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희고 백자처럼 매끈한 피부, 맑은 눈동자에 아슬하게 맺힌 눈물까지, 보는 이의 마음을 저절로 무르게 만들었다."폐하, 이 손 좀... 놔주십시오."금영이 나직이 입을 열자, 황제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놓으라고? 그러면 또 달아나려고?"금영은 배금영의 신분으로 그를 만날 때면 일부러 목소리를 한층 낮추고, 더 단정하게 들리도록 조절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목소리는 달랐다. 뭐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웠으나, 여린 기색이 짙게 배어 있었다. 마치 비를 한 차례 맞고 난 뒤의 작약처럼,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흔들릴 것 같은 그런 여린 음정이었다."폐하, 아픕니다."금영이 다시 말했다. 그제야 황제는 손에 들어간 힘을 조금 풀었다. 그러자 흘러내린 소매 아래로 붉게 자국이 남은 손목이 드러났다.황제의 눈썹이 한층 더 깊게 모였다. 그리 세게 쥔 것도 아니었는데 벌써 이런 흔적이 남다니, 피부가 몹시 여린 듯했다."폐하께선... 여긴 어쩐 일이시옵니까?"금영은 눈을 깜빡이며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 도망치려 했던 일이 다시 화제로 오르길 바라지 않는 듯했다. 황제의 표정만 봐도 그가 이 행동에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진국공부에서의 마지막 만남 역시 도망으로 끝났으니 말이다.아무리 그가 성군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한들, 황제는 결국 황제였다. 온 천하가 제 것과 다름없는 사내에게, 번번이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려 애쓰는 존재는 금영이 처음이었을 것이다.물론 황제가 정말 마음만 먹었다면 끝내 그 여인을 찾아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늘 단정하고 공손한 태도로 자신을 대하던 금영이 바로 그 인물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더구나 황제는 한 번도 금영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고, 제 눈앞에서 이런 일을 꾸밀 만큼 대담하리라고도 여기지 못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꼭 들어맞았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대상이 실은 제 발아래 숨어 있었던 것이다.황제는 차갑게 코웃음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