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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가짜 결혼, 진짜 신분: Capítulo 871 - Capítulo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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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하지만 그 생각은 금방 사라졌다. 강지현은 사람들과 따뜻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은주희와 지순옥을 바라보며 마음이 훈훈해졌다.“무슨 생각 해?”김태하는 강지현이 멍하니 있는 걸 발견하고 조용히 곁으로 다가왔다.저녁 연회는 야외 캠핑과 바비큐 형식으로 준비되어 종류도 아주 다양했다. 은주희는 도우미들과 함께 정원에 음식을 계속 내놓았고 손님들은 하나둘 도착해 정원 중앙 호수 앞의 축하 전광판에 서명과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별이 가득한 하늘 아래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한 폭의 낭만적인 풍경 같았다.강지현은 한쪽 그네에 앉아 미소 지으며 뒤에서 다가온 사람의 팔을 잡았다.“네 생각했어.”“그래? 겨우 2분 안 봤는데 벌써 보고 싶었어?”김태하가 작게 웃으며 옆으로 돌아와 의자를 끌어 앉았다.그는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강지현에게 건넸다.강지현이 조금 전 마시고 싶다고 했는데 주방에서 아직 다 끓이지 못한 상태였다. 김태하는 직접 가서 기다렸다가 제일 먼저 한 잔을 받아 왔다.“그럼. 2분은커녕 1분만 안 보여도 보고 싶어.”강지현은 달콤하게 말하면서 컵을 받는 척 김태하의 뼈마디가 선명한 손을 일부러 두 손으로 한번 쓸었다.대놓고 남편을 놀리는 손길이었다.김태하는 이제 강지현의 장난에도 익숙했다. 그런데 갑자기 참지 못하겠다는 듯 그녀의 입술 가까이 몸을 숙였다.“그렇게까지 보고 싶다니, 지금 바로 그리움을 풀어 줘야겠네.”“...김, 김태하.”강지현은 얼굴이 붉어져 얼른 주변에 사람이 많다는 걸 눈빛으로 알렸다.하지만 김태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술을 겹쳤고 혀끝마저 거침없이 파고들려 했다.“대표님, 사모님!”바로 그때 최동윤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강지현은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렸다. 막 따라온 뜨거운 밀크티가 바닥에 한가득 쏟아졌다.최동윤도 눈앞의 장면을 보고서야 또 하필 타이밍 나쁘게 끼어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돌아서려 했지만 김태하가 불러 세웠다.“거기 서.”김태하의 목소리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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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강지현은 김태하와 함께 실제 선물까지 확인했다. 서운혁은 정말 목록에 있는 것들을 전부 보낸 상태였다.두 사람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강지현의 휴대전화에 서운혁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내용은 짧았다.[새 보금자리로의 이사를 축하드립니다. 두 분의 백년해로를 기원합니다. 서운혁.]강지현이 메시지를 읽는 동안 김태하도 자연스럽게 화면을 봤다.“너한테 꽤 정성을 보이네.”김태하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강지현은 아주 옅은 질투를 느꼈다.“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날 상대로 뭔가 해 보려는 거라면 무조건 소용없어.”강지현은 김태하의 팔을 살며시 끼며 당당하게 말했다.서운혁이 사업을 하든 감정을 들이밀든 그녀에게는 어떤 가능성도 없었다.다만 감정 문제라면 정말 이상하긴 했다.‘서운혁이 좋아하는 사람은 백하린 아니었나?’강지현이 백하린을 조심하라고 경고한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빨리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갈 리도 없었다.“소용없는 건 알아. 그래도 그 인간이 너한테 마음이라도 품는다면...”김태하는 강지현의 허리를 끌어안고 귓가에 낮게 말했다.“기분 더럽지.”그의 눈에 순간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 마치 소유권을 선언하듯 강지현의 휴대전화를 가져가 답장할 가능성을 처음부터 없애 버렸다.강지현은 김태하의 품 안에 기대며 말했다.“그건 안 되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 남편은 기분 나쁘면 안 돼.”부드럽고 살짝 장난기 어린 말에 김태하도 더는 굳은 표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웃었다.최동윤은 아직 난처한 표정이었다.“대표님, 사모님. 그럼 저 물건들은...”“받아.”강지현이 말하기도 전에 김태하가 결정했다.“상대가 정성껏 보냈다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 없지.”“토지는 일단 남겨 두고. 나머지는 우리도 필요한 게 없으니까 결혼식 답례 행사 때 추첨 선물로 써.”말은 대범했지만 누가 들어도 질투가 조금 섞여 있었다.강지현은 그의 허리를 살짝 꼬집으며 평소엔 온화한 얼굴에 은근히 드러난 심술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봤다.“저렇게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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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남자는 가볍게 그녀의 콧등을 쓸었다.“당연히 불러야지. 안 부르면 네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인간이 어떻게 알겠어?”김태하는 강지현을 품에 안았다. 속은 질투로 시큼해도 강지현이 곁에 있으면 결국 모든 감정은 부드러워질 수밖에 없었다.“결혼식 날 그 인간이 너를 한 번이라도 오래 쳐다보면...”“응?”강지현은 그의 목을 끌어안고 손끝으로 짧은 뒷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눈을 뽑아 버리라고 할 거야. 내 결혼식이고 내 신부니까, 너는 나만 봐야 해.”김태하가 좀처럼 하지 않던 살벌한 말을 내뱉었다.그런데도 말투는 평온해서 오히려 등골이 서늘했다.김태하는 웃으며 말했지만 최동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는 대표님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강지현의 심장은 살짝 떨렸지만 두려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들어 김태하의 입가에 입을 맞췄다.“아, 저 이제 막 왔는데 또 염장질부터 보네요.”익숙한 목소리가 두 사람 뒤에서 들려왔다.최동윤이 가장 먼저 상대를 알아보고 불렀다.“지 대표님!”찾아온 사람은 지현우였다.강지현은 이틀 전 이미 지현우에게 김태하와 자신의 결혼식에 와 달라고 초대했다.그런데 이렇게 빨리 국내에 올 줄은 몰랐다.게다가 오기 전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지 대표님? 어떻게 벌써 오셨어요?”강지현은 반가운 표정으로 바로 김태하의 품에서 빠져나왔다.지현우가 미소 지었다.“왜요, 안 반가워요?”“그럴 리가요! 너무 반갑죠.”“주시언이 초대했어요. 제가 투자자니까 국내에 미리 들어와 상황도 봐야 하고, 이번에 주상 그룹과 협력할 사업안도 하나 가져왔거든요. 연락 안 하고 온 건 두 사람 놀라게 해 주려고요.”지현우는 말하며 장갑을 벗었다.긴 이동을 마치고 막 국내에 도착한 듯 피곤한 기색이 조금 남아 있었다.곁에 있던 비서가 얼른 가져온 축하 선물을 최동윤에게 건넸다.지현우는 강지현과 인사를 마친 뒤 김태하에게 다가갔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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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김태하 같은 전 남자친구를 겪은 뒤 서지아의 눈에 찰 남자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그런데 눈앞의 지현우를 보자 서지아의 부모님 눈이 동시에 반짝였다.외모와 체격을 보자면 지현우는 동서양 혼혈이라 이목구비가 깊고 선명했으며 키도 크고 몸도 탄탄해 눈에 띄게 잘생겼다.집안과 능력까지 따지면 김태하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게다가 강지현, 김태하와 가까운 친구라면 인품도 크게 문제없을 터였다.마침 서지아와 지현우도 대화를 시작했다. 서지아의 친구 중 지현우의 모교 출신이 있어 자연스럽게 화제가 이어졌고 두 사람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서지아의 어머니는 두 사람을 볼수록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정말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그녀는 옆에 있는 남편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뜻을 알아챈 서태호는 몰래 강지현을 따로 불렀다.“지 대표님이 지금 싱글인지는 저도 확실히 몰라요. 그건 직접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서태호가 지현우의 개인적인 상황을 묻자 강지현은 바로 두 사람의 속뜻을 알아차렸다.서지아와 지현우가 겉으로는 꽤 잘 어울리지만 배아름이 떠오르자 강지현은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배아름과 지현우는 지금 대체 어느 정도까지 관계가 발전한 걸까?’배아름이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사람도 이제는 그녀의 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두 사람이 더 가까워졌다면 강지현에게도 소식 정도는 전해 줬을 법했다.하지만 지현우와 배아름 양쪽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서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강 대표, 우리 지아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네. 부모 마음은 대표님도 이해하겠지? 지 대표님 조건이 워낙 좋고 대표님 친구이기도 하니 혹시 기회가 된다면... 조금만 도와주실 수 있을까?”“그건...”강지현도 난감했다.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고 있던 때 마침 최동윤이 다가왔다.사람이 많아 그는 직접 술과 음료를 나르는 일을 돕고 있었는데, 손에는 샴페인이 담긴 트레이가 들려 있었다.강지현은 최동윤을 보자 곧바로 불러 세우고 샴페인 한 잔을 집어 서태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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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서지아 씨...”“한 잔 줘요.”서지아는 시선을 피했다. 표정은 아주 무덤덤했다.그녀는 최동윤의 말을 끊고 그가 내민 샴페인 잔을 받아 든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서지아가 떠나자 최동윤도 완전히 리듬이 흐트러진 사람처럼 굳었다.그는 몹시 민망한 듯 강지현에게 짧게 고개를 숙이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마침 김태하가 다가오다가 최동윤이 황급히 떠나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무슨 일이야?”“하... 역시 사람 마음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네.”강지현은 작게 한숨을 쉬고 서태호가 지현우와 서지아를 이어 주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김태하에게 했다.“둘은 안 어울려.”김태하가 바로 말하자 강지현은 즉시 몸을 밀어냈다.“왜? 질투해? 전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 만나는 게 아까워?”“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김태하는 어이가 없었다.웃으며 강지현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내가 질투한다면 우리 와이프 때문에만 하지.”“그래? 그럼 왜 서지아랑 지현우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강지현은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서지아 성격을 내가 아니까. 그 사람은 자기와 너무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 지현우랑은 생활 배경이 지나치게 비슷해.”“그리고 지현우는 사람들에게는 부드럽지만 널 그렇게 오랫동안 짝사랑하면서도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잖아. 먼저 움직이는 성격도 아니야. 기본적으로 자존심 센 두 사람이 만나면 잘 맞겠어?”김태하는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 강지현의 생각을 말로 정리해 줬다.강지현도 그만큼 깊이 본 건 아니지만 왠지 두 사람이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느꼈다.어쩌면 이미 마음속에서 배아름의 오랜 짝사랑이 좋은 결실을 보기를 바라고 있어서일지도 몰랐다.그리고...자신이 예민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서지아와 최동윤 사이가 꽤 미묘해 보였다.아무리 봐도 그냥 친구 사이 같지는 않았다.김태하는 강지현의 대답을 기대하며 기다렸는데, 그녀는 말은커녕 갑자기 그를 떼어 내고 혼자 빠르게 사람들 사이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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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흥.”김태하가 한참 기다린 끝에야 강지현이 소리를 냈다.그녀는 두 손으로 이불을 아래로 잡아당기며 둘둘 만 채 더 멀어지려 했다. 하지만 김태하가 재빨리 끌어당겨 자신의 품 안으로 굴려 넣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머리 위에서 말했다.“내가 뭐 했는데? 진짜 모르겠어. 말만 해. 바로 고칠게.”“질투 나.”강지현은 손으로 김태하의 가슴을 살짝 밀었다. 힘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그 작은 움직임에도 그의 심장이 갑자기 빨라지고 온몸에 열이 올랐다.“질투? 내가 질투하게 했어?”“응!”김태하는 잠깐 굳었다가 곧 어디가 문제였는지 깨달았다.굳어 있던 표정이 순식간에 풀렸고 입가에는 감추기 힘든 웃음이 번졌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사과가 너무 빠른데. 그럼 뭘 잘못했는지도 말해 봐.”강지현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담겨 있었지만 말하면서도 몸은 오히려 김태하의 품속으로 더 파고들었다.“내가 잘못한 건...”김태하의 낮은 목소리에 웃음이 섞였다. 잠시 뜸을 들인 뒤 이어 말했다.“우리 와이프 앞에서 다른 여자를 ‘잘 아는 것처럼’ 말한 거. 아무리 상식적인 객관적 판단이었다 해도 말이야.”강지현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잠옷 깃을 잡은 손가락이 살짝 말려 들어갔다.‘그래도 눈치는 빠르네.’김태하는 계속 말했다.“내 잘못을 아주 깊이 반성하고 있어. 눈치도 없고 잘난 척하고, 정말 큰 죄를 지었지.”“흥.”강지현은 웃음을 참으며 코로 다시 작게 소리를 냈다.“잘못을 아는 거로 끝이야?”“그럴 리가.”김태하는 강지현의 손을 잡고 마침내 얼굴이 보이도록 품 안으로 끌어당겨 눈을 마주쳤다.“반성만 해선 부족하지. 고쳐야지.”“어떻게 고칠 건데?”김태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불에 입술을 가까이 댔다.“이제 매 순간 우리 와이프한테 알려 줄 거야. 내 관심과 생각과 분석은 전부 너한테만 쓴다고. 다른 여자가 둥글게 생겼든 네모나게 생겼든, 도도하든 상냥하든 내가 무슨 상관이야. 내 눈과 마음에는 강지현 하나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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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그의 손에 이끌린 강지현의 손바닥이 단단하게 조여진 복근 선을 스쳤다.뜨거운 체온과 힘이 느껴지는 근육의 결이 피부로 전해지자 강지현의 심장이 금세 박자를 잃었다.김태하의 입맞춤은 한층 깊어졌다. 다른 손은 익숙하게 그녀 잠옷 옆의 끈을 풀었고 매끄러운 천이 소리 없이 어깨 아래로 흘러내렸다.차가운 공기가 맨살에 닿자 강지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살짝 웅크렸다. 김태하는 그녀를 더 깊이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추워?”그가 조금 물러났지만 입술은 여전히 그녀의 입술과 거의 붙어 있었다. 코끝이 맞닿았고 뜨거운 숨이 뒤섞였다.강지현은 눈에 물기가 어린 채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김태하가 낮게 웃었다. 목소리는 잔뜩 잠겨 있었다.“느껴져? 내 전부가 네 거라는 거.”그는 입꼬리에 다시 가볍게 입맞춤했다. 굳은살이 살짝 밴 손끝은 쇄골부터 아래로 천천히 부드러운 피부를 쓸었다.강지현은 참기 힘든 듯 목을 뒤로 젖혔다. 그의 손길 아래 피부가 말랑하게 달아올랐다.그녀는 손끝으로 그의 입술을 살짝 눌러 더 노골적인 말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김태하가 고개를 들었다. 이마에는 땀이 촘촘히 맺혀 있었고 낮게 잠긴 목소리는 오히려 더 진지했다.“매 순간 기억해. 김태하는 강지현에게만 속해 있어... 그리고 강지현도 오직 나, 김태하만 가질 수 있어.”그 말이 끝나는 순간 강지현은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그의 등에 박았다.두 사람 모두 더는 참기 힘들었지만 의사의 당부가 아직 귓가에 남아 있었다.무슨 일을 하든 최대한 조심해야 했다.“알아.”김태하의 숨은 무겁고 뜨거웠다.“괜찮아. 무서워하지 마.”그는 움직임을 아주 천천히 줄이고 가장 부드럽게 그녀를 달랬다.“김태하...”강지현은 참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끝음에는 억누르기 힘든 떨림이 섞였다.“응.”김태하는 바로 멈췄다. 눈에는 짙은 인내가 고여 있었다.“불편해?”강지현은 고개를 저었다가 끄덕이기도 했다. 결국 포기한 듯 뜨거워진 얼굴을 그의 어깨에 묻고 웅얼거렸다.“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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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그녀는 지금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중이었다.도우미는 이미 식사 공간에서 아침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강지현은 헬스장에 가볍게 몸을 풀러 갔다가 김태하와 함께 아침을 먹을 생각이었다.의사는 임신 중에도 매일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당히 움직여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했다.“조그마한 성의일 뿐이에요. 전 오히려 부족하다고 생각해요.”강지현의 태도가 전보다 누그러지자 서운혁은 바로 말을 이어 갔다.“저 내일이면 서경시로 돌아가요. 오늘 잠깐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요?”“서 대표님, 그냥 솔직히 말씀하시죠. 대체 무슨 목적으로 자꾸 절 만나려는 거예요?”강지현이 대놓고 묻자 서운혁은 또 침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나쁜 의도는 없어요. 정말로 그냥... 한번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은 거예요.”“서 대표님... 저 결혼한 사람이에요.”강지현은 어이가 없어 조금 웃었다.처음 김태하가 질투할 때는 괜히 과민반응한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계속 이러는 걸 보면 서운혁이 설마 자신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건가 싶었다.“오해하지 마세요. 그런 뜻 아니에요. 그냥... 오빠가 여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서 대표님, 갈수록 무슨 말씀인지 더 모르겠는데요.”강지현이 웃었다.“저보다 나이가 많은 건 맞지만 저희는 친구 사이도 아니잖아요. 무슨 오빠 동생이에요? 그리고 저한테 오빠는 이미 있어요.”“...”강지현의 말에 서운혁은 완전히 말문이 막혔다.목이 메는 듯 한참 침묵한 뒤에야 말했다.“하지만 그 오빠들과 친오빠는 다르잖아요... 강지현 씨, 혹시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어쩌면...”바로 그때 위층에서 김태하가 강지현을 불렀다.그 바람에 강지현은 서운혁의 마지막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김태하는 눈을 뜨자 옆자리가 비어 있어 강지현을 찾으러 나온 참이었다.그는 뒤에서 강지현을 안고 기다렸다는 듯 뺨에 입을 맞췄다.“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강지현은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조용히 하라는 뜻으로 눈짓했다.김태하는 의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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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그는 잠시 말을 멈추며 강지현을 봤다. 자신 때문에 볼이 조금 붉어지고 당황한 듯한 얼굴을 보자 눈에 부드러운 웃음이 스쳤다.하지만 전화기에는 여전히 정중하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저희가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끊겠습니다.”말을 끝내고 서운혁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은 채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주변이 단숨에 조용해졌다.강지현은 돌아서서 그를 투정 어린 눈으로 흘겨보고 휴대전화를 되찾으려 손을 뻗었다.“왜 마음대로 끊어? 아직 할 말 남았는데.”김태하는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다른 팔로 허리를 감아 그녀를 품에 끌어당긴 뒤 입술을 조금 세게 깨물었다.“또 무슨 말을 하려고? 어젯밤 내가 한 말로 충분히 못 알아들었어?”그의 목소리는 아주 낮고 조금 불만스러웠다.“이제 넌 나한테만 속해.”“집착쟁이!”강지현은 살짝 물린 입술을 손으로 감싸면서도 눈에는 웃음이 번졌다.“진짜 중요한 일 때문에 그러는 걸 수도 있잖아.”“중요한 일?”김태하가 눈썹을 치켜들며 위험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곧 휴대전화를 그녀의 손에 돌려주며 약간 토라진 말투로 말했다.“좋아. 그럼 지금 다시 전화해.”이제는 대놓고 질투하며 독점욕을 드러내는 남자를 보자 강지현은 웃기면서도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싸고 까치발을 들어 굳어 있는 입꼬리에 먼저 입을 맞췄다.“장난이야. 안 걸 거야.”그녀는 목소리를 부드럽게 풀며 달랬다.그제야 김태하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그는 강지현의 손을 잡고 헬스장으로 가 간단한 운동을 함께한 뒤 나란히 식당으로 가 아침을 먹었다.아침 식사 후 강지현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태하는 여러 종류의 약을 챙겨 먹었다.지금은 몸 상태가 꽤 좋아 보여 두 사람 모두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생활하고 있지만 강지현의 걱정은 계속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었다.김태하가 약을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특히 심각해지는 표정이 그녀의 불안을 가장 잘 드러냈다.“요즘도 위가 자주 아파?”강지현이 갑자기 물었다.김태하는 그녀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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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하원영은 보는 눈이 좋아 고르는 드레스마다 강지현에게 잘 어울렸다.고마운 마음에 강지현은 하원영에게 저녁을 샀다.김태하는 두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기사를 붙여 식당까지 데려다주게 했다.식사하는 동안 강지현은 하원영의 휴대전화에 계속 메시지가 오는 걸 알아챘다.하지만 하원영은 강지현과의 대화에 푹 빠져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않았다.그러다 갑자기 전화까지 걸려 왔다.그제야 하원영이 휴대전화를 들고 화면을 확인하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조금 머뭇거리며 강지현을 봤다.“주시언 오빠죠? 얼른 받아요.”“...”강지현의 허락 아닌 허락을 받은 하원영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지금 지현이랑 밥 먹고 있어요... 네... 아직 좀 더 있을 것 같아요. 이따 돌아가서 얘기할게요... 네...”하원영의 얼굴에 은근한 수줍음이 번졌다. 통화를 마치고 쌓인 메시지를 확인하자 입꼬리도 저절로 올라갔다.“저 진짜 이런 건 처음 봐요.”강지현은 포크로 접시의 디저트를 휘저으며 참지 못하고 놀렸다.“뭘... 처음 봐요?”하원영이 이해하지 못했다.“이혼하고도 이렇게 달달하게 연애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요.”강지현이 웃으며 바라보자 하원영은 뒤늦게 알아듣고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지현 씨, 놀리지 말아요. 저도 지금은... 어쩔 수가 없어요.”하원영이 한숨을 쉬었다.강지현이 다시 물었다.“이혼 숙려 기간도 이제 거의 끝나 가잖아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정말 이혼할 거예요?”하원영은 고개를 숙였다.“아직 못 정했어요.”“못 정한 게 아니라 아예 생각하기 싫은 거겠죠.”강지현은 휴지로 입가를 가볍게 닦았다.주시언의 속셈이야 뻔했다. 어렵게 모든 걸 걸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포기하겠는가.이혼 숙려 기간은 그에게 시간을 끌기 딱 좋은 명분이었다.기간이 끝날 즈음 상황을 다시 보고 이혼할지 말지 결정할 생각일 것이다.주씨 집안 사람들답게 일단 시간을 버는 방식이었다.“됐어요. 골치 아픈 얘기는 그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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