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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Penulis: 빛나냥
"영수증 처리 안 하면 미안해서 어떻게 비싼 거 먹어요?"

안초희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럴 바엔 구내식당이 낫죠. 맞다, 지유 씨. 사촌 동생이 지유 씨네 옆 학교에서 대학원 다니는데 소개 좀 해줄까요?"

김지유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초희 언니, 제발요."

"왜요? 지유 씨 연애할 시간 없는 거 알지만 알고 지내서 나쁠 거 없잖아요. 어릴 때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는 게 좋아요. 친구 사귄다 생각해요."

김지유가 피식 웃으며 안초희의 속셈을 단번에 꿰뚫어 보았다.

"집에서 내기하다 진 거죠? 저 이용하려고요?"

안초희는 김지유의 팔짱을 끼며 눈을 찡긋하고 불쌍한 척했다.

"사촌 동생 조건 진짜 괜찮아요. 우리 집 형편이 좀 괜찮다는 거 지유 씨도 알잖아요! 지유 씨, 내가 절대 손해 보게 안 할게요."

하지만 김지유는 넘어가지 않았다.

"조건이 그렇게 좋으면 제가 더더욱 발목 잡아선 안 되죠. 친구로 만났는데 저한테 반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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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47화

    "정 마음에 안 들면 아이가 성인이 된 뒤에 본인이 직접 바꾸게 하면 돼."허설아는 가슴이 뭉클했다.권지헌은 어떻게든 허설아를 안심시키려고 갖은 방법을 생각하곤 했다.허설아는 아기의 보드라운 볼에 얼굴을 맞대고 눈을 감았다.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속삭였다.'앞으로 네 이름은 연우야. 너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와 엄마, 누나가 있어.'-출산 후 6시간 동안은 물도 마실 수 없었다.권지헌은 내내 곁을 지키며 이따금 면봉에 물을 묻혀 허설아의 입술을 적셔 주었다.거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퇴원하는 날까지 쉴 틈 없이 움직였다.허설아는 한결 개운하고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데 오히려 권지헌이 눈 밑이 새카맸다.병원에 있는 며칠 동안 아이를 직접 돌봐 보니 사업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제 아이가 아니었다면 몇 번이나 성질을 부렸을 것이다.그러다가도 연우가 웃어 주면 화낼 마음이 싹 사라졌다.생명이란 참 신기했다.산후조리원에 도착하자 허설아에게 축하 메시지가 잇따라 쏟아졌다.고아현도 메시지를 보내왔다.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이제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출산을 축하했다.허설아는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다.퇴원해서 산후조리원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알았을까?휴대폰을 열어 보고서야 아침에 권지헌이 SNS에 글을 올렸다는 걸 알았다.권지헌의 SNS는 원래 아주 깔끔했다.허설아와 연희 이야기를 빼면 나머지는 전부 회사 경영과 관련된 글이었다.올해 올린 글은 거의 다 권율 그룹의 신규 혁신 프로젝트였다.올해 들어 사생활과 관련된 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아기 사진도 한 장 올렸는데 작은 손이 허설아의 손가락 하나를 꼭 움켜쥐고 있는 사진이었다.[고생했어, 자기야.]일상을 무심히 기록한 듯한 게시물이었다.그런데도 좋아요가 아주 많이 달려 있었다.다들 이렇게 빨리 소식을 접할 만했다.허설아도 SNS에 글을 하나 올렸다.권지헌이 연우를 안고 서성이며 달래는 뒷모습을 몰래 찍은 사진이었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46화

    권지헌은 아기를 품에 안고 조용히 느껴 보았다.간호사가 너무 긴장하지 말라며 자세를 바로잡아 주었다.권지헌이 아기를 안고 들어오는 걸 본 박희수는 깜짝 놀라 서둘러 달려가 아기를 받았다.그제야 권지헌은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는 걸 알아차렸다.힘 조절을 잘못해서 품 안의 말랑 콩떡 같은 아기가 불편할까 봐 겁이 났다.박희수는 아기를 허설아 옆에 눕혔다.출산 직후 의사가 아기의 얼굴을 허설아의 뺨에 잠깐 맞대게 한 뒤 바로 데려갔었다.이제야 허설아는 힘을 내 눈을 뜨고 아기를 볼 수 있었다.연희가 조심스레 곁에 서 있었다."엄마. 이게 내 동생이야? 왜 이렇게 못생겼어?"허민정이 웃으며 말했다."갓 태어난 아기들 중에선 네 동생이 아주 잘생긴 편이야.""나도 태어났을 때 이렇게 못생겼어?""그럼."허민정은 연희를 안고 몇 년 전 연희가 태어났을 때 찍은 사진을 보여 주었다.볼이 빨갛고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채 쭈글쭈글한 모습이었다.연희는 사진 속 못생긴 아기가 자기라는 걸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허민정이 사진을 몇 장 더 넘겼다.한 달쯤 되었을 때는 연희도 아주 예쁘게 변해 있었다.그제야 연희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럼 동생도 내가 태어났을 때보다 조금 못생긴 거네. 아빠, 내가 태어났을 때 아빠는 왜 없었어?"권지헌이 동생을 안고 들어오는 걸 보던 연희는 문득 아빠를 알게 된 시기와 자신의 나이가 맞지 않는다는 게 떠올랐다.권지헌이 미안한 얼굴로 사과했다."그때는 아빠가 엄마와 연희 곁에 없었어. 정말 미안해.""사과했으니까 용서해 줄게. 동생 이름은 뭐야?"허설아도 권지헌을 바라보았다.다들 이름을 이미 지었다고만 할 뿐 허설아에게는 알려 주지 않았다.권지헌이 천천히 말했다."연우. 허연우."허설아는 뜻밖이라는 듯 권지헌을 바라보았다.눈동자가 살짝 움츠러들었다."왜 이 이름이야?""연우의 '우'는 아름다운 옥을 뜻해. 이 아이도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처럼 귀하고 완전한 사람으로 자라길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45화

    두 사람은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목소리도 속삭이듯 낮아져 거의 숨소리만 들릴 정도였다."아기가 크면 분명 잘생길 거예요.""그럼요. 우리 연희를 봐요. 누나가 저렇게 예쁜데 동생도 분명 훤칠할 거예요."두 사람은 한동안 창문에 바짝 붙어 아기를 들여다보았다.허민정은 휴대폰으로 사진도 몇 장 찍었다.작고 여린 새 생명을 바라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피로 이어진 핏줄이란 건 참 신기하고 특별했다.한 세대 한 세대 이어져 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속 가장 여린 곳을 건드린 듯했다.허민정은 허설아를 낳던 때가 떠올랐다.신생아실에는 오래 머물 수도 없었고 두 사람 모두 허설아도 걱정되었기에 이내 병실을 떠났다.복도로 나와 걷던 허민정이 웃으며 말했다."아기가 설아 갓 태어났을 때와 닮았어요. 그때 시어머니가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얼마나 성화를 부렸는지 몰라요. 딸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더니 그냥 가 버렸죠."박희수는 기가 막힌다는 듯 혀를 찼다."건영시에 어떻게 그런 노인네가 있었어요?"허민정이 시원하게 웃었다."권호성 어르신도 다르지 않았잖아요. 늘 대를 이어야 한다고 했으니까요.""설아를 낳을 때 나도 나이가 적지 않았어요. 결혼하고도 일에 매진하느라 아이는 낳고 싶지 않았거든요."허민정의 얼굴에 그리움이 어렸다."설아를 낳고 나니 내 인생이 치유되는 것 같았어요. 처음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나만 필요로 하는 존재가 생겼으니까요. 참 신기하죠.""사실 예전에는 결혼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결혼이나 연애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거든요."박희수도 따라 웃었다."그럼 설아 아버님은 계속 다 받아 주셨나 봐요?""맞아요. 나중에 설아를 오냐오냐 키운 것처럼요."연동근이 세상을 떠난 뒤로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누구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정말 좋은 사람이었다.온화하고 다정하다는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렸다.그래서 연동근이 세상을 떠난 뒤 사람들은 모두 안타까워했다.허민정은 처음에 연동근을 따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44화

    규칙적이면서도 너무나 익숙한 통증이었다.권지헌은 그 말에 벌떡 일어나 의사를 불렀다.의료진이 침착하게 커튼을 쳤다.잠시 검사를 마친 의료진이 허설아를 바라보았다."양수가 터졌어요. 바로 수술실을 잡겠습니다.""네."권지헌이 허설아의 손을 꽉 잡았다.한 번 겪어 본 적 있는 허설아는 그리 긴장하지 않았다.오히려 권지헌의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맞잡은 손이 축축할 정도였다."자기야, 괜찮아?"권지헌의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다.출산에 관한 자료를 미리 많이 찾아봤지만 막상 닥치니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허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 통증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권지헌이 의사를 바라보았다."저도 수술실에 들어가도 되나요?"잔뜩 긴장한 권지헌을 보던 의사도 웃었다."권하지 않습니다."제왕절개도 엄연한 수술이고 자연분만이라 해도 병원에서는 보호자의 분만 참관을 그리 권장하지 않았다.예전에 남편이 굳이 들어가겠다고 고집했다가 수술 장면이 너무 끔찍해 받아들이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부부 사이가 틀어지거나 심지어 이혼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나중에는 병원에 배상을 요구하는 사람까지 생겼다.그 뒤로 병원은 가급적 분만 참관을 권하지 않았다.허설아도 권지헌이 수술실에 들어오는 걸 원하지 않았다.수술 장면을 보면 권지헌이 더 걱정할 게 오히려 두려웠다.미리 준비했던 계획대로 허설아는 빠르게 수술실에 들어갔다.권지헌은 수술실 앞을 서성였다.옆 수술실 앞에도 무거운 표정의 남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그중 한 사람이 애써 너스레를 떨었다."우리 집사람은 첫 출산은 아니에요. 첫애 때가 진짜 긴장됐죠."옆에 있던 사람이 맞받아쳤다."처음이 아니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잖아요."긴장하지 않는다던 남자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다.권지헌의 시선은 내내 수술실 문에 고정되어 있었다.박희수와 허민정이 다급히 달려왔다."어떻게 됐어? 들어간 지 얼마나 됐어?""20분이요.""네 아빠는 연희 데리러 갔어. 이따 올 거야."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43화

    병원에 연락해서 바로 가야 하는 건 아닌지도 몇 번이나 물었다.권지헌이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허설아는 아예 며칠 일찍 입원해 버렸다."며칠 있다 돌아올 거야. 그때는 엄마 배가 훨씬 작아져 있을 거야.""그럼 내 남동생이나 여동생도 같이 오는 거야?""맞아."연희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남동생이면 좋겠어."임신 기간 내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다들 경험이나 짐작으로 허설아 배 속 아이가 아들일지 딸일지 한마디씩 보탰다.어느새 하나의 습관이 되어 있었다.연희도 가끔 아이의 성별 얘기를 했었다.허설아가 차분하게 물었다."왜?""서준이 같은 동생이면 좋을 것 같아서. 난 여동생하고 지내 본 적이 없어서 여동생이 어떤지 몰라. 그래도 엄마가 낳은 동생이면 나는 다 좋아."연희는 휴대폰을 끌어안고 화면 가까이 다가와 허설아와 볼을 맞대고 입을 맞춘 뒤에야 아쉬운 듯 영상 통화를 끊었다.허설아는 미국의 의료팀 몇 곳에 더 연락해 보았다.허설아의 기억으로 권지민은 있는 곳은 전에 자신이 머물던 도시인 듯했다.그곳에서 손꼽히는 병원이 한 군데 있는데 연동근의 담당 의사를 찾던 시절 여러 의료팀에 연락한 적이 있었다.마침 폐부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의료진들도 찾을 수 있었다.허설아는 연락처를 모두 권지민에게 넘겨주었다.허설아가 걱정하는 걸 본 권지헌이 나섰다."내가 연락할게. 권씨 집안이 그쪽에 투자한 의료 회사도 몇 곳 있어. 지민이도 그렇게 멍청하지는 않고."권지헌은 허설아의 손에서 휴대폰을 가져갔다.이런 일까지 너무 마음 쓰지 않았으면 했다.하지만 그게 허설아의 천성이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았다.권지헌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가능하다면 허설아가 평생 오직 자기만 바라봐 주길 바랐다.하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두 사람 사이에 얽힌 수많은 인연은 실처럼 엮이고 엮여 커다란 그물이 되어 두 사람을 감싸고 있었다.지금의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이 단단히 이어져 있었다.이제는 헤어질 수도 없었다.이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42화

    자기 자신에게까지 질투하는 남자는 허설아도 처음이었다.열여덟 살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나이였다.지금의 허설아가 그때의 권지헌을 만났다면 아마 한 번쯤은 더 눈길을 주었을 것이다.그때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이라면 지금도 마찬가지일 테니까.그런데도 권지헌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그러니까 지금 10대의 나를 만나면 설렐 수도 있다는 거야?""그러는 너는? 그때의 나를 만나면 설레지 않을 것 같아?"권지헌이 고개를 저었다."그때의 내가 그때의 너를 좋아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지금의 너를 사랑하는 거야. 이 순서는 바뀔 수 없어."어느 한순간이라도 어긋났다면 지금의 두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권지헌은 이것만큼은 단호했다.지금의 자신이야말로 지금의 허설아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굳게 믿었다.허설아는 질문 하나에 생각이 어디까지 뻗는 거냐며 웃었다.그때 박시연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요즘 연희는 병원에 오지 않고 대신 매일 영상 통화로 허설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엄마, 지민 삼촌이 그림책하고 장난감을 보내 줬어. 답례로 내가 뭘 주면 좋을까?""연희야, 지민 삼촌이 언제 연락했어?""얼마 전에 삼촌이 외국에 간다고 어린이집에 나 보러 왔었어. 그 뒤에 할머니한테 삼촌이 좀 외로워 보인다고 했더니 삼촌 연락처를 추가하게 해 줬어.""우리 가끔 장난감 얘기를 나눠."박시연이 옆에서 거들었다."아가씨가 지민 도련님하고 연락할 때 저도 옆에 있었는데 평범한 얘기들뿐이었어요."권지민은 이상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오히려 연희를 바르게 가르치며 영어 발음을 바로잡아 주기도 했다.박시연이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삼촌과 조카 사이였다.허설아가 물었다."자주 연락해요?""아주 가끔이에요. 한 달에 한 번쯤이요."허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박시연이 굳이 보고하지 않은 걸 보면 연락 횟수나 대화 내용도 문제 될 게 없는 모양이었다."그럼 삼촌이 보낸 건 소독해서 쓰자. 연희는 답례로 뭘 주고 싶어?""얼마 전에 그림을 하나 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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