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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가짜 결혼, 진짜 신분: Capítulo 1021 - Capítulo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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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위로한다고 해결될 일이었으면 저렇게 되지도 않았어.”하석철은 물러서지 않았다. 차갑게 옆에 있던 고용인에게 지시해 집에서 고용한 개인 의사를 불러오라고 했다.하지유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오게 하고,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했다.그 명령이 떨어지자 하지유는 사실상 감금됐다. 이연화조차 만나지 못하게 제한됐다.평소 같으면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하지유가 나와 잘못했다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지나치게 조용했다. 하석철조차 예상하지 못할 정도였다.의사는 금세 도착했다. 하지유는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전신 검사를 받았다.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많지 않았다. 목과 등에 긁힌 자국이 많이 있었고, 그 외에는 폭력적으로 붙잡히거나 맞은 듯한 큰 멍이 대부분이었다.그 밖의 신체검사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였다.의사가 하씨 부부에게 결과를 설명할 때 이연화는 무언가 떠올린 듯 얼굴이 몹시 굳어졌다.하석철은 아내를 한 번 바라본 뒤 집사에게 눈짓해 의사 손에 수표 한 장을 쥐여 줬다.“오늘 일은 반드시 비밀로 해 주세요.”“물론입니다. 알겠습니다.”의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수표를 챙긴 뒤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 했다.하지만 문 앞까지 갔다가 결국 걸음을 멈췄다.“하 대표님, 가능하다면 따님께 심리상담 전문의를 붙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상태가 좀 좋지 않아 보입니다.”“우리 딸이 정신적으로...”이연화가 겁에 질린 눈으로 의사를 바라보자 의사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닙니다. 정신 상태 자체는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전반적인 상태가 불안정해 보여 심리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그 말을 듣고서야 이연화는 조금 안도했다.의사를 보내고 나니 이미 새벽이었다.다음 날 아침 이연화는 곧바로 딸을 보러 가려 했고, 하석철도 이번에는 막지 않았다.하룻밤 푹 쉬고 나자 하지유의 상태는 조금 나아져 있었다.다만 눈빛은 여전히 차갑고 어두웠다. 보기만 해도 불편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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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이서가 눈을 깜빡였다.궁금하긴 했지만 매번 이도운에게 하나하나 물을 필요는 없었다. 자신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이도운이 말했다.“그럼 네 생각을 말해 봐.”“하씨 집안은 지금 이미 불리한 상황이잖아요. 여론도 그렇고 해원시 재계도 다 하원영 편이고. 모든 것이 다 갖춰졌으니 하원영이 상속권을 되찾는 건 대세가 된 거고, 도운 씨는 그냥... 흐름에 올라탄 거죠?”이서는 요즘 이도운이 병법서를 읽는 걸 보고 자신도 따라 읽고 있었다.배운 걸 바로 써먹듯 그럴듯하게 말을 꾸며 봤다.“그런 뜻도 있어.”이도운은 이서의 귀여운 모습에 웃으며 볼을 살짝 꼬집었다.“그래도 좀 이해가 안 가요. 도운 씨가 호의를 베풀었다고 해도 하원영은 모르잖아요. 게다가 하원영이 주상 그룹과 협력하지 않고 도운 씨랑 손잡을 리도 없고... 사실 재단이 하원영을 좀 더 붙잡고 시간 끌게 두는 게 우리한테도 유리하지 않아요?”이 부분만큼은 이서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재단은 어차피 못 막아. 그리고... 시간이 길어지면 우리 복수도 늦어져.”이도운의 말을 이서는 알아듣지 못해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남자는 더 설명할 생각이 없는 듯 이서의 손을 잡았다.“나중엔 알게 될 거야. 가자. 배고프다. 저녁 먹으러 가.”“네.”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도운과 함께 식사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었다.그날 밤 이서가 잠든 뒤에야 이도운은 혼자 서재로 들어가 전화를 걸었다.“물건은 손에 넣었어?”“네.”수화기 너머에서 긍정적인 답이 들려왔고, 곧 이도운의 휴대폰에도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비닐 포장된 약품이었다. 겉면에 희미하게 ‘T7’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이 약에 대해서 알아본 건 있어?”“조사했습니다. M국에서 비밀리에 연구 중인 물질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추출 원료는 알 수 없지만 효능 자체는 있는 것 같습니다.”이도운은 미간을 찌푸린 채 휴대폰 속 사진을 바라봤다.‘김태하를 살리겠다고? 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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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강지현이 크게 움직이는 바람에 김태하도 잠에서 깨어 쉰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말이 끝나기도 전에 힘 있는 팔이 강지현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모르겠어. 계속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 악몽을 꿨나 봐...”“요즘 왜 이렇게 악몽을 자주 꾸지? 너무 피곤한 거 아니야?”김태하는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지현의 이마를 짚었다. 차갑고 축축하게 잔땀까지 맺혀 있었다.강지현은 고개를 저으며 남자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김태하의 안정적인 심장 소리와 익숙한 체취를 느끼자 마음도 금세 가라앉았다.“임신 때문일 수도 있겠다. 내가 너희 둘 달래 줄까? 이야기 들을래?”김태하는 부드럽게 말하며 상체를 일으켰다. 편한 자세로 강지현을 품에 안고 등을 천천히 두드렸다.“무슨 이야기?”“동화?”강지현은 눈을 감고 웃었다.“네가 동화도 할 줄 알아? 뭔데?”“어린 왕자.”김태하가 낮게 말했다.“들을래?”강지현은 고개를 저었다.“난 네 이야기가 듣고 싶어.”“내 이야기?”“어렸을 때 일이나, 나를 만나기 전에 있었던 모든 일이나... 아무튼 네 이야기라면 뭐든 듣고 싶어.”강지현의 말에 김태하의 가슴이 따뜻해졌다.그가 웃으며 말했다.“내 인생엔 특별한 이야기가 별로 없어. 재미없어. 너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이야기가 생긴 것 같아.”“어릴 때 뭘 좋아했는지, 가장 행복했던 사소한 일이 뭐였는지, 아무리 별거 아닌 일이어도 네가 기억하는 거라면 다 듣고 싶어.”강지현의 목소리는 느긋했고 살짝 애교까지 섞여 있었다.강지현이 듣고 싶다고 하니 김태하도 더는 빼지 않았다. 한참 생각하다가 어린 시절 기억에 남은 몇 가지 일을 꺼냈다.첫 번째는 어렸을 때 정말 먹고 싶었던 사탕 이야기였다.그 사탕은 아주 예뻤고 비쌌다. 당시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먹고 싶어 하던 것이었다.김태하가 맡겨져 살던 친척 집 아이들도 어느 날 하나씩 그 사탕을 들고 있었지만, 김태하에게만 없었다.먹지 못하니 더 갖고 싶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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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흥, 겨우 사탕 하나 가지고. 내가 그때 있었으면...”정신을 차린 강지현은 김태하의 품에서 상체를 일으켰다.어둠 속에서 남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 건데?”“내가 있었으면 아무도 못 먹게 했지! 너한테만 안 준다니 너무 불공평하잖아!”“그럼 네가 어렸어도 나를 지켜 주겠다는 거야?”김태하는 자신 때문에 씩씩대는 강지현의 모습을 보며 사탕보다 더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 두 손으로 강지현의 작은 얼굴을 감싸며 낮게 물었다.강지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언제든 내가 네 곁에 있으면 반드시 널 지켜 줄 거야.”“나도.”김태하가 낮게 말하며 강지현의 입술 가까이 다가갔다. 숨결이 뜨거워졌다.“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건 너무 늦게 만난 거야.”“...”너무 늦게 만났고, 이별은 너무 빨리 찾아왔다.강지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곧바로 김태하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그런 말 하지 마.”김태하는 눈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다시 강지현을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분명 자신이 달래서 재워 주기로 했는데, 왜 갈수록 정신이 더 또렷해지는지 알 수 없었다. 이래서는 안 됐다.김태하는 일부러 재미없는 일상 이야기를 하나씩 꺼냈다. 소소한 이야기들을 계속 듣다 보니 마침내 강지현도 졸음이 몰려와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김태하가 갑자기 심하게 기침했고, 강지현은 또다시 놀라 눈을 떴다.김태하는 입을 막은 채 급히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화장실로 뛰어갔다.강지현도 재빨리 뒤따랐다. 이번에는 김태하가 문을 닫아 그녀를 밖에 세워 두지 못했다.강지현은 남자가 비틀거리다 변기 옆에 주저앉아 헛구역질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강지현은 곧바로 다가가지 못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자신이 너무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면 김태하도 더 힘들어질까 봐 두려웠다.김태하가 입가를 닦을 때 희미한 핏자국이 묻어나는 것도 보였다.강지현은 간신히 감정을 가라앉힌 뒤 수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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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그런데 T7은 대체 무엇에서 추출한 거지? 불치병까지 치료할 수 있는데 왜 계속 비밀로 하는 거야?”김태하가 결국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이게 바로 김태하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었다.아무리 군사 기밀이라 해도 돈이 되는 사업을 M국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게다가 의료계를 뒤흔들고 세계 경제의 판도까지 바꾸며 자원을 선점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사업이었다.그렇다면...원료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강지현도 같은 의문을 품었기에 육운성에게 T7의 정체를 조사해 달라고 한 것이었다.육운성조차 알아내지 못했다면 지금 자신들의 위치에서는 이 진실에 닿을 수 없다는 뜻일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남편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 절실했다.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아도 지금은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M국이 공개할 시기를 기다리는 걸 수도 있고, 암을 치료해도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일 수도 있잖아... 아무튼 이유가 복잡한 거겠지. 난 지금 그런 것까지 따지고 싶지 않아.”강지현은 서둘러 김태하의 말을 막았다.자신도 이런 이유가 조금 억지스럽다는 건 알고 있었다.“강지현...”“어쨌든 돌아가서 약을 만들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네 병만 나을 수 있다면 다른 건 알고 싶지 않아.”강지현은 계속 이야기를 하다 보면 둘 사이에 의견이 갈릴까 봐 억지로 대화를 끝내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몸을 반대쪽으로 웅크렸다.밤은 고요했다.김태하의 숨소리도 점차 거친 데서 잔잔해졌다.잠시 뒤 강지현은 등 뒤로 따뜻한 기운이 다가오는 걸 느꼈다.남자의 손바닥이 다시 단단히 허리를 감쌌다.숨결이 귓가에 닿았다. 고르고 부드러웠다.강지현은 손을 몇 번 움직이다가 결국 김태하의 손가락을 붙잡았다.다음 날 저녁, 귀국을 앞두고 강지현은 열 번째로 가방 안을 확인했다.T7이 갑자기 사라질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계속 불안했다.김태하는 강지현의 손을 잡아 억지로 시선을 자신에게 돌렸다.“하원영은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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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시스템을 통해 생성한 번호였다.강지현은 무언가 떠올라 재빨리 가방 안의 물건을 꺼냈다.T7이 든 밀봉 봉투는 멀쩡했다. 하지만 뜯어 안을 확인하자 내용물이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주치의에게 처음 받았을 때 강지현이 직접 확인한 T7 약액은 짙은 남색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옅은 파란색으로 변해 있었다.약을 누군가 바꿔치기한 것이다.강지현은 갑자기 카페 밖에서 자신을 들이받았던 남자가 떠올랐다.그때는 가방 속 물건이 그대로 있었고 남자에게서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그 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한쪽으로 쏠렸다.당시 강지현은 사람들 틈에 있었고 뒤에도 많은 사람이 있었다.공회처럼 수단을 가리지 않는 조직이라면 그 틈을 타 가방 속 T7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아마 바로 그때 이미 T7이 바뀐 것이다.게다가 그들은 T7 정보까지 미리 알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이었다.어젯밤까지만 해도 약 색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색이 달라졌다.일부러 지금 이 순간 강지현이 알아차리게 만든 것이다.공회 사람들의 목표는 강지현이었다. 이전에 한 번 당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훨씬 더 교활하게 움직일 터였다.강지현도 예전처럼 쉽게 상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그때 김태하가 돌아왔다.넋이 나간 강지현의 모습을 보자마자 이상함을 눈치채고 곧바로 다가왔다.“왜 그래? 무슨 일 있어?”강지현은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입술을 떨다가 바꿔치기 당한 시약 봉투를 꺼내 김태하 앞에 내놓았다.“물건이... 공회 사람들한테... 바뀌었어.”“...”익숙한 이름을 들은 김태하의 눈에 잠시 놀라움이 스쳤다. 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표정을 가라앉히고 말없이 강지현을 품에 끌어안았다.“괜찮아.”김태하가 말했다.그 순간 강지현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이미 오래전에 바꿔치기했어.”강지현의 목소리가 떨렸다.“난 정말 바보야. 이제야 알아차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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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강지현은 계속 고개를 저으며 단 두 글자만 반복했다.“싫어.”김태하는 서두르지 않았다. 강지현이 진정될 때까지 곁에 있을 생각이었다.곧 탑승 시간이 됐다. 김태하가 강지현을 억지로 데리고 가려 했지만 강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말 들어. 공회가 널 노리고 있으니 여기 남아 있는 건 위험해.”“날 괴롭힌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그럼 지금 당장 그 사람들부터 찾아!”“그럴 거야. 하지만 지금은 너랑 아기가...”“그 사람들이 그렇게 무섭다면 오늘은 피해도 내일은 못 피하겠지. 네가 없어지고 나면 난 그냥 그 사람들이 찾아와 복수하고 죽이길 기다리면 되겠네!”강지현은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누구보다 완강했다. 처음으로 김태하와 정면으로 얼굴을 붉히며 맞섰다.하지만 그 말은 김태하의 가장 약한 곳을 정확히 찔렀다.자신이 없어진 뒤...강지현이 다시 위험에 처하거나 어떤 위험한 결정을 내려도 그때는 자신이 막아 줄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강지현이 떠나지 못하고 절망과 분노에 빠지게 된 가장 큰 이유도 결국 자신이었다.김태하가 침묵하고 얼굴에 상처받은 기색이 스치는 걸 보자 강지현 역시 가슴이 아팠다.하지만 이번만큼은 먼저 물러서지 않고 몸을 돌려 그대로 걸어갔다.원래 경호원과 비서들이 막으려 했지만 김태하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강지현은 VIP 터미널을 빠져나갔다. 비서와 경호원들이 서둘러 뒤따라가 먼저 차에 태웠다.김태하는 그 뒤에야 따라왔다.차는 방향을 돌려 공항에서 곧장 숙소로 돌아갔다.차 안 분위기는 살벌했다. 김태하와 강지현은 각자 반대편 창밖만 바라볼 뿐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두 사람 주위의 분위기까지 싸늘하고 무거워 숨이 막힐 정도였다.강지현은 김태하가 보는 앞에서 현다영과 육운성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었다.현다영 곁에는 송준호가 있었다. 송준호는 공회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어쩌면 조사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육운성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인맥이 가장 넓은 사람이니 도움이 되든 안 되든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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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이제... 나 안 막을 거야?”김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막아도 못 막으니까.”김태하가 말했다.“그리고 막고 싶지도 않아.”강지현은 조금 전 감정이 격해져 김태하에게 화를 내고 심한 말까지 했던 게 떠올라 마음이 불편해져, 곧바로 김태하의 품으로 돌아갔다.“아까는 내가 너무 흥분했어. 말도 심하게 했고... 마음에 담아 두지 마.”“남편은 원래 화풀이하라고 있는 거야. 네가 화도 안 내면 내가 어떻게 달래?”김태하의 가벼운 농담 한마디에 무거웠던 분위기가 조금 풀렸다.김태하의 앞에서 강지현이 느끼는 포용은 마치 끝이 없는 것 같았다.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강지현은 또 한 번 김태하에게 모든 걸 말하지 않았다.김태하는 공회 사람을 함께 찾겠다고 했다.하지만 강지현은 상대가 전화로 한 말을 전부 털어놓지는 않았다.상대의 목적은 분명했다. 그들이 원하는 사람은 강지현이었다.분명 다시 만나러 올 것이다.그렇다면 자신만 마음먹으면 T7을 되찾을 수 있었다.김태하가 이 사실까지 알게 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막을 게 뻔했다.‘미안해...’강지현은 아무 말 없이 남자를 꼭 끌어안았다.이번만큼은 운명이라 해도 거스를 생각이었다.저녁이 되자 김태하 쪽 사람들이 단서를 찾아냈다.카페 앞에서 강지현과 부딪친 남자는 공회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 카페 앞에서 강지현과 마주친 것 자체는 우연이 아니었다.남자는 평소 다크웹에서 현상금 의뢰를 받아 처리하던 사람이었다. 그에게 연락한 사람은 계속 카페 앞에서 기다리라고 지시했다.강지현이 나오기 직전에야 메시지를 보내 상대의 시선을 끌라고 시킨 것이었다.이런 방식은 강지현과 김태하 모두 너무 잘 알고 있었다.추적에는 시간과 힘이 많이 들지만 막상 얻을 수 있는 유용한 단서는 거의 없는 방식이었다.“그 남자 지금 어디 있어? 데려와. 내가 직접 물어볼게.”하지만 강지현은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강지현이 원하자 김태하도 반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아무리 캐물어도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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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너무 호들갑 떨지 마. 의사도 괜찮다고 했잖아.”“의사가 분명 푹 쉬어야 한다고 했어. 안 쉬면 괜찮던 것도 문제 생겨.”김태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굳게 찌푸린 미간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강지현은 웃으며 손을 뻗어 남자의 찌푸린 미간을 천천히 펴 줬다.“알았어. 푹 쉴게. 지금 좀 자고 싶어.”“그래. 자. 내가 옆에 있을게.”“응.”강지현은 입을 다문 채 더 말하지 않았다. 김태하의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확실히 며칠 동안 너무 지쳐 있었다. 졸음이 파도처럼 밀려왔다.희미한 의식 속에서 이마에 남자의 가벼운 입맞춤이 내려앉았다....차디찬 눈의 기운이 갑자기 온몸을 휘감았다.눈앞에는 끝없이 펼쳐진 새하얀 세상뿐이었다.주변은 온통 빛으로 가득해 마치 투명한 세계 같았다.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강지현은 남은 힘을 전부 끌어모아 의식을 잃은 어린 남자아이를 일으켜 등에 업었다.“자면 안 돼... 조금만 더 가면 일행을 따라잡을 수 있어...”“돌아가면 따뜻한 우유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어...”“내가 노래 불러 줄까...”어린 강지현은 작은 몸으로 아이를 업은 채 앞으로 나아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단단한 눈밭에 발자국이 깊게 남았다.신발은 두꺼웠지만 오랫동안 눈 녹은 물에 젖어 걷다 보니 이미 안까지 흠뻑 젖어 있었다.다리는 점점 감각을 잃어 갔다.마침내 너무 지쳐 더 버티기 힘든 순간이 왔다.그런데 등에 업힌 남자아이가 숨이 희미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그 순간 강지현이 번쩍 눈을 떴다. 의식이 단숨에 현실로 돌아왔다.밖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방의 커튼은 단단히 닫혀 있었고 옆에 잠든 남자의 숨소리는 고르고 안정적이었다.강지현이 몸을 조금 움직이자 옆의 팔도 함께 끌려왔다.고개를 내려 보니 자신과 김태하의 손이 단단히 맞잡혀 있었다.그래도 이번에는 김태하를 깨우지 않았다.강지현은 조심스럽게 숨을 고르고 미간을 문질렀다.‘이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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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하지만 아무리 준비를 해도 T7을 되찾고 싶어 하는 이상 주도권은 상대에게 있었다.강지현은 자신이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공회 사람들의 목표가 정말 자신뿐이라면 지금이라도 충분히 죽일 수 있었다.하지만 김태하를 살릴 수 있다면 강지현은 기꺼이 걸어 볼 생각이었다.강지현은 혼자 차에서 내려 지도 안내를 따라 창고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원래라면 칠흑같이 어두워야 할 창고 깊숙한 곳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안으로 더 들어가자 멀리 정면 끝쪽에 마스크를 쓴 남자 하나가 서 있는 게 보였다.“역시 강지현 씨는 똑똑하군요. 30시간이나 줬는데 아직 시간도 넉넉합니다.”상대는 강지현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며 말했다.상대가 혼자라는 사실에 오히려 강지현은 더욱 경계했다.“대체 뭘 원하는 거야? 내 목숨?”“강지현 씨도 각오는 하고 오셨나 보군요.”남자는 가볍게 웃으며 강지현 앞에 멈춰 섰다.얼굴은 철저히 가려져 있었고 어두운 불빛 아래로 드러난 부분에는 얼룩덜룩한 흉터까지 보였다.남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강지현은 허리 뒤쪽 주머니에서 초소형 권총을 꺼내 곧바로 겨눴다.김태하와 함께 출국하기 전 육운성이 별도의 선물이라며 강지현에게 준 것이었다.특수 제작한 소형 소음 권총이었다.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은 없었지만 손에 쥐는 감각은 꽤 좋았다.강지현이 총을 겨누자 남자는 곧바로 양손을 들었다.“흥분하지 마세요, 강지현 씨. 당신 목숨이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빙빙 돌려가며 굳이 혼자 불러내 만나지는 않았을 겁니다...”“나한테 남긴 단서는 무슨 뜻이야?”남자가 항복하듯 손을 들었지만 강지현은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 총구를 남자의 목울대에 들이밀며 강제로 벽 쪽까지 밀어붙였다.“강지현 씨한테만 남긴 단서니까 당연히 강지현 씨만 확실하게 기억할 암호를 써야죠. 김 대표와 결혼하기 전에... 아주 뼈아픈 과거가 하나 있었던 걸 설마 잊은 건 아니겠죠?”남자는 비웃듯 낮게 웃었다.강지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총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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