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두 분이 부탁하러 갔더니, 이혼하라고 협박하신 거예요?”강지현이 현다영의 말을 이어 물었다.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하원영이 자신을 위해 이 정도까지 희생할 줄은 몰랐다.하원영이 감정에 휩쓸려 그런 결정을 내린 건 그렇다 쳐도, 주시언까지 동의했다니...“안 돼요. 이번 일은 전부 저 때문에 생긴 거잖아요. 두 분이 이혼하면 안 돼요.”강지현이 다급 해하자 주시언이 얼른 덧붙였다.“강지현, 자책하지 마. 우리가 이혼한 게 너 때문만은 아니야.”“오빠...”“맞아요. 지현 씨, 이혼은 우리 둘이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에요.”하원영도 맞장구쳤다.그녀는 주시언을 바라보며 다시 옅게 미소 지었다.사실 두 사람이 이혼을 결심한 계기가 강지현 때문이었던 건 맞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서로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주병찬은 주시언과 크게 다툰 뒤 앓아누웠다.얼마 전 집사가 주시언을 찾아와 주병찬의 급성 심장 질환이 재발해 최대한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 알렸다.하지만 주병찬은 주시언에게 화가 단단히 난 상태라 수술을 거부하고 있었다.의사도 몇 번이나 거듭 경고했다. 특히 감정적으로 더는 어떤 자극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주시언이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주병찬의 몸 상태는 실제로 좋지 않았다.애초에 주병찬은 오래전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고, 매년 두 차례씩 정기 검진도 받아 왔다. 의사는 평소 감정을 최대한 평온하게 유지하라고 진작부터 당부해 왔다.그런데 이번에는 주시언 때문에 화가 크게 난 것이다.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자 거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내내 딴생각에 빠져 있던 육운성조차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강지현은 젓가락을 쥔 손에 힘을 줬다. 무슨 말이라도 하려 입을 열었지만 목이 꽉 막힌 것처럼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하원영이 고개를 숙였다.“시언 씨가 저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다면, 저도 그 사람을 위해 용기 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 둘 다 스스로 떳떳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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