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주시언은 말을 이었다.“내가 떠나기 전에 네가 육운성과 통화하는 걸 들었어. 난 널 정말 믿으니까 네가 뭘 하든 함부로 간섭하지 않을 생각이었어. 그런데 넌 내가 그렇게 쉽게 속일 수 있는 바보라고 생각한 거야?”“오빠... 그런 뜻 아니었어요...”하원영은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도 변명처럼 들릴 것 같았다. 마음은 이미 잔뜩 불안해졌다.주시언은 정말 화가 많이 난 듯했다.주시언도 순간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러다 하원영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 걸 보고서야 자신이 너무 세게 몰아붙였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팔꿈치로 머리를 받친 채 주먹 쥔 손으로 미간을 꾹 눌렀다.육운성은 주시언도 이 일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당연히 하원영과 주시언이 모두 상의한 뒤 움직인 줄 알았다.통화 막바지에야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눈치채고는, 주시언에게 자기 일에 집중하라며 하원영 쪽은 자신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수습했다.하지만 그 말은 오히려 주시언에게 더 거슬렸다.‘하원영은 아직도 나를 의지할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건가?’둘은 이미 부부였다. 그런데도 하원영은 차라리 다른 사람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에게는 말하지 않았다.“미안해요. 오빠... 정말 미안해요...”하원영은 고개를 숙인 채 몇 번이고 사과했다.주시언이 반응하지 않자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한참 뒤, 주시언은 하원영의 작은 행동에 결국 못 이겨 고개를 들었다.“하원영, 내가 그 소식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아?”하원영은 눈을 내리깔았다.“미안해요. 그냥 오빠가 걱정할까 봐 그랬어요. 혹시 오빠가 반대할까 봐도 걱정됐고... 게다가 아버님이 이제 겨우 저를 받아주셨는데, 제가 또 사고 친다고 생각하실까 봐 싫었어요.”주시언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내가 걱정할까 봐?”주시언이 되물었다.“그래서 혼자 하씨 집안을 상대하고, 혼자 경찰서에 가고,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하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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