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라도 되고 싶어? 너, 일어나.”남자가 강지현의 이마에 총구를 들이댔다.김태하는 속이 타들어 갔지만 상대를 자극할까 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강지현이 총구에 떠밀려 천천히 일어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강지현은 식은땀을 쉼 없이 흘리면서도 자꾸 바닥에서 괴로워하는 할머니를 바라봤다.남자는 강지현을 보다가 다시 한가운데 앉아 잔뜩 긴장한 한민혁을 힐끗 바라봤다.“너도 일어나. 그리고 너, 저 자리에 앉아.”그는 강지현과 한민혁에게 자리를 바꾸라고 지시했다.한민혁은 눈을 크게 뜬 채 온몸을 덜덜 떨었지만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남자의 얼굴이 확 구겨졌다.“빨리 움직여! 안 그러면 네 머리부터 날려 버린다!”한민혁은 이를 악물고 벌떡 일어난 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얼굴은 공포로 질려 있었다.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곧이어 강지현이 총구에 이마를 밀린 채 방금 전 한민혁이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았다.“내가 경고하는데, 꼼짝도 하지 마.”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들려왔다.남자는 고개를 돌려 도발하듯 김태하를 바라보더니, 빨간 불빛이 깜빡이는 작은 검은색 장치를 꺼냈다.김태하의 얼굴에 처음으로 짙은 공포가 스쳤다. 무언가를 알아챈 듯했지만 미처 막을 새도 없이 남자가 쥔 장치에서 ‘삑’ 하는 소리가 울렸다.강지현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바로 그 순간, 강지현이 앉은 좌석 아래에서 무언가 미세하게 진동한 듯했다.“너, 무슨 짓을 한 거야?”그때 뒤에서 동료가 다가왔다.남자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동료의 주먹이 먼저 얼굴을 후려쳤다. 그는 남자 손에 있던 장치를 빼앗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윽박질렀다.“미쳤어? 일을 이렇게까지 벌여? 너 죽고 싶어?”남자는 입가를 문지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왜 이렇게 흥분해? 어차피 조금 있으면 다 죽을 인간들인데. 이쪽이 더 짜릿하고 재밌잖아?”동료는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이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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