년 같이 일한 것도 그렇고 허설아가 쓰는 향수도 드문 거라서 조민규 같은 사람이라면 아까 그 순간에는 생각 못 해도 지금쯤은 알아챘을 것이다.권지헌은 말하지 않았다."그래. 5분 있다가 내려와."허설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감사합니다, 대표님."짐을 덜은 듯한 허설아를 본 권지헌이 먼저 발길을 돌려 아래층에 내려가 차에 탔다.조민규가 뒤를 힐끗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허설아 씨는 회사 안 가요?"방금 내려온 뒤, 조민규는 한참을 생각했다.권지헌 품에 안긴 여자가 왠지 너무 눈에 익었다.자세히 생각해 보니 긴 웨이브 머리, 라인이 드러나는 원피스를 즐겨 입고, 집 문 앞 놓인 하얀 하이힐과 소파에 놓인 가방까지...조민규는 벼락이라도 맞은 기분이었다.대표님이 허설아 씨와 사귄다고?그런데 허설아 씨는 남편이랑 아이도 있잖아?조민규는 생각할수록 비서 실장으로서 사장님한테 명확한 답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권지헌이 도대체 어떤 태도인지 봐야 했다.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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