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다영은 주단우 앞으로 다가갔다. 꾹 참아온 감정 탓인지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다.오기 전까지만 해도 한 가닥 기대를 품고 주단우가 어쩔 수 없이 엄경미 곁에 머무는 거라고 생각하며 그가 엄경미를 미워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일 거라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강지현의 계획에 따라 주상 그룹을 떠나지도 않았을 테니까.하지만 지금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남자를 보자, 현다영은 자신이 그를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걸 깨달았다.하지만 사치스러운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이 다시 검소한 삶으로 돌아가기란 어려운 법이었다.주단우는 이미 엄경미에게 철저히 길들어 있었다. 엄경미에 대한 증오가 있다고 해도 권력에 대한 그의 탐욕을 이길 수는 없었던 모양이었다.주단우는 고개를 젖힌 채 곁눈질로 그녀를 훑어봤다.“현다영, 지금 이게 부탁하는 태도야?”현다영은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한참 뒤,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목소리도 태도도 한없이 낮아져 있었다.“주단우 씨, 부탁할게요. 지현 언니는 주단우 씨한테 아무런 원한도 없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잖아요. 복수하고 싶다면 저한테 해요.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 들어줄게요. 지현 언니만 도와준다면...”현다영의 말에 그제야 주단우의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그녀에게 손짓하며 다가오라는 신호를 보냈다.현다영이 다가가자 주단우는 자신이 마시던 술잔을 그녀에게 내밀었다.“마셔.”현다영은 주단우를 한 번 바라본 뒤 이를 악물고 술을 마셨다.순순히 따르는 현다영의 모습에 주단우는 피식 웃었다.“친구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구나.”“엄경미가 어떤 사람인지 주단우 씨도 잘 아시잖아요. 그 사람은 주단우 씨를 이용할 뿐이에요. 설령 지금 주단우 씨가 강지현을 상대한다고 해도 나중에 엄경미가 가만히 둘 것 같아요? 엄경미는 지현 언니가 주단우 씨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다는 걸 알게 되면 분명 경계할 거예요. 그런 사람이 정말 당신을 그냥 내버려둘 것 같아요? 앗! 지금 뭐 하는...”현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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