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한다고 해결될 일이었으면 저렇게 되지도 않았어.”하석철은 물러서지 않았다. 차갑게 옆에 있던 고용인에게 지시해 집에서 고용한 개인 의사를 불러오라고 했다.하지유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오게 하고,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했다.그 명령이 떨어지자 하지유는 사실상 감금됐다. 이연화조차 만나지 못하게 제한됐다.평소 같으면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하지유가 나와 잘못했다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지나치게 조용했다. 하석철조차 예상하지 못할 정도였다.의사는 금세 도착했다. 하지유는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전신 검사를 받았다.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많지 않았다. 목과 등에 긁힌 자국이 많이 있었고, 그 외에는 폭력적으로 붙잡히거나 맞은 듯한 큰 멍이 대부분이었다.그 밖의 신체검사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였다.의사가 하씨 부부에게 결과를 설명할 때 이연화는 무언가 떠올린 듯 얼굴이 몹시 굳어졌다.하석철은 아내를 한 번 바라본 뒤 집사에게 눈짓해 의사 손에 수표 한 장을 쥐여 줬다.“오늘 일은 반드시 비밀로 해 주세요.”“물론입니다. 알겠습니다.”의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수표를 챙긴 뒤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 했다.하지만 문 앞까지 갔다가 결국 걸음을 멈췄다.“하 대표님, 가능하다면 따님께 심리상담 전문의를 붙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상태가 좀 좋지 않아 보입니다.”“우리 딸이 정신적으로...”이연화가 겁에 질린 눈으로 의사를 바라보자 의사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닙니다. 정신 상태 자체는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전반적인 상태가 불안정해 보여 심리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그 말을 듣고서야 이연화는 조금 안도했다.의사를 보내고 나니 이미 새벽이었다.다음 날 아침 이연화는 곧바로 딸을 보러 가려 했고, 하석철도 이번에는 막지 않았다.하룻밤 푹 쉬고 나자 하지유의 상태는 조금 나아져 있었다.다만 눈빛은 여전히 차갑고 어두웠다. 보기만 해도 불편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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