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희뿌옇게 밝아올 무렵, 열이 완전히 내린 노준서는 더는 일행들을 따라가지 않기로 했다.현지 인솔자한테 연락해 근처 도시 공항까지 데려다달라고 했다.노현우는 차에 오르는 노준서를 보며 몇 번이고 당부했다."돌아가면 잘 해결해, 싸우지 말고. 할 말 있으면 차분하게 얘기해, 너무 서두르지 말고.""알았어, 형. 먼저 돌아가, 일행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공항 도착하면 전화해, 전화가 안 되면 문자 남겨. 네 비행기표는 이미 끊어놨고 건영시에 의료팀도 연락해뒀으니까 돌아가면 먼저 검사부터 받아.""알았어."노현우는 꼼꼼하게 모든 것을 챙겨준 뒤에야 자리를 떴다.노준서는 차 안에 앉아 멀어지는 노현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송수정이라는 멍청한 여자를 곁에 뒀던 건 처음에 그나마 이용 가치가 있어서였다.송수정을 통해 송원영과 서은석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노준서는 자기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집안 배경도 없고 부모님도 다 돌아간 데다 노현우는 개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어리석게도 굳이 계속 공익사업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그러다 결국 본전도 못 건지고 만 것이다. 형제 둘 다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할 만큼 능력이 출중하긴 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건영시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변변한 집안이나 뒤를 받쳐줄 사람도 없고 내세울 만한 것도 없었다.노준서가 그토록 공을 들인 것도 자신의 입지를 더 탄탄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예전에도 송수정 같은 멍청이 외에 얼마나 많은 집안 형편이 좋은 여자들한테 호감을 표시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그런데 하나같이 노준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분명 친형제였지만 노준서와 노현우는 전혀 다른 부류였다.노현우는 어릴 때부터 뭘 하든 항상 옆에 여자들이 앞다퉈 따라다니며 떠받들었다. 노준서는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답답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노준서가 한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 아득바득 따낸 것이었다. -차는 천마 지역 깊숙한 곳으로 계속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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