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녕전은 잘 지키고 계십시오!”손복안이 마지막으로 당부했다.위명에게 손복안의 반만큼이라도 눈치가 있었더라면, 올해 하반기까지 봉급이 깎이는 신세는 면했을 것이다.손복안이 떠나고 나서야 위명은 무거운 발걸음을 끌며 소녕전으로 돌아갔다.그 무렵 금영은 해수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 자리에 앉아 있었다.해수는 금영의 풀이 죽은 모습을 보자 안타까운 마음에 나직이 위로했다.“마마, 이번 일로 너무 속 끓이지 마시옵소서. 노비가 보기에는 폐하께서 노여워하시기는 했어도 여전히 마마를 마음에 두고 계시옵니다.”해수는 말을 이어 갔다.“게다가 우리에게는 아기 황자마마도 계시지 않사옵니까? 아기 황자마마가 계시는 한, 폐하께서도 언젠가는 노여움을 푸실 것이옵니다.”하지만 그 말도 금영에게는 별다른 위로가 되지 못했다.“자식 덕에 어미도 귀해진다지만, 이 후궁에서는 어미가 총애를 잃으면 황자라 해도 예전처럼 귀한 대접을 받기 어려운 법이지.”황제에게는 염아 말고도 아들이 있지 않은가.해수는 몇 마디 더 위로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금영이 넋을 놓은 듯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지금은 그저 조용히 쉬게 해 드리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해수는 발소리마저 죽이며 살금살금 물러났다.수라간에 가서 금영이 드실 음식을 좀 가져올 생각이었다.오늘은 온갖 소동으로 한나절을 꼬박 보낸 탓에 금영이 점심 수라도 거른 상태였다.그런데 어느새 저녁 수라를 올릴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하지만 해수가 미처 밖으로 나가기도 전이었다.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위명과 정면으로 쾅 부딪치고 말았다.말 그대로 두 사람이 제대로 맞부딪친 것이다.해수는 머리를 감싸 쥐고 고개를 들었다.눈앞에 멍한 얼굴로 서 있는 위명을 보자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너 여기 뭐 하러 왔어?”황제가 자기 마마의 속을 그토록 상하게 해 놓았는데, 그 심복이라는 자가 여기는 또 왜 찾아온단 말인가?설마 황제의 명을 받들어 또 무슨 듣기 싫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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