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은 이미 방 안에 들어와 있었다.서 황후의 말을 들은 이전이 얼른 비위를 맞추듯 말했다.“마마, 복안 내관이 직접 모시러 왔으니 틀림없사옵니다. 게다가 소인이 듣기로는 오늘 폐하께서 지란원에 들르셨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심기가 불편하신 채 자리를 뜨셨다고 하옵니다. 필시 원 귀비마마께서 폐하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옵니다.”그 말을 듣자 서 황후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불안이 순식간에 가셨다.입가에는 어느새 기쁜 기색까지 번졌다.“분명 폐하께서 어제 림비의 거짓 회임 사건을 더는 추궁하지 않으시니, 원 귀비가 심통을 부리다가 폐하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야.”환옥이 웃으며 맞장구쳤다.“원 귀비마마께서는 어찌 아시겠사옵니까. 마마와 폐하께서는 젊은 시절부터 함께해 온 부부이시니, 그 정이 어찌 다른 사람과 같겠사옵니까.”조씨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이야말로 더없이 좋은 기회이옵니다. 오늘만큼은 폐하의 마음을 다시 마마께로 돌려놓으셔야 하옵니다.”그 말을 들은 서 황후가 곧바로 명했다.“본궁의 옷을 갈아입혀라!”이번에는 잠자리에 들기 위한 옷이 아니었다.서 황후는 빛깔이 화사한 선홍빛 봄옷으로 갈아입고, 일부러 평소보다 한층 젊어 보이도록 치장했다.뒷모습만 보자면 열여섯 꽃다운 처녀라 해도 믿을 만큼 고왔다.손복안도 서두르지 않고 서 황후가 치장을 마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렸다.다행히 서 황후 역시 황제를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오래 꾸미지는 않았다.마침내 화사한 얼굴로 손복안의 안내를 받아 황제를 만나러 나섰을 무렵, 금영에게도 그 소식이 전해졌다.그때 금영은 아기 황자를 품에 안고 달래고 있었다.밖에서 들어온 해수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이며 금영의 눈치를 살폈다.금영이 그런 해수를 보고 물었다.“무슨 일이냐?”해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마마, 폐하께서 황후마마를 청풍각으로 부르셨사옵니다.”황제가 사람들을 이끌고 춘산 사냥터로 온 뒤, 후궁의 비빈들에게는 저마다 머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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