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과 황궁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서쪽의 작은 쪽문으로 나가기만 하면 바로 닿는 곳이었다.마장에 도착하자.황제는 금영을 바라보며 물었다.“금영아, 말 타고 싶으냐?”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본래 말을 탈 줄 알았다.그녀의 조부는 용맹하기로 이름난 영안후였으니 말이다.다만 지난 봄에는 회임한 몸이라 말을 타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유일하게 한 번, 황제가 직접 그녀를 말에 태우고 잠시 거닐었던 것이 전부였다.그런 황제가 이렇게 말하니 금영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했다.태자와 이황자는 이미 각자 탈 말을 골라 둔 상태였다.금영은 마장 안의 말들을 천천히 살펴보다가, 비교적 온순해 보이는 말 한 마리를 골랐다.예전의 그녀라면 거침없이 말을 몰고 다니던 제멋대로인 아씨와 다름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신분도 달라졌고, 마음가짐 역시 예전과 같지는 않았다.금영과 황제가 말을 타고 나서자, 그쪽에서는 태자와 이황자가 먼저 말을 달려 나갔다.두 사람이 속도를 늦추었을 때, 문득 이황자가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보십시오. 부황과 원 귀비마마께서는 정말 금실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태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황자를 바라보았다.“네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이황자는 웃으며 말했다.“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그저 형님께 감탄하고 있을 뿐입니다.”“부황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마음에 둔 사람도 내어드리고, 외조부까지 직접 찌르셨으니 말입니다.”“방자하구나.”태자가 차갑게 말했다.“아, 맞다. 형님께서도 들어 두시면 좋을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이황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요즘 밖에서는 이런 말도 돌고 있더군요.”“원 귀비마마께서 선화전에서 규율을 배우시던 때부터 이미 부황과 연이 있었다고 말입니다.”이황자가 이런 말을 꺼낸 것은 요영지의 말을 듣고 떠올린 것이었다.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태자의 마음을 몇 마디 찔러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말 한마디로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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