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맞은편의 한지수는 완전히 물을 만난 고기였다.자연스럽게 말을 이어 가는 솜씨가 끝도 없이 나왔다.“나 전 남친한테 너무 크게 데여서 이제 연애가 무서워.”“나 진짜 오래 연애 안 했거든. 이렇게 설레는 것도 처음이야.”“너랑 말하면 왜 이렇게 긴장되지? 이거 근육이야? 와, 장난 아니다.”“손 진짜 크다. 목울대 움직이는 것도 신기해. 만져 봐도 돼?”“나 술 진짜 약해.”“조금만 고개 숙여서 말해 주면 안 돼? 음악이 너무 커서 잘 안 들려.”한지수 옆에 앉은 야성적인 인상의 남자는 이미 완전히 넘어간 눈치였다.나중에는 강서이 옆의 연하남 타입의 남자에게까지 한마디 했다. “동생, 뭐 해? 누나 좀 챙겨 줘야지.”“누나, 한잔해요.” 남자는 눈치 빠르게 강서이에게 잔을 내밀었다.강서이는 상대도 일하러 나온 사람이라는 생각에 분위기를 맞춰 주며 잔을 들었다.그런데 남자는 거기서 한발 더 나갔다. 강서이의 팔을 자연스럽게 걸더니 그대로 러브샷을 했다.위층.성이남은 친구 생일을 축하하러 와 있었다.룸 안은 남녀가 뒤섞여서 시끌벅적했다.여자 한 명이 성이남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지만, 성이남은 전혀 여지를 주지 않고 잘라 냈다.친구가 웃으며 여자를 말렸다. “포기해. 얘 마음에 둔 사람 있어. 그 사람 때문에 철벽 치고 사는 중이야.”여자는 꽤 아쉬운 기색이었다. 성이남 정도의 조건을 가진 남자를 낚기만 한다면, 앞으로의 삶은 경제적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을 테니까.성이남은 룸이 너무 시끄러워서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었다.2층 난간에 기댄 채 손에 든 잔을 가볍게 흔들었다.조명이 호박빛 술 위에서 부서졌다.잔 너머로 어딘가 익숙한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성이남은 잔을 내리고 아래층의 한 부스에 시선을 고정했다.조금 뒤 입꼬리가 비웃듯 올라갔다.‘강서이 저 여자는 여전히 막장이네.’성이남은 시선을 거뒀다. 더 보고 있는 것조차 불쾌했다.한지수는 노는 걸 좋아해도 선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다.강서이가 이런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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