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apítulo 871 - Capítulo 880

889 Capítulos

제871화

노현우가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데리러 온 사람 왔으니 저는 먼저 가볼게요. 나중에 건영시에서 봬요."양준우가 노현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이곳에서 헤어진 뒤, 양준우는 시안 작업 중인 권서진 곁을 지켰고 김지유는 혼자 관광을 떠났다.팔보 골목 구경을 마친 그때, 김지유 휴대폰에 친구 신청 알림이 도착했다. 검은색 프로필 사진에 닉네임은 X, 메모란에는 노현우라고 적혀 있었다.이름은 "현우"인데 프로필 사진은 검은색 사진이었다. 김지유는 친구 신청을 수락했다.-며칠이 지난 뒤, 권서진이 짐을 잔뜩 짊어지고 돌아왔다.권서진은 허설아 책상 위에 두툼한 새 디자인 시안을 툭 던져놓았다. 허설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수확이 꽤 많았나 보네요.""당연하죠, 이번에 다녀오면서 2.5키로나 빠졌어요! 노 대표님은 아직 거기서 계약 얘기 중이고 준우 씨는 옛 전우 만나러 가서 나와 지유 씨가 먼저 돌아왔어요.""왜 준우 씨와 같이 안 갔어요?"권서진이 씩 웃으며 말했다."허 대표님 보고 싶어서 먼저 돌아온 거 아니겠어요?"허설아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권서진이 맞은편 소파에 털썩 앉더니 사무실 고양이를 끌어안고 이리저리 쓰다듬었다."저도 갔죠, 밥도 한 끼 먹었고요. 그런데 해발이 너무 높아서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고요."노현우는 그룹 관련 업무가 많이 남아 있어서 천마시에 도착한 뒤로는 동행하지 않았다.천마시에서 이틀을 지낸 뒤, 권서진과 김지유는 먼저 돌아왔다.디자인 시안에는 천마 지역 스타일 요소가 잔뜩 담겨 있었다.터키석, 마노, 마니차, 나침반 등이었다. 허설아가 시안을 넘겨보니 한 장 한 장 디자인이 하나같이 정교하고 뛰어났다.권서진은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실력도 계속 늘고 있었다.뒤에는 권서진이 천마 지역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있었다.천마족 전통 복장을 입은 몇몇 아이들이 손목에 권서진이 디자인한 팔찌를 세 겹으로 하고 있었다. 허설아는 놀랍게도 사진에서 신앙의 힘을 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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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다음 날.권율 그룹 산하, 비룡 주얼리 그룹.김지유는 안내데스크에서 출입증을 찍고 신분증을 제시했다.안내데스크 직원이 확인한 뒤 신분증을 돌려주며 예의 바르고 상냥하게 웃었다."김지유 씨, 노 대표님께서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세요.""노 대표님 돌아오셨어요?""아침에 막 도착하셨어요. 저 따라오세요,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해 드릴게요."안내데스크 직원이 카드를 찍고 김지유를 안내한 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고 올라가는 걸 지켜보았다.문이 열린 대표 사무실 안에서 노현우와 권지혁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처음부터 권지헌은 권지혁에게 노현우한테서 많이 배우라고 일러두었다.권지혁이 능력만 있으면 앞으로 비룡 주얼리를 이끄는 리더가 될 것이고 그럴 능력이 없으면 노현우가 이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다. 권지혁은 노현우를 유달리 깍듯하게 대했다.김지유가 문을 두드렸다."노 대표님, 권 대표님. 방해되는 거 아니죠?""지유 씨 왔어요?" 권지혁이 벌떡 일어나 김지유한테 자리를 내주며 말했다. "서진이는 어디 갔어요? 서진이가 직접 시안 가져오는 줄 알고 특별히 기다리고 있었는데!""강성시에 유금각 만나러 갔어요. 이번 시안은 비룡과 유금각 둘 다 동시에 전달했으니까 누가 더 빠른지는 대표님 하기 나름이에요!"곧바로 자세를 바로 잡고는 김지유가 들고 있던 시안을 받아 들여다보던 권지혁의 얼굴에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역시 우리 서진이답네요. 디자인이 진짜 느낌 있어요!"김지유는 말문이 막혔다. 권지혁은 권서진 칭찬이라면 입이 마를 정도로 쏟아냈다.노현우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권지혁을 먼저 내보내려 했다."디자인 도면은 오는 길에 이미 확인했어요. 권 대표님이 바로 공장에 가져가서 우선 시제품 한 세트 만들라고 하세요. 공법 요구 사항도 디테일하게 다 적혀있어요."권지혁은 유금각보다 늦기라도 할까 봐 서둘러 자리를 떴다.김지유가 짐을 챙기며 말했다. "시안 전달했으니 저는 이만 갈게요, 이따 학교 가서 수업도 들어야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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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영수증 처리 안 하면 미안해서 어떻게 비싼 거 먹어요?"안초희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그럴 바엔 구내식당이 낫죠. 맞다, 지유 씨. 사촌 동생이 지유 씨네 옆 학교에서 대학원 다니는데 소개 좀 해줄까요?"김지유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초희 언니, 제발요.""왜요? 지유 씨 연애할 시간 없는 거 알지만 알고 지내서 나쁠 거 없잖아요. 어릴 때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는 게 좋아요. 친구 사귄다 생각해요." 김지유가 피식 웃으며 안초희의 속셈을 단번에 꿰뚫어 보았다."집에서 내기하다 진 거죠? 저 이용하려고요?" 안초희는 김지유의 팔짱을 끼며 눈을 찡긋하고 불쌍한 척했다."사촌 동생 조건 진짜 괜찮아요. 우리 집 형편이 좀 괜찮다는 거 지유 씨도 알잖아요! 지유 씨, 내가 절대 손해 보게 안 할게요."하지만 김지유는 넘어가지 않았다."조건이 그렇게 좋으면 제가 더더욱 발목 잡아선 안 되죠. 친구로 만났는데 저한테 반해버리면 어떡해요?"김지유가 안초희를 끌어안으며 일부러 한숨을 푹 쉬었다."저도 나름 얼굴이 반반한 데다 거절하는 데 시간 낭비하기도 싫고요. 그럼 그땐 어떡해요?"안초희는 두 손 들고 말았다. "……그냥 우리 팀 인턴한테 물어봐야겠네요."마케팅팀에 야근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몇 개 남아 있었기에 안초희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떴다.노현우가 김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인기가 많네요.""예전에 마케팅팀 동료들이 저를 잘 챙겨줘서 그래요."노현우가 밥을 한 숟가락 뜨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집안 좋은 맞선 상대까지 소개해줄 정도면 정말 잘 챙겨주네요."김지유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노 대표님, 놀리지 마세요. 저 당분간 그쪽으론 생각 없어요.""눈이 높아요?""그런 건 아니고, 예를 들면……" 고개를 들어 눈앞의 노현우를 바라보던 김지유는 저도 모르게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노 대표님 같은 사람이면 생각해 볼 만하죠."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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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찾았다. 일주일 전 밤에 설치된 작은 프로그램이야. 성능은 별거 없지만 전화 도청하는 데는 충분해."김지유는 한 손으로 의자를 짚은 채 동기가 컴퓨터를 조작해 휴대폰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손쉽게 찾아내는 걸 지켜보았다."일주일 전? 그때는 내가 철한선에 있을 때인데. 내 휴대폰 건드릴 만한 사람도 없었어." "오래 걸리지도 않아. 다른 사람한테 보조 배터리 빌려주거나, 다른 사람 충전 장비로 충전한 적 있는지 생각해봐. 충전 단자만으로 바로 설치할 수 있거든."김지유의 머릿속에서 뭔가 번쩍 스쳤다.충전.이 휴대폰을 마지막으로 충전한 건 민박집에서였다.그때 노준서가 휴대폰을 다시 가져다주었었다.하지만 바로 새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그 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그럼 그날 밤 민박집에서 충전하다가 해킹당한 건가?""그건 아닐 것 같아. 민박집에서 누가 손댔으면 돈부터 없어졌겠지. 누가 우리 같이 불쌍한 학생 손에 있는 가치도 없는 데이터를 탐내겠어?"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김지유가 계좌도 확인해 봤지만 돈은 한 푼도 줄지 않았다.동기가 김지유한테 휴대폰을 건네며 말했다."돈만 안 없어졌으면 됐어. 요즘 사기에 더 많이 쓰이는 수법이니까 밖에 나가면 절대 다른 사람한테 보조 배터리 빌려주거나 빌리지도 마. 조심해서 나쁠 거 없잖아."정말 사기라도 당하려면 사기 방지 프로그램 수백 개 깔아도 소용없었다."데이터는 괜찮아?""괜찮아, 중요한 데이터는 다 내 USB에 있어서 휴대폰엔 백업 안 돼 있어."김지유는 감사의 의미로 동기한테 밀크티와 케이크를 사주고 휴대폰을 들고 컴퓨터공학과 건물을 나섰다.떠오르는 사람은 노준서뿐이었다.노준서가 대체 왜 휴대폰에 프로그램을 심어놓은 걸까?전공도 달라서 연구 자료를 가져가 봐야 아무 쓸모도 없을 텐데.전화 도청은 더더욱 말이 안 되었다.노준서와는 실질적인 관계라고 할 것도 없어 보였다.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진 김지유는 고개를 저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마주 걸어오는 노준서를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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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노준서가 말을 꺼냈다. "지금 돌아온 거예요? 그럼 우리 형도 돌아왔겠네요. 아직 연락을 못 해봤어요.""저와 서진 씨가 먼저 왔어요. 천마시에 도착해서는 노 대표님과 가는 길이 달라서 언제 돌아오셨는지는 저도 몰라요. 궁금하면 노 대표님한테 직접 물어봐요.""그렇군요."오전에 노현우를 만나 함께 점심까지 먹었지만 굳이 노준서한테 얘기할 의무는 없었다.훤칠하고 시원시원한 이미지였지만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구석이 많은 남자였다 법학과에 도착하자 노준서는 김지유의 지도 교수를 찾아갔고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다.계단식 강의실에 앉아 있던 동기 강보라가 김지유를 놀리듯 말했다."준서 선배랑 같이 온 거야? 어머, 뭔가 있나 본데?""관심 없어, 건축과를 어찌 감히 건드리겠어." 건영대에는 예전부터 떠도는 속설이 있었다.건축학과와 토목학과에 바람둥이가 제일 많고 그다음이 경제학과라고 했다. 강보라가 혀를 쯧쯧 차며 말했다."건축과가 진짜 별로긴 하지. 맨날 공사장 다니느라 정신도 없고. 그런데 그렇게 치면 경제학과도 만만치 않잖아! 권율 그룹 권 대표님도 전에 경제학과 출신 아니었어? 전부 다 같은 부류라고 몰아가면 안 되지."권지헌은 건영대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었다.건영대는 각계각층에 걸출한 동문들을 수도 없이 배출했는데 권지헌 같은 기업가가 한 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사람은 권지헌 한 명뿐이었다.작년에는 모교에 200억을 기부하기도 했다. 허설아와 따로 각자 본인들의 학과에 기부해서 한동안 빈번하게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김지유가 책을 내려놓고 머리끈으로 머리를 질끈 묶으며 차분하게 말했다."권 대표님이야 참 훌륭하지, 하지만 그런 사람은 정말 드물어. 대부분은 바람피우고 가정폭력 저지르고 이혼하면서 여자한테 공동 채무까지 떠넘기는 경제인들이 더 많아. 상대할 수 없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야.""그럼 넌 어떤 학과 남자가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데?""인문대랑 외대." 강보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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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수업이 끝나고 김지유와 강보라는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을 먹고는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로 했다.그때 휴대폰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김지유가 확인해보니 저녁에 시간이 있으면 밥을 사고 싶다는 노현우의 메시지였다. 김지유는 입꼬리가 올라간 채 그 자리에 서서 답장을 보냈다.한창 얘기하던 강보라가 아무 답이 없는 옆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김지유는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멘 채 멈춰서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170센티미터가 좀 넘는 김지유는 마르고 늘씬한 키에 단정하게 포니테일 머리를 묶고 있었는데 가느다란 손으로 휴대폰을 쥔 풋풋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잠시 그 모습을 감상하던 강보라가 소리쳐 불렀다."지유야, 뭐 해?"김지유가 고개를 들더니 가방에서 식권 카드를 꺼내 강보라한테 건네며 말했다."약속 펑크낼게, 대신 밥은 내가 사줄게. 3층 가서 제일 비싼 닭볶음탕 먹어." 강보라가 입꼬리를 씰룩이며 카드를 받아 들고는 코웃음을 쳤다."닭볶음탕은 겨우 5천 원밖에 안 하거든. 나 5층 가서 장어 덮밥 먹을 거야." 건영대 식당에는 계절 특선 메뉴가 있었는데 장어 덮밥은 닭볶음탕보다 두 배는 더 비쌌다.김지유가 통이 크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먹어, 밀크티도 사 마셔! 나 먼저 간다."강보라는 뛰어가는 김지유의 뒷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저렇게 서두르는 걸 보면 데이트 가는 줄 알겠지만 강보라는 김지유를 너무 잘 알았다.데이트일 리는 절대 없었다. 십중팔구 또 어느 업무 관계자와 저녁 약속이 잡혔을 게 뻔했다.뒤쫓아 온 노준서는 자전거를 타고 교문을 나서는 김지유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치맛자락이 바람에 나부끼고 봄날의 가로수 사이로 비친 햇살에 머리카락도 반짝였다.노준서가 강보라에게 물었다."학우님, 지유 씨 어디 가는 거예요?""저녁 약속 있다고 갔어요."조금 전 본 실시간 검색어가 떠오른 강보라는 노준서에게 왠지 모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노준서가 김지유한테 마음이 있다는 건 다들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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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김지유가 속으로 불길하다고 생각하던 찰나,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이 말을 꺼냈다. "저희 집에 조카가 하나 있는데 지유 씨랑 나이가 비슷해요. 한번 만나볼래요?""저번에 지수 상담 오셨을 때 마침 저를 찾아왔다가 지유 씨를 보고 반했나 봐요, 소개해달라고 계속 조르네요."김지유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오늘 대체 개똥이라도 밟은 걸까?아침 저녁으로 소개팅 상대 소개해 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네?김지유는 맞은편에 앉은 노현우를 힐끗 보고는 깔끔하게 거절했다. "저 이미 만나는 사람 있어요. 감사해요, 선생님. 나중에 헤어지면 그때 조카분 소개시켜 주세요."선생님은 아쉽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그때 마침 음식도 나왔다.테이블 위 음식을 보는데도 김지유는 입맛이 확 사라졌다. "노 대표님과 밥만 먹으면 자꾸 소개팅 상대 소개해준다고 하는데 혹시 환생한 월하노인이세요?"노현우가 두 손을 들며 말했다."저랑은 상관없죠. 철한선에서 우리가 밥을 몇 번이나 먹었어요, 그땐 지유 씨한테 그런 말 한 사람 없었잖아요."김지유도 사실 농담 삼아 한 말이었다.나이나 외모, 학력까지 있으니 지금 딱 시집 갈 타이밍이라는 걸 김지유도 알고 있었다. 집에 결혼 적령기의 남자만 있으면 다 어떻게든 이어주려 했다.다짜고짜 결혼하겠냐고 물으면서 말이다. 그 생각에 김지유도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노현우가 젓가락을 닦아 김지유한테 건네며 말했다."차라리 진짜 애인이 생겨야 다들 그만하지 않을까요?""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적어도 여러가지로 제가 우러러볼 만한 사람이어야죠. 집안 형편은 좀 안 좋은 게 좋아요. 그래야 서로 부담 없고 서로 발목 잡는다는 소리도 안 나오죠."김지유의 논리는 꽤 독특했다."여자들은 다 좋은 집안에 시집가고 싶어 하지 않아요?""현실적인 조건도 따져야죠. 저 같은 남자들도 데릴사위 노리는 사람이 많은데요."사람이라면 높은 곳을 바라보는 건 당연했다. 김지유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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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두 사람이 앉은 자리는 창가였다.창밖에서 봄바람이 훑고 들어와 테이블 위 조화 소품과 김지유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흩날리게 했다.김지유는 자연스럽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테이블 위 고정한 뒤 계속 밥을 먹었다."노 대표님, 놀라셨어요?""그런 건…… 아니지만 이렇게 직설적인 여자는 처음 봐서요."김지유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사업판을 주름잡아 오셨으니 저보다 직설적인 여자는 더 많이 보셨겠죠. 다만 저처럼 뻔뻔한 사람이 처음이신 거겠죠."노현우는 순간 멍해졌다.예전에 강성시에서 일할 때 만났던 직설적이던 여자들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그 사람들이 직설적인 거랑 지유 씨는 결이 달라요."전에 노현우 업무용 계정에 매일같이 만나자는 여자들의 연락이 쏟아졌는데 대부분은 식사 정도는 생략하기 일쑤였다.목적지는 전부 호텔이었다.노현우는 한 번도 응한 적 없었고 이후 업무상으로도 티 나지 않게 거리를 두곤 했다.하지만 김지유가 말하는 건 왠지 거슬리지 않았다.노현우는 몸을 뒤로 살짝 기대어 좀 더 편한 자세를 잡고 밥을 먹는 김지유를 바라보았다.남자로서 이럴 때 못 알아듣는 척하거나 딴청 피우면 딱 찌질해 보이기 십상이었다.이득 볼 거 다 보고 시치미 떼는 짓은 노현우 취향이 아니었다.김지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냥 그렇다는 거니까 딴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대표님이 조건이 잘 맞는다는 거지, 제가 좋아한다거나 그런 정도까지는 아직 아니에요.""노 대표님이 더 좋은 여자나 재벌가 딸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면 축하해 드릴게요."노현우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피부가 가무잡잡한 편이라 활짝 웃으면 하얀 이가 유독 도드라져서 오히려 좀 우스꽝스러웠다.보조개도 꽤나 선명했다."저는 아직 한마디도 안 했는데 지유 씨가 먼저 결론부터 내리네요? 재벌가에 관심 있었으면 강성시에 있을 때 이미 결혼했겠죠."강성시에 있을 때 재벌가 딸들이 노현우한테 앞다투어 달려들었다. 게다가 노현우의 집안 형편이 좋지 않다는 소리에 더 안쓰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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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노현우도 따로 해명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출퇴근용이고 가끔 외출도 할 거라 성능에 대한 요구가 좀 까다로워요." "문제없습니다."직원이 노현우를 데리고 몇 가지 차종을 둘러보았다.노현우가 한 차량 앞에 서서 곁눈질로 물었다."어떤 게 더 나아 보여요?""제가 사는 것도 아니고 대표님 차를 사시는 건데 직접 마음에 드시는 걸로 하셔야죠.""지유 씨도 차 살 때 그렇게 생각했어요?"김지유가 눈을 깜빡였다."제 고물 차는 그냥 출퇴근과 통학 편하려고 산 거예요. 대표님, 저희 집에서 àl'aube까지 도시 하나를 넘어야 하는 거 아세요?""얘기는 들었어요. 비룡에도 지유 씨랑 같은 동네 사는 사람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게 더 마음에 들어요?""저한테 고르라면 당연히 보라색 차량이죠."노현우가 직원을 보며 말했다."저 보라색으로 시승 한번 해보죠.""네, 고객님."차에 오른 뒤 김지유는 뒷좌석에 앉았고, 직원은 조수석에서 노현우한테 차량 성능을 설명했다.김지유가 감탄하듯 한마디 했다."제 고물차보다는 훨씬 낫지만 그래도 허 대표님 차가 더 편하긴 해요."노현우가 피식 웃었다."제 능력을 너무 높이 보네요. 허 대표님 차는 무려 컬리넌이에요." "노 대표님도 언젠가 컬리넌 모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노현우는 사실 차에 큰 애착이 없었다."병원 오픈하기 전에 한 대 샀는데 나중에 자금 부족해서 팔았어요. 권 대표님 말이 맞아요, 저는 투자에는 안 맞나 봐요. 지유 씨 보기에 이 차 괜찮아요?""괜찮은데요."노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나중에 지유 씨가 몰기에도 괜찮겠네요. 그럼 이걸로 하죠." 이렇게 시원시원한 고객은 처음 본 직원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매장으로 돌아간 직원은 바로 구매 리스트를 작성했다.차량 구매 시 선팅 필름 서비스가 제공되었기에 필름 컬러를 물어보러 온 직원은 바로 김지유한테 물었다."나중에 어떤 색으로 하실지 봐두실래요?"김지유가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지금 컬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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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노현우는 김지유네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차로 데려다주었다.김지유가 말을 꺼냈다. "올라가서 잠깐 앉았다 가실래요?""아니에요, 내일 봬요."성인 사이에서 내일 보자는 말은 암묵적인 약속이나 다름없었다.김지유가 고집을 부렸다."사실 저희 집 수도관이 고장 나서 그래요. 방금 동생이 집에 물이 샌다고 하던데 올라가서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노현우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차 옆에 서 있는 김지유는 단아하고 자태가 고왔다. 아직 학교를 다녀서인지 왠지 모를 편안하면서도 지적인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같이 있으면서 가장 편한 건 뭘 하든 늘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빙빙 돌려 말하거나 숨기지 않는다는 거였다.노현우가 손등으로 김지유를 살짝 밀며 말했다."뒤쪽으로 서 있어요, 부딪히지 않게."노현우는 차를 후진해 주차한 뒤 차에서 내렸다.김지유가 산 집은 크지 않았지만 단지 환경은 괜찮은 편이었다. 녹화율이 높아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재스민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노현우가 주위를 한번 둘러보며 말했다."단지 괜찮네요, 대출은 얼마나 돼요?""주택청약 적금으로 해결돼요. 다만 입주가 급해서 인테리어는 대충 했으니 올라가셔서 흉보지 마세요."노현우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리고 김지유가 메고 있던 곰돌이 가방을 받아 한 손에 든 채 앞장서라는 손짓을 했다."앞장 서요."어둑어둑한 데다 가로등 불빛까지 어스름한 길가 나무가 살짝 흔들렸다. 길고양이나 강아지가 숨어 있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사람일 수도 있었기에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노현우는 여자인 김지유를 따라가며 자연스레 뒤를 지켜주었다. 수풀이 흔들리더니 안에서 얼룩 강아지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고개를 돌린 김지유는 바로 알아본 눈치였다."흰둥이예요. 근처에 할아버지가 키우시는 강아지인데 아마 친구 찾아왔을 거예요." 김지유는 노현우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김지유의 집은 꼭대기 층인 24층이었다.엘리베이터는 금방 위층에 도착했다. 열쇠를 꽂자마자 김지수가 먼저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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