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령은 눈시울을 붉힌 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그 슬픔 속에는 그녀 자신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안도감이 조금 섞여 있었다.“마마, 다 들으셨지요? 노비의 부친은, 부친은 여비마마를 해치려 한 것이 아니었사옵니다.”“오히려 여비마마를 살리려 했던 것이옵니다!”“노비는 알고 있었사옵니다. 부친께서는 절대로 남을 해칠 분이 아니셨사옵니다. 늘 노비에게 말씀하셨사옵니다. 의원이라면 병든 이를 살피고 사람을 구해야 하며, 재물을 탐해 사람을 해칠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고 말이옵니다.”복령이 붉어진 눈으로 힘겹게 말을 이었다.“그렇게 좋은 분이셨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사옵니다.”해수도 안쓰러운 눈으로 복령을 바라보다가 이내 금영에게 물었다.“마마께서 이제 진상을 아셨으니, 언제 이 일을 밝히실 생각이시옵니까?”그 말을 꺼내는 해수의 목소리에는 벌써부터 조급함이 묻어났다.“이 일이 정말 밝혀지기만 하면, 황후도 더는 황후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옵니다!”금영이라고 어찌 하루라도 빨리 서 황후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싶지 않겠는가.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것 가운데 확실한 것은 주회가 털어놓은 이야기뿐이었다.나머지 절반은 금영이 정황을 맞춰 가며 추측한 것이었다.물론 그 추측은 거의 틀림없어 보였다.하지만 아무리 사실에 가까운 추측이라 한들, 증좌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금영이 입을 열었다.“아직은 증좌가 더 필요하네.”이 일을 이용해 서 황후를 끌어내릴 생각이라면, 이번 한 번에 완전히 끝을 내야 했다.다시는 일어설 틈조차 주어서는 안 됐다.확실한 증좌가 부족한 채 섣불리 나섰다가는, 서 황후가 오히려 금영에게 누명을 씌워 자신을 모함했다고 몰아붙일 것이 뻔했다.모든 사실을 알게 된 금영의 마음은 묘했다.오랫동안 걸려 있던 무언가가 풀린 듯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이 무겁게 짓눌렸다.결국 금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그런데 안성당을 막 나선 순간, 뜻밖에도 태자와 마주쳤다.금영이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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