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Capítulo 931 - Capítulo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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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하지만 이제 신첩에게는 새로운 집이 생겼사옵니다. 예전이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신첩은 지금이 더 좋사옵니다.”금영이 황제에게 말을 이었다.곁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심연희는 속으로 생각했다.‘밖에서는 모두 금영이 총애를 받는 것이 폐하께서 그녀의 뛰어난 미색에 마음을 빼앗기셨기 때문이라고 하지. 하긴 금영이 젊고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니까.하지만 지금 보니, 미색보다 더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은 금영의 총명함인 것 같아.이런 말을 듣고 기뻐하지 않을 사내가 어디 있겠어? 아무리 존귀한 황제라 해도 결국 한 사람의 사내인 것을.’금영의 말을 들은 황제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그가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좋다! 짐이 자네를 집으로 데려가겠네!”심연희는 곧 사람들을 이끌고 황제와 금영에게 예를 올리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황제가 떠나려 하자 태자를 비롯한 이들도 나와 배웅했다.태자는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와 공손히 예를 올렸다.“소자가 아바마마와 원 귀비마마를 삼가 배웅하옵니다.”금영은 태자를 힐끗 바라본 뒤, 다시 배명월에게 시선을 옮겼다.배명월은 눈에 띄게 수척해졌고 안색도 많이 상해 있었다.하지만 그 두 눈에는 조금도 굴복한 기색이 없었다.미안해하는 기색은 더더욱 없었다.배명월은 정말 굴복하지 않았다.태자비의 자리를 잃은 것이 대수인가?자신은 훗날 황후가 될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었다!아들만 낳고 훗날 태자가 황위에 오르면, 결국 흠천감의 예언대로 자신을 황후로 세울 수밖에 없었다.지금 측비로 강등된 것쯤은 황후의 자리에 오르는 길에서 잠시 발을 헛디딘 것에 불과했다.하늘이 이미 정해 둔 운명은 누구도 바꿀 수 없었다!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금영은 손을 들어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했다.손목에 찬 벽옥 팔찌가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났다.태자의 표정도 서서히 평온해졌다.금영이 지금은 자신에게 화가 나 상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해도 괜찮았다.처음부터 지금까지 금영의 마음속에 자신이 있기만 하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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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취옥이 대답했다.“노비가 이미 산파를 구해 두었사옵니다. 마마께서 해산하실 때가 되면 반드시 단번에 아드님을 얻으실 수 있도록 하겠사옵니다.”산파라는 말을 입에 올릴 때, 취옥의 말투에는 어딘지 모르게 묘한 여운이 배어 있었다.배명월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제 제법 볼록해지기 시작한 배를 가볍게 어루만졌다.“아주 잘했구나.”지금 태자가 자신을 냉대한다고 한들 무슨 상관인가.황장손을 낳고 나면 모든 것이 달라질 터였다.*금영과 황제는 영안후부를 떠나 궁으로 돌아왔다.아직 소녕전에 도착하기도 전이었다.수강궁에서 온 사람이 다급히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폐하! 태후마마께서 병환이 나셨사옵니다!”금영은 황제를 바라보았다.황제의 낯빛이 미세하게 변했다.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곧장 수강궁으로 향했다.금영도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태후가 병환이 났으니, 후궁의 비빈인 그녀로서도 문안을 드리러 가는 것이 마땅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금영과 황제는 수강궁에 들어섰다.전각 안에는 짙은 약 냄새가 가득했다.금영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코끝이 간질거렸지만 가까스로 재채기를 참았다.태후는 침상에 누워 있었다.안색은 창백했고 기운도 몹시 쇠약해 보였다.그 곁에는 여러 태의가 서 있었다.황제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어찌 된 일인가?”태후는 황제를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황제, 오셨군요.”말끝으로 갈수록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금영은 전생부터 태후가 잔병치레가 많고 몸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줄곧 태후가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마치 자신의 조부처럼.아직 세상을 떠날 때가 아닌 나이에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하지만 태자가 황위에 오른 뒤 삼 년이 지나도록, 늘 병약하고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하던 태후는 여전히 멀쩡히 살아 있었다.심지어 날이 갈수록 더욱 정정해졌다.하지만 어찌 되었든 태후는 황제의 어머니였다.그런 태후가 이렇게 침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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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요즘 들어 잠들 때마다 네 아바마마가 떠오르는구나. 네 아바마마께서는 늘 나를 꾸짖으셨지…… 이 어미가 태후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이다.”태후는 한숨을 내쉬었다.황제는 침상에 누워 있는 태후를 바라보았다.표정은 여전히 온화했지만, 금영은 황제가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황제는 총명한 사람이었다.어찌 태후가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겠는가.하지만 황제에게 있어 태후의 존재감은 너무나 컸다.황제가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사람이 황제에게 말해 왔다.태후가 얼마나 목숨을 걸고 황제를 낳았는지.황제가 조금 더 자란 뒤 서 황후를 맞이했을 때에도, 태후는 황제가 태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온갖 심혈을 기울였다.태후는 황제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몇 분의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요즘 내 몸이 좋지 않으니, 궁 안에도 경사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황제가 당장 선발을 원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비를 들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한참이 지나서야 황제가 입을 열었다.“짐이 어마마마의 뜻을 따르겠사옵니다. 부디 어마마마께서는 반드시 몸을 돌보시옵소서.”말을 마친 황제는 다시 입을 열었다.“소자에게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먼저 물러가겠사옵니다.”황제는 말을 모두 끝내기도 전에 그대로 걸음을 옮겨 떠났다.금영은 서 황후와 태후를 바라본 뒤, 물러나겠다는 예를 올리고 밖으로 향했다.다행히 이때 서 황후와 태후 역시 금영과 이야기를 나눌 마음이 없었다.금영을 붙잡고 괴롭힐 생각도 없는 듯했다.황제가 떠나고, 전각 안에 외인이 사라지자 서 황후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폐하께서 결국 허락하셨습니다.”새로운 비가 들어온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황제가 새 비의 전각에 들를 명분이 생길 테니.만약 금영과 총애를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설령 총애를 나누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의 사람이 두 명 더 생긴다면 현비와 맞서 싸우게 하기에 충분했다.하지만 태후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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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황제는 감동한 눈빛으로 금영을 바라보았다.금영은 너무나 사려 깊었다.그래서 오히려 더욱 마음이 아팠다.금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이 가장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폐하께서 이미 태후마마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셨으니, 결국 새로운 비를 들이셔야 하는 것이옵니다.”황제가 그렇게 대답한 것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그저 모자간의 정 때문만은 아니었다.만약 황제가 계속 거절하고, 태후가 계속 병을 핑계 삼는다면 그 일이 문무백관과 온 세상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을 때 황제는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그 일로 인해 금영 역시 나라를 어지럽히는 요녀라는 오명을 쓰고, 태후를 거의 죽음으로 몰아넣은 악녀라는 비난까지 받게 될지도 몰랐다.“폐하께서는 혹시 정해 두신 사람이 있으시옵니까?”금영이 물었다.하지만 황제에게 무슨 정해 둔 사람이 있겠는가.황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금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 이 일을 신첩에게 맡겨 주시는 것은 어떠하시옵니까?”황제가 금영을 바라보았다.“금영아?”금영은 웃으며 말했다.“신첩이 폐하의 근심을 덜어 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사옵니다.”이번 일에 있어서 황제는 스스로 금영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그녀가 억울하게 마음고생을 했다고 생각했다.그런 금영이 직접 말했으니, 황제로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황제는 곧 말했다.“좋다. 이 일은 금영이가 직접 사람을 정하도록 하거라.”금영은 눈앞의 황제를 바라보며 눈빛을 굴렸다.서 황후가 아무리 많은 계획을 세운들 어찌하겠는가.결국 이 일의 주도권은 자신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황제는 금영을 소녕전까지 데려다준 뒤 다시 정무를 보러 갔다.금영은 전각 안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해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마마, 이번 일 때문에 마음이 상하지 않으시옵니까?”모든 사람은 금영이 이 일로 마음이 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금영은 웃으며 말했다.“유빈이든, 가빈이든, 아니면 옥빈이든 결국 후궁의 신분을 등에 업고 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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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이 말이 떨어지자, 세 빈의 자리에 있는 세 사람은 모두 서로를 향해 적의 어린 시선을 보냈다.현비와 서 황후 역시 서로 마주 보았다.금영은 가볍게 웃었다.자리는 고작 두 개뿐이었다.이 세 사람이 다투기 시작한다면 머지않아 꽤 볼 만한 일이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그리고 그 소란이 일어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자리가 비게 될 터였다.그렇다면 소의들 가운데서 다시 한 번 골라 올리면 되는 일이었다.물론……사실 금영은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일을 꾸밀 필요는 없었다.그저 황제에게 직접 말한다면 황제 역시 허락했을 것이다.그럼에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현비와 서 황후가 그 두 자리를 두고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결국 세 빈 가운데 누가 남고 누가 사라지든 금영에게는 손해 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여비는 이 말을 듣고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느 두 분이 그리 복이 많으실지 모르겠군요.”금영은 허리를 숙여 맞은편에 핀 영춘화 한 가지를 꺾었다.그리고 꽃향기를 가볍게 맡으며 말했다.“본궁도 알고 싶구나.”금영이 이 말을 한 뒤.현비의 표정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 변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비가 입을 열었다.“황후마마, 신첩은 먼저 물러가겠사옵니다.”그렇게 말한 현비는 유빈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서 황후 역시 더 이상 꽃을 감상할 마음이 없어졌다.사람들은 곧 흩어졌다.그 자리에는 금영만 홀로 남았다.금영은 사람을 보내 림 소의를 다시 불러 세웠다.림 소의는 금영을 바라보자마자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림 소의.”금영이 부르자.림 소의가 고개를 들어 금영을 바라보았다.그 얼굴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마마, 무슨 분부이시옵니까?”“본궁은 알고 있다. 네가 이 궁 안에서 부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만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금영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그리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본궁이 오늘 너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정녕 평생 이렇게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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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금영은 웃으며 말했다.“돌아가거라.”아직 모든 일이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지금 림 소의와 자신이 남다른 관계라는 사실을 다른 이들이 알아서는 안 되었다.림 소의는 공손히 예를 올린 뒤,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돌아가는 길에 서묵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마마, 정말 원 귀비 쪽에 서시려는 것이옵니까?”후궁은 모두 여인들뿐인 곳이었다.하지만 전장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각자의 편과 세력이 존재했다.림 소의는 손에 든 영춘화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나는 이미 스물여덟이 되었느니라. 더는 헛되이 세월을 보내고 싶지 않다.”열여덟에 입궁한 뒤, 벌써 십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십 년의 세월은 이 궁 안에서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다.살아남기는 했다.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자신이 원했던 삶이었을까.림 소의가 다시 입을 열었다.“게다가 나는 줄곧 느끼고 있다. 원 귀비는 조금 다른 사람인 것 같구나.”서묵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다르시겠사옵니까? 이 후궁의 여인들은 결국 총애를 다투고 권세를 얻으려 하는 법이옵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아래 있는 이들의 목숨을 마음에 두지 않사옵니다. 마마께서는 부디 더욱 조심하셔야 하옵니다.”“그 안빈과 용빈이 바로 그 예가 아니옵니까.”서묵이 거듭 권했다.남의 손에 든 바둑돌이 되어 보아야, 결국 좋은 끝을 맞이할 수 있겠느냐는 뜻이었다.하지만 림 소의는 고개를 저었다.“되었다, 서묵아.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거라.”“노비는 그저 마마께서 언제나 정신을 바짝 차리시길 바랄 뿐이옵니다. 모든 일을 원 귀비마마께 맞추기보다는, 마마 자신을 위한 여지도 조금은 남겨 두셔야 하옵니다.”서묵이 다시 말했다.림 소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것은 당연한 일이니라.”그제야 서묵은 조금 안심한 듯했다.“그렇다면 다행이옵니다.”*그때 금영 역시 소녕전으로 돌아와 있었다.서묵이 자신의 주인을 걱정한 것처럼, 해수 역시 금영을 걱정하고 있었다.“마마, 그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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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물론 구경거리를 보러 간다는 말은 그저 농담일 뿐이었다.금영의 진짜 목적은 서 황후가 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또 이 궁 안에서 무슨 소동이 벌어지려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다.황제는 당연히 금영의 뜻을 마다하지 않았다.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는 것도 좋겠구나.”황제는 금영의 손을 잡고 전각을 나섰다.두 사람이 궁 안의 호숫가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적잖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나무마다 등롱이 걸려 있어 주변은 대낮처럼 환했다.황제가 금영을 이끌고 다가오자 사람들은 일제히 땅에 무릎을 꿇었다.“폐하를 뵈옵니다! 원 귀비마마를 뵈옵니다!”사람들이 모두 엎드리고 나자, 금영은 호숫가에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덜덜 떨고 있는 여인을 볼 수 있었다.머리카락은 흠뻑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몸에는 마른 외투를 하나 걸치고 있었지만, 그 아래 바닥에는 이미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바로 옥빈이었다.옥빈은 본래 단아하고 청초한 인상이었으며, 눈길 하나에도 은근한 정이 묻어나는 여인이었다.지금은 억울함을 참지 못한 듯 연신 흐느끼고 있었다.황제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라 명한 뒤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어찌 된 일이냐?”서 황후가 먼저 대답했다.“조금 전 신첩이 이미 자초지종을 물어보았사오나, 옥빈이 반드시 폐하께서 오신 뒤에야 진상을 아뢰겠다고 하였사옵니다. 하여 부득이 폐하를 이곳까지 모셨으니 부디 용서하여 주시옵소서.”황제는 딱히 서 황후를 탓할 생각은 없는 듯했다.그의 시선이 옥빈에게 향했다.서 황후가 옥빈을 바라보며 말했다.“폐하께서 오셨으니,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대로 아뢰거라. 폐하께서 반드시 네 억울함을 풀어 주실 것이다.”그제야 옥빈이 눈물을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폐하! 유빈이옵니다! 유빈이 신첩을 물에 밀어 넣었사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금영은 대강 사정을 짐작했다.자리는 둘뿐인데 후보는 셋이었다.아니나 다를까.서 황후와 현비가 벌써 서로 물고 뜯기 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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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유빈은 목이 메인 채 다급히 말했다.“폐하, 신첩은 옥빈을 물에 밀지 않았사옵니다!”“옥빈이 스스로…… 스스로 발을 헛디딘 것이옵니다!”유빈은 옥빈을 바라보며 따져 물었다.“옥빈, 나는 줄곧 그대를 자매처럼 여겨 왔는데, 어찌 이리 나를 모함하시는 것이오?”옥빈도 눈시울을 붉히며 맞받아쳤다.“내가 언제 그대를 모함했다는 것이오? 그토록 악독한 짓을 저질러 놓고, 설마 내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오? 오늘 운이 조금만 나빴어도 나는 벌써 물에 빠져 죽었을 것이오!”옥빈은 곧 황제를 바라보며 애처롭게 호소했다.“폐하, 부디 신첩의 억울함을 풀어 주시옵소서!”그러자 유빈 역시 붉어진 눈으로 황제에게 아뢰었다.“폐하, 옥빈이 신첩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사옵니다. 부디 신첩의 결백을 밝혀 주시옵소서.”금영은 황제의 낯빛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것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오늘 이들 앞에 있는 이가 그나마 지금의 황제이니 망정이지, 예전의 어느 폭군이었다면 어찌 되었을까.두 여인이 이렇게 서로 물어뜯고 있는 꼴을 보다 못해 아예 둘 다 호수에 던져 버리고 일을 끝냈을지도 몰랐다.금영은 황제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폐하, 당장 누구의 말이 옳은지 가리기 어렵다면 두 사람을 모두 구금한 뒤 차근차근 심문해 보시는 것이 어떠하시옵니까?”황제가 대답하기도 전이었다.서 황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폐하, 신첩이 보기에는 이번 일은 분명 유빈의 소행이옵니다.”금영은 속으로 냉소했다.서 황후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것을 보니 옥빈을 지켜 주겠다는 뜻이 분명했다.다만 현비가 그것을 순순히 두고 볼지가 문제였다.그런 생각을 하며 금영은 멀지 않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마침 여러 사람이 등롱을 들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그들을 이끌고 오는 사람은 다름 아닌 현비였다.현비는 서 황후의 말을 들은 듯 곧바로 말했다.“황후마마, 아무런 증거도 없이 유빈이 옥빈을 물에 밀었다고 단정하시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처사이옵니다. 중궁의 자리에 계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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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황제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태도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황제는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도 않은 채 사람에게 죄를 묻는 성정이 아니었다.오늘 내관과 궁비들의 증언이 있었다 해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더 조사할 수 있었다.그런데도 이토록 서둘러 처분을 내린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근래 황제에게 새로운 비를 들이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던 조정 대신들 가운데 유빈의 친정 가문이 유난히 앞장서고 있었다.그들의 손이 지나치게 멀리 뻗어 황제가 용납할 수 있는 선을 건드린 것이다.현비나 서가처럼 세력이 큰 집안이라면 황제도 함부로 손대기 어려웠다.하지만 유빈의 친정처럼 작은 가문은 달랐다.유빈 하나만 폐하면 그들은 곧 궁 안의 의지처를 잃게 될 터였다.그렇게 되면 다시는 감히 황제의 뜻을 거스르며 날뛰지 못할 것이다.금영은 본래 세 사람이 서로 다투다가 자리가 비기를 바랐다.그래야 림 소의를 그 자리에 올릴 수 있었으니까.이제 한 사람이 사라졌으니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이었다.하지만 이렇게 되면 남은 두 사람은 모두 서 황후의 사람이 아닌가.이래서야 둘이 또 싸울 수 있겠는가.어느새 달은 하늘 한가운데 높이 떠 있었다.황제는 금영의 손을 잡았다.한참 동안 호숫바람을 맞은 탓에 금영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황제가 입을 열었다.“일도 끝났으니 돌아가자꾸나.”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사옵니다.”황제와 금영이 떠난 뒤, 서 황후와 현비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서 황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아하니 현비가 이번에는 한 수 뒤처졌군.”현비는 그 말을 듣고도 온화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황후마마께서 과한 말씀을 하시옵니다. 유빈이 냉궁에 들어가게 된 것은 스스로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인데, 그것이 신첩과 무슨 상관이 있겠사옵니까?”말을 마친 현비는 다시 반듯하게 예를 갖추었다.“시간도 늦었사오니 신첩은 이만 먼저 물러가겠사옵니다.”현비가 떠난 뒤에야 서 황후는 환옥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뭘 멍하니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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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황제가 어찌 금영이 그대로 무릎을 꿇게 두겠는가.그는 얼른 손을 뻗어 금영을 붙잡아 일으켰다.그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짐이 네가 잘못했다고 한 것도 아닌데, 어찌 그리 서둘러 잘못을 인정하려 하느냐?”금영은 입술을 살짝 다문 뒤 말했다.“두 자리를 미끼로 세 사람을 다투게 만들려 했는데, 신첩이 일을 그르친 듯하옵니다. 이제 남은 두 자리는 모두 황후마마 쪽 사람이 차지하게 될 것 같사옵니다.”말을 마친 금영의 얼굴에는 이미 될 대로 되라는 듯한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그러다 문득 무언가 깨달은 사람처럼 황급히 말했다.“신첩이 실언하였사옵니다!”지금 황제가 대놓고 서 황후를 상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아니었다.그러니 조금 전 금영의 말은 분명 실언이라 할 만했다.하지만 금영이 정말 생각 없이 그런 말을 내뱉었을 리 없었다.실언이라니.애초에 일부러 한 말이었다.황제의 속내를 떠보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황제는 금영을 나무라기는커녕 웃으며 물었다.“금영아, 어찌 남은 두 자리가 모두 황후에게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느냐?”금영이 대답했다.“이제 남은 사람은 가빈과 옥빈뿐이옵니다. 두 사람 모두 비의 자리를 반드시 얻으려 할 터인데, 그렇다고 신첩이 소의 하나를 갑자기 끌어올려 두 사람을 뛰어넘게 할 수는 없지 않사옵니까?”황제가 소리 내어 웃었다.“오늘 조회에서 정국공이 서용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다. 짐이 서용의 관직을 거두었는데, 네가 서용이 누구인지 아느냐?”금영이 어찌 모르겠는가.가빈의 친정이 바로 서가였다.서 황후가 후궁 안에서 계책을 꾸미는 동안, 현비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던 것이다.현비의 성은 사씨였다.하지만 사가와 주가는 혼인으로 이어진 사이였다.선대 정국공은 현비의 외숙이었고, 지금의 정국공은 현비의 외사촌 오라버니였다.황제가 웃으며 말했다.“금영이는 이리도 총명하여 말 몇 마디로 일을 풀어냈으니, 사내로 태어났다면 장수가 되든 재상이 되든 크게 쓰였을 것이야.”황제는 문득 생각했다.눈앞의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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