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데려다주겠다니, 진심일 리 없었다. 금영은 단박에 태자의 속내를 꿰뚫어 보았다. 분명 자신을 핑계 삼아 영안후부에 들러 배명월을 만나려는 속셈일 터였다. 금영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그 기색을 눈치챈 태자가 뜨끔한 얼굴로 변명하듯 말했다."괜한 생각은 하지 말거라. 나는 진심으로 너를 집까지 데려다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금영은 옅게 웃었다."저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전하께서는 먼저 변명부터 하시는군요. 괜한 생각을 하는 쪽은 제가 아니라 전하이신 듯합니다만?"그러자 태자는 머쓱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했다. 금영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나직이 입을 열었다."그리도 절 바래다주고 싶으시다면, 함께 가셔야지요."금영은 태자와 얽히고 싶지 않았지만, 보는 눈이 많은 자리에서 그를 쉽게 떼어낼 수는 없을 듯했다. 그리고 어차피 태자가 영안후부로 가려는 것도 배명월 때문일 터였다. 두 사람이 잘되는 것은 그녀 역시 바란 바였다. 자주 만나야 둘도 정이 깊어질 기회도 많아지고, 하루라도 빨리 금영도 태자와 연을 끊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금영은 두 사람이 아주 제대로 얽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길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러니 기꺼이 영안후부까지 동행해 줄 생각이었다.금영이 선뜻 받아들이자, 태자는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밝은 미소를 지은 채 금영에게 손을 내밀었다."금영아, 역시 너도 내가 널 바래다주길 바랐던 거지?"하지만 금영은 못 본 척, 그의 손을 외면한 채 담담히 말했다."영안후부까지 함께 가는 건 상관없으나, 남녀 사이에 지켜야 할 규범이 있으니, 저를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면 좋겠군요."태자의 미간이 좁혀졌다. 선화전에서 의규를 배우더니, 어쩐지 전보다 더 딱딱해진 느낌이었다.머지않아 혼인할 사이인데, 그는 이렇게까지 선을 긋는 금영이 상당히 못마땅했으나, 체면이 있으니 조용히 손을 거두었다. 그리곤 각자 마차에 올랐다.마차 안에서, 해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금영에게 말했다."아가씨,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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