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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가짜 결혼, 진짜 신분: Chapter 1041 - Chapter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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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지금 어디예요? 제가 갈게요.”전화를 끊는 소리에 거실 밖에서 자고 있던 송준호도 잠에서 깼다.현다영이 방문을 열었을 때 송준호는 이미 일어나 있었다.“무슨 일이야?”“시언 오빠가 사라졌대요.”현다영은 옷을 갈아입으며 설명했다.“하원영 씨가 하씨 집안에 찾아갔는데 사람들이 만나 주지도 않아서 지금 혼자 별장 앞에 있대요.”송준호는 의아해했다.“하씨 집안이 주시언 씨를 건드렸을까?”“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시언 오빠를 인질로 잡고 고소를 취하하라거나 유산을 돌려달라고 협박하려는 걸지도 몰라요.”“전이라면 그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 하씨 집안과 하원영의 갈등은 이미 세상에 다 알려졌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받는 상황에서 그런 짓을 한다면 정말 함께 망하자는 뜻이야. 그럴 거면 하원영에게 뭘 요구할 필요도 없이 같이 죽으면 그만일 테고.”송준호의 분석은 차분했지만 현다영은 너무 초조해서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송준호를 데리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하씨 집안의 소행이든 아니든 이 늦은 시간에 하원영을 혼자 두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은 곧 하씨 집안의 별장에 도착했다. 문밖으로 쫓겨나는 하원영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하원영은 참지 못하고 줄곧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결국 집사가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나와 냉정하게 말했다.“아가씨, 체통 좀 지키십시오! 대표님은 이미 주무시고 계십니다. 게다가 만나고 싶어 하지도 않으세요. 좋게 말할 때 돌아가시죠. 계속 이러시면 저희도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정말 주시언에게 아무 짓도 안 했다면 왜 내 앞에서 직접 설명하지 못해요?”하원영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이런 큰일이 벌어졌는데 하씨 부부가 편히 잠들었을 리 없었다. 틀림없이 집 안에서 바깥쪽 CCTV를 보고 있을 것이다.집사는 더 말하지 않고 얼굴을 찌푸렸다. 경호원들이 하원영을 붙잡아 억지로 끌어내려 했다.그 모습을 본 송준호가 즉시 앞으로 나서, 하원영을 잡고 있던 경호원의 팔을 확 잡아당겨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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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하지만 환한 조명 아래에서 하원영은 하석철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불과 며칠 사이에 그는 십 년은 늙은 듯했고, 머리카락도 희끗희끗해져 있었다.“천한 년! 이 몹쓸 년! 하원영! 이 천한 년아!”갑자기 위층 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목소리만 들어도 이연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곧이어 물건을 집어 던지는 소리도 났다.하석철 곁에 있던 고용인을 힐끗 보자 그가 서둘러 자리를 떴다.하지유 사건으로 이연화도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감정이 몹시 불안정해져 줄곧 하원영을 죽이겠다고 난동을 부렸다.결국 하석철은 사람을 시켜 그녀를 방에 가둬 두었다.하원영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이연화는 또다시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하석철 역시 하원영을 몹시 싫어했지만, 이제는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한때 그는 하원영의 어머니에게 진심 어린 애정을 품고 있었다.그러나 하원영의 친아버지는 하원영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미워했다. 그 때문에 처음부터 하원영에게도 편견이 있었다.게다가 친딸을 지나치게 응석받이로 키웠다. 하지유와 하원영은 어릴 때부터 사이가 나빴고, 자신은 늘 하지유의 편만 들었다. 그러다 보니 하원영과의 부녀간 정은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다.지금 와서 깊이 뉘우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지유가 하원영뿐 아니라 친아버지인 자신까지 증오하는 모습을 보고는 자신이 분명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처음부터 하원영을 입양하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친딸을 좀 더 제대로 가르쳤더라면...어쩌면 모든 일이 달라졌을 것이다.그는 욕심이 지나쳤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이제는 자신의 잘못이 너무 커서 하원영을 원망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지금 주시언과 원한이 있는 쪽은 하씨 집안뿐이에요. 저로서는 하지유가 바로 어제 절 죽이려 했고, 그 직후 주시언이 사라졌으니 확인하러 올 수밖에 없었어요.”하원영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며 하석철과 시선을 똑바로 맞췄다.잠시 그녀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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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하지만 하원영은 그런 걸 살필 겨를이 없었다. 집 안을 샅샅이 찾던 끝에 위층 침실의 욕실에서 물소리를 들었다.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안쪽에 불이 켜져 있었고 물소리도 컸다.하원영은 문을 몇 번 두드리며 주시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오빠, 도대체 어디 갔었어요? 밤새 안 들어오면 제가 얼마나 걱정할지 몰랐어요?”주시언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자 뒤늦게 화가 치밀었다.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주시언은 열어 주지 않았다.쏟아지는 물소리만 계속 들려왔다.한참을 기다리던 하원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문을 열려 했지만 안에서 잠겨 있었다.그때 현다영도 올라와 상황을 보고 놀랐다.“주시언 씨 왜 그래요?”“모르겠어요. 욕실에 들어가 문을 잠갔어요.”“샤워하는 중인가 보죠. 조금만 기다려 봐요...”현다영은 하원영을 진정시켰다.그러면서 주시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옷이 너무 지저분하고 찢겨서 누군가에게 습격당한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그 말을 듣자 하원영은 더욱 불안해져 있는 힘껏 문을 두드렸다.하지만 아무리 큰 소리를 내도 안에서는 물소리만 끊임없이 들렸다.현다영이 상황을 듣고 열쇠를 찾으러 간 사이 하원영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몇 차례 거세게 발길질해 문을 부숴 버렸다.욕실 안의 광경을 본 순간, 심장이 멎을 뻔했다.“오빠!”아래층으로 내려가던 현다영은 하원영의 비명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하원영 씨, 무슨 일이에요?”“구급차 불러요! 빨리 구급차!”현다영이 욕실 문 앞으로 달려갔을 때 하원영은 이미 비틀거리며 욕조 옆으로 달려들고 있었다.하원영의 몸에 가려져 창백한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바닥을 흥건히 적신 피는 똑똑히 보였다.피는 바닥의 물과 뒤섞여 욕실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주시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이다.욕조 안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하원영은 그 광경을 처음 봤을 때의 공포와 절망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주시언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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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하원영은 정신이 반쯤 나간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현다영은 걱정스레 하원영의 손을 잡고 조용히 위로했다.“하원영 씨, 주시언 씨는 괜찮을 거예요.”“왜 그랬을까요?”하원영은 아직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저 편의점에 간식을 사러 나갔을 뿐인데 어떻게 하마터면...“혹시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던 걸까요? 아니면...”현다영도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누구보다도 주시언이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원영과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내고 이제야 행복해졌는데, 앞날이 밝은 지금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곧 담당 의사도 병실로 들어왔다.하원영은 서둘러 주시언의 상태를 물었다.의사는 즉시 답하지 않고 먼저 그녀를 한 번 바라봤다. 그 눈길에 하원영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사모님, 먼저 한 가지 여쭤볼게요. 남편분이 다른 사람과 다툰 적이 있습니까? 혹시 누군가에게 폭행당한 적은요?”하원영은 멍해졌다. 욕실에서 주시언을 발견했을 때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을 자세히 살펴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겉으로는 별다른 상처가 없었던 것 같았다.하원영이 잘 모르는 눈치이자 의사는 손에 든 검사 결과지를 펼치며 말을 이었다.“손목의 자상은 위험했지만 처치를 마쳤습니다. 문제는...”“전신 검사를 하다가 다른 부위의 상처도 발견했어요.”하원영과 현다영이 동시에 물었다.“또 어떤 상처요?”“복부와 허리, 등에 손바닥만 한 멍이 몇 군데 있어요. 피부 표면은 온전하지만 CT 검사에서는 복강에 액체가 고이고, 소장 벽에도 몇 군데 혈종이 있으며 장간막에도 찢어진 흔적이 확인됐어요. 매우 교묘한 수법으로 강한 폭행을 당했다는 뜻입니다. 맞을 때는 극심하게 아프지만 겉으로는 티가 거의 나지 않는 방식이죠...”하원영은 숨이 턱 막혔다. 무심코 주시언을 돌아보는 순간 자신의 온몸까지 아려 오는 듯했다.현다영이 급히 하원영의 팔을 붙잡았다.“그럼 지금 그 상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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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그토록 강인하고 고집스러운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만으로도 주병찬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분노한 그는 범인을 찾아내면 반드시 잔혹하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선언했다.주시언은 오후에 잠깐 눈을 떴다. 하지만 곁을 지키던 하원영을 보고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잠들었다.주병찬이 왔을 때도 주시언은 잠들어 있었다.하원영은 주시언이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과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전부 꾹 눌러 삼켰다.경찰은 이미 수사에 착수했다. 육운성과 주씨 집안에서 보낸 사람들도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어젯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곧 밝혀질 것이다.하지만 하원영은 처음으로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다음 날 오전, 강지현과 김태하가 해원시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들은 첫 소식이 주시언의 사고였다.강지현은 김태하를 먼저 집에 보내 쉬게 하고 혼자 병원으로 달려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태하가 한사코 떨어지지 않겠다고 해 두 사람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주시언은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은 듯 계속 잠만 잤다.주병찬은 기력이 달려 먼저 돌아갔고 하원영만 곁을 지키고 있었다.의사는 주시언의 상태를 살펴본 뒤 지금은 외부의 자극을 받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강지현과 김태하는 하원영과 함께 따로 의사를 만났다.상황을 들은 강지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치는 기분이었다.김태하도 충격을 받았지만 즉시 강지현을 품에 끌어안으며 말했다.“흥분하지 마. 너 임신 중이잖아.”“죽일 놈들...”강지현은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지만 아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김태하는 급히 주먹을 펴서 손을 꼭 잡았다.하지만 강지현은 알아차리지 못한 듯 계속 주먹을 꽉 쥐었고 손톱이 김태하의 손등을 깊숙이 파고들었다.김태하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신음 한 번 내지 않고 걱정스러운 눈길로 강지현을 바라보며 불렀다.“지현아.”강지현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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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찾아온 사람이 누구든 주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눈조차 뜨지 않았다.몸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의사는 가장 가까운 사람 한 명 정도만 곁을 지키라고 권했다.“주시언 씨는... 좀 어때요?”현다영이 강지현에게 조용히 물었다.강지현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시간을 주면 조금씩 좋아질 거야. 너희는 들어가지 마. 지금 쉬고 있어.”“방금 경찰서에서 왔어. 하씨 집안 사람들의 소행은 아니라는 게 완전히 확인됐어. 그렇다면 이제 공회 미친놈들밖에...”주단우가 강지현에게 말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졌기 때문이다.의아해진 주단우는 강지현의 눈길을 따라가다가 현다영의 얼굴이 몹시 어두워진 것을 보았다.현다영은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꼭 깨문 채 죄책감 때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임지태는 이미 붙잡혔고, 국내에 있던 공회 조직원들도 거의 소탕됐다. 국제 수배령까지 내려진 상태였다...누구도 그들이 갑자기 주시언을 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하씨 집안이 아니라면 해원시에서 대담하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 건 그들밖에 없었다.현다영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주시언이 공격받은 이유가 송준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공회의 진짜 목표는 송준호였을 것이다.어제 현다영도 늦게 귀가했지만 송준호는 그보다 더 늦게 들어왔다.그는 급히 처리할 일이 생겼으니 푹 쉬라고 현다영에게 문자를 보냈다.하지만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아무 일 없다는 듯한 그 문자 뒤에 얼마나 심각한 일이 숨겨져 있는지.공회를 누구보다 잘 아는 송준호는 틀림없이 주시언 사건을 조사하러 갔을 것이다.현다영은 송준호가 다칠까 걱정하지는 않았다. 해원시에서 그는 자신을 지킬 능력이 충분했다.하지만 자신을 지킬 힘이 없는 사람은...어릴 때부터 애지중지 자란 주시언 같은 도련님이었다.처음 송준호가 떠나려 했을 때 한사코 붙잡은 사람은 현다영이었다.서로 사랑하기만 하면 어떤 어려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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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그 말을 듣자 현다영은 마침내 꾹 눌러 두었던 감정이 터져 나와 고개를 묻고 울기 시작했다.주단우는 가슴이 아려 무심코 손을 뻗으려다가 곧바로 멈췄다.“현다영, 우린 공회 놈들을 원망하는 거야. 이상한 생각 하지 마. 송준호 씨에게도... 그렇게 전해 줘.”“대표님, 사모님!”그때 최동윤과 서지아가 황급히 달려왔다.김태하와 강지현이 귀국하는 날이라 최동윤은 원래 공항에 마중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지아와 함께 지방 출장을 간 데다 처리할 일이 있었다.두 사람이 일정을 앞당겨 돌아온 것도 주시언의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최동윤은 애초부터 서지아와 함께 다닐 생각이 없었다. 맡은 업무를 인계할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예전에 김태하가 서지아를 그에게 맡긴 것은 최동윤이 가장 믿음직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대표님이 돌아왔으니 더는 그 일을 계속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최근 두 사람의 관계는 썩 좋지 않았다.둘 사이에는 미묘한 어색함이 흘렀다. 업무 중에도 되도록 말을 섞지 않았고 분위기도 불편했다.최동윤은 서지아가 자신을 대할 때 짜증스러워한다는 것까지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자신이 매달릴까 봐 두려워하는 듯했다.최동윤도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 하는 업무는 미리 처리해 서지아가 연락할 일을 줄였다.따로 할 수 있는 일은 혼자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나눠서 처리했다.최동윤은 서지아가 하루라도 빨리 자신과 얽히지 않기를 바랄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이번에 해원시로 돌아올 때 서지아가 기어이 동행하겠다고 했다.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최근 미래 그룹에 문제가 생겼고 하씨 집안도 잠잠하지 않았다. 거기에 주시언까지 사건에 휘말렸다. 때맞춰 김태하와 강지현도 귀국했다.서지아도 친구로서 두 사람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최동윤과 서지아를 본 강지현의 눈에 반가움이 살짝 스쳤다.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다른 이야기를 나눌 기분이 아니어서 간단히 인사만 주고받았다.서지아는 주시언을 만나고 싶어 했지만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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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밥을 먹자고? 지금 밥이 넘어갈 것 같아? 게다가 오빠라면 지금 주시언을 해친 공회 놈들을 쫓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떻게 한가하게 집에서 요리할 생각을 한단 말인가?’송준호에게 화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감정을 조절할 수 없었다.친구가 고통받고 있는데 혼자 사랑하는 사람과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견딜 수 없었다.“별로 배 안 고파요. 혼자 먹어요.”현다영은 굳은 목소리로 말하고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송준호는 잠깐 멍해져 무어라 말하려 했지만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침실 문이 닫혔다.방으로 돌아온 현다영의 마음은 오히려 더 괴로웠다.샤워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애써 감정을 가라앉혔다.주시언에게 이미 사고가 일어났다. 인제 와서 자신을 탓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짐만 더 지울 뿐이었다.분명... 이 모든 일이 송준호의 잘못도 아니었다. 송준호가 자책하는 것도 원치 않았다.송준호는 태어날 때부터 운명에 시달렸고, 당시에는 선택할 권리조차 없었다.‘오히려 함께하겠다고 다짐하며 송준호를 붙잡은 사람은 나였어. 그런데 막상 일이 터지자 왜 내가 먼저 견디지 못하는 걸까?’현다영은 거울 속에서 잔뜩 풀이 죽은 얼굴을 보며 억지로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방문을 열자 송준호가 식탁에 혼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식탁에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하지만 이미 식은 듯했다.식기 두 벌은 평소 두 사람이 앉던 자리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그런데 송준호는 손도 대지 않았다.현다영이 먹지 않겠다고 하자 정말 아무 말 없이 혼자 앉아 기다렸던 것이다.그 모습을 본 현다영은 가슴이 세게 저렸다.송준호는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가 현다영이 다가오고 나서야 그녀를 알아봤다.“나왔어? 음식이 식었네. 다시 데워 올게.”송준호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눈에 잠깐 스쳐 간 쓸쓸함을 현다영은 놓치지 않았다.송준호는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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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그런 모습을 보니 현다영은 더욱 미안해졌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새로운 결심도 생겼다.현다영도 곧바로 접시를 들고 송준호의 뒤를 따랐다.현다영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오랜만에 먹는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은 허기진 배뿐 아니라 팽팽하게 긴장했던 마음조차 달래 주었다.현다영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정말 맛있어요. 고마워요.”“내가 더 고맙지. 집이라는 게 어떤 건지 알게 해 줬잖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지도.”송준호는 나지막이 말하며 현다영의 그릇에 반찬을 더 얹어 주었다.배가 많이 고팠던 현다영은 음식을 듬뿍 떠먹었다.그러다 한참 후에야 평소 먹는 걸 무척 좋아하던 송준호가 오늘따라 수저질이 아주 느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사람이 된 듯 우아하게 먹고 있었다.“왜 안 먹어요?”“너 오기 전에 간식을 좀 먹었거든.”송준호가 담담하게 답했다.현다영은 별다른 의심 없이 식사를 이어 갔다. 하지만 이따금 송준호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다.그 마음을 알아챈 송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공회 사람들은 아마 해원시에 없을 거야. 외부의 독립 용병을 고용했을 가능성이 커. 그 사람도 지금은 해원시를 떠났겠지만 흔적을 몇 개 찾았어. 잡는 건 시간문제야.”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현다영의 눈이 반짝였다.“정말요? 다행이네요! 빨리 강지현 언니한테 알려야겠어요.”현다영이 휴대전화를 집으려 했다.“그 사람은 지현이 나설 필요 없어. 내가 직접 처리할 거야.”송준호는 현다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마디씩 힘주어 말했다.표정도 말투도 여전히 차분했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서늘함이 흘러나왔다. 현다영은 그것이 강렬한 살기라는 것을 알아챘다.“공회 문제에 지현이와 다른 사람들이 이미 너무 깊이 개입했어. 그러니 마무리는 다른 사람이 하지 않아도 돼.”“그래도... 공회는 이미 지현 언니를 노리고 있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 주시언 씨를 왜 공격했겠어요?”“목표는 주시언 씨가 아니라 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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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하지만 현다영에게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돌덩이처럼 무겁게 다가왔다.송준호가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어떻게 웃을 수 있겠는가.“오빠, 앞으로는 혼자 움직이지 말아요.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지도 말고요... 이제 저도 있고, 집도 있잖아요. 우리 행복하게 살아야죠.”현다영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미간을 찌푸린 채 진지하게 말했다.송준호의 큰 손을 두 손으로 잡고 뒤집어 보며 손가락 끝에 박인 굳은살을 쓰다듬었다.송준호의 웃음도 서서히 사라졌다. 착잡한 현다영의 얼굴을 보니 마음속에 온갖 감정이 뒤섞여 쓸쓸한 기색이 스쳤다.그러나 현다영이 다시 고개를 들자 송준호는 미소를 되찾았다.“이제 밥 마저 먹어.”현다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는 송준호의 그릇에 반찬을 가득 얹어 주었다.저녁 식사 후 송준호가 부엌에서 설거지하자 현다영은 뒤에서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두 사람은 다정하게 붙어 부엌을 정리했다. 그러고는 현다영이 송준호를 냉장고 옆으로 밀어붙이고 발끝을 들어 입술을 맞추려 했다.하지만 막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 멈춰 섰다.“오빠, 우리 결혼할까요?”“뭐라고?”송준호는 놀라서 현다영을 바라봤다. 촉촉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보고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다.“주시언 씨가 회복하면 혼인신고부터 해요.”현다영은 그를 꼭 껴안고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결혼식도 복잡한 절차도 필요 없어요. 그냥 신고만 하면 돼요.”왜 이렇게 갑자기 결혼하고 싶어졌는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오늘 송준호와 함께 있으면서도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어쩌면 송준호가 느껴 온 고독을 처음으로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그가 너무 애틋해서 진짜 가족이 되어 주고 싶었다.더는 떠돌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 자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되어 주고 싶었다.“나와 함께하면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도 있어. 그래도 무섭지 않아?”송준호는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손바닥으로 현다영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감쌌다.목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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