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환한 조명 아래에서 하원영은 하석철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불과 며칠 사이에 그는 십 년은 늙은 듯했고, 머리카락도 희끗희끗해져 있었다.“천한 년! 이 몹쓸 년! 하원영! 이 천한 년아!”갑자기 위층 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목소리만 들어도 이연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곧이어 물건을 집어 던지는 소리도 났다.하석철 곁에 있던 고용인을 힐끗 보자 그가 서둘러 자리를 떴다.하지유 사건으로 이연화도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감정이 몹시 불안정해져 줄곧 하원영을 죽이겠다고 난동을 부렸다.결국 하석철은 사람을 시켜 그녀를 방에 가둬 두었다.하원영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이연화는 또다시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하석철 역시 하원영을 몹시 싫어했지만, 이제는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한때 그는 하원영의 어머니에게 진심 어린 애정을 품고 있었다.그러나 하원영의 친아버지는 하원영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미워했다. 그 때문에 처음부터 하원영에게도 편견이 있었다.게다가 친딸을 지나치게 응석받이로 키웠다. 하지유와 하원영은 어릴 때부터 사이가 나빴고, 자신은 늘 하지유의 편만 들었다. 그러다 보니 하원영과의 부녀간 정은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다.지금 와서 깊이 뉘우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지유가 하원영뿐 아니라 친아버지인 자신까지 증오하는 모습을 보고는 자신이 분명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처음부터 하원영을 입양하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친딸을 좀 더 제대로 가르쳤더라면...어쩌면 모든 일이 달라졌을 것이다.그는 욕심이 지나쳤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이제는 자신의 잘못이 너무 커서 하원영을 원망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지금 주시언과 원한이 있는 쪽은 하씨 집안뿐이에요. 저로서는 하지유가 바로 어제 절 죽이려 했고, 그 직후 주시언이 사라졌으니 확인하러 올 수밖에 없었어요.”하원영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며 하석철과 시선을 똑바로 맞췄다.잠시 그녀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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