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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2 Capítulos

제1031화

이도운이었다!강지현의 눈동자가 움찔했다.오기 전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기는 했다.하지만 실제로 이도운의 얼굴을 확인하자 역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오랜만이야. 강지현.”남자는 화면 속 강지현을 빤히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시시각각 변했고, 어쩐지 눈물까지 어린 듯했다.입가에 미소를 띤 모습은 예전과는 완전히 달랐다.과거의 이도운도 결코 좋은 인간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사람다운 구석은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얼굴에 사악한 기운이 가득했고,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만큼 음산했다.“이도운? 정말 너야?”강지현이 이를 악물었다.눈시울마저 붉어졌다.“나야. 내가 남긴 단서를 이렇게 빨리 찾아낼 줄은 몰랐는데. 넌 여전히 똑똑하구나. 그리고 예전처럼...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고.”이도운의 목소리는 갈수록 부드러워졌다. 마지막에는 감상에 젖어 옛일을 그리워하는 듯했다.하지만 강지현에게는 그저 역겨울 뿐이었다.“천해 그룹 뒤에 있던 사람이... 너였어?”최근 일어난 일을 하나씩 떠올리자 모든 상황이 단번에 이해됐다.공회를 고용해 강지현과 김태하를 감시하게 한 것도, 해원시에 다시 나타나 두 사람을 노린 것도 전부 이도운이었다.“벌써 알아챘어?”이도운은 놀랍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가 금세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강지현, 넌 정말 똑똑해. 그런데 여자도 너무 똑똑하면 재미가 없다는 거 알아?”“이도운! 나한테 복수하고 싶으면 나만 건드려! 내 물건은 돌려주고!”“강지현.”이도운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이혼해.”“뭐?”이도운은 숨을 들이마시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김태하와 이혼하고 내게 돌아와. 그러면 그 사람을 살려 줄게.”강지현은 분노에 온몸을 떨었다.“이도운, 너 미쳤어?”“안 미쳤어.”이도운은 웃었다.“그 남자가 네 진정한 사랑이라며? 진짜 사랑이라면 소유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위해 놓아줄 줄도 알아야지. 넌 내 사랑을 한 푼의 가치도 없는 것처럼 취급했잖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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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다행히 응급 처치가 빨라 상태는 곧 안정됐고, 생명에도 지장은 없었다.다만 급성으로 오른 고열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완전히 내려갔다.곁을 지키는 간병인이 있었지만 강지현은 밤새 침대 옆을 떠나지 않고 김태하의 뜨거운 손을 꼭 붙들었다.‘진짜 사랑이라면 소유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위해 놓아줄 줄도 알아야지. 넌 내 사랑을 한 푼의 가치도 없는 것처럼 취급했잖아. 그럼 네가 말하는 그 진정한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 줘.’김태하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고 자책감도 밀려왔다. 하지만 진정하고 나자 이도운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김태하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지금 상태라면... 반년도 버티지 못할지 몰랐다.T7은 사용이 금지된 약이어서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쳐야 했다.이 일을 공론화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하면 약을 손에 넣는 것조차 불가능해질 것이다.이도운은 그 사실을 알기에 공회 사람들을 이용한 것이었다.김태하가 T7을 얻는 대가로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을 희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 설령 형식적인 이혼이라 해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치료에도 위험이 따를 테니 T7을 손에 넣어도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정말... 운명인 걸까?’강지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핏기 하나 없는 김태하의 얼굴을 바라보니 마음이 복잡하게 얽혔다.김태하는 강지현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렇다면 태하를 살리기 위해 나는 태하를 놓아줄 수 없는 걸까?’날이 밝자 김태하가 눈을 떴다.강지현은 두 시간도 채 자지 못했다. 김태하가 조금 움직이자 곧바로 고개를 들어 천천히 열리는 그의 두 눈과 마주했다.여전히 깊은 눈동자였지만, 바람 앞의 촛불처럼 금방이라도 꺼질 듯 힘이 없었다.“밤새 안 잤어?”김태하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잠겨 있었다.약 기운에 정신이 아직 몽롱했지만, 강지현을 걱정하는 마음만은 꿈속에서도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김태하는 수많은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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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하지만 김태하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강지현과 아기만 무사하면 됐다.“응.”강지현이 나직이 답했다.“내가 갔을 땐 이미 떠나고 없었어... 한발 늦었어.”강지현은 감히 김태하를 바라보지 못했다.거짓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주위는 고요했다. 김태하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었다. 거짓말을 꿰뚫어 본 듯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지현, 난 네가 무사하기만 하면 돼.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아. 그러니까 제발 무모한 짓 하지 마.”김태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처럼 강지현의 마음을 찔렀다.강지현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정말이라니까.”“그럼 단서를 찾고도 왜 나한테 말 안 했어?”“밤에 갑자기 생각났어. 마음이 급해서...”“다른 사람을 보낼 수도 있었잖아. 그런데 혼자 갔어.”“...”강지현은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김태하는 강지현이 여전히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그치고 싶지는 않았지만 걱정스러웠다.강지현이 감추려고 애쓸수록 김태하의 걱정은 커졌다.김태하가 한숨을 내쉬었다.“공회 사람들이 무슨 조건이라도 내걸었어?”강지현은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김태하를 대충 둘러대며 속이는 것은 역시 어려웠다.“그 사람들이... 송준호를 넘기고 임지태를 빼낼 방법도 찾으래.”김태하도 그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렸다.공회라면 충분히 요구할 만한 조건이었다.송준호는 그들의 배신자였고 임지태는 조직의 고객 정보를 대량으로 가지고 있었다. 강지현이 그 일에 개입하면 함께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차라리 두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보다 그편이 훨씬 이득일 터였다.“들어주지 마.”“...”강지현은 아무 말이 없었다. 김태하는 고개를 숙여 강지현의 이마 위로 숨결을 흘렸다.“강지현, 송준호는 우리 친구야. 임지태는 더더욱 풀어줘선 안 돼. 겨우 살아남자고 평생 양심의 가책을 안고 살아야 한다면 너도 못 하겠지만, 나도 절대 못 해.”김태하의 간절한 목소리를 듣자 강지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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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곧 귀국할 강지현은 미리 주단우에게 연락해 두었다. 공회가 아직도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어, 해원시에도 조직원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고 의심했다.그들이 국내에서 대놓고 행동할 가능성은 작았지만 주상 그룹에는 직원이 많았다.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면 파장이 클 수 있었다.게다가 하원영이 막 특허를 취득한 터라 민감한 시기이기도 했다.“...”그 사람은 멈춰 섰지만 영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직원이 여러 번 재촉하고 나서야 몸을 돌려 안내 데스크로 와서 방문 기록을 적었다.직원은 상대가 기록지를 작성하는 동안 관례대로 물었다.“무슨 일로 오셨어요?”“면접이요.”여자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면접이요? 그런데 옷을 왜 그렇게 입으셨어요?”직원이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가까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눈앞의 사람이 여자라는 사실조차 몰랐다.검은 벙거지 모자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검은 트렌치코트와 바지를 입은 데다 손에는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날씨가 따뜻해졌는데도 옷을 겹겹이 껴입어 성별조차 구별하기 어려운 모습은 오히려 눈에 띄었다.“제가 뭘 입든 제 마음이지, 그쪽이 무슨 상관이죠?”갑자기 여자가 고개를 치켜들더니 펜을 데스크에 세게 내리쳤다.직원은 깜짝 놀랐다. 모자와 마스크 사이로 드러난 두 눈이 섬뜩하게 노려보는 바람에 한동안 말도 나오지 않았다.직원이 정신을 차리고 방문 기록지를 집어 들었을 때 여자는 이미 멀리 가 버린 뒤였다.같은 시각, 하원영과 주단우도 막 회의를 마쳤다.새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약물의 효능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비를 낮출 수 있었다.하원영은 앞으로 연구 개발팀을 몇 개 꾸려 실무를 추진할 계획이었다.덕분에 주단우의 부담도 줄어들 터였다. 적어도 당분간 천해 그룹이 무슨 짓을 하든 주상 그룹의 이익에는 타격을 주기 어려웠다.회의실을 나온 하원영은 마침 현다영과 마주쳤다.현다영은 주단우와 이어서 회의할 참이었다.“하 대표님, 이제 퇴근하세요?”현다영이 웃으며 인사했다.강지현의 귀국이 임박했고, 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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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하지만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주단우가 벌떡 일어섰다.“건물을 봉쇄하고 보안실에도 알려! 먼저 그 사람부터 찾아!”“무슨 일이에요?”주단우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짓자 현다영도 긴장했다.한편 지하 주차장에서는 하원영이 디저트를 들고 안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송준호는 원래도 어디 있는지 찾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릴 때조차 구석에 숨어 있는 편이었다.한눈에 송준호가 보이지 않자 하원영은 그의 이름을 불렀다.바로 그때 등 뒤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누군가 하원영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하원영이 뒤돌아보자 송준호가 아닌, 날카로운 칼을 든 검은 옷의 여자가 서 있었다.칼날이 곧장 하원영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원영은 기겁하며 팔을 들어 막았다.여자의 거친 움직임에 디저트 상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누구야, 너!”하원영이 비명을 지르자마자 여자가 달려들어 그녀를 바닥에 쓰러뜨렸다.여자는 악에 받친 듯 칼을 내리꽂았다. 하원영은 필사적으로 상대를 밀어내며 몸을 비틀어 피했다.여자는 미친 사람처럼 인정사정없이 칼을 휘둘렀다. 바닥을 연거푸 찌른 칼날에 하원영의 윗옷이 찢어졌다.하원영이 일어나기도 전에 여자가 다시 덮쳤다. 한 손으로 목을 조르고 몸을 반쯤 내리누른 채 또 칼을 치켜들었다.“하지유?”하원영이 비명을 지르며 칼을 든 여자의 팔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상대의 눈을 알아본 것이다.너무나도 익숙한 눈이었다.어릴 적부터 하원영을 뼛속 깊이 미워하던 동생, 하지유가 아닌가!정체가 들통나자 하지유는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하원영, 이 천한 년아! 죽어 버려!”“하지유, 미쳤어? 날 죽이면 너도 죽어!”“상관없어! 하지만 넌 오늘 반드시 죽어야 해!”“날 잘못 대했던 건 너희 하씨 집안이잖아. 난 너한테 잘못한 게 없는데 왜...”하원영은 하지유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증오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하원영은 바닥에 깔려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유는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났는지 하원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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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대낮에 사람을 죽이려는 걸 막는 게 남의 일에 끼어드는 건가?”송준호는 하지유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되물었다.멍하니 선 하원영을 보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경찰에 신고해요.”“아, 네! 그런데 송준호 씨는...”하원영은 휴대전화를 꺼내면서도 머뭇거리며 송준호를 바라봤다.“전 괜찮아요.”그제야 하원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경찰에 신고했다.기운이 완전히 빠진 하지유가 고개를 젖히고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너희 모두... 강지현처럼 비참하게 죽어야 해! 다 죽어 버리라고!”송준호가 눈썹을 찌푸리며 발에 힘을 주자 하지유가 즉시 비명을 질렀다.걱정된 하원영이 황급히 송준호를 말렸다.“그러지 말아요. 저런 사람 때문에 그럴 필요 없어요.”송준호는 하지유를 차갑게 흘겨보고 나서야 발을 뗐다.그는 곧 쪼그려 앉아 하지유를 거칠게 일으킨 뒤, 밧줄로 양손을 등 뒤에 묶고 굵은 기둥 옆에 붙들어 놓았다.“하지유, 내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죽이려고까지 하는 거야?”하원영은 여전히 궁금해, 쪼그려 앉아 하지유의 충혈된 눈을 바라봤다.하지유는 평소에도 제멋대로 굴었지만, 그래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계산하는 사람이었다.지금 하씨 집안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고, 하이 토이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었다. 부모는 소송에 휘말릴 처지였으며 회사도 막대한 손실은 물론 계약 위반에 따른 채무까지 떠안을 수 있었다.이런 상황에서는 자기 앞가림도 어려울 텐데 하지유가 살인 미수 사건까지 저지르면 하씨 집안은 그대로 끝장날 수도 있었다.“하원영, 착한 척하지 마... 그날 밤 일, 네가 꾸민 거지?”하지유가 이를 갈며 몸을 앞으로 확 내밀더니 하원영을 향해 침을 뱉었다.하원영은 재빨리 피하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다섯 명이었어... 더러운 인간들이었지! 그런데 그렇게 더러운 놈들이... 내 몸에 몇 번이고 그런 짓을 했다고!”끔찍했던 장면이 떠오른 듯 하지유는 갑자기 흥분해 비명을 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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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주단우는 급히 CCTV를 확인했다. 하지유가 하원영이 있는 층으로 간 것을 보고, 하원영이 이미 퇴근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황급히 엘리베이터로 향한 것이다.하원영이 무사하고 하지유도 결박된 모습을 확인하자 현다영과 주단우는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주위의 경호원들이 다가와 하지유를 일으켰다.송준호를 발견한 현다영은 곧장 주단우 곁을 떠나 달려갔다.그녀는 송준호의 팔을 붙잡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괜찮아요?”송준호가 고개를 저으며 희미하게 웃었다.“당연히 괜찮지.”그의 눈길이 옆에 있는 하원영에게 향했다.현다영도 서둘러 하원영에게 다가가 다친 곳이 없는지 살폈다.주단우는 경호원에게 하지유를 먼저 위층으로 데려가라고 지시하고 나서야 세 사람에게 다가왔다.“하원영 씨, 괜찮아요?”하원영이 주단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전 괜찮아요.”“대표님, 보안을 더 강화해야겠어요.”현다영이 걱정스럽게 말했다.“하지유까지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다니. 이번에도 오빠가 없었으면...”현다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준호와 하원영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다.현다영은 흠칫하더니 주단우의 난처한 표정을 보고 뒷말을 삼켰다.하원영과 송준호도 주단우의 입장을 배려하고 있는데 자신만 나무란 꼴이 됐다.주단우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내 불찰이야. 걱정하지 마.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주단우는 송준호 앞으로 두 걸음 다가갔다.“송준호 씨, 고마워요. 언제나 믿음직하시군요.”현다영은 입술을 꾹 다물고 멋쩍게 송준호를 바라봤다.송준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별말씀을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두 사람 사이에 미묘하게 날 선 분위기가 흐르는 것을 눈치챈 하원영이 얼른 끼어들었다.“일단 올라가죠. 경찰에 신고했으니 곧 도착할 거예요.”“그러죠.”주단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곧 경찰이 도착했고, 하지유는 고의 상해 혐의로 연행됐다.주단우는 직원을 경찰서에 보내 진술하게 하고 하원영에게는 먼저 귀가해 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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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마침 그때 주단우도 건물 입구로 나왔다.두 사람을 발견한 주단우는 무의식적으로 자리를 피하려 했다.하지만 현다영이 먼저 그를 불러 세웠다.“주 대표님?”“아, 그래.”주단우가 어색하게 대답했다.“경찰서에 좀 다녀오려고.”말을 마친 주단우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현다영은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가슴이 조금 답답해졌다.주단우와는 분명 선을 그었지만 이제 상대도 자신을 편하게 대하지 못하는 듯했다.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것이다.송준호가 현다영의 마음을 읽은 듯 말했다.“주 대표님, 사실 좋은 분이잖아.”“맞아요. 좋은 사람이에요. 언젠가는... 곁에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겠죠.”분명 주단우의 외로움을 채워 줄 좋은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현다영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송준호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송준호가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거야.”얼마 후 주시언도 하원영과 함께 주상 그룹 건물을 나왔다.주시언은 하원영의 손을 꼭 잡고 곁에서 조심스럽게 감싸 보호했다.그 모습을 멀리 떨어진 구석에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하원영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망원경을 든 남자는 사진 한 장을 찍어 휴대전화로 전송했다.곧 전화가 울렸다.남자는 담배에 불을 붙여 입에 문 뒤 전화를 받았다.“확실히 저 여자 맞아요?”수화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맞아. 정보를 받았어. 방금 송준호가 구해 준 여자야. 지금쯤 송준호와 함께 있을 거다.”“거참, 사진 한 장도 없어요? 엉뚱한 사람 죽이면 어쩌려고요?”“우리에게는 규칙이 있어. 사진도 정보도 남기지 않아. 조직원끼리도 마찬가지지. 사람을 잘못 죽이더라도 상관없어. 놓치는 것보다는 낫거든.”“정말 대단한 분들이군요.”“너무 편하게 죽이지는 마. 알아들었나?”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여기는 해원시예요. 일을 크게 벌이면 곤란해지는데...”“깔끔하게 처리하면 의뢰비를 한 배 더 얹어 주지.”“그렇게 해요!”남자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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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점심을 먹던 주시언이 하원영에게 뉴스를 보여 주었다.하원영은 원래 출근할 예정이었지만 주시언이 말리더니 직접 휴가까지 내주었다.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는 주시언 때문에 하원영도 그냥 집에서 그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두 사람은 점심때가 지나도록 침대에서 뒹굴었다. 뒤늦게 일어난 주시언은 주방으로 가서 하원영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었다.언론이 하씨 집안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을 보고 하원영이 코웃음을 쳤다.“속 시원해?”주시언이 물었다.“세상에는 인과응보라는 게 있나 봐. 탐욕을 부리더니 멀쩡한 가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졌잖아. 남을 함정에 빠뜨리려다가 결국 자기 딸이 당했고.”“네, 속 시원해요. 그런데 저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 보는 순간, 더는 감정을 쏟을 가치조차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하원영이 영상을 껐다.하원영은 먼저 주시언에게 국을 떠 주고 자신의 그릇에도 한 국자 담아 얼른 맛을 봤다.“맛있어요. 요리 실력이 또 늘었네요!”주시언이 웃었다.“그래? 나도 먹어 볼게.”주시언은 고개를 숙여 국물을 맛봤지만 하원영이 말할 정도로 맛있는지는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내 생각엔... 아직 더 연습해야겠는데.”“오빠, 이제야 강지현이 했던 말을 이해하겠어요.”“무슨 말?”“진짜 복수를 끝내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했거든요.”주시언은 하원영이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하원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앞으로는 가치도 없는 사람들 때문에 제 마음을 옭아맬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지금 제게 가장 행복한 건 오빠와 함께 밥을 먹고 계절을 보내는 평범한 일상이에요.”주시언이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원영이가 드디어 철이 들고 어른스러워졌네.”“그게 무슨 뜻이에요? 제가 전에는 유치했어요?”주시언은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대답하지 않고 하원영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 주었다.하원영은 대답을 기다리며 그를 빤히 바라봤다.결국 주시언이 입을 열었다.“예전에는 마음속에 너무 많은 걸 담고 있었잖아. 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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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네.”하원영은 가볍게 대답했지만 온통 드라마에 정신이 팔려 주시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주시언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쓰레기를 버리고 맞은편 거리로 천천히 걸어갔다.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그의 길쭉한 그림자가 더욱 길게 늘어졌다.잠시 뒤 어둠 속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나타나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다....한참 뒤에야 화면 속 긴박한 장면이 끝났다. 정신을 차린 하원영은 집 안이 쥐 죽은 듯 조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밤은 이미 깊었고 창밖은 새까맸다.“오빠?”하원영이 작게 불렀다.‘아직 안 돌아왔나?’시간을 확인해 보니 벌써 두 시간 가까이 흘렀다.아무리 멀리 간다 해도 간식을 사 오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릴 리 없었다.하원영은 휴대전화를 집어 주시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기에서는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 음성만 들렸다.‘배터리가 다 됐나?’하원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어 급히 겉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차는 아직 주차장에 있었다. 주시언이 멀리 가지 않았다면 근처 어딘가에 있을 터였다.하지만 맞은편 거리의 편의점을 거의 다 돌아봐도 주시언은 보이지 않았다.점원들에게 물어봐도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하원영은 길을 따라 계속 걸었지만 큰길 입구에 거의 다다를 때까지 주시언의 그림자도 찾지 못했다.한밤중에 주시언이 그렇게 먼 곳까지 갈 이유가 없었다. 그 너머에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도 없었다.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는 자정이 다 되어 있었다.하원영은 주시언의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져 연락을 못 했을 뿐, 지금쯤은 집에 돌아와 있을 거라고 애써 생각했다.하지만 집은 여전히 깜깜하고 텅 비어 있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하원영은 망설이지 않고 육운성에게 전화를 걸었다.사라진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아 경찰에 신고해 봤자 소용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주시언이 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을 끊을 리 없었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강지현과 김태하가 없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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